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59화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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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갱들을 시작으로 소규모로 활동하던 동남아계 갱들의 소탕은 순식간에 모든 조직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치안을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벌인 이 소탕이 갑작스럽기도 하거니와 혹시모를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길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야마구찌회의 나이스머니를 시작으로 들이닥쳐 버리니 이건 긴장을 넘어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갱들은 그저 작은 건수에 목말라 활동하는 이들이고 딱히 지역도 없이 승냥이들처럼 몰려다니는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마구찌회는 그런 이들과는 엄연히 다른 대조직으로 일성회 다음으로 삼합회와 엎치락뒤치락 하는 그런 대조직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일성회가 윤정호 의원과 손을 잡고 세를 불려 힘을 과시하는 상태여서 별로 목소리를 내는 편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영향력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어서 놀라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 다음엔 삼합회나 일성회라는 소문까지 흘러나올 정도여서 그 긴장도는 극에달해 있다고 봐도 옳았다.
야마구찌회가 자본을 투자한 회사마저 저런 식으로 뭉개버리니 이건 제대로 마음먹고 움직인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 얘기를 접한 후부터 어수선해진 일성회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데 힘을 썼던 정인철 회장도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인가 긴장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윤정호 의원과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는데, 그에게 얘기를 듣고 난 후에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갔지만 야마구찌회 쪽에서 하란이를 납치 했다는 것에 첫 번째로 놀랐고, 김철중 의원이 적극적으로 이일에 돕고 있다는 것에 두 번 째로 놀랐다.
혹시 모종의 일을 꾸미고 저런 것인지 모르는 것이니 최대한 조심하라는 당부를 주어서 영 기분이 좋지도 않았다.
사실 그것에 두고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딱히 무엇 때문에 움직인 것인지 결론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찝찝한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온 후부터 잦은 회의를 가졌지만 그런다고 큰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사전에 사고치는 것 없이 조심하고 방비하는 게 전부라는 결론이 도출 될 뿐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지켜 본 바로는 야마구찌회 말고는 손을 대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안심 할 것도 아니지... 김철중 그자가 어떤 식으로 행동해올지가 문제이니......”
황석진 또한 정인철 회장에게서 얘기를 들은 터라 찝찝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김철중 의원이 움직일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자가 무엇 때문에 저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야마구찌회 죽이기에 나섰는지 의문이 들 뿐이었다.
“야쿠자 놈들의 세가 죽어서 나가떨어질 판이니 좋기는 한데... 영 편치가 않아.”
한 숨을 내쉬는 정인철 회장이었지만 한 편으론 윤정호 의원과 연을 맺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순간에 그의 힘이 적극적으로 발휘되는 것이다.
아무리 김철중 의원이 일성회를 치려고 해도 윤정호 의원이 관계되어 있어 야마구찌회 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일성회 또한 그동안 커오면서 영향력 또한 키웠으니 윤정호 의원이 없다고 해도 쉽게 무너질 저력은 아니었다.
“다음엔 우리차례 아닙니까?”
“야쿠자 놈들이 저렇게 맥없이 당하다니...”
“당하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리에 모이자마자 저마다 한 마디씩 내뱉는 부하들의 얼굴은 전부 불안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한국내에서 자신들과 비등한 세를 구사하고 있는 야마구찌회가 당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아주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조직 내에선 야마구찌회의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그 다음으로 자신들일 것이라며 스산한 소문이 나돌고 있는 참이었다.
현재 삼합회 한국지부 간부급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 이렇게 불안해하는 가운데서도 상석에 앉아 있는 챵의 얼굴은 그들과 대조적이게도 침착해 보였다.
“그렇게 소란 떨 거 없어. 지금 경찰들의 움직이나 검찰들의 행동을 지켜본건데 동남아 갱들의 조무래기들은 그렇다고 처도 어디까지나 야마구찌회 놈들을 한정적으로 선을 긋고 있는 모양새니까.”
“하지만 챵님... 그렇다고 안심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습니까? 저런식으로 소탕을 벌인 것은 제가 한국에 와서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언제 칼바람이 저희한테 올지 모릅니다. 그렇게 세를 자랑하던 야쿠자 놈들이 저항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 하고 쓰러졌습니다.”
“여기서 뭘 준비한단 말이지?”
“예?”
당황하는 부하들의 얼굴을 훑어본 챵이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들이 얼마나 긴장을 하고 불안해하는지 대번에 느껴질 지경이었다.
지부장이었던 차이링은 사라졌고, 그 대행으로 행동하던 장체민도 보기 좋게 당해 버린 것은 물론, 심령방주라는 양두 또한 무수한 소문만 남기고 돌아가 버린 상태라 자신감도 죽었고 어수선한 때에 턱하니 야마구찌회의 사건이 벌어지게 되니 이렇게 된 것이다.
‘상하이에서는 최대한 자숙하라는 연락이 왔으니 더 그렇겠지.’
베이징을 통해 도움을 준다고 했는데 아마도 로비를 말하는 것을 챵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야마구찌회도 당연히 로비를 했을 것인데, 저런 식으로 지리멸렬하게 당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한국지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불안감을 삭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야마구찌회가 당한 것처럼 저들이 작정을 하고 이쪽을 쓸어온다면 방법이 없는 일이야.”
“하지만 이대로 당할 수는...”
“이 일을 벌이는 이들을 암살이라도 할까?”
“......”
순간 반문을 했던 이가 꿀먹은 벙어리가 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만약 그런 일을 벌였다간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테니 자폭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방비를 철저히 하고 상황을 주시할 수 밖에 없어. 여기는 우리 삼합회의 본토인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우리 안방이 아니란 말이야. 그리고 내가 장담하는대로 우리쪽으로 까지 치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
일성회도 조용히 숨을 죽이고 행동을 아끼고 있는 판이다.
이곳 터줏대감인 그들조차 그렇게 행동하는데 삼합회라고 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모두가 찹찹한 심정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챵만이 별다른 표정 없이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그런 챵의 모습에 속으로 불안해하면서도 속으로 감탄하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실질적으로 자신들 보다 지부장대행으로 한국지부를 도맡고 있는 그가 더 불안할 것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실로 무서운 분이십니다...’
지그시 눈을 감은 챵이 전에 이만석을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그를 보고 챵은 깜짝 놀라 당황하다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
{야마구찌회는 한국에서 사라진다.}
{야, 야마구찌회가 말입니까?}
마른침을 삼킨 챵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경찰과 검찰은 물론이고 언론에서도 그들에게 집중폭격을 가할 거다. 그리고 상황이 무르익으면 내가 행동에 나선다.}
경찰은 물론이고 검찰과 언론까지 어떻게 움직일지 장담을 하는지 순간 의아해 했던 챵이었지만 이만석의 능력을 떠올리고는 그 의문을 싹 지워버렸다.
{지부장 대행이라고 들었다.}
{그렇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챵이 곧바로 대답했다.
{이번 일이 벌이지면서 이곳 삼합회 내에서도 아주 소란스러워 질 테니 그 기회를 이용해 네가 침착하게 다독여라.}
{다독이라는 말씀은...?}
{리더 쉽을 발휘해 지부장으로 올라서라는 말이다.}
순간 챵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천천히 눈을 뜨며 그때의 회상을 머릿속으로 지워버린 챵이 다시 침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불안해하고 떤다고 답이 나오는 일이 아니야. 이럴 때 일수록 내부를 다잡고 정신을 똑바로 챙겨야 활로라도 찾아 볼 수가 있다.”
그의 목소리는 힘이 있었고 모든 이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술상을 봐올께요.”
대치동의 빌라에 들어선 이시모토는 늘씬한 체격의 미인상의 30대 애첩 이해연이 자신이 건네주는 마이를 받아들면서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간편하게 옷을 갈아입고 씻고 나온 이시모토는 소파로 이동해 몸을 앉혔다.
“한 잔 들어요.”
그녀가 따라주는 소주를 받은 이미모토가 그대로 한 번에 들이켰다.
이곳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소주를 하도 많이 마시다 보니 이제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여기...”
씁쓸한 맛이 입안을 맴도는 가운데 건네주는 안 주도 받아먹은 이시모토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이곳에 몇 번 오지 못 할 거야.”
“알 고 있어요.”
현제 야마구찌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녀도 잘 알고 있는 터라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지고 있는 괴로움을 잊었으면 좋겠어요.”
다시 따라주는 술을 받은 이시모토가 이번에도 한 번에 잔을 비워버렸다.
“당신을 안고 싶어...”
“지금 말인가요?”
“그래야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는 이해연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이시모토가 안방으로 들어섰다.
서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키스를 주고받은 둘은 곳 입고 있는 옷을 하나 둘 벗으며 알몸이 되었다.
두툼하게 솟아 오른 이해연의 젖가슴을 조심스럽게 애무하며 나아가던 이시모토가 그녀의 음밀한 샘으로 내려갔다.
“하아...!”
곧이어 뜨거운 숨소리가 뿜어져 나왔고 애무가 길어질 수록 더욱더 분위기는 열이 올랐다.
“제가 위에서 하겠어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이시모토가 침대에 누웠을 때 이해연이 위로 올라타 성기를 잡고 자신의 샘에 집어넣었다.
“으응~!”
야릇한 신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본격적으로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때...요?”
“최고야.....!”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쾌감에 이시모토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천천히 눈을 감는데 아무래도 쾌감에 집중하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말대로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잊어버리는 것이 좋으리라.
점점 환희에 쾌락에 치달아 올라가 이해연의 행동이 빨라졌을 때 이시모토 또한 사정에 임박한 것인지 절정을 향해 올라섰다.
그렇게 이해연이 절정에 올라 몸을 떨때도 이시모토 또한 정상에 올라서 시원하게 사정했다.
그렇게 한 차례 폭풍이 휘몰아 취고 천천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뜬 이해연은 그대로 당황하고 말았다.
이시모토가 아무런 미동없이 축 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당신 왜 그래요?”
놀란 이해연이 천천히 흔들어 보지만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그에 조심스럽게 그의 코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가 심장에 손을 대기도 하고 귀를 대기도 했다.
“꺄아악!”
이시모토가 죽은 것은 확인한 이해연이 그대로 뒤로 물러서며 얼굴을 감쌌다.
그의 죽음이 확인대자 공포심이 그녀를 지배하였기 때문이다.
심장이 멎어버린 이시모토의 표정은 절정에 올라선 그대로 였는데 아무래도 복상사 같았다.
“마지막 즐거움은 만끽하고 저 세상으로 갔으니 억울하진 않겠지.”
방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남아 있는 소주병을 들어 그대로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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