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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15화 (15/812)

〈 15화 〉 15화 요주의 인물

* * *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다들 월요일에 보자고.”

일성회 산하의 룸살롱에서 화끈하게 즐기고 취기가 오른 얼굴로 차에 몸을 실은 오성권 부장은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이만석의 일로 인해 행안부는 완전히 깨지게 되었고 최근까지 살얼음 분위기를 겉고있는 중이었다.

거기다 감찰이 나와 비리조사를 벌이는 등 요즘 들어 일성회는 냉랭한 분위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행안부를 맡고 있는 오성권 부장은 이번일이 있고 옷을 벗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 상황이었다.

‘서민준이... 그 자식이 출세 길을 망쳤어.’

오성권 부장은 이만석을 생각만하면 할수록 증오스러운 녀석이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청한 오성권은 여기까지 데려다준 부하 직원에게 수고했다는 듯 손을 휘젓고는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현관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오성권 취기와 함께 아직 잠이 덜 깬 것인지 비틀거리면서 걸어갔는데, 현관문 앞에 막 도착하여 문을 열려는 순간 자신의 어깨를 잡는 손을 보고 순간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우드득­!

모자를 깊이 눌러쓴 낯선 사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싶은 순간 오성권의 목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졌다.

잠시 동안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사내가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것 처럼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엿을 먹이는구나...”

보고를 받은 정인철 회장의 얼굴이 그대로 일그러졌다.

이만석의 일로 인해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수습을 하고 있는 와중에 갑작스럽게 사건이 터 진 것이다.

다음날 정오쯤에 자택에서 발견된 오정권은 숨이 끊어진 상태였고 목을 비틀어 즉사시킨 것이다.

“솜씨가 깔끔하고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정인철 회장은 누가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머릿속으로 떠올렸고 한 사람이 걸렸다.

“최근 들어 우리와 원한을 진 놈은 그놈밖에 없고 대범하게도 그 자식은 경고를 하는 거야.”

몇 번이나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일성회 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미치지 않고서야 녀석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조심스럽게 황석진 비서실장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아니... 녀석이 맞아. 놈은 우리가 자신을 왜 자신을 죽이려 하지 않는지 알았을 거다. 윤정호 의원의 집에 방문까지 했다고 하니 상황을 볼 여유가 되었겠지. 그래서 이런 대범한 행동을 할 결심이 섰을 테고.”

며칠 전에 이만석이 윤정호 의원의 초대를 받았다는 것을 정인철 회장에게 얘기가 들어갔다.

아무리 척살령이 끝이 났어도 이만석에 대해서 완전히 시선을 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성 짙은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저번의 일로 인해 일성회를 보고 있는 눈들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일을 해결 못하고 조용히 묻어가게 된 다면 이건 망신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만약 서민준이 그놈이 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건 그놈이 한 것이어야 한다...”

혹시나 이 일이 이만석과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해도 그렇게 만들어야 했다.

그 후에 진짜 범인은 찾는다고 해도 늦지 않는 것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쉬쉬하는 분위기요.”

“직접 잡아서 처단하겠다는 거겠죠.”

“엄한 놈이 고생이겠군.”

소파에 앉아 중얼거린 남자가 술잔을 들어 입에 털어 넣었다.

30대 후반의 그는 적당한 체격에 평범한 외모를 가졌지만 웃으면 사람이 좋아 보이는 얼굴상이어서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저 얼굴 뒤에 날카로운 송곳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베이징에서 파견 나온 해결사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조선족이었다.

“서민준을 의심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행동에 옮기지는 못 할 거예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움직이겠죠.”

“정말로 그자를 공격한다고 장담하시오?”

“정인철 회장은 독사 같은 자예요. 윤정호 의원 때문에 쉬쉬한다고 하지만 원한을 잊지 않는 자죠. 설사 서민준이 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걸 빌미로 응징을 할 인물이에요.”

차이링에게서 이만석에 대해 얘기를 들은 성홍일은 참으로 흥미로운 자라는 것을 느꼈다.

만나 보지는 못 했지만 일성회의 표적이 되고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그 실력이 보통이 아닐 것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일성회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당신이 해줘야 할 일이 있어요.”

“무엇이오?”

한국에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을 썼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군.”

조금 전에 정인철 회장과 통화를 끝낸 윤정호 의원은 의구심을 드러냈다.

부장급 인사가 암살을 당했는데 그 범인으로 지목이 된 사람이 서민준이었다.

실제적으로 보기 전에는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겠지만 집에 초대해서 본 서민준은 보복성 살인을 벌일 인물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윤정호 의원은 그 얘기를 정인철 회장에게 해주지 않았다.

찻잔을 들어 차를 한 모금 마신 윤정호 의원은 전에 자신과 얘기를 나누었던 서민준을 떠올렸다.

긴장 된 낯빛으로 어색해 했던 모습이 어딘가 순박해 보이는 모습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 윤정호 의원은 그날 자신에게 숨기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서민준의 내력이 궁금했다.

그리고 어쩌면 이일은 그걸 밝혀 낼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지?”

이만석이 돌아가고 심도 깊게 그에 대해서 파보았지만 역시나 드러나는 게 없었다.

“상황에 이르게 되면 어떻게 뭔가 나오기는 하겠지.”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생기면 뭔가 드러날 것이었다.

물론 이만석의 실력이라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만에 하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밝혀지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 정도의 그릇밖에 안 되는 자는 거기서 인연을 끝내는 게 맞았다.

이만석은 어쩌면 정권말기를 향해 가고 있는 김현수 대통령과 연관이 있는 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여당에 대표라고는 하지만 대통령과는 껄끄러운 사이여서 어떤 속내를 품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며칠동안 편히 지낸 것 처럼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하란과의 만남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이만석은 차를 정차시키고 시동을 껐다.

12시가 넘어서는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한 산했고 시동을 끄니 적막감이 흘렀다.

문을 열고 내린 이만석은 막 몸을 돌리려는 차에 갑자기 덮쳐오는 검은 인영에 순간 뒤로 물러섰다.

인영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고 이만석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졌다.

허나 뭐라고 말을 할 사이도 없이 세워져 있는 봉고차 뒤편에서 세 명의 사내가 더 튀어나와서 덤벼들었다.

그들도 하나같이 흉기를 들고 있어 위험한 자들이었다.

“당신들 뭐야?”

공격들을 피하면서 물어보지만 당연하게도 대답은 없었다.

급소만을 노리고 파고들어오는 공격들은 매서웠고 그들은 실력자들인 것이다.

순간 당황했던 이만석이었지만 앞서 공격해 오는 녀석의 사타구니를 걷어 차올리고는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하면서 배를 걷어 차버렸다.

그리곤 서둘러 거리를 벌리곤 선 이만석은 제체 달려오는 상대의 칼질에 손목을 낚아채고는 끌어 당겨 중심을 흩으러 버리고는 뒷목을 처 버렸다.

망설임 없이 공격해 들어오는 나머지 한 명마저도 안면을 강타하는 주먹에 쓰러지고 나서야 상황이 종료되었다.

‘이 자들은 대체...’

자신들의 목숨을 등한시 하고 공격해 들어오는 모습이 보통이 아니었다.

천천히 곁으로 다가가 살펴보지만 어떤 자인지 알 수 없어 이만석은 그 중에 한 명의 머리를 잡고는 메모리즈를 시전 했다.

그리곤 잠시 후 이만석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일성회?’

윤정호 의원으로 인해 일이 종료 되었을 텐데 다시금 그들이 습격을 해온 것이다.

이번엔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릴 목적으로.

‘이건 쉽게 넘길 사안이 아니야.’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쉬쉬하고 넘길 일이 절대로 아니었다.

대도록 이면 큰 일이 아니고선 마법을 남발하지 않으려 했던 이만석이었지만 지금은 써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다.

주차장을 빠져나온 이만석은 페이스오프를 통해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이들 중에 한 명으로 외모를 바꾸었다.

그리곤 곧장 워프를 해서 그 자리를 사라지듯 모습을 감추었다.

“음...”

응접실에서 앉아 있던 정인철 회장은 조용히 들고 있던 위스키잔을 탁자위에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가 밖을 바라보았다.

새벽1시가 넘어서는 시간이라 밖은 깜깜했고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서민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를 아프게 하는 인물이었다.

일성회를 결성하고 30년이 흐를 동안 이렇게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인물은 젊을 때 말고는 오랜만인 것이다.

어쩌면 이번 일이 정말로 서민준이 벌인 것이 만에 하나 아닐 수도 있다고 하지만 이걸 빌미로 놈을 없애버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 후에 본격적으로 조사를 해서 차근차근 찾아도 늦지 않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피해를 입혔을지 의문이군.’

그래도 일성회 내에서 실력이 뛰어난 이들을 추려서 보낸 것인데 마음이 놓이지가 않았다.

어쩌면 피해조차 입히지 못 하고 허탕을 쳤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각심을 줄 정도는 되리라 생각했다.

“술 한잔 하고 계셨군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정인철 회장이 놀란 듯 몸을 돌렸다.

“쉿.”

검지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는 인영의 행동에 살짝 당황한 정인철 회장이었지만 어느새 평소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문 밖엔 경호원들이 대기하고 있었음으로 조금만 소리를 쳐도 금세 달려 들어올 것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도대체 어떻게 안으로 침입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침입을 한 것으로 보아 경호원들이 당했을 지도 몰랐다.

“그건 말하기가 곤란합니다... 그보다...... 회장님은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오해?”

뜬금없는 말에 정인철 회장이 반문했다가 순간 눈이 크게 떠졌다.

“네놈...”

“......”

말은 없었지만 무언의 긍정이라고 봐도 될 상황.

“서민준이로구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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