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57화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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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원하다!”
한간둔치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하란이 크게 숨을 내쉬며 말을 내뱉었다.
그 옆에 편한 자세로 바닥에 앉아 있는 이만석이 캔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야경이 예쁜 거 같아.”
“늘 보던 풍경이잖아.”
“그래도... 볼 때마다 예쁜 건 예쁜 거야.”
“소녀감성인가?”
“이제 22살인데 소녀감성이라니 너무해.”
“삐졌어?”
“말 걸지마.”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팔을 뻗어 하란이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갑자기 어깨를 감싸 가슴에 안기게 된 하란이가 뺨을 붉히며 움찔 거렸다.
“농담 한 거야.”
“응...”
“마음에 두지 마.”
그렇지 않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 그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만석은 천천히 손을 들어 하란이의 머릿결을 쓰다듬어주었다.
하란이와 데이트를 끝내고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이만석은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모텔에서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데려다주고 오니 늦게 도착한 것이었다.
그렇게 주차를 시키고 시동을 끈 후에 차에서 내린 이만석이 키를 호주머니에 넣으면서 걸음을 옮기다 모퉁이를 돌아서 나오는 남자를 보고 걸음을 멈추어야했다.
“조금만 더 늦게 왔다면 허탕치고 돌아갈 번 했잖아.”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자의 어눌한 한국말이었지만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나에게 볼일 있나?”
이미 모퉁이에 이 남자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이만석은 태연하게 질문을 하며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을까 사내의 얼굴이 대번에 구겨졌다.
“이게 뭔 줄 알아?”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티 앞에 달려 있는 커다란 주머니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강조하며 눈을 불알이었다.
“순순히 따라가는 게 좋아. 허튼수작 했다간 그대로 구멍을 내버릴 테니까.”
“협박이로군.”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이만석의 행동에 사내 키킨이 다시금 위협하듯 말했다.
“이건 장난감이 아니야. 시범삼아 네놈 허벅지에 구멍 하나 만들어 줄 수도 있어.”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호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드는데 소음기가 달려있는 그 모습을 보자면 절로 등골이 서늘한 만큼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만석은 여전히 웃음을 지은 채 바라보고 있자 키킨의 얼굴이 더욱더 험악해졌다.
“ 이게 장난감으로...컥!”
말을 하다말고 그대로 목이 잡혀버린 키킨이 헛 숨을 들이키며 몸을 떨었다.
어떻게 총을 쏠 생각도 하지 못 하고 자신의 모가지를 잡고 위로 들어 올린 이만석의 팔에 켁켁 거리며 발악하다 그대로 ‘축’늘어져 벌였다.
모가지를 잡힌 채 혀를 내밀고 정신을 놓아버린 키킨의 모습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이만석이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어디론가 사라졌던 이만석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서울에서 벗어난 경기도 외각 지역에 위치한 낡은 공장안이었는데 키킨은 온대간대 없고 그 혼자였다.
그때까지 드럼통에 모여서 타오르는 불을 쬐고 있던 일행들이 갑자기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만석을 보곤 처음엔 당황했다가 곧이어 눈치 볼 것 없이 달려들었다.
어떻게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모르지만 밝히는 것도 제압하고 나서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버러지 같은 놈들.”
순식간에 자신에게 달려드는 이들을 바라보던 이만석은 못이 박혀 있는 나무 몽둥이를 정면으로 휘둘러 오는 놈의 공격을 옆으로 비켜서는 것으로 피해버리면서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그 직후 그놈이 쥐고 있던 몽둥이를 빼앗아든 이만석이 달려오는 나머지 녀석들을 향해 사정없이 휘둘렀다.
“크아아아악!”
못이 박혀 있는 각목을 휘두르는 이만석이 손속엔 사정을 봐주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순식간에 이만석이 휘두른 각목에 맞은 사내가 못이 박혔다가 살을 찢으며 빠져나오면서 피를 쏟아내며 쓸어졌다.
그런 이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고 자신들이 휘두르는 공격은 신기를 발휘하듯 모두 피하면서 휘두를 때마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며 바닥을 적셨다.
촤아아
“쿨럭!”
그 중에 목에 정통으로 꽂혀버렸던 이가 어떻게 뿜어져 나오는 피를 막아보려고 손으로 눌러보지만 어느새 손바닥이 흥건하게 적셔들며 입으로도 피를 게워냈다.
짙은 혈 향이 공장안을 진동하는 가운데 이만석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는 두 명의 필리핀 갱들을 바라보았다.
“가, 가까이 오지마!”
순간 이만석과 시선이 마주친 한 명이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며 발악하듯 외쳤다.
총을 겨누고 있는 그의 손을 달달 떨렸고 얼굴은 공포에 물들어 있었다.
잠시 멈춰 서서 그 사내를 바라보았던 이만석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총구를 겨누었던 사내의 뒤로 나타나 그대로 목을 잡고 꺾어버렸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다른 사내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네놈들에게 이 일을 시킨 놈들에게 전해라. 조만간 찾아 갈 것이라고.”
어정쩡하게 총을 겨눈 채 서있는 사내 아닐로에게 말하고는 유유히 그 장소를 벗어나는 이만석을 보고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 마귀다... 저 자는 사람을 잡는 마귀가 분명해.”
그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따라오 호수의 마귀와 이만석이 겹쳐보였다.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그만큼 무서웠고 몸을 속박하는 살기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저놈들은 삼합회로 생각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미 챵을 자신의 종으로 만들어버린 상태인데 그런 허튼 수작질이 벌어질 것 같으면 먼저 사전에 연락이 왔어야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성회도 당연히 아닐 것이니 이만석은 대번에 저들에게 이일을 시킨 배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있었다.
“명을 재촉하는구나.”
삼합회의 일이 정리가 되니 이제 야마구찌회 쪽에서 자신을 건드는 것이다.
“오냐... 네놈들이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가만있지 않겠다.”
이만석의 생각은 이미 굳혀져있었다.
“그딴 놈들에게 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성을 내는 이시모토의 말에 이세가와가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눈치를 보았다.
“아무래도 그놈 들어 서민준이를 얕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잔혹하게 손속을 가하다니 우리가 서민준이에 대해서 잘 못 알았던 것입니다.”
야마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카시가 신중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뭔가 생각을 정리했겠지. 일성회에 이어 삼합회의 분란 속에서도 살아남았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아닐로 그 놈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일행들이 모조리 눈앞에서 당했는데 제정신이 아니겠지. 그보다 조만간 찾아 갈 것이라고 했다는데 설마하니 우리라고 눈치를 챈 것은 아니겠지?”
이시모토의 말에 타카시가 조심스럽게 다시 의견을 제시했다.
“일단 좀 더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아닐로를 살려 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경고차원에서 그런 것 같은데 말은 그렇게 했어도 우리라고 눈치 채지 못 했을 것입니다. 설사 그들과 접촉을 한 이를 찾는다고 해도 이미 우리 쪽에서 미리 손을 써놨으니 드러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대비를 해두었으니까.”
타카시의 말에 동조를 한 이시모토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이건 생각 이상이었던 것이다.
“죽여 버리겠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는 사내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의 걸음걸이는 음밀했고 마치 누군가를 미행하는 것 같았다.
“이 마귀 같은 놈...”
이를 악물며 중얼거린 사내의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었는데 분노를 삭이고 있는 것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따라갔을까.
친구들과 헤어지고 골목길로 들어서는 인영의 뒤를 따라가다 인적이 뜸할 때 뒤로 바짝 붙어선 사내가 그 상태로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틀어막았다.
“읍!”
놀란 인영이 바동거리며 빠져나오려 했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은 듯 늘어졌다.
며칠 동안 몇 번을 조사하고 계획했던 일이어서 사내는 당황하지 않고 서둘러 근처에 정차시켜놓은 자신의 승용차로 향했다.
그날 저녁 차를 주차시키고 시동을 끄고 문을 열고 나서려던 이만석은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자 확인을 해보았다.
‘하란이?’
다른 누구도 아닌 하란이이어서 피식 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기분 좋게 전화를 받았다.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오, 오빠... 살려줘......!]
“살려달라니?”
[꺄악!]
“하란아?!”
그때 폰 너머로 들여온 비명소리에 이만석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년을 살리고 싶으면 공장으로 곧장 와야 할 거야.]
하란이의 목소리는 온대간대 없고 어눌한 한국어를 하는 낯선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손 끝 하나 건드렸다가 그대로 넌 죽는다.”
눈을 부릅뜬 이만석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살리고 싶다면 어서 서둘러 와야 할 거야... 네놈이 늦는다면 죽어있을지도 모르지.]
그걸로 통화가 끊겨버려서 이만석은 더 이상 뭐라고 말하지 못 했다.
그 시각 통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아닐로가 손발이 묶인 채 포박되어 떨고 있는 하란이를 내려다보았다.
“나를 쉽게 본 그놈 잘 못이다. 네년이 잘 나가는 집안의 딸이라도 상관하지 않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닐로가 그대로 하란이의 윗도리를 거칠게 걷어 올렸다.
“제, 제발......!”
아닐로가 자신을 겁탈 하려는 것을 깨달은 하란이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사정을 해보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브래지어마저 거칠게 잡아 위로 걷어버리는 그 행위에 수치심을 느껴 눈을 강하게 감았다.
‘오빠...!’
속으로 이만석을 찾는 하란이었지만 그런다고 그의 행위가 멈추어 지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좋은 몸을 가지고 있구나...”
탐스러운 젖가슴을 거칠게 말아 쥔 아닐로가 충혈 된 시선으로 욕망을 드러냈다.
아무리 빨리 온다고 해도 여기까지 오려면 적어도 30분은 걸릴 터.
그 사이 빠르게 일을 치루고 목숨마저 취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 상황이었다.
정말로 겁탈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하란이는 정신이 아찔해 지는 것을 느꼈다.
‘미안해 오빠......!’
겁탈을 당하게 된다면, 몸이 더럽혀지게 된 면 도저히 이만석의 얼굴을 본 명목이 없는 것이다.
싫었다.
자신을 차갑게 바라보는 그 시선도 싫었고 불쌍히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선도 싫었다.
이만석에게 마저 그런 불쌍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만큼은 자신의 암울한 과거나 가족에게 무시당하는 추한 모습과 같은 것들은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죽어버리자.’
이대로 혀를 깨물어 버리면 될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더렵혀진 채로 추한 모습으로 그에게 보이는 것 보다는 나을 것이었다.
‘사랑해...오빠.’
그렇게 생각을 하고 막 혀를 깨물려던 하란이의 귀로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퍼억!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떠보니 자신의 젖가슴을 희롱하고 있던 사내가 저 만치 나가떨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 오빠...”
그리고 그 앞엔 잡혀와 공포에 질린 채 그토록 찾고 바랐던 이만석이 서있었다.
“오빠...?”
이만석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하게 하란이의 손과 발을 묶고 있는 줄을 풀어줄 뿐이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배를 걷어 차여 바닥에 침을 게워내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닐로에게 다가갔다.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만석의 발이 다시금 가차 없이 날아들어 배를 걷어 차버렸다.
퍼억!
“끄아아아악!”
바닥을 뒹굴며 저만치 나가떨어진 아닐로에게 다가간 이만석이 뒤통수를 움켜쥐더니 안면을 사정없이 바닥에 내리 찍어버렸다.
콰직!
코뼈가 부셔지는 소리가 강하게 들려온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아닐로의 팔을 잡은 이만석은 그대로 반대로 꺽어 버렸다.
우드득!
“아아아아악!”
인대가 파열되고 뼈가 아작 나는 소리에 미친 듯이 괴성을 내뱉었다.
축 늘어진 팔을 놔두고 이만석은 남은 한 쪽 팔 마저 그대로 꺾어버렸다.
“끄아아아악!”
다시금 떠나가라 울리는 비명이 공장안을 가득 매웠다.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만석은 아닐로의 뒤통수를 잡고는 다시 바닥에 찍어버렸다.
퍽!
퍼어억!
퍽!
한 번이 아니다.
이만석은 아닐로의 코가 뭉개지고 얼굴의 형체가 잃어가는 순간에도 쉬지 않고 바닥에 얼굴을 찍어버렸다.
“끄르르...!”
피가 게워내며 가래 끓는 소리를 내뱉는 아닐로의 얼굴은 도저히 사람의 형상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처참해져 있었다.
그렇게 얼굴 형체가 알아보기 힘들 만큼 혐오스럽게 망가진 아닐로의 목을 틀어쥐고 몸을 일으켜 세운 이만석이, 그대로 왼 손을 들어 손을 쓰려는 순간 뒤에서 하란이 강하게 허리를 끌어 안았다.
“그만... 이제 그만해 오빠......”
“......”
“나... 나 괜찮으니까......”
등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가녀린 팔이 떨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팔 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떨리고 있는 듯 했다.
“제발... 그만해 오빠......!”
애원하듯 말했다.
하란이는 자신 때문에 잔인하게 변한 이만석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힘들었다.
그런 하란이의 간절한 마음을 알았을까.
사람의 형체를 잃어버린 얼굴을 한 채로 축 늘어져 있는 아닐로를 이만석이 바닥에 내려놓았다.
천천히 자신의 허리를 끌어 안고 있는 하란이의 팔을 풀었다.
그리곤 몸을 돌려 무서워 떨면서도, 언제나처럼 자신에게 보여주던 밝은 웃음을 애써 지으며 올려다보는 하란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천천히 하란이의 뺨을 피가 얼룩진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는데 그 손길이 너무나 따뜻하게 다가왔다.
“참지 않아도 돼.”
“오빠?”
갑자기 내뱉은 소리에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고 있던 하란이 눈동자가 흔들렸다.
“울고 싶을 땐 실컷 울어. 억지로 그런 표정을 지을 것 없어.”
그리곤 뺨을 어루만지던 손을 때어내고 살며시 하란이의 머리를 감싸 안아주었다.
“으...흐흑....으흐흐흐흑!”
가녀린 어깨가 들썩인다.
너무나도 가녀린 그녀의 어깨가 심하게 들썩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하란이의 입에선 그동안 억눌러 참아왔던 서글픈 울음소리도 흘러나왔다.
“나...무서웠어.”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던 하란이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
“이제 오빠 보지 못 할 까봐.... 다시는 볼 수 없을 까봐...”
“다 괜찮을 거야.”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 말이 하란이의 가슴을 너무나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가족에게 받았던 차가운 냉대와 소외감과 더불어 그런 자신을 볼 때마다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던 아버지의 시선이 겹쳐져 이만석의 따뜻한 미소를 보고 있는 하란이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으흐흑......!”
하란이는 그렇게 이만석에게 안기어 그동안 그의 앞에서 애써 밝은 미소에 활달한 모습으로 눌러 참아왔던 벽이 허물어지듯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억누르고 감추었던 모든 것을 드러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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