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 55화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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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떨며 노려보는 김철중 의원의 시선을 보면 상당히 분노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만큼 박동구에 대한 분노에 몸을 떨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았는데 배신감과 더불어 자존심도 상당히 상하는 일이었다.
그런 김철중 의원의 시선에 순간 움찔한 박동구였지만 옆에 서있는 이만석을 힐끔 눈치를 보며 바라보았다.
무심한 듯 가만히 지켜보는 시선에 마음의 안도를 느꼈다.
“장인어른 그렇게 바라볼 것 없소이다. 이건 이미 예정된 일이요.”
“지금 도대체 무슨 망발을 내뱉는 것이냐! 정신이 돌아버리기라도 한 것이란 말이냐!”
“정신이 돌아버렸다니 말이 심하지 않습니까?”
“이놈... 박동구.... 내가 널 가만히.....컥!”
뭐라고 한 소리 내뱉으려던 김철중 의원이 순간 어깨를 짓누르는 강한 압력에 다시 바닥에 꼬꾸라졌다.
“아악!”
어깨를 짓누르던 압력은 곧이어 등으로 이어졌고 나중엔 몸 전체에 거대한 압력에 눌러져버렸다.
마치 전신의 뼈마디가 아작 날 것 같은 강한 압박에 김철중 의원의 입에서 강한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얼굴에 붉게 변하여 고통에 정신이 아찔해질 쯤 되어서야 자신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지금 자신의 처지를 모르고 있나 보군.”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 한 채 고통을 호소하며 엎어져 있는 김철중 의원을 내려다보았다.
“가만두고 말고는 자신이 힘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이만석이 말은 이렇게 했지만 김철중 의원은 힘이 있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그의 말에 따라 움직일 이들이 경찰은 물론이고 검찰에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권력을 가진 김철중 의원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었다.
이 안에선 그의 명령을 따를 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곳을 벗어나면 얘기가 달라 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이냐......’
바닥에 엎어진 채 몸 마디마디가 쑤셔서 미칠 지경인 상황에서도 김철중 의원은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도대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이 미스터리한 일들이 도통 이해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기도가 막혀서 숨을 쉬지 못 하게 되질 않나, 이번엔 중력에 짓눌리듯 강한 압력이 몸 전체를 짓눌러 바닥에 꼬꾸라져 버렸다.
이런 믿을 수 없는 일은 태어나서 들어보지도, 겪어보지도 못 했던 터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김철중 의원이 그렇게 당황하고 있는 사이 이만석의 말이 다시금 이어졌다.
“당신이 가진 한줌의 권력도 나에겐 통하지 않는다.”
“뭐라고...?”
이만석의 말이 어이가 없어서일까.
고개를 퍼특 치켜든 김철중 의원이 쌍심지를 키며 이만석을 죽일 듯 바라보았다.
“왜...? 믿기지 않는가?”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탁!
“이, 이게 도대체?”
경악으로 물든 얼굴로 변한 김철중 의원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어느새 자신은 서울 도심 한 복판에 서있었던 것이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뺨을 만져보는데 촉감이 전해져왔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엎어져 있어야 할 자신이 멀쩡하게 서있는 것도 의문이었고, 집이 아닌 시내 한 복판의 도로에 서있는 것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마치 그 전의 일이 꿈인 것 마냥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응?”
당황하며 다른 사람을 찾기라도 하는 듯 주변을 둘러보던 김철중 의원의 눈에 일단의 무리들의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완전무장을 한 경찰특공대의 차림들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대테러진압 부대로 알려진 KNP868대원들이었다.
순식간에 나타난 그들은 주변을 둘러싸며 총을 겨누었는데 그 모습은 진지한 것을 넘어 허튼 수작을 부렸다간 그대로 발포 할 것 같은 형국이었다.
“이, 이게 무슨......?”
너무나 어이없는 상황에 김철중 의원이 뒤로 한 발 물러서며 움찔했다.
마치 자신을 찢어 죽일 듯이 노려보는 이들은 모두 지금 일어나는 현 상황이 한 치의 거짓이 없는 진실임을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게 무어하는 짓들인가...? 내가 누군 줄 알고......”
“무릎 꿇어.”
김철중 의원은 말을 하다말고 자신의 말을 잘라먹은 이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정면으로 바라보는 남자였는데 무장을 하고 있어 눈동자만 제대로 분간을 할 수 있는 상태여서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상당히 위압감을 안겨주는 이었다.
“지금 뭔가 잘 못 된 게 분명해... 난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네.”
“깍지를 낀 채 손을 머리에 뒤로 한 채 꿇어.”
“이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현실이 아니라고, 이건 꿈이라고 되내이며 바라보지만 살결을 스치는 바람이나 긴장감은 이게 전혀 꿈이 아님을 직시해 주는 것 같았다.
“상부에 알아보면 알게 될게야... 뭔가 잘 못 알고......”
“닥치고 꿇어!”
말 한번 잘 못했다가 그대로 총알받이가 될 것 같은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 이건 현실이 아니야.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어......!’
속으로 악을 써대며 중얼거려보지만 그것과 다르게 등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결국 손을 머리 뒤로 하고 깍지를 낀 채 바닥에 무릎을 꿇은 김철중 의원은 입술을 깨물었다.
‘일단 순순히 따르자... 하지만 내 저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테다......’
이건 확실히 뭔가 잘 못된 일이다.
분명히 착오가 생겼을 깨 분명하고 대서특필이 되고도 남는 대사건이었다.
그렇게 눈을 지그시 감으며 속으로 분노를 삭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서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믿을 수가 없나 보구나.”
“네, 네놈!”
들려온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떴던 김철중 의원의 얼굴에 경악을 넘어 하얗게 질릴 판이었다.
“자신이 말로 부리던 공권력의 총구가 반대로 자신을 향하고 있으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겠지.”
믿을 수 없게도 앞으로 나선 이는 자신을 엎어지게 만들었던 서민준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네놈이 왜 거기에 서있는 것이야!”
“글쎄...”
쓴웃음을 지으며 바라본 이만석에게 한 소리 내뱉려고 입을 열려는 그 순간 마치 발포 할 것 것 처럼 총구를 바로하는 이들의 모습에 그대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대로 수갑을 채운 채 끌고 갈 것도 없다.”
가볍게 손을 젓고는 유유히 몸을 돌려 빠져나가는 모습에 순간 다급함을 느낀 김철중 의원이 입을 열었다.
“자, 잠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게야!”
“쏴버려.”
“안돼!”
이만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철중 의원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뚜루루루루!
그 순간 자신을 겨누는 총구에서 수많은 발사음이 뿜어져 나온다 싶은 순간 몸이 거칠게 흔들리며 총알세례를 맞았다.
“아아아아악!”
고통스런 비명소리를 내뱉은 순간 김철중 의원의 시야가 바로 떠지며 그 자리에서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헛구역질이 치밀어 올라 침을 내뱉었다.
온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고 몸은 심하게 떨고 있었는데 얼굴은 상당히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뭔가 안 좋은 꿈이라도 꾼 모양이로군.”
바닥을 향해 헛구역질을 해대던 김철중 의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도대체 조금 전에 경험했던 그것은 뭐란 말인가.
아까까진 현실로 받아드리고 있었던 그 일은 도대체 무엇이었더란 말인가.
“뭐냐... 네놈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이야...”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김철중 의원은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이런 기이한 일은 그가 태어나서 처음 겪은 일이었고 거기서 찾아오는 고통은 끔찍한 것이었다.
쇼크사로 죽어도 이상 할 것이 없는 너무나 끔찍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좋지 않은 꿈을 꾼 모양이군... 그런 두려운 시선이라니.”
안타깝다는 듯 작게 중얼거리는 그 모습에 김철중 의원은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눈빛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꿈자리가 상당히 사나웠던 모양인데 그렇게 괴로워 할 필요가 없어. 현실은 그보다 더 끔찍할 테니까.”
순식간에 자신을 옭아매는 살기에 김철중 의원은 숨조차 제대로 내쉬지 못 한 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완전히 이만석에게 기세가 제압당한 김철중 의원은 뭐라고 한 마디 입을 뻥긋거리지 못 했다.
그러는 사이 순식간에 주변에 퍼져있던 마나의 기운이 한 순간에 김철중 의원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것은 곧 그의 전신에 자리 잡았고 뇌에도 침범을 하게 된다.
“허튼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불순한 생각을 하는 순간... 추한 몰골을 보이게 될 테니까.”
“무, 무슨 헛소리를......”
이만석의 말에 당황하며 말을 내뱉었던 김철중 의원이 바닥에 엎어지며 미칠 듯 한 괴성을 내뱉었다.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은 고통에 더불어 사지를 비틀어 되었던 것이다.
“이런... 벌써 불충한 생각을 한 모양이로군.”
그렇게 한 동안 고통에 허우적대던 김철중 의원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그의 안색은 상당히 좋지 못 했다.
“박동구.”
“예.”
그때까지 마른침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던 박동구가 이만석의 부름에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자도 이제 나의 종이 되었으니 네가 깨우쳐 주어야 할 것이다.”
“제, 제가 말입니까.”
“네가 나의 첫 번째 종이 되어 충실한 개가 되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예, 예!”
김철중 의원은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별 말을 하지 못 하고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내가 박동구를 통해서 당신에게 말을 전할 테니 그리 알고 있으면 된다. 그러니 앞으로 가볍게 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다시금 김철중 의원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런 말 도 못 한 채 두어 번 눈을 깜빡였던 김철중 의원은 순식간에 눈 앞에서 모습을 감춘 이만석의 행적에 경악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린 채 찾아보았다.
“흐흐흐..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분은 없을 것이요. 장인어른.”
“바, 박동구 네놈이......!”
“그런 시선으로 날 보면 안 될 텐데.... 난 그분에게 제일 첫 번째로 선택을 받은 몸이란 말이외다...”
이만석을 떠올린 김철중 의원은 별다른 말은 못 하고 그저 노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이미 그의 무의식속에 이만석에 대한 공포심이 제대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았는지 박동구가 더욱더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 더 이상 날 무시할 수 없을 거요. 왜냐하면 내가 장인어른보다 서열이 높기 때문이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언제나 눈치를 보며 말 한 마디에 간담을 졸여야 했던 인물이 김철중과 자신의 관계였다.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던 인물을 이젠 넘어서게 되었으니 가슴이 벅찬 것은 물론이거니와 희열이 다 느껴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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