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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21화 (21/812)

〈 21화 〉 21화 어림없지

* * *

‘이 여자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기분 좋게 하란이와 식사를 즐기다 화장실에 가기위해 나섰는데 의외의 인물과 만날 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

처음엔 놀라 눈을 크게 떴던 이만석이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여자 때문에 자신이 살인범으로 몰렸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졌다.

비록 살인은 이 여자가 저지르지 않았고 성홍일이라는 해결사가 그런 것이지만 어쨌든 그 죄를 자신이 뒤집어 썻던 탓이었다.

“여기에서 당신을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 했어.”

“그건 전도 마찬가지에요.”

“혼자 레스토랑에 온 것은 아닐 테고... 그렇게 쫙 빼입은 거 보니 뭔가 계책이라도 또 꾸미려나 보지?”

“그건 당신이 상관 할 일이 아닐 텐데요?”

당당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받아치는 차이링을 보면서 이만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바라보는 시선은 또렷했고 목소리 또한 당찬 것이다.

“혹시 또 알아...? 나 때문에 일을 망친 것이니까...... 복수를 하기 위해 일을 꾸미고 있을지?”

이만석의 비아냥에 차이링은 가만히 노려보았다.

사실 이만석의 말대로 그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를 판으로 끌어들이려한 것은 잘 못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그의 행동 덕분에 코너에 몰리게 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거기 까지 생각에 간 차이링은 안 그래도 박동구 때문에 웃고는 있어도 속으로는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었는데 여기서 이만석을 만나 이런 얘기까지 들으니 더 비참하게 느껴졌다.

“중국에는 이런 말이 있죠...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이만석은 입가에 살짝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차이링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것이라 생각지 말아요.”

말투가 심히 이만석을 도발하는 어투였고 기가 죽는 다거나 그런 모습을 볼 수조차 없었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정인철 회장이 말한 것과 같이 날이 선 암코양이 같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는 행세로 본 건데 아무래도 정말로 자신에게 복수를 할 생각인 것 같았다.

이대로 스쳐 지나가려했던 이만석은 차이링이 하는 말을 듣고는 기분이 상당히 나빠져 생각을 바꾸었다.

“자다가 벼락을 맞는다는 말을 들어 보았나?.”

“글쎄요.”

도발하듯 질문을 던지는 말에 차이링이 자연스럽게 받아 넘겼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만석은 자신이 했던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급작스럽게 뜻하지 않는 변을 당하여 당황스러워 한다는 말이야.”

거기까지 말한 이만석의 눈동자에서 사이한 기운이 맴돌았다.

“다른 말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도 하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변의 마나의 기운이 변화가 일어났고 순식 차이링은 머리가 어지러워 몸을 휘청거렸다.

“한국에서 당신 같은 사람를 두고 쓰는 말이지.”

서서히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 희미하게 들려오는 이만석의 말이었다.

“좀 늦었지?”

“괜찮아...”

어느새 자리에 착석한 이만석은 자신의 말에 괜찮다는 듯 말하는 하란을 보면서 웃음 지었다.

잠시 손 목 시계를 내려다보니 10분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전화는?”

“연결되지 않습니다.”

“찾아봐. 어떻게 해서든지 찾아보란 말이다.”

당황하는 부하들을 보며 말을 하는 장체민의 얼굴은 심히 좋지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1시간 전에 박동구에게서 연락을 받았는데 차이링이 화장실에 잠시 들린다는 말을 남기고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건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자신을 무시하는 처사로 심히 기분이 나쁘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은 것이다.

그 직후 장체민은 곧장 차이링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불통으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자리를 벗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당혹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렇게 1시간 동안 연락을 기다렸던 장체민은 결국엔 행동으로 움직이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알고 있는 차이링은 무책임하게 그런 식으로 사라질 위인도 아니었고 이건 필시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박동구와의 일이 진전되고 그 후에 얘기를 나눈 후에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보려던 장체민은 급작스러운 이 현실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잘 못된 선택을 한 것이 아님을 빌 뿐이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차이링은 박동구를 상당히 혐오스러워 한 다는 느낌을 얘기를 꺼낼 때 알 수가 있었다.

그렇게 장체민이 연락이 끊기고 사라진 차이링을 찾기 위해 행동에 나선 그 시각 이만석은 하란이와의 데이트를 끝내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주차장에 차를 정차시키고 시동을 끈 후에 내려선 이만석은 오피스텔로 들어섰다.

3층으로 올라가 도어락 버튼을 누르고 안으로 들어선 이만석은 바닥에 쥐 죽은 듯이 엎어져 있는 차이링을 바라보았다.

그런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가볍지 않은 인물이 것임이 분명했다.

시간이 제법 많이 흘렀으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자세히는 몰라도 좋지는 않을 것이었다.

나일론 끈을 이용해서 차이링의 팔과 다리를 단단히 포박한 이만석은 그 상태로 흔들어 깨웠다.

“으음...”

눈가가 파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차이링은 눈을 뜨게 되었다.

시야가 뿌옇게 드러났는데 서서히 초점이 맞으며 주변의 풍경이 제대로 보여 졌다.

방으로 보이는 공간의 불은 꺼져 있었고 처음 보는 낯선 공간이었다.

놀란 차이링은 순간 몸을 일으키려다 말고 자신의 손발이 묶여져 있는 것을 보고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놓아진 침대에 걸터앉아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인영하나가 눈에 들어왔는데 다른 누구도 아닌 이만석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죠?”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듯 차이링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이긴... 포박해서 잡아 놓은 것이지.”

“이러고도 당신이 무사할 것 같은가요?”

“무사하지 못 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지지 않고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에 이만석은 다시금 기분이 나빠졌다.

“일성회를 혼자서 상대하더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

“왜? 삼합회가 날 잡아먹기라도 할 까봐서?”

“납치를 한 이 일이 밝혀지면 당신은 절대 살아남지 못 해. 당신의 가족들 또한 마찬가지야.”

어느새 반말로 자신에게 경고를 하는 차이링을 바라보며 이만석도 지지 않고 말을 받았다.

“이 집을 나가지 않는 한 밝혀 질 염려도 없고 들킬 일도 없어. 그리고 난 가족이 없는 홀몸이거든.”

이만석은 차이링이 제법 큰 소리로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며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딴에는 누군가 이 소리를 듣기를 바라며 저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겠지만 이 소리는 절대로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 할 것이었다.

차이링을 이곳으로 데려온 순간 이만석은 집안에 결계를 쳐놓았기 때문이다.

어떠한 목소리도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 하고 밖에서도 이 안의 상황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오직 결계를 친 이만석 만이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지 못 하는 차이링은 미친 듯이 소리치고 발악을 해보았자 아무런 소득도 올리지 못할 것이었다.

“전에 내가 말했지. 나를 건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넌 나를 가지고 일성회를 상대로 장난질을 칠 생각이었는가 본데 넌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뽑은 격이나 마찬가지라고.”

“이런 식으로 막무가내로 날 납치한다고 일이 해결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한 거야.”

“그건 두고 볼 일이지.”

다음날 이만석은 차이링이 사라진 것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는지 지켜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이미 서민준의 외모에서 얘기를 나누었다가도 돌아서면 잘 기억나지 않을 그런 흔하디흔한 외모로 페이스오프를 한 상태였다.

먼저 삼합회 쪽으로 접근을 한 이만석은 그들 중에 한 명을 낚아 메모리즈를 통해 기억을 읽어 정보를 빼냈다.

그 다음으로 일성회로 이동해 주변 동향을 살펴보았는데 아무래도 차이링이 사라진 것은 그 쪽에서도 중요한 일인 듯 보였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차이링을 찾고 있는 것 같은데 헛수고다...’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그녀를 찾지 못 할 것이었다.

차를 끌고 집으로 직접 옮긴 것도 아니고 그대로 워프를 통해서 한 번에 이동한 것인데 이동경로를 어떻게 찾아내고 들킨단 말인가.

그렇게 며칠 동안 이만석은 삼합회와 일성회의 주변을 맴돌며 반향을 지켜보았다.

“아무래도 정말인 것 같습니다.”

항석진 비서실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정인철 회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여자가 사라진 것에 대해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야. 그리고... 아무래도 우리 쪽을 의심하는 것 같군.”

차이링이 사라진 것에 대해 여러 가지 과정을 두고 찾고 있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성회가 이일에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가닥을 잡는 삼합회였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정인철 회장은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목을 달라고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실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정말로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것인가... 아니면......’

삼합회에서는 일성회를 의심하고 있다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쪽에선 의혹이 더욱더 증폭 될 수밖에 없었다.

“저 쪽에서 먼저 선수를 쳐서 몰아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선수를 쳤다?”

“저쪽에서 차이링을 빼돌리고 연극을 하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명분을 쌓아서 자리를 잡으면 체면치레도 하는 것이고 피를 묻힐 이유도 없습니다.”

“음...”

황석진의 말에 정인철 회장이 작게 숨소리를 내뱉었다.

자신이 차이링의 목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에게는 무리일 수도 있는 조건으로 계획적으로 그녀를 빼돌리고 이런 식으로 몰아간 뒤에 자리를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었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어찌됐든 갑작스럽게 사라진 것에 대한 의혹은 점점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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