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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62화 (62/812)

〈 62화 〉 62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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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신임을 잃어버린 배진호로 인해 조직이 안정을 찾는것에 대해 그렇게 큰 어려움이 있지도 않았다.

물론 배진호가 당했다는 것에 술렁이기는 하였지만 다혈질 적인 조직원들은 언젠간 일어날 일이었다며 잘 됐다는 뜻의 뉘앙스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새롭게 보스자리에 오른 인물이 조영무였으니 그렇게 큰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배진호를 치고 나서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영찬이를 곧바로 잡아들였는데 측근도 잘 믿지 못하는 그여서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냈던 사촌동생을 끌여 들인 것이다.

그래도 머리 하나는 비상한지라 수도권 4년제를 졸업하고 금융업쪽에 일하고 있어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조직의 보스이자 사촌형인 배진호가 당했다는 연락을 받은 배영찬은 곧바로 달아나려 했지만 그전에 이미 발 빠르게 행동한 조영무를 통해 감금당한 상황이었다.

처음 잡혔을 땐 반항이 심하였다지만 다음날이 되었을 땐 묵묵히 받아들였는데, 자신의 몫만 떼어준다면 모든 걸 인수인계하고 떠나겠다는 약속을 할 정도로 현실과 타협 할 줄 아는 자였다.

끝까지 반항하면 골치깨나 썩을 문제여서 이원종이 묵사발을 만들어야 한다며 불같이 날뛰었다지만, 달라는 몫도 먹고 살만한 정도에 지나지 않을 정도여서 받아들였다.

배진호가 아무리 자금관리를 그에게 맡겼다고 하지만 비자금 하나 제대로 조성하기 힘들정도로 꼼꼼히 살펴보아서 들어온 몫이 별로 없었던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다만 월급을 딴에는 제법 묵직하게 쥐어졌다지만, 그것만으로는 그에게 위안이 될 수는 없었다.

병신이 되는 것 보다는 타협점을 보고 몫을 받고 깔끔하게 떠나는게 어찌보면 그에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그건 배영찬 뿐만이 아니었다.

마담으로 일하다 배진호의 눈에 들어 애첩으로 들어간 김희정 또한 급작스럽게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끌고 가버리는 상황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나중에 가선 눈치를 챘다.

자신이 누구의 애첩인데 조직원들이 잡아갈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끌고 간다는 것은 답은 뻔했고, 무엇 때문에 자신을 잡아가는 것인지 이유도 생각해보지 않아도 되는 당연한 일이었다.

배진호의 애첩으로 진해오면서 간이 커진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랬던 것인지 잡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조영무를 찾았다.

그를 만나면 비자금에 대해서 다 실토하겠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애기는 곧바로 조영무에게 올라갔고 그날 저녁 희정이 감금되어 있는 장소로 향했다.

“큰 거 1장이면 되요.”

갈색으로 염색한 긴 머리에 갸름한 턱선의 이목구비가 뚜렷한 30대로 보이는 미녀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큰거 한 장?”

처음엔 조금 의아했던 조영무 였지만 다음으로 이어진 그녀의 말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서울의 콘티넨탈 호텔의 개인 사물함에 있는 돈만 찾아도 15억은 넘어요. 살림을 차렸다지만 아직 비밀금고에 대해선 한 번도 보진 못해서 얼마인지는 몰라도 그 자금을 더 하면 액수는 더 커지겠죠.”

“한 번씩 서울로 출장을 간 이유가 그 때문이었나?”

“자주 갈 수 없으니 제가 간 적이 많기는 하죠.”

김희정의 친정이 서울에 있는 것이다.

억단위가 그냥 쏟아져 나오는 말에 조영무는 허탈한 심정이었다.

현재 그동안 조직을 위해 일해 오면서 벌은 돈을 다 합쳐도 1억이 될까 말까였는데 비자금만 10억 단위가 넘어간다고 한다.

“비자금을 다 토해내는데 1억은 결코 큰돈이 아니에요.”

액수로 보면 큰돈이긴 했지만 그의 저택에 있는 비밀금고에 있는 돈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었다.

개인 사물함에만 15억이 넘어간다는데 솔직히 말해 말도 잘 안 나올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럴 때 보면 참으로 배진호가 욕심이 많고 인색하다는 것에 대해서 다행으로 여기는 조영무였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김희정도 그렇고, 배영찬도 그렇고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호텔로 가서 다 찾아오겠어요. 아무리 그이가 당해서 손쓰기 힘들더라도 행동이 빠른게 좋지 않나요?”

“그 말이 맞긴 맞다.”

이런 일에 대해선 최대한 빠를수록 좋은 일이었다.

그렇데 다음날부터 3일을 기한을 두고 김희정과 함께 자금을 찾는 일에 몰 두 했는데,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니 어려운 일 없이 수월하게 지나갔다.

다만 비밀금고는 번호를 몰라 아직 열지 못 했는데 그건 생각해 볼 일이었다.

그 얘기를 들은 이만석이 다짜고짜 찾아갔는데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희정은 물론이고 조영무와 이원종, 그리고 안명만 박태식은 별로 공을 들이지 않고 몇 번 만지더니, 비밀번호를 맞추고 금고를 여는 모습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병원에 입원해서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병신이 되어 병원에 입원하여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배진호가 이걸 알았다면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겠지만, 여기에 있는 이들은 그저 경악스럽기만 했다.

게다가 이미 손을 써둔 이만석인지라 이번 일에 대해서 이상하게 여기고 움직일 경찰들 또한 없었다.

“많이도 해쳐먹었군.”

금고 안에 정갈히 쌓여있는 현금뭉치를 보며 희정을 제외하고 모두가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개인 사물함에서 찾은 돈만해도 대단했는데, 여기에 쌓여있는 오만원권 지폐다발 들을 보니 이원종은 부아가 치밀기 까지 했다.

“이 개 자식놈은 이렇게 돈을 많이 쌓아두고 있었으면서도 300만원으로 병원비며 다 해결해 보라 했단 말이지?”

자기 때문에 배때기에 칼 빵을 맞았는데 문병은 오지도 않고 300으로 떨어지라고 하다니 속이 부글부글 끓을 지경이었다.

방을 나온 이만석은 응접실로 이동해 자리에 몸을 앉혔다.

그를 따라 나온 일행들도 각자 소파에 몸을 앉히곤 이만석에게 시선을 주었다.

“1억 5천 정도를 희정에게 때어줘라.”

“5천 얹어서 말입니까?”

놀란 조영무가 눈을 크게 뜨며 말하는데 나머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에 올라가서 돈을 찾아 올 때도 그렇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렇게 수월하게 비자금을 찾을 수 있었으니 그 정도는 주는게 맞아.”

“그렇게 바라고 한 건 아니었는데...”

이만석의 말에 김희정 또한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너희들을 포함해 그동안 제일 고생한 애들 뽑아서 위로금도 챙겨주고 나머지 애들도 다독이면서 회포도 풀어줘.”

“위로금 말입니까?”

“고생한 건 너희들이니까 그게 맞아. 그리고 나머지는 조직 운영자금으로 이용한다.”

“그러면 형님 몫은 어떻게 되는 거요?!”

이원종이 놀란 표정으로 서둘러 말했다.

솔직히 자신들이 배진호의 밑에서 욕도 듣고 닦달도 당해서 고생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이런 거금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이만석 덕분이었다.

물론 언젠간 터질 일이었지만 이렇게 신속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고, 조직 내의 분란인대도 치안을 목적으로 경찰 쪽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도 걱정하지 말라는 이만석의 말에 따라 관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어서 큰 소란 없이 수월하게 지나간 일이다.

게다가 조금 전의 금고를 짧은 시간 안에 개방해버리는 믿을 수 없는 일까지 포함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준 김희정 만큼이나 일순위로 몫을 챙겨도 될 인물이었다.

“내가 챙기는 것 보다 조직의 사기를 높이고 세력을 키우는데 쓰는 것이 이롭다. 그렇게 조직이 커지고 나아가다보면 나도 그렇고 너희들에게도 돌아오는 법이다.”

모두가 놀란 듯 숨을 죽이고 있을 때 이만석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면 일단 그동안 배진호가 싸질러 놓은 똥들을 치우는 것에 중점으로 그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조영무하고 박택식이 맡도록 해. 이원종하고 안영만이 너희 둘은 내가 일러준 대로 애들을 교육시키면 된다. 그리고 보스인 조영무가 진영회 내부의 일의 총괄을 도맡아서 한다.”

“알겠습니다, 형님.”

조영무가 정갈한 목소리로 예의를 차리며 대답을 했다.

그러자 춘배를 포함해 나머지 인원들이 고개를 숙이며 우렁차게 대답했다.

절도 있는 모습으로 배진호의 애첩으로써 곁에서 지켜봐온 그녀에게 이들의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었다.

‘도대체 이 사람은...’

그동안 배진호도 물론이고 치마폭에 쌓여서 헤어 나오지 못 하던 남자들을 눈 아래로 보며 지내왔던 그녀여서 이만석 같은 사내가 당혹스러웠다.

처음 이만석을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아무리 봐도 20대 후반으로 보이지도 않았는데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전혀 가볍지가 않았다.

특히나 거액을 눈앞에 두고도 자신의 몫을 꺼내기는커녕 부하들을 먼저 챙기는 모습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자신만 해도 5천을 더 얹어 준다는 말에 당혹스러우면서도 내심 기뻤던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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