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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8화 (38/812)

〈 38화 〉 38화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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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석이 삼합회와의 일이 있고나서부터는 조직세계의 분위기가 기묘하게 흘러갔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엔 그저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삼합회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고 그것이 곧 이만석으로 인해 그리 되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십령방주중에 한 명이라는 왕두의 등장은 많은 얘기들이 흘러나오게 만들었고 그가 옴으로써 삼합회에서 어떤 결단을 내려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말도 나오게 되었다.

그대로 풀이 하자면 그 일로 인해 태풍이 몰아쳐 크게 일이 벌이 질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삽합회는 회주를 중심으로 힘이 뻗쳐있고 그 밑으로 십령방주가 각 지역의 보스로 군림하는 체재였다.

군림하는 지역에서는 군왕이나 다름없는 지고한 위치의 자리가 십령방주라는 직위였다.

그들 중에 한 명이 한국에 들어온 것이니 당연히 주시를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자가 다시 출국을 하여 한국을 나섰고 그 이면에는 이만석이 있다는 것이 나오는 내용이었다.

모종의 큰일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데 그게 무엇인지 아직 알 수는 없었다.

왕두가 직접 나서서 단속을 해서 그러한 일이었지만 그가 떠났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질게 분명했다.

하지만 예상 할 수 있는 것은 이만석을 잡기 위해 삼합회가 힘을 섰다는 것이고 그게 실패했다는 게 중요한 일이었다.

거기다 일성회에 이어 삼합회도 휘저은 것이니 세간의 회제거리나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

“확실히 사람을 놀래키는 데 제주가 있는 놈이다.”

“이런 자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황석진이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데 회장실 안으로 정인철과 비서실장 황석진 밖에 없었다.

“그렇지... 우리 일성회는 물론이고 삼합회 놈들도 물을 먹었으니... 차이링은 어떻게 처리를 했을까.”

이만석에겐 삼합회의 지부장인 차이링이라는 여자를 데리고 있는 것 자체로도 부담일 것이라 생각하는 정인철 회장이었다.

아무리 대담한 행동을 벌일 정도로 강단이 있다고 하지만 지부장을 맡았던 여인을 데리고 있다는 것이 여간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속했던 삼합회와 그동안 소란스러웠으니 더 그러 할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어디다 숨겨두었는지 궁금하군.”

그저 포박만 한 채로 집에 숨겨두고 있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 같이 사라진 차이링을 어디다 숨겨 둔 것인지 호기심이 일었다.

그건 황석진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듣기로는 윤정호 의원의 딸을 만나러 나갔다지?”

“그렇습니다.”

이만석이 하란이와 만난 것을 포착하고 하는 말이었다.

“그것으로 삼합회와의 분란은 어느 정도 끝이 났다고 봐도 되겠다.”

2주넘게 윤정호 의원의 여식과 만남을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전에 둘 만이서 만났을 때 귀띔을 주었던 것이다.

아마도 하란이의 안위를 생각해서 일부러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었는데 맞을 것이었다.

“어찌되었든 이제 요주의 인물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삼합회는 당연한 일이고 야마구치 쪽에서도 주시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겠지.”

삼합회와 이만석간의 분쟁은 일성회는 물론이고 야마구치회에서도 당연 화제거리임이 분명한 일이다.

시원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온 차이링은 젖은 머릿결을 수건으로 닦으며 나왔는데 몸매는 늘씬했고 봉긋한 가슴이 받치고 있어 아름다운 자태를 뿜 냈다.

오뚝한 콧날과 갸름한 턱 선은 조화를 이루었고 날카로운 눈매에 붉은 입술은 차가우면서도 섹시함 마저 느끼게 만드는 얼굴로 요염했다.

삼합회 내에서도 그녀를 사모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그녀는 미녀인 것이다.

실제로 박동구 또한 그런 그녀와 자태를 보고 욕정을 품게 된 것을 보면 보기 드문 미인인것은 사실이었다.

짧은 단발머리는 어느덧 어깨를 지나 제법 길이가 길었는데 정기적으로 커트를 안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방안에서 갇혀 지냈으니 머리를 손질 해줄 수가 없었다.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면서 걸음을 옮겨 거울 앞으로 이동한 차이링이 헤어드라이기를 집어 코드에 꼽고 연결시켰다.

스위치를 올리자 뜨거운 바람이 뿜어져 나오며 머릿결을 말렸다.

마치 자기 집의 안방인 것 마냥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는데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은 나체여서 더 그러해 보였다.

“꼬마아가씨하고는 잘 보냈으려나?”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던 차이링은 문득 모텔에서 단 잠을 자고 있을 두 사람을 떠올리곤 중얼거렸다.

아직 6시가 채 되지 않은 일은 시간이었으니 행사를 치루고 한 침대에서 꿈나라에 가있을게 분명했다.

전에 이만석이 폰으로 하란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었는데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형으로 귀여우면서도 발랄해 보였다.

22살이라고는 하지만 그보다는 더 어리게 보이는 외모로 동안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꼬마아가씨로 부르기 시작한 차이링인 것이다.

“재주는 재주란 말이야... 그 윤정호 의원의 딸과 사귀는 걸 보면.”

사진만 보아도 하란이라는 여자애가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대번에 느낄 수 있었다.

듣기로는 원래 천성이 밝고 발랄하다고 말은 했지만 같은 여자인 차이링은 그 웃음이 그저 성격만이 아님을 단번에 알 수가 있었다.

연정을 품고 있는 여인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이었다.

헤어 드라이기를 다 말리고 난 후에 차이링은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팬티를 입은 후에 하얀색의 수수한 티셔츠에 짧은 반바지를 입었다.

아직 여름이 찾아오려면 조금 남았지만 날씨는 따뜻했고 방안은 후끈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이만석이 사다준 것으로 입고 있는 것들 말고도 많았다.

냉장고로 이동해 오렌지 주스 한 병을 꺼내어 컵에 따라서 두어 모금 마신 차이링이 방안을 둘러보았다.

60인치 벽걸이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제외하면 조용하고 한적했다.

“무슨 생각인 것인지......”

10억이라는 거금이 들어 있는 가방이 턱하니 방치되어 있는 것이 차이링의 눈에 들어왔다.

엄밀히 말하면 한 쪽에 쌓아 두었다는것이 맞는 말이겠지만 그런 거금을 저렇게 쌓아두는 것만으로도 방치했다는 것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지퍼만 열면 오만원권부터 시작해서 미화 100달러 짜리 지폐가 가득 쌓여 있는 것이다.

그런 거금을 저런 식으로 놔두다니 한 편으로는 어이없기도 했다.

“어떻게 한 것일까.”

한 편으론 차이링은 지금 자신이 있는 이 방이 참으로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에게 아무런 말을 해주지 않아서 도저히 알 수는 없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문을 열려고 해도 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만석은 잘도 들락날락하는 현관문이었지만 차이링은 절대로 열 수가 없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창문 또한 열 수가 없었는데 막말로 초합금으로 만든 유리인 것인지, 조그만 기스도 나지 않아 이 집에 대해서 혼란을 느꼈던 적도 있었다.

그제야 외 자신의 팔과 다리를 포박하고 있는 끈을 풀어 주었는지 이해가 되었었는데 제법 익숙해 졌다곤 하지만 지금도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하아...”

음료를 다 마시고 컵을 놔둔 후 걸음을 옮겨 침대로 이동해 몸을 앉힌 차이링이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마음을 편히 먹을 수 없기 때문인데 설령 이만석이 풀어 준다고 해도 이제 돌아갈 곳이 없었다.

삼합회에 돌아간다고 해도 어떤 식으로 처단 할 지는 차이링 그녀 자신이 잘 알았기 때문이다.

지부장이었던 그녀는 조직의 생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 자신도 그렇게 처리 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어서 냉정하다 생각 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차를 끌고 나선 이만석은 해변에 도착 했을 때 넓게 펼쳐진 갯벌과 잔잔히 미려오는 파도를 따라 바람을 맞으며 기뻐하는 하란이를 보면서 따라 웃어주었다.

간조시간 때여서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당연히 만조 시에는 섬으로 변했던 할머니 할아버지 바위 또한 걸어서 갈 수가 있었다.

길게 이어진 갯벌을 거닐며 나란히 걸음을 옮기는 하란이는 이만석의 왼손을 꽉쥐고 있었다.

연인이 손잡고 나란히 걷는 형국으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가슴이 탁 트이는 거 같아...”

시원한 바람에 머릿결이 흩날리는데 자연스럽게 그 바람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었다.

입가엔 작은 웃음이 깃들어 있어 옆에 펼쳐진 해변의 풍경과도 잘 어울렸다.

“내가 남자친구 하나는 잘 두었다니까.”

“그걸 이제 알았어?”

“에게... 칭찬한번 해주니까 기고만장해 지는 것 봐?”

“기고만장해 지는 게 아니라 당연한 거야.”

“뻔뻔해...!”

“몰랐어? 나 원래 뻔뻔하잖아.”

씨익 웃음 짓는 모습을 눈을 흘기며 노려보던 하란이 ‘풋!’하며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 모습에 이만석도 따라서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 좋다!”

어느새 걸음을 멈추고 정면으로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는 하란이를 보면서 같이 서있었다.

‘도대체 뭘까?’

행위가 끝나고 잠시 동안 이대로 있어달라며 안기어 있단 하란이의 모습이 이만석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때 하란이는 정말로 뭔가 자신에게 갈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었나.’

과한 제스처도 그렇고 관계를 가질 때도 그렇고 확실히 평소의 하란이와 조금 달랐다.

“오빠!”

“으, 응?”

갑자기 소리치는 목소리에 당황한 이만석이 반문을 하자 빤히 올려다보며 베시시 웃음 짓고 있는 하란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무슨 생각하기에 그렇게 당황하는거야?”

“갑자기 소리쳐서 놀란 거잖아.”

“음... 수상한데?”

장난기를 머금고 있는 웃음이어서 절로 어색한 미소가 지어진다.

“뭐... 됐어. 이번 한번만 넘어가줄게. 그보다 저기 가보자.”

하란이가 가리킨 곳은 두 개의 크고 작은 바위가 나란히 서있는 곳이었다.

“얼른 오빠!”

손을 잡고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이만석이었지만 별로 실은 내색은 아니었다.

그렇게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시간을 보내다 오후 쯤 되었을 때 다시 서울로 돌아갔다.

고속도로를 탈쯤에 어느새 잠이든 하란이를 힐끔 바라본 이만석은 음악소리를 낮추어주었다.

집근처에 도착 했을 때 잠이든 하란이를 깨우자 눈을 비비며 깨어났다.

“집근처네?”

약간 놀란 듯 말하는 하란이를 두고 이만석이 말을 이었다.

“피곤해 보여서 자게 놔뒀어.”

“미안해 오빠... 운전하고 있는데 혼자 자기나 하고.”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정 미안하다면 보답할 방법이 있기는한데...”

말끝을 흐리는 이만석을 보며 하란은 망설이지 않고 살며시 목을 끌어 안으며 키스를 해주었다.

“오늘 즐거웠어.”

“조심해서 들어가.”

“오빠야 말로 운전 조심해서 해.”

“그래.”

차에서 내린 하란이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던 이만석은 저만치 가다말고 멈춰서더니 다시 이쪽을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것을 보며 실소를 내뱉었다.

‘귀여운 애라니까.’

그렇게 하란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시동을 끈 후에 문을 열어 내렸을 때, 구석 쪽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에서 두 명의 인물이 차문을 열고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20대로 보이는 사내들이었는데 그 중에 한 명은 큰 키는 아니었지만 어깨가 넓었고 인상은 사나웠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야마다라 합니다.”

“야마다?”

일본인이었으므로 이만석은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잠시만 시간 좀 내드릴 수 있겠습니까.”

본토 억양은 좀 남아있었지만 유창한 한국어여서 다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야 뭐... 내가 만들어 내면 되는 것인데... 나에게 무슨 볼일이요?”

“삼합회의 일을 보고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분이 있는데... 조금만 시간을 내주시면 됩니다.”

이만석은 이들이 대번에 야쿠자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들 하고 할 얘기는 없을 건데?”

“근처 커피숍에 직접 오셨는지라 성의를 봐서라도 조금만 내주셨으면 합니다.”

잠시 말없이 바라보는 이만석에게 야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절대로 나쁜 얘기는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얘기 일 수 있습니다.”

“좋은 얘기라...”

이만석이 이 야마다라는 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며 생각해 본건데 아무래도 양두와의 일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도 자신을 회유하려고 했는데 그와 비슷한 것 같았다.

‘이들이 뭔가 지켜보긴 한 것 같은데 양두라는 그 자가 회유를 하려 했다는 것을 알고 하는 일일까.’

아무래도 모를 것이라 생각이 든 이만석이었다.

실제로 삼합회에서 이만석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지 거액을 주며 회유하려 했다는 것을 몰랐다.

“근처까지 만나로 찾아 왔다니 가봅시다.”

생각을 정리한 이만석은 대답을 하곤 하얀 이빨을 보이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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