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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43화 (43/812)

〈 43화 〉 43화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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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동안 멍하니 서있던 박동구는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의 전화를 받았으니 놀라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서민준이 김중배의 폰을 가지고 자신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냐가 문제였다.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는 얘기가 바라는 대로 좋게 흘러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과 상황이 격화되자 몸 싸움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

물론 김중배가 형사이고 경찰이어서 쉽게 달려 들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자신의 생각이 틀린 것 같았다.

‘무슨 생각으로 벌인 것이지?’

아무리 일성회와 삼합회를 상대로 혼자서 소란을 일으켰다지만, 형사를 잘 못 건드렸다가는 일이 꼬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본인도 알 터인데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거기다 턱하니 자신에게 기다리라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막말을 내뱉다니 이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을 넘어 생각이 없는 놈처럼 보였다.

자신이 누구인가.

한국민당을 잡고 있는 양대 계파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김철중 의원의 사위이자 초선의원들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인물이 아니었던가.

비록 지금은 전당대회를 통한 당대표선출에서 윤정호 의원이 당선되어 기세를 몰아 장악한 상태였지만, 그 속에는 아직도 친 김철중계의 의원들이 포진해 있고 비록 예전보다는 좀 약해졌다손 치더라도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서민준 같이 출신내역도 알 수 없고 폭력시비를 벌이는 그런 미천한 자는 한 줌에 사회에서 매장하는 것은 물론 영원히 깜빵에 썩게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에게 당당히 전화를 걸어 기다리라느니 가만두지 않겠다느니 막말을 내뱉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그놈이 김중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정신도 아닌 것 같다.’

형사를 건드렸다는 것은 아주 좋은 먹이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을 저지르고 어떻게 김중배를 통해 자신이 시킨 것을 알았다면 몸을 사리거나 어떻게 협상이라도 해볼 생각을 해야지 전화를 해서 그딴 소리를 싸지르다니 멍청한 것을 넘어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놈인 것 같았다.

아무리 일성회의 정인철 회장이라고 해도 그런 식으로 행동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실력은 비상할지 모르나 앞뒤 상황을 보고 행동을 버릴 줄 알아야지 그렇지 못한 것을 보면 장인어른이 말 한 것처럼 한 낯 시정잡배에 지나지 않아.’

지금까진 어떻게 가진바 실력을 믿고 그걸로 어떻게 헤쳐 나왔을지 모르나 조금 전의 전화로 인해 거기까지가 놈의 한계인 것처럼 보였다.

상황을 젤 줄 모르는 미친놈은 이용해 먹기보다는 폐기 처분해버리는 게 나았다.

언제 미친 척 돌변을 하여 물을 더럽힐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그런 자는 사전에 처리해 버리는 게 나았다.

‘공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게 해주마.’

김철중 의원이 직접 만나보라고 말을 했지만 박동구는 김중배와 전화의 일을 통해서 만나보지 않아도 시정잡배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 정도 생각을 못 할 박둥구가 아니었고 생각도 없이 그딴 전화를 걸어 막말을 싸지르는 행각은 생양아치에 지나지 않는 처사였다.

그날 오후 박동구는 서울경찰청 수사1반의 서인식 반장을 만남을 가졌는데, 45세인 그는 오뚝한 콧날에 날카로운 눈매, 거기다 체구가 크고 어깨가 넓은 상남자 상이라 할 수 있는 남자로 원칙과 철칙에 대해 철저한 인물이었다.

거기다 강력계에 들어서면서부터 조직폭력사건 살인사건까지 솔선수범해서 일을 도맡아왔다던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 성격이 깐깐하여 팀원들 간에 좀 대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언짢아 있었지만, 그만큼 한 번 사건을 맡으면 뚝심 있게 밀고나가는 스타일이라 어느 정도 신뢰를 받는 인물이었다.

“하하하... 이거 나와 주어서 고맙습니다......”

“나오는 거야 어렵지는 않지요. 그보다... 일성회와 삼합회와 관련된 중요한 일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역시나 본론부터 물어오는 서인식을 보며 박동구는 속으로 혀를 차며 능글스럽게 웃음을 지었다.

“그전에 한 잔 받으시지요. 안 그래도 전담을 맡아서 경각심을 세우고 있을 것인데 딱딱한 애기는 잠시 후에 하도록 하지요.”

떨떠름한 표정으로 양주를 따르는 것을 받아든 서인식 반장은 입맛을 다셨다.

박동구의 말대로 요즘 일성회에 이어 삼합회의 일까지 벌어져서 내부가 좀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거기다 삼합회에서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까지 한국에 입국했다가 떠난 지가 않아 되지 않은 상태라 경각심을 늦출 수가 없었다.

가볍게 양주 한 두 잔을 오고가니 절로 술기운이 올라오는데 속이 뜨거웠다.

그 사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주로 말을 거는 쪽은 박동구였다.

“김중배씨가 잠시 조사차 나갔다가 아직 서에 복귀를 하지 않았지요?”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낮에 따로 일성회에 대해서 뭔가 알아낼 게 있다고 나섰던 김중배가 저녁때까지 연락도 없고 복귀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원래부터가 좀 행동거지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하였지만 그래도 일은 꽤 잘하는 편이라 아직까지 잘 지내오고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조사차 잠시 나갔다 온다고 갔던 김중배가 복귀를 하지 않고 연락도 없으니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제가 김중배씨에게 정보를 좀 주었지요.”

“정보요?”

“서민준이 말입니다... 그 자에 관해서 정보를 주었는데 그걸 가지고 아마 나섰을 것입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뭔가 내막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서인식이 눈을 빛내며 바라보았다.

“윗선에서 아직 지켜보라고 통보가 왔었지요?”

“허... 뭔가 있는 것이군.”

박동구가 하는 말에 서인식이 눈살을 찌푸렸다.

생각이상으로 사건이 더럽게 흘러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자신을 찾은 이 박동구라는 자가 김철중 의원의 사위이기 때문이었다.

“상황을 보아서 알겠지만 그자는 참으로 요주의 인물이올시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아주 위험한 자라고 할 수도 있지요.”

“위험한 자라고 하시면...”

“김중배씨가 서민준이를 조사하러 나갔는데 왜 돌아오지 않았겠습니까?”

그 말에 헛숨을 들이킨 서인식이 눈을 크게 떴다.

“설마하니 서민준이가......”

“내일 안으로 정보를 넘겨드릴 테니 한번 판을 벌여보십시오. 전부다 넘겨 드릴테니까.”

자신을 만나자고 한 것이 무엇인지 감이 잡힌 서인식은 목이 타는지 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워 버렸다.

“하지만 지켜보라고 통보가 내려와서 말입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자신감 있게 말하는 박동구를 보며 서인식은 그가 혼자서 일을 벌이는 게 아님을 직감했다.

아무래도 김철중 의원의 의중이 반영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오셨어요?”

11시가 넘어서 한남동의 집으로 들어선 박동구는 자신을 맞이하는 아내를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아내는 김주연으로 31살의 157의 아담한 체구에 귀여운상의 여인이었는데 성격이 나긋하고 조용했다.

그녀의 아버지인 김철중 의원은 성격이 불같고 사나워서 별로 닮지가 않았는데 외모도 그렇고 성격도 어머니를 빼다 박은 격이었다.

“아버님은?”

“아직 안 들어 오셨어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했던 박동구여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목욕물 받아드릴게요.”

그사이 방으로 들어선 박동구는 마이를 벗고 넥타이를 풀어내면서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정보를 주지 않아도 서인식은 박중배의 애기로 인해 따로 알아볼 것이 자명했다.

물론 그걸로는 부족하니 다른 것들도 던져줄 생각이었는데 자신과 장인어른 이신 김철중 의원이 나선다면 아무리 윤정호 의원이라고해도 제동을 걸지 못 할 것이었다.

일단 서민준같이 베일에 가려진 자는 극단적인 표현이긴 했지만 국보법으로 잡아 드릴 수도 있는 일인 것이다.

그런 출신성분에 대해서 하나도 나오는 게 없는 놈은 그만큼 약점도 크게 작용하는 법이었다.

‘숨통을 조여주마... 감히 누구에게 그런 헛소리를 한단 말이냐.’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그딴 막말을 내뱉다니 그런 놈에게는 본때를 보여주어야 했다.

입고 있는 양복을 벗어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박동구가 문을 열고 나서려다 행동을 멈추었다.

“너, 넌.....!”

“안녕하신가...”

“어이쿠!”

놀라서 눈이 함자박만하게 커진 박동구가 가슴이 밀려 그대로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엉덩방아를 찍으며 뒤로 넘어진 박동구가 손을 들어 검지손가락으로 이만석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네, 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가리키는 손가락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얼굴은 경악성으로 물들었다.

그사이 안으로 들어선 인영은 방문을 닫더니 엎어져 있는 박동구를 내려다보며 입술 끝을 말아 올리며 웃음 지었다.

“내가 기다리라고 했잖아.”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발길을 들인것이냐!”

박동구는 큰 소리를 치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인영을 노려보았는데 믿을 수가 없다는 빛이 다분했다.

이건 생각지도 못 한 것을 넘어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이 미친놈!”

어떻게 이 자가 집안에 침입해 왔단 말인가.

이건 미쳐도 단단히 미친 행각으로 죽여 달라고 발악을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 소동이 알려지면 네놈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는 것이냐?! 네놈이 들어온 이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알고나 있냔 말이다!”

“내가 이곳에 들어온 것이 그리 충격적인 일인가?”

호통을 치며 눈에 핏발을 선 채로 삿대질을 해대는 박동구를 보며 인영, 아니, 이만석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걱정하지마라. 지금 내가 이 집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깊은 숙면상태에 빠져있지.”

“이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

헛소리를 짓거리며 조소를 내뱉는 이만석을 보면서 박동구는 이를 갈았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미친 짓거리를 벌이는 놈은 난생 처음 보는 일이었다.

이곳은 자신의 집이기도 하지만 정계를 움직이는 거물중에 한 명인 김철중 의원의 자택이기도 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곳에 무단으로 가택침입을 해오다니 확실히 제정신인 놈이 아닌 것을 넘어 미쳐도 단단히 미친놈이 분명했다.

“형사를 시켜서 날 깜빵에 처넣는다고 협박을 벌인 네놈은 내 전화를 받고도 분명 뭔가 더러울 짓거리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나?”

“이걸로... 네가 어떤 운명을 걸을지 확실히 정해졌다..... 이곳에 무단으로 침입해 들어온 순간부터 넌 한국에서 발붙이고 살 생각을 버려야 돼.”

“마치 대역죄인라도 된 듯이 말하는 군. 이 저택이 무엇이라고 들어온 것만으로 한국에 발을 붙이고 살수 없다는 말인가? 네놈... 아니, 김철중 그 자가 대통령을 넘어 국민을 내려다보는 왕이라도 된단 말이냐?”

“그 더러운 입으로 장인어른의 이름을 함부로 올리지 마라!”

“더러운 입이라...”

쓴웃음을 지은 이만석이 양손을 호주마니에 찔러 넣은 채 박동구를 내려다보았다.

“일단 네놈의 기세부터 한 번 꺾어 주고 시작해야겠구나.”

순간 이만석의 두 눈에서 사이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싶은 순간 박동구는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며 숨통이 막힌 것을 느꼈다.

“컥!”

뭐라 말을 하지 못하고 손으로 목을 부여잡은 채 부들부들 떨었는데 어느새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눈동자가 충혈이 되어갔다.

마치 나일론 끈을 세게 목을 조여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칠 듯이 숨통이 압박해왔다.

뒤로 넘어져 목을 부여잡고 켁켁 거리는 박동구를 내려다보던 이만석이 눈을 까뒤집을 것 같은 모습을 보이자 그대로 기운을 거둬들였다.

“우웨엑!”

숨통이 트이자마자 박동구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기침을 하며 침을 게워냈다.

이마엔 식은땀이 비오 듯 쏟아지고 있었고 거칠게 호흡을 고르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난 분명히 네놈에게 전화로 말했다. 날 가지고 깜빵에 처넣는다느니 망발을 내뱉은 네놈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가파르게 호흡을 고르던 박동구는 고개를 들어 이만석을 바라보았다.

눈빛은 사납게 이글거리고 있었고 입 고리를 말아 올인 채 웃고 있는데 악귀 같은 형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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