소설리스트

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3화 (63/812)

〈 63화 〉 63화 행보

* * *

“정사장이 갑자기 전화를 다 하고... 그래 무슨 일인가?”

50대 중반쯤 되었을까.

아래로 처진 사글한 눈매가 인상적인 중년인이 빌딩에 들어서다 말고 걸려온 전화를 웃음기가 머금은 목소리로 받았다.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그의 뒤를 따라 들어온 사내가 조심스럽게 7층 버튼을 눌러주더니 중년인이 가보라는 턱짓에 인사를 올리고 조용히 물러났다.

그러는 사이 폰을 고쳐 잡은 중년인이 5층을 가리키고 있는 번호를 확인했다.

[갑자기 연락드려 죄송하게 됐습니다.]

“자네와 나 사이에 죄송 할 게 뭐 있을라고... 그래 뭔 일로 전화를 다 했는가?”

정사장이 말한 상대의 목소리가 잠시 동안 폰에서 들려오지 않았다.

그에 이상함을 느낀 중년인이 다시 입을 열려는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성회 때문에 말입니다.]

“일성회?”

정사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문한 중년인이 다시 폰을 바로잡았다.

“일성회가 어쨌단 말인가.”

일성회라는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그의 눈빛은 진중하게 바뀌어있었다.

아마도 일성회에 대해서 민감한 듯 보이는 것이 표정을 보면 별로 좋은 쪽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안으로 걸어 들어간 중년인이 7층 버튼을 누르는 사이 정사장이라 불린 이의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그들이 큰일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허어... 사고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소식 못 들었습니까?]

“관광진흥산업을 위해 개발추진위의 발대식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요즘 들어 부쩍 바빠졌다는 거 알고 있잖은가. 자네가 이해하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 했지만 그건 그를 잘 몰라서 하는 것이지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게 나무라는 것임을 안다.

[제가 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정사장이라 불린 이도 그걸 아는 것인지 곧바로 사과를 해왔다.

“아니야... 그보다 사고라니 무슨 일인지 말해봐.”

그래도 그리 기분이 나뿐 것은 아닌 것인지 사과를 금방 받아들이고 다시금 본론으로 들어갔다.

중년인, 아니, 이창주는 일성회가 큰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무엇인지 참으로 신경이 쓰였다.

소소한 일이었으면 정사장이 이렇게 전화를 걸지도 않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사실적으로 말하면 일성회가 아닌 진영회에서 큰일이 일어난 것인데 제 생각엔 일성회가 관여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영회라면... 배진호 그 친구에게 일이라도 생긴 것인가...”

진영회의 얘기가 나오니 자연스럽게 이창주의 눈살이 찡그려졌다.

몇 주 전에도 한 번 찾아와서 만남을 가졌는데 그때 자신에게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면서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였는데 상당히 건방졌기 때문이다.

옛날이었으면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 했을 놈이었는데 요즘 들어 딴에 제번 잘나간다고 생각하는지, 당당히 고개를 치켜들고 바라보면서 실실 쪼개는 것이 화를 돋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들어 일성회와 만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후부터 더욱 마음에 들지 않는 참이었다.

7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이창주가 곧바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비서실 쪽의 문이 열리며 여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이창주를 발견하곤 곧바로 예의를 차리며 인사를 올렸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받아준 이창주가 비서실을 지나 그 옆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연합회장 이창주라 적힌 명패가 놓여 있는 책상 앞의 소파에 몸을 앉혔다.

긴 탁자에 좌열로 소파들이 놓여있고 책상 앞의 상석으로 보이는 소파에 몸을 앉힌 것이다.

바쁜 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많은 인사들을 맞아 회의도 하고 업무도 보는 곳이어서 회장실만 해도 20평은 족히 넘어간다.

따로 업 무실을 두는 것 보다 그의 성격상 한곳에서 맞아서 회의도 하는 것이 편했기 때문이다.

이창주는 강릉시 관광산업진흥회의 상임에다, 사랑나눔봉사단체의 명예위원은 물론, 강원도민의 꿈 있는 청소년 지도회의 회장직도 겸하고 있어 그가 가지고 있는 직함만 해도 10개가 넘어간다.

게다가 강릉시상인연합회 회장으로써 실권도 지고 있는 이여서 지역의 명숙 있는 어른으로 통했던 것이다.

[그것이...배진호가 당했습니다.]

“배진호가 당해?”

순간 눈을 크게 뜬 이창주가 목청을 높이며 반문했다.

생각지도 못 한 말이어서 더 그러했는데 얼마 전에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오만방자하긴 했지만 힘은 있어보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진영회는 조영무가 보스가 되어서 이끌고 있습니다. 큰 분란이 없는 것을 보아서 아무래도 사전에 계획되었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어제까지 알아보니 의심스러운 게 많아서 말입니다.]

“계속 말해봐.”

정사장이라 불린 이는 그로부터 진영회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알려주었다.

물론 그 내막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지라 대략적인 큰일과 밖으로 보이는 모습들을 종합해서 말을 했다.

“서민준... 그놈이 조영무와 함께 있는 것을 봤단 말이지?”

[일성회 정인철 회장이 후계자로 거론한 놈입니다. 그것만 보더라도 이건 조영무를 비롯한 진영회 내의 일보단 일성회가 개입되어 있다고 생각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좀 어렵게 됐습니다.]

“그놈들이 모시는 보스를 배신하고 반기를 들었구나... 욕심에 눈이 멀었던 거야...”

시건방진 배진호도 마음에 들지 않는 그였지만 그보다 일성회의 움직임이 훨씬 더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떤 생각으로 일성회가 움직이는지 그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전화로만 얘기 할게 아니야...”

배진호가 당하고 조영무가 서민준을 만났다면 이건 아주 큰일인 사건이었다.

만약 일성회에서 계획하고 이 일을 벌였다면 그들의 행동은 빨랐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이쪽에서 제대로 한방 먹은 격이다.

“이제야 길을 찾은 것 같아...”

“네 녀석이 언제 제 길을 찾지 않은 적이 있어?”

이원종과 나란히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기던 안영만이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했다.

“내 천직에 대해서 하는 말이 아니야... 드디어 나 이원종이 제대로 모시고 갈 분을 찾았다 이 말이야.”

가슴을 쭉 펴며 당당히 말하는 그의 눈빛은 생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분은 처음 보았어.”

“어떻게 보였는데?”

피식 웃음을 지은 안영만이 농담 식으로 질문을 해오자 이원종이 미간을 모은 채 눈을 똑바로 뜨며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업을 이룰 분이시지.”

“대업?”

“몸에서 뿜어 나오는 분위기나 행동, 그리고 아랫사람을 먼저 챙기는 인품에다 포용력까지... 지금까지 내 살아오면서 그런 사람은 처음 보았어. 특히... 거액을 눈앞에 두고도 한 푼도 자기 몫을 챙기지 않는 모습은 정말로 충격이었어. 배진호 그 씨벌놈 이었으면 침 튀기면서 개지랄 떨었을 텐데...”

“자기 몫을 챙기지 않겠다는 것엔 나도 확실히 놀랐어. 그러기 쉽지 않을 텐데...”

안영만은 아직도 그때 이만석이 자신들에게 했던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했던 이만석의 말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한 감동을 전해주었었다.

“조영무 형님이 그날 왜 그렇게 우리에게 소개시켜주려고 했는지 확실히 이해가가.”

“이젠 조영무 형님이 진영회의 보스야.”

“그러면 서민준 형님은 그보다 높은 회장님쯤 되려나?”

안영만을 바라보며 이원종이 하얀 이를 드러낸 채 웃음 지었다.

“네 말이 맞다.”

농담 식으로 한 말이겠지만 안영만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곳으로 다 찾아오다니 별일이로군.”

조영무하고 모두가 나간 후 춘배 마저 자리를 비켜주자 룸엔 이만석과 김희정 둘만 있게 되었다.

원래라면 춘배하고 같이 나설 참이었는데 얘기를 하고 있는 사이에 대담하게도 그녀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옆에 앉은 희정의 잔에 술을 따라준 이만석이 고개를 들어 똑바로 바라보았다.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는 희정은 두 눈은 초점이 제대로 잡혀있었고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는 그녀한테서 향수를 뿌린 것인지 살구향이 맡아졌다.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요.”

“인사는 무슨...”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워버렸다.

그러자 희정이 조심스럽게 양주병을 들어 비워진 이만석의 잔을 다시 채워주었다.

“고마워요.”

“뭘 말이야.”

“5천 더 챙겨준 거요.”

“고마워 할 것 없어. 네 몫을 챙겨준 것 뿐 이니까.”

아무런 감흥 없이 대답하는 이만석을 빤히 바라보던 희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 내일이면 여길 떠나요.”

“그래?”

“네...”

낮은 목소리로 대답한 희정이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럼 이게 이별주가 되는 건가.”

“그런 셈이죠?”

잔을 든 희정이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그대로 잔을 비워 버렸다.

“저 사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이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어서 온 거예요. 마지막으로 인사만 하러 온 게 전부만은 아니야.”

“이제야 실토를 하는구만...”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희정의 허리를 끌어 당겼다.

아무런 저항 없이 품에 안겨든 희정은 그대로 팔을 뻗어 이만석의 목을 끌어 안더니 입술을 찾아 입을 맞추었다.

물컹한 감촉이 전해져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이 벌어지며 자연스럽게 말랑한 혀가 밀고 들어왔다.

잠시 동안 달콤한 키스를 나눈 후 천천히 입을 때어낸 희정의 뺨이 달아올라 있었다.

치마사이로 능숙하게 들어선 이만석의 손이 희정의 소중한 부위를 문지르듯 자극을 주었는데 나중에 가선 팬티 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으음...”

이만석의 손길에 희정은 천천히 눈을 감으며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그의 손길이 느껴질 때마다 더욱더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려왔다.

그것에 희정은 가만히 내맡기며 느끼는 것이다.

어느새 이만석의 손길에 치마속 팬티가 축축이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이만석의 손길에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희정이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이만석의 바지 지퍼를 아래로 내려 성기를 찾아 꺼냈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그 상태로 이만석의 위로 올라서 자신의 샘에 맞춰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

우람한 성기가 순식간에 몸 깊숙이 들어서니 탄성의 신음소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정며으로 안긴 상태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희정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받친 이만석은 움직이기 쉽게 도와주었다.

“으응...!”

쾌락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희정은 움직일 때마다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처음엔 꾹 눌러 참으려는 것 같았으면서도 이젠 아예 밖에서 들으라는 듯 크게 소리치며 마음껏 탄성을 내뱉었다.

그렇게 한 참을 들썩이다 정상에 올라선 희정이 목을 끌어 안을 때 이만석은 쉬지않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아직 이만석은 끝을 보지 않은 것이다.

오르가즘에 환희에 빠져 안겨 있을 때도 계속해서 거칠게 밀어 붙이는 이만석의 행위에 희정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

그러기를 한 참 두 번째 오르가즘이 폭발 했을 때 희정은 이만석의 입술을 찾아 키스를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키스를 하는 희정의 눈가엔 눈물도 고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만석은 지칠 줄 몰랐다.

사정을 봐주지 않고 희정이 세 번 째 정상에 올랐을 때에서야 시원하게 몸속에 사정했다.

“당신은...정말......”

눈물이 고일 만큼 감동의 여운에 빠져 품에 안긴 희정이 호흡을 고르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곤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이만석의 얼굴은 처음 시작하기 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확인은 되었는지 모르겠군.”

생전 경험해보지 못 한 쾌락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묘한 그 음성과 눈빛은 희정으로 하여금 가슴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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