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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34화 (34/812)

〈 34화 〉 34화 니들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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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양두 또한 실제로 그것을 경험해본 자로써 이중에서 제일 와닿을 것이었다.

이만석에게 총을 겨누었던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 양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지금까지의 일을 듣거나 지켜본 이들이 다였다.

“난 이게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아... 멀쩡하던 총이 왜 그자 앞에선 고물이 되어 버리는지 이해 할 수가 없어.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은 적이 한 번도 없었어.”

다시금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역시나 양두였다.

“이제 이틀 남았어. 그자가 돈을 준비하라고 한 기간이 이틀 밖에 남지 않은 거야. 어떻게 해야 할까?”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 이만석을 죽이려 했지만 통하는 건 없었다.

오히려 이쪽에서 당하고 병원으로 직행하는 이들만 점점 늘어날 뿐이었다.

“우리 쪽에서 끌어 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턱을 괴고 앉아있던 이시모토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서민준이를 말입니까?”

보좌관 타카시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는데 얼굴엔 긴장감이 서려있었다.

“내 지금까지 그런 자는 처음 보았다. 일성회를 농락했을 때만해도 아주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삼합회의 일은 도저히 감탄사로 끝낼 정도가 아니야.”

“하지만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서민준이를 끌어 들이는 것 말인가?”

무엇을 우려하는 것인지 이시모토도 잘 알고 있어서 부정하지는 않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삼합회가 저렇게 된 것도 어쩌면 그를 이용 하려다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만한 재목이라 생각이 돼.”

“윤종호 의원의 딸과 사귀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일성회와 뭔가 얘기가 오고 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만...”

“아무리 윤정호 의원의 딸과 사귀고 있다고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지.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 질 수가 있는 법이야.”

이미 마음을 먹은 것인지 이시모토가 조심스러운 말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보는 게 좋겠어. 경찰 쪽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것이 지금은 튀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현명하겠지.”

삼합회는 지금 이만석으로 인해 어지러운 상황이었는데 이쪽에서는 공권력의 움직임을 지켜볼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알아본 바로는 예전과는 다르게 경찰들의 단속이 더 기밀해졌고 검찰 쪽 사람도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다 일성회는 마치 몸을 사리기라도 하는 듯 최근 들어 잠잠해진 것이 마음에 걸리는 이시모토였다.

물론 삼합회 정도 되는 조직도 그걸 모르지 않겠지만 이만석 때문에 쉽게 결정 내리지 못 하고 있을 것이었다.

[내 얘기는 허투로 들은 것입니까?]

“서민준이...”

[아주 절 죽이려고 발악을 하더군요. 그런데 이거 바라는 대로 되질 않아서 안타까운 일이네요.]

“지금 날 농락하는 것이냐.”

[그럴 리가요. 약속기한이 내일까지입니다. 그걸 확인시켜 드리려고 전화를 한 것이지요. 7억입니다. 만약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이질 지 저조차 장담 할 수가 없을 겁니다.]

어제 회의에서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은 터라 뭐라 말이 나오지가 않았다.

현실 같지 않은 현실이 벌어지는 마당에 무슨 수를 더 행하란 말인가.

[내일 이 시간에 연락을 드리지요.]

그것으로 통화를 끝낸 이만석이어서 양두는 잠시 도안 아무 말 않고 그 상태로 앉아 있었다.

그렇게 다음날 다시 이만석에게 전화가 왔을 때 양두는 순순히 응 하겠다는 뜻 밖의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7억을 준비 할 수는 없으니 3일을 더 달라고 했다.

현재로썬 다른 방법이 없었고 이만석 때문에 무리한 행동을 벌였지만 경찰 쪽의 행동이 수상쩍다는 건 삼합회 쪽에서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기반을 굳히려면 당연히 주변의 기류를 잘 읽어야 했고 공권력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시선을 때서는 안 되는 일이다.

치욕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지만 여기서 피해가 더 커지면 불리한 쪽은 삼합회였다.

일성회와 야마구치회가 멀쩡히 버티고 있는 마당에 피해가 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일을 두고 누구하나 돈을 주어선 안 되고 이만석을 없애버려야 한 다고 의견을 내는 간부는 더 이상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총기도 사용 할 수가 없는 마당에 도심 한 복판에서 폭발물을 설치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독도 통하지가 않았다.

이만석이 타고 다니는 차를 손봐서 사고를 일으키려고도 했지만 그조차 제대로 되지가 않았다.

그런 마당에 점점 병원에 실려 가는 쪽은 삼합회 쪽이었고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이만석을 상대로 그저 그런 인물로 상대 할 수가 없는 일인지라 당연히 전문 인력을 쓸 수 밖에 없었는데 그들의 부상은 뼈아픈 손실이었기 때문이다.

전화 통화를 끝내고 약속 날자가 되었을 때 새롭게 양두가 묶고 있는 호텔로 찾아간 이만석은 준비되어 있는 세 개의 가방을 보고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국제적인 조직이라 그런지 말은 통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편히 죽지는 못 할 것이다.”

“편히 죽지 못하다니요... 농담도 잘 하십니다.”

왼 손엔 하나, 오른 손엔 두 개의 가방의 손잡이 끈을 잡고 들어 올린 이만석은 입 고리를 말아 올렸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만석은 이 묵직함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아참... 미리 말해두는 데 허튼 행동 하려거든 그러지 마십시오. 어차피 이루어 지지 않을 테니까.”

그 말만 남기고 유유히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양두는 가만히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그가 태어나서 겪은 굴욕 중에 가장 큰 일이 될 것이다.

“믿을 수가 없어......”

차이링은 당당히 가방을 자신 앞에 내려놓는 이만석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설마하니 정말로 7억을 받아 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 이건 당연히 받아와야 할 돈이었으니까.”

“하지만... 다른 곳도 아닌 삼합회라고. 그들이 순순히 돈을 내놓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그곳의 지부장이었으니 차이링이 경악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이만석인지라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순순히 돈을 내놓은 게 아니야. 나를 죽이려고 갖은 행동을 다 했으니까. 독살부터 시작해 대놓고 총기를 사용한 놈들이었으니까.”

“네 말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이 집이 조용 할 수가 있지? 문을 따서라도 들어올 인간들인데.”

“글쎄...”

그렇게 되면 자신도 무사하지 못 할 것이 당연한 일이었으므로 차이링은 지금까지 평온했던 것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중얼거렸지만, 이만석은 의미심장한 말만 내뱉을 분이었다.

고개를 숙여 눈앞에 있는 세 개의 가방을 내려다보는 차이링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다는 눈빛을 내보였다.

“대충 상황을 보아하니 나중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날 건드리지 못 할 거야. 이 돈이 그 증거이지.”

“도대체 넌......”

지퍼를 열어 지폐다발을 꺼내 살펴보는 이만석을 바라보면서 차이링은 의구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고 단독으로 삼합회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다니 지금까지 그런 역사는 없는 일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더 먹지 않고?”

“아니에요...... 속이 좀 좋지 않아서요.”

밥을 반쯤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하란을 보며 윤정호 의원이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어떻게 안 좋으냐?”

“조금 메스꺼울 뿐이에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식탁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아내인 이미선에게 입을 열었다.

“전에도 누누이 말했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어주면 안 되겠어?”

“......”

아무런 대답 없이 그저 식사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언제나 보아오던 모습이어서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내가 잘 못한 거 다 안다. 용서를 빈다고 해결 될 것도 아니란 거 알아. 하지만 저 애는 잘 못이 없어. 잘 못이 있다면 나에게 있는 것이지.”

잘 못은 자신에게 있는다. 하란이에겐 아무런 잘 못이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너무 마음이 아프게했다.

“제가 뭐라 했나요?”

“여보...”

작게 한 숨을 내쉰 윤정호 의원이 고개를 돌려 둘째 아들을 바라보았다.

“너도 한 번쯤은 여동생으로써 따뜻하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말은 해보지만 언제나 똑같은 상황의 연속이라 얘기를 꺼낼 때마다 가슴이 쓰라려오는 상황이다.

“하아...”

방문을 닫고 들어온 하란은 그대로 침대로 걸어가 엎어지듯 앞으로 넘어졌다.

안 그래도 기분이 꿀꿀한데 가족들의 얼굴을 보려니 더 그러한 기분이었다.

자신을 딸로 생각지 않고, 여동생으로 여기지 않는 이 생활은 이제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마음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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