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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5화 (25/812)

〈 25화 〉 25화 암투

* * *

“거짓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루 동안 생각을 한 장체민은 어제 자신에게 걸려온 황석진과의 전화를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로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는지 들어는 보자는 생각에 전화를 받은 것인데 그 내용은 생각 못 했었던 말이었다.

육중환을 죽인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는 말에 거짓을 말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다음에 들려온 말에는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이시모토에게 전화가 왔고 그것이 동맹을 맺어 치자는 것을 그대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까지만 들어도 당혹스러운 말이었지만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차이링마저 자신들이 납치하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그런 것이란 말입니까?”

챵이 의혹을 드러내며 질문을 던졌는데 그건 챵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일성회 쪽에서 내뱉은 말이 모두 거짓이 아니라면 답은 뻔 하지 않나?”

“야쿠자 놈들이란 말입니까?”

일성회 쪽이 아니라면 정말로 그들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곧바로 정인철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면 그러고도 남을 것이란 생각도 든 것이다.

“일이 아주 더럽게 흘러가고 있다.”

얼굴을 찡그리며 웃음을 지은 장체민이 자신보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고 했던 이시모토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놈들이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

“네 말대로 그게 조금 걸리기는 하다......”

말은 뻔하다고 했지만 챵의 말대로 그 쪽에서 지부장까지 납치하는 대범한 행동을 벌일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대화를 나누었었던 것대로 일성회는 세를 넓히며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상태였고 그 쪽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려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척을 지는 것을 넘어 일성회를 두고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 할 게 없는 일을 저지르다니 이해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상항을 보아 일성회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 일을 했던 것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석연치가 않아.”

고개를 가로저은 챵은 신중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었다.

일이 복잡하게 흘러가는데 모든 것 하나가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을 하여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일은 벌어질 수가 있는 것이고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보이는 그것도 포함 시켜야 하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서 하나하나 되짚어 가던 챵은 하나의 일을 떠올리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이 일성회가 내부를 정리하고 성홍일을 증거로 제시하면서였다.”

당연한 얘기여서 고개를 끄덕이는 챵이었다.

일성회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포섭하고 일을 벌이려던 것이 순시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 바로 그 일이었다.

“그리고 차이링은 서민준이라는 놈을 이용해서 재미를 보려고도 했었지. 처음엔 오정권이를 살해한 범인으로 서민준으로 좁혀져 가는 듯 했지만 갑자기 일성회 쪽에서 말을 바꾸었다고 했다. 그에 이상함을 느낀 차이링은 성홍일을 서민준에게 붙였고 말이지.”

그리고 감시를 붙였던 성홍일은 그대로 자취를 감추었고 일이 까발려짐과 동시에 차이링은 수세에 몰린 상태로 자신이 이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

“차이링이 시켜서 그놈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들었다.”

장체민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원래부터 차이링의 밑에서 일했었던 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가 왜 밖으로 나갔는지 알고 있는 장체민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그렇게 10분쯤 시간이 흘렀을 때 파일 하나를 가지고 들어왔는데 조심스럽게 넘겨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장체민이 건네주는 것을 받아들고는 그대로 열었다.

다행이도 이만석에 대해서 조사를 벌였던 서류들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차이링이 사전에 시켰을 것이었다.

장수는 많지 않았지만 장체민은 그동안 이만석에 대해서 조사를 벌였던 것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왜 일성회가 그를 노렸는지, 그자가 어떻게 혼자서 일성회를 농락하였는지 말이다.

‘확실히 보통이 아니구나.’

어느 정도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꼼꼼히 읽어보니 확실히 난놈은 난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자는 자신이 범인으로 몰렸을 때 아주 억울하고 화가 났을 거다.”

고개를 든 장체민이 먼저 그렇게 입을 열었다.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자신의 다음 말을 듣기위해 기다리는 부하들을 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억울함을 풀기위해 일성회에 찾아갔고 뭔가 얘기가 오고 갔다면 왜 말을 바꾸었는지 이해 할 수가 있다. 그런 상황도 염두에 두어 두고 차이링은 서민준이에게 성홍일을 감시로 붙였던 것 같은데 그것도 결국엔 걸린 것이지. 그리고 상황을 모두 알게 된 서민준이가 복수를 할 생각을 마음먹었고 상황을 보았을 거다.”

“그자가... 지부장을 납치했다는 말입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저 하나의 가정을 말한 것뿐이었지만 실제적으로 그 혼자서 그런 대담한 행동을 벌였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무리 미친놈이라고 해도 혼자서 삼합회를 상대 할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조직원도 아니고 지부장을 납치 할 생각을 하다니 웃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꺼림직 한 것만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육중환이는 일본 놈들 쪽에서 손을 쓴 것이 맞는 것 같다. 차이링도 어쩌면 그들이 벌였을 수도 있겠지.”

말을 그렇게 한 장체민이 들고 있던 파일을 닫고 탁자에 던졌다.

“하지만 서민준이 그 자는 이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이만석 이일에 개입되어 있는 자였고 지금의 얘기까지 흘러나온 이상 찝찝하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만석도 이만석이었지만 육중환을 죽여 버리고 유감을 표명했던 이시모토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말로 맞긴 한 거야?”

집안으로 들어선 이만석은 의구심을 드러내며 차이링에게 입을 열었다.

“네 말을 듣고 좀 알아보긴 했는데 그 쪽에서도 큰 동향은 없었는데.”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있어. 얼마나 정보력이 깊은지는 모르겠는데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알려지지 않는 게 보통이지. 1시간 후의 상황도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게 미래인데 가볍게 움직이거나 행동 할 리가 없겠지. 만나도 비밀리에 만났을 거야.”

“음...”

차이링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었던 이만석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깊숙이 잠입해야 하나......”

“무슨 뜻이야?”

혼잣말로 중얼거렸던 이만석은 차이링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어쨌든 네 말대로라면 확실히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은 되나보지?”

“뭐가?”

“네가 나를 납치를 함으로써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니까.”

“걱정되기 보다는... 아직 생각중이라고 할까.”

자신이 차이링을 납치하고 일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으니 당연히 걱정스럽겠지만 이만석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일을 보면서 동향을 살피던 중에 다른 걸 생각하고 있었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처지였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피식 웃음을 짓는 이만석을 보면서 차이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는 다시 찹찹한 기분이 느껴졌다.

이제 포박을 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로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태였다.

여기서 풀려난다고 해도 어디에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정할 수가 없었다.

재발로 삼합회에 돌아간다고 해도 죽임을 당하거나 잡혀갈 것이 뻔 하기 때문이었다.

“걱정은 나보다 네가 하는 것 같은데?”

맞는 말이어서 차이링은 뭐라고 반박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이만석은 집을 나서 근처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을 사가지고 나왔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게 좋을 테지만 요즘 들어서는 도시락을 자주 먹는 상황이었다.

편의점을 나와 그렇게 막 골목을 꺾었을 때 였다.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이만석의 앞을 막아섰는데 잠시 후 뒤쪽에서도 나타났다.

편의점을 나오면서부터 뒤쪽에서 걸어오던 사람이었는데 일반적인 행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만석은 이미 그들의 낌새를 눈치 채고 있었으므로 놀라거나 그러진 않았다.

“네놈이 보통내기가 아닌 건 알고 있다.”

잠시 후 뒤쪽에 접근 했던 사내가 이만석의 뒤로 바짝 붙었는데 뭔가 허리춤에 살짝 데였다.

“죽고 싶지 않다면 순순히 따라오는 게 좋아.”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여서 이만석은 속으로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이만석은 잠시 동안 호흡을 고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는 제스처였다.

따라오라는 듯 고개를 까딱이는 행동에 막 걸음을 옮기려는 그 순간 앞의 녀석의 사타구니를 걷어 차올린 그 상태로 허리를 틀며 팔꿈치로 녀석의 왼쪽 가슴을 찍어버렸다.

순간 동료가 당하는 모습에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작동은 하지 않았고 허사였다.

가슴을 가격당해 물러서는 녀석의 팔을 잡고 꺾어 버린 상태로 목을 쳐서 기절시켜버린 이만석은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떨구어진 것을 뺏어 들고는 품에 갈무리했고, 중요부위를 걷어차인 녀석의 품에서도 뒤져서 꺼냈다.

그 직후 한 녀석의 머리를 잡고 기억을 읽은 후 유유히 그 장소를 벗어났는데 오피스텔에 돌아온 이만석은 자신이 가지고 온 것을 던져놓았다.

“미친놈들...”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리는 이만석이 던진 것을 본 차이링이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널 제거하기로 마음 먹었나보네?”

“삼합회 놈들이야. 확신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다니.”

“한국은 들여오는 것 자체가 힘이 들지만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도 없지.”

이만석이 바닥에 던진 것은 권총으로 소음기가 부착되어 있었다.

“하지만 총기는 최대한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꺼내들었다는 것은 조금 의외인데?”

작게 중얼거리는 차이링의 말에 이만석의 얼굴이 조금 굳어 있었다.

“그만큼 혼자서 일성회를 농락했던 네 실력이 위협적이었다는 거야.”

어떻게 들으면 칭찬인데 전혀 기쁘지 않은 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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