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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7화 (47/812)

〈 47화 〉 47화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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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박동구는 이만석의 말을 수행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행동에 나섰다.

강력계 수사반장이고 현직이었기 때문에 쉽게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고위관계자들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김철중 의원 믿에서 두루두루 인맥을 쌓으며 정계에 입문을 했던 터라 노력을 하면 그 정도의 인물 하나쯤은 좌천시키는 것은 일도 아닌 것이다.

그동안의 형사 일을 해오면서 한 번도 실수 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적도 아니고, 우직한 성격에 밀어 붙이다가 사건을 말아먹은 적도 있어 징계를 당한 적도 있는 것이다.

반발을 하여 수사를 하려고해도 상부의 지시 때문에 하지 못 할 것이었다.

박동구가 아무리 떠오르는 초선의원이라고 해도 그 혼자 힘으로는 만나기가 쉽지 않은 서울경찰청 차장이자 치안감인 막진균과도 만남을 가졌다.

그건 그의 장인어른이 김철중 의원이기 때문이었고 막진균 또한 김철중 의원의 라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제저녁 이만석과 만남을 가진 뒤로 박동구는 필사적으로 서인식을 매장시켜 버릴 요량으로 바쁘게 움직였는데,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매장 될 판이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박동구가 서인식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 난 것처럼 얘기를 하는지 조금 의아스럽긴 했지만 은근슬쩍 김철중 의원을 들먹이며 말을 조리 있게 하여 얘기를 한 것이라 넘어갔다.

수사반장 정도의 손발을 묶는 것이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는지라 거기까지는 어느 정도 평탄하게 진행 될 일이었다.

하지만 박동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서인식 반장의 외가쪽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거기에 대해서도 파고들었다.

일단 서인식 반장과 관계된 것은 사돈에 팔촌까지 모두 다 알아내서 비리를 저질렀는가, 잘 못을 저질렀는가를 알아내어 손을 쓸 생각이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외가 쪽도 조사에 들어갔는데 서인식과 관계된 것이라면 하나도 빠지 없이 조사하는 것이다.

막말로 서인식 하나만 잡아서 족치던지 묻어버리면 될 일을 이런식으로 사돈에 팔촌까지 털어서 조지려고 하는 박동구의 행동이 과하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이만석에게 꾸중(?)을 당한 뒤로는 눈에 배는 게 없어진 상태였다.

일을 크게 벌이면 나중에 장인어른에게 한 소리 들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중일이고 지금은 그를 사회에서 철저히 매장 시켜버리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

그리고 상황을 보고 숨통을 끊어버릴 생각도 하고 있었다.

‘씨를 말려버려야 돼. 한국에서 정붙이고 살 수 없을 정도로 가족부터 시작해서 다 털어야한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조그만 비리를 저질렀다면 그것만으로도 물고 늘어질 생각이었다.

아예 한 집안을 넘어 가문을 풍비박살 낼 요량으로 박동구는 쉴 틈 없이 움직였다.

그의 생에 이렇게 부지런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움직이는 그는, 다행이도 김철중이라는 정계의 거물이 장인어른인데다 그의 밑에서 의원에 당선이 되고 성장을 한 상태라 이곳 대한민국 안에서는 상류층에다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다.

서인식 뿐만이 아니라 사돈에 팔촌까지 건드리는 상황이라 좀 힘들고 복잡해 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하루가지고 그 전부를 벌이는 것에 시간이 촉박하지만 한 달, 아니, 일주일이면 서인식의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려다보는 이만석을 보며 서인식은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손등으로 훔치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주 씨를 말려버리겠습니다. 집요하게 털고 털어서 비리를 밝혀내고 이 땅 안에서 만큼을 사업을 벌일 수 없게 처리 할 것입니다. 비리가 없다면 만들면 되는 일입니다. 일단 오늘부로 그 자는 상부에 불려가 손발이 잘렸을 것입니다. 혼자서 뭘 하려고 해도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며 맞벌이를 하는 그의 아내도 직장생활을 할 수 없게 손을 쓸 생각입니다. 그걸로 부족하시다면 외가 쪽도 철저하게 파고들어가 털어보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신이 나중에 잘 못 되어도 마치 원수를 없애버린다는 심정으로 열변을 토해냈다.

이만석은 지금 이자가 얼마나 공포에 질려 있는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서인식 뿐만이 아니라 그와 관계된 친척이나 사촌들까지도 손을 쓰겠다고 열변을 토해 내는 것이다.

“그만한 힘이 있나?”

“예.”

박동구는 지금 이만석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서인식 뿐만이 아니라 그와 관계된 자들까지 건드릴 정도로 인맥이나 기량이 되는가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수사반장 정도 되는 인물을 매장해 버리는 것은 저 혼자의 힘으로도 노력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허물며 제 장인어른은 여당의 거물이고 아무리 힘이 빠졌다지만 대통령과도 돈독한 사이이십니다. 그 정도 일을 저지를 힘은 충분히 있습니다.”

눈치를 많이 봐야겠지만 장인어른의 힘을 빌린다면 검찰 쪽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이만석은 잠깐이지만 자부심을 드러내며 생기 있게 말하는 박동구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웃기지도 않는구나... 이런 인물이 혁신의 아이콘이라 칭송받다니.’

아마 박동구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의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제대로 충격을 받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만석은 한 편으론 그런 박동구가 나쁘지는 않았다.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야금야금 무너트리겠습니다. 피눈물을 흘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를 무너트리겠습니다.”

양손을 바닥에 짚은 채 머리를 숙인 박동구는 충성을 다하는 목소리로 내뱉었다.

사지가 뒤틀리며 찾아오는 고통은 견뎌보지 못 한자는 모르는 것이다.

오줌을 싸지르며 눈물콧물 다 짜내보지 못 한 자는 거기서 찾아오는 심적 괴로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박동구는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목숨을 아끼며 죽음에 대한 공포가 누구보다 심한 그라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위해서라면 무릎을 꿇고 손을 빌 수 있었다.

하지만 30이 넘어서 바지에 오줌을 싸지르고 침을 질질 흘리며 눈물, 콧물을 짜내면서 사지가 뒤틀리며 찾아오는 고통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고,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공포를 안겨주었다.

무엇보다 이만석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그런 고통을 안겨 주는 것이었다.

그가 사람 같지가 않았고 지옥의 사신이자 괴물로만 보였다.

박동구를 만나고 돌아온 이만석은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기분이었다.

그는 어제 자신에게 당한 후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서인식을 매장해버리려 하는 것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그의 가족, 그리고 사돈에 팔촌까지 건드리려 하고 있었다.

“나가고 싶지 않아?”

“뭐?”

커피 한 잔을 즐기며 마시던 차이링은 캔맥주를 마시다 말고 중얼거리는 이만석의 말에 반문을 했다.

“아무리 인내심이 강한 자라고 해도 감옥 생활에 지나지 않을 텐데.”

“날 내보내 준다고?”

“그래.”

잠시 동안 눈을 깜빡이며 이만석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차이링의 잇 사이로 다시 말이 흘러나왔다.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삼합회 말이냐.”

“그들은 바람 쐬러 나온 날 보자마자 죽이려고 할 거야. 살려 준다고 해도 잡아서 어디로 팔려갈지 알 수 없어.”

지부장쯤 지냈던 인물을 그냥 편히 살라고 내보내 줄 리가 없는 것이다.

일반적진 작은 조직에서도 나가겠다고 하는 인물의 손을 잘라버리거나 응징을 가하는데, 삼합회라는 거대한 조직의 지부장쯤 되는 인물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걱정하지마.”

“걱정하지 말라니?”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는 차이링 이었지만 더 이상 이만석에게선 아무런 말이 없었다.

‘도대체 뭐야?’

알 수 없다는 듯 속으로 중얼거리는 차이링은 요즘 들어 이만석이 어딘가 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감지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평소의 그와는 확실히 달랐기 때문이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다가한 하란이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안정을 고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겨 조수석으로 이동해 가볍게 창문을 노크했다.

“오빠.”

고개를 돌리며 이쪽을 바라본 이만석이 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반가운 빛이 다분해 보였다.

“어서와, 하란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하란은 여전히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입술을 내밀자 가볍게 키스를 했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 나도 온지 얼마 되지 않았어.”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이만석을 보며 하란이 입술을 오므리며 중얼거렸다.

“뭐야 그 반응은 재미없어.”

“이런... 실망시켰나?”

“그냥 한 말이니까 신경쓰지마. 그보다 나 배고파 오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그럴까?”

대답을 하곤 조심스럽게 갓길을 벗어나는 이만석의 옆모습을 힐끔 바라 본 하란은 웃음을 짓는 모습과는 다르게 속으로는 좀 걱정이 되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원래 이만석이었다면 자신을 바라보며 활짝 웃음을 지은 채 맞아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어서 오라고만 말하니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운전을 하는 옆모습만 보고 있으면 어딘가 모르게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에는 가벼우면서도 어딘가 멍해 보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좀 그런 장난스러움이 사라진 것만 같았다.

운전 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도 그리고 영화를 보고, 쇼핑도 하며 번화가를 돌아다닐 때도 계속해서 평소의 이만석 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쉽게 장난을 치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드니 확실히 신경이 쓰이는 하란이다.

하지만 거기에 여념하지 않고 이만석을 대했는데 목소리는 밝았고 눈빛엔 친근함이 가득했다.

“이렇게 오빠하고 나란히 걸으니까 너무 좋아.”

“그래?”

“응...”

다소곳하게 대답하며 품에 파고드는 하란이의 어깨를 이만석이 더 힘주어 안아주었다.

일반 대로라 주변에 사람들이 지나다녔지만 하란이는 전혀 그런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

“음?”

잠시 동안 말없이 걷던 이만석은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수그려 바라보았는데 그 순간 입술에서 뭉클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만석이 내려다보는 것에 맞춰서 하란이가 고개를 들어 키스를 한 것이다.

그 모습에 순간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잠시동안 쏠렸다.

잠시 동안 그 자리에 멈춰서 키스를 나눈 하란이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며 바라보았는데 뺨을 붉히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당당했고 또렷했으며 이만석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사랑해.”

작게 속삭이듯 말하곤 다시 가슴에 파고들었는데 그 모습을 이만석은 말없이 바라보았다.

“어서 가, 오빠.”

그리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하란이었다.

“하아...”

작게 한 숨을 내쉬며 소파의 등받이에 편히 기댄 챵은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가 않았다.

지부장 대행을 하고 있는 그는 한국지부를 맡는 수장에 올라선 것으로 승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표정은 전혀 밝지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일을 끌어가라는 것인지.”

차이링은 실종 되고 장체민은 거동하기 힘든 상태에다 생각지도 못 했던 십령방주인 양두의 방문에 이어 벌어진 굴욕적인 일들까지.

지금은 비록 지부장 대행을 하고 있다지만 짧은 시간 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었던지라 내부소란만을 정리하는 대만도 힘이 들었다.

한 명에게 그런 굴욕을 당한 것이었으니, 눈에 난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 다시 상하이로 돌아간다고 하여도 어떤 눈총이나 불이익을 받을지 걱정이 태산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행을 넘어 이대로 지부장으로 눌러 살 수도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삼합회의 이름에 먹칠을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서민준이 그 자는 도대체 어떻게 정의를 내려야 할지 알 수가 없구나.”

지금생각해도 어떻게 그자 앞에만 서면 총이 고물이 된 것 마냥 사용되지 않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독에 대해서도 그렇게 완벽한 내성을 지닌 인물도 처음인 것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미스터리한 자에다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이대로 가만히 서민준이를 놔둘 리가 없어. 그런 굴욕적인 처사를 당하고도 양두님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킬러를 동원하고 갖은 방법을 써도 어떻게 죽일 수가 없는 마당에 쉽게 손을 쓰기는 힘들 것이었다.

막말로 길거리 한 복판에서 폭탄을 터트릴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런 미친 짓거리를 제외하고선 쓸만 한 방법은 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어디서 튈지 모를 인물이 서민준 이었었지만 지금으로썬 그에게 손쓸 방법이 없었다.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온 부하가 조심스럽게 양주와 안주를 세팅을 끝내고 다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에 물러났다.

다시 혼자가 되어 조심히 병을 따서 잔에 술을 따르던 챵은 갑자기 자신의 폰에 울리는 전화를 보곤 눈살을 찌푸렸다.

“이 시간에 누구야?”

확인을 해보니 발신번호도 뜨지 않은 상태여서 더 기분이 나빠진 챵이 무시를 하고 받지를 않았는데, 잠시 후 다시 전화가 걸려오자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

“어떤 놈인데 이 시간에 전화질을 하는 거냐?”

만약 보이스피싱 같은 그런 잡것들이라면 제대로 쌍욕을 날려 줄 생각이었다.

[이 번호로 전화를 받는 구나.]

뜬금없는 말에 눈을 깜빡였던 챵은 고개를 갸웃 거렸는데 자신을 아는 말투 였기 때문이다.

“누군데 날 아는 채 하는 거지?”

[벌써 내 목소리를 잊은 것이냐.]

순간 미간을 모으며 잠시 생각을 하던 챵의 두 눈이 한자박만하게 커졌다.

“서, 서민준?”

[잊지는 않았구나.]

챵은 폰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맞춰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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