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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나만이 유일한 마법사가 되었다-9화 (9/812)

〈 9화 〉 9화 요주의 인물

* * *

“족쳐!”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내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두 명의 사내가 이만석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덮쳐오는 두 명의 사내를 보며 당혹스러워 했던 것도 잠시 이만석은 앞서 주먹을 휘둘러 오는 사내의 가슴을 그대로 발로 걷어차버렸다.

“아악!”

순식간에 가슴을 걷어 차인 사내가 뒤로 나자빠지는 순간 날아오는 주먹을 고개를 옆으로 젖허 피해버리곤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한 수 하는 놈이었구나!”

처음 복부에 주먹을 꽂아넣었던 사내가 진중한 얼굴로 재차 이만석에게 달려들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요?!”

날아오는 주먹들을 피하며 말했지만 막무가내로 공격해오는 모습에 그대로 팔을 잡고 비틀어 관절을 꺾어 버렸다.

“놔, 놔라!”

“왜 이러는지 말을 하면 놔 드리지.”

꺾인 관절을 강하게 누르자 순간 사내의 인상이 강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래도 사내가 말이 없이 이만석은 발로 걷어차 넘어 트리곤 주변을 둘러본 후 사람이 없자 조용히 슬립을 걸어 세 명을 잠제워 버리곤 조심스럽게 차에 실었다.

그 직후 운전을 해서 유유히 장소를 벗어나 한 참을 돌아다니다 버려진 페공장을 발견 하곤 그곳으로 들어갔다.

차를 정차시키고 세명의 사내를 데리고 나온 이만석이 그 중에 자신을 불렀던 사내를 흔들어 깨웠다.

“나에게 왜 그런 것이지?”

“......”

자신의 구두 끈으로 팔이 뒤로 묶인 상태로 포박을 당한 사내가 침묵을 지키며 노려보기만 할 분이었다.

“계속 말하지 않을 작정이로군.”

하는 수 없다는 듯 말한 이만석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사내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갑자기 자신의 머리에 손을 얹는 행위에 고개를 흔드는 사내였지만 이만석은 무시하고 그대로 메모리즈를 시전해 머릿속의 기억을 훑어보았다.

순간 눈이 뒤집힌 사내는 이만석의 손에 머리가 잡힌 채 그대로 몸을 떨었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고 손을 땐 이만석은 바닥에 엎어지는 사내를 뒤로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란이에게서 나를 때어내기 위해 보낸 거였어...’

아무래도 하란의 아버지 쪽에서 손을 쓴 것 같았다.

저 사내들은 경고차원에서 가볍게 자신을 손을 봐주려고 했던 것 같았다.

그제야 왜 하란이 전화도 받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 이해가 되었지만 이만석은 심히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나를 하란이 한 테서 때어내려고 했다면 그건 실수한 겁니다.’

자신에게 크게 바라지도 않고, 그저 만나서 데이트 하는 게 좋다며 웃음 짓게 만들어주는 하란은, 한미정에게서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주며 아물게 해주었다.

그런 하란과 자신을 갈라버리려고 하다니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다.

분명히 자신의 전화에 웃으면서 약속장소에 나오겠다고 했던 하란이었다.

그랬다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나오지 못 했다는 건데 이건 해결을 봐야 할 문제였다.

‘오빠가 많이 걱정할 텐데...’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하란의 표정은 상당히 좋지가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화를 받고 외출 준비를 끝낸 후 집을 나서다 앞을 막아서는 아버지 덕분에 나가지 못 하게 되었다.

{어딜 그리 서둘러 가는 게냐?}

앞을 막아선 아버지의 말에 하란은 그냥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둘러 됐다.

{또 그 남자 만나러 가는 건 아니겠지?}

{아버지가 상관 할 일 아니에요.}

그대로 스치듯 옆으로 지나쳐 가려던 하란은 다시 멈칫 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 아버지를 따라 들어온 것은지 두 명의 낯선 남자가 다시 앞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애비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겠지 하란아? 그 남자가 누군지 이름이 뭔지 다 말해 보거라.}

당연히 하란은 말을 할 리가 없었다.

그걸 예상 하고 있었던 것인지 윤정호 의원은 다시 말을 이었다.

{네가 말 하지 않아도 조사하면 알아낼 수 있다. 나 정도면 그런 일 할 수 있다는 걸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합의를 보는 것으로 하자. 네가 말해주면 애비가 선을 지켜서 손을 대지 않겠다. 하지만 그대로 침묵만 하면 반불구가 될 수도 있는 일이겠지.}

아버지의 협박에 하란은 쌍심지를 켜며 노려보았다.

{제 인생이에요.}

{내 딸의 인생이기도 하지.}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받아치는 모습에 주먹을 말아 쥔 하란이 부들부들떨었다.

{좋다 네가 말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애비 능력으로 찾아보도록 하지. 싹 털어서 뒤지면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리곤 서재로 걸음을 옮기는 모습에 이만석이 걱정이 된 하란은 결국 응 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계의 거물인 아버지의 능력이라면 이만석을 정말로 찾아내서 어떻게 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란의 말을 들은 윤정호 의원은 폰까지 인계 받고는 두 명의 사내에게 말했다.

{하란이 피곤 할 텐데 방으로 좀 데려다 주거라.}

{알겠습니다, 의원님.}

말 그대로 강금 아닌 강금을 당하게 된 것이다.

{약속 지켜야 해요.}

{걱정 말거라.}

천천히 서재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바라보던 하란은 결국 방으로 돌아 갈 수 밖에 없었다.

‘오빠...’

자신에게 이것저것 다 해주려하고 만날 때 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해주는 이만석을 볼 때면 하란은 절로 행복한 기분을 맛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배다른 자식이란 이유로 가족에게서 소외당했던 하란은 아버지에게마저 상처를 받은 후 부터는 완전히 삐뚫어져 버렸다.

그 후로 클럽도 다니고 마음대로 생활하며 지내다 이만석을 만났지만 처음엔 그저 느낌이 좋아서 시작한 관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모와 다르게 사람이 어벙한 면도 있고 순박한 게 괜찮아 보였다.

갑작스런 선물공세에 당황하기도 하고 부담스러워서 계속 거절 했지만 자신을 너무나 좋아라 해주고 아껴주는 이만석을 보고 하란은 점차 마음을 열어갔다.

그동안 소외받았던 빈자리를 채워주는 따뜻한 사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란은 아버지가 약속을 어기고 이만석에게 손을 댄다면 용서하지 않을 참이었다.

“그깟 놈 하나 손봐주지 못 하고 당했다는 걸 지금 말이라고 해? 주임직급이나 달았으면서 세 명이서 한 명을 당해내지 못 하냔 말이야.”

“실력이 보통 내기가 아니랍니다. 손 한 번 써보지 못 하고 그대로...”

“닥쳐 새끼야.”

30대 초반의 사나운 인상의 스포츠 머리의 남자가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껐다.

“간댕이가 부었어. 암... 제대로 부은 놈이지... 박대리.”

“예, 과장님...”

“자네가 직접 애들 대리고 얼마나 간댕이 부었는지 그 장소로 나가보도록 해.”

“애들은 몇 명쯤으로... 되겠습니까?”

“10명이 적당 하겠어. 머저리라도 주임직급을 단 놈이 손 한 번 쓰지 못 했다고 했으니...”

저녁까지 폐공장에 나오지 않으면 직접 가서 깽판을 벌이겠다는 대범한 쪽지를 남기고 사라진 이만석을 떠올린 남자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었다.

“참... 그러고보니 영업부 쪽은 좀 시끄럽다지?”

“예... 영업 2팀쪽에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합니다.”

“그 쪽도 참 머저리들이란 말이야. 어떻게 한 명에게 두 번이나 털릴 수가 있냐 이 말이야.”

처음 도박장이 한 놈에게 싹쓸이 당했다는 얘기가 돌았을 때는 배를 잡고 폭소를 터트렸었다.

영업부 쪽에서는 자신들의 인력도 행안부 못지않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적으로 수익을 내고 사업을 벌이는 것들이 자기들이니 그 만큼 입지가 큰 것도 있었다.

그런 모든 영업과 행정적인 일의 안전을 관리하는 곳이 바로 행안부인데 지금에 들어선 영업부 쪽에서 자체적으로 경호 인력을 양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던 것이 2팀에서 한 명에게 연달아 두 번이나 털려버렸으니 개쪽도 이런 개쪽이 없었다.

“이번 일을 해결하지 못 하면 2팀은 싹 물갈이가 되버리고 그놈들 자존심도 대번에 구겨질거야... 안 그래?”

“맞습니다, 과장님.”

“쿠흐흐흐흐... 재밌게 돌아가는 구만......”

언제나 콧대를 세우고 다니는 엽업부 쪽 애들이라 체면을 구긴 이번일은 속이 시원한 것이 어쩔 수 없었다.

“경호인력은 우리 행안부에 맡길 일이지 말이야...... 뭐 아무튼 그놈 잘 다져주라고. 어떻게 보면 중요한 손님이니까.”

정치계 거물의 딸을 건드린 놈이라 관심이 갔었는데 이번 일로 간댕이가 부었으니 그런 행동을 벌인 것이라 생각했다.

실질적으로 이만석이 윤하란이 윤정호 의원의 딸인 걸 알지 못하고 있으니 틀린 말이었다.

다만 살펴보니까 의뢰를 했는데 그 방식을 보니 하란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시킨 걸로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하란이 가족 얘기는 해주지 않았으니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못 하다는 걸 알지 못해 아버지라고 생각은 하는데 어머니 쪽도 염두 해 두고 있는 상태였다.

“이만 물러가봐. 적당히 손봐주라고 했지만 이젠 한 달쯤은 요양시켜야 하지 않겠어?”

인사를 하고 물러나는 부하직원들을 바라보며 남자가 담배를 하나 더 꼬나물고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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