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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1화 마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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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백수 이만석.
천성이 게으르고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온 그는 노가다를 하고 하루벌어먹고 하루 살아가는 그런 하류인생이었다.
평범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오고 군대 제대를 한 후에도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온 그는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부도 잘하는 것이 아니요, 그렇다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요, 잘 생기거나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았다.
“그냥 죽어버릴까.”
설상가상 오랫동안 몸을 돌보지 않은 그는 병원에서 ‘암’말기 선고를 받고는 절망적인 심정을 맞보았다.
태어나서 돈주고 관계를 맺는 것 말고 제대로 손 하번 잡아보지 못하고 쓰레기 인생을 살아오다가 암세포가 전이되고 손도 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살고 싶어도 얼마 살지 못 할 인생이었다.
그냥 이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걸음을 옮기던 이만석은 수퍼에 들러 소주 한 병과 마른 오징어 하나를 사서 한강으로 향했다.
진통제가 아니면 이제 몸이 쑤셔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 상태라 어차피 하류인생 이대로 끝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마지막 만찬을 소소하게 즐기고 신발을 가지런히 놔둔 후 손목시계를 풀고 다리 난간을 잡은 이만석이 크게 소리쳤다.
“미친 하류인생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말 그대로 하류였다.
눈을 질끈 감은 채 이만석으로 그렇게 강물로 뛰어 들었다.
“으음...”
작은 숨소리를 내뱉으며 천천히 정신을 차린 이만석은 순간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어, 어떻게 된 거지?”
분명히 강물에 뛰어들었건만 이렇게 살아있으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놀람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머릿속을 아려오는 고통이 찾아옴과 동시에 생소한 단어들과 기억들이 머릿속을 체우고 있었고 몸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라며 알 수 없는 기운들이 뿜어져나왔다.
“아아악!”
머리를 잡고 괴로워하며 바닥을 뒹굴던 이만석은 10분후에야 진정을 하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도대체 이 기억들은...”
고개를 흔들며 몸을 일으킨 이만석이 땀을 닦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자신의 머릿속에 새롭게 차곡차곡 담기게 된 지식들을 훑어보던 이만석은 순간 몸을 부르르 떨며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마, 마법?!”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던 이만석은 눈을 감고 몸속의 기운을 관장했다.
그리고 심장을 중심으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을 담고 있는 고리들.
“하나...둘...다섯...여섯...여덜...아홉...아홉?”
하나하나 고리의 개수를 세어나가던 이만석은 곧 그것들이 아홉 개라는 것을 때닫고는 다시금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지식에 따르면 이건 9서클이라는 건데... 게임이 아니라 실제로 마법이란 말이야?”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중얼거린 이만석이 서둘러 한강 다리를 내려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손을 앞으로 내밀고는 중얼거렸다.
“매직워터.”
팡!
“어이쿠!”
그의 중얼거림이 끝나기가 무섭게 물의 구체가 생겨나더니 그대로 강물속으로 출렁거리며 부딪쳐 사라졌다.
뒤로 발라당 나자빠진 이만석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마음을 진정시키도 다시 몸을 일으켰다.
“매직워터.”
팡!
시동어가 끝나기가 무섭게 똑같은 일이 눈 앞에 벌어졌다.
그저 물을 구체로 형상화 시킨 1서클 마법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한 번으로 이만석은 실성한 듯 웃음을 흘리다가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크하하하하하! 놀랍구나 놀라워!”
그 자리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라 절로 흥이나서 얼씨구나 하고 팔을 휘저으며 몸을 움직였다.
잠시동안 그렇게 혼자서 춤을 추던 이만석은 그러다가 순간 이상함을 느끼고 자신의 손등을 만졌다.
“피부가 탄력적인데?”
쭈글쭈글한 피부가 아닌 탄력넘치는 새하얀 피부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순간 눈을 크게 뜬 이만석이 강물로 다가가 물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거기엔 생전 처음보는 20대 초반의 연예인 뺨칠 정도의 미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
실성한 듯 웃음을 터트린 이만선은 손을 하늘로 들어올렸다.
“만세! 만세! 만세!”
택시를 타고 옥탑방 집으로 돌아온 이만석은 거울앞에 서서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와... 이게 정말로 나란 말이야?”
여자후리고 다니게 생긴 꽃돌이가 눈 앞에 존재하니 미치고 팔짝뛸 일이었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
그렇게 얼굴을 만지며 감탄사를 연발하던 이만석은 곧이어 한 손으로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위에서 아래로 스캔 했다.
그 순간 잘생긴 꽂돌이는 어디로 가고 호남형의 잘생긴 남자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성형수술과 비교 할 수 없구만...!”
5서클 마법 페이스오프를 시전 한 이만석은 다시금 그 자리에서 양손을 휘저으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흐흐흐... 이제 다 할 수 있어. 이 힘만 있으면 나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 수가 있다고.”
일주일에 한 번 꼭 사가지고 일확천금의 꿈을 꾸었던 로또가 눈 앞에 현실이 되어 나타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이만석은 일주일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마법에 대해 생각하고 써먹는 방법을 공부했다.
어차피 한자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다 들어있고 익히고 있는 것들이라 그저 훑어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 일들이었다.
그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만석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하디 평범한 얼굴로 페이스오프 마법으로 외모를 바꾸고 손의 지문도 마법으로 싹 지워버리고는 그대로 집을 나섰다.
그렇게 약 3시간 쯤 흘렀을까.
이만석은 검은색 자루를 하나 짊어지고 집안으로 들어섰는데.
묶여 있는 끈을 풀고 손을 안에 집어넣고 끄집어내는 것은 5만원권 지폐 다발이었다.
“크후후후후! 난 부자다... 부자야!”
어렵게 어렵게 물어 찾아간 조폭들의 불법도박장을 급습한 이만석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이미 초인으로 올라선 신체였기에 순식간에 제압해 버리곤 포박을 한 채 금고를 따고 현금을 챙겼다.
어차피 조폭들이 운영하는 불법도박장인 만큼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 없이 현금이란 현금은 자루에 담아서 다 털어온 것이다.
그 후엔 자신을 마법으로 깔끔히 기억을 지워버리곤 현장을 빠져나온 이만석은, 지금쯤 엉망진창인 도박장을 보고 왜 이렇게 됐는지 몰라 어리둥절해 할 조폭들을 떠올리고는 재밌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카메라가 설치 되어 있다고 해도 페이스오프 마법으로 바꾼 얼굴이지 않은가.
“지문도 안 남기고 기억도 지워버렸으니 내가 누군지 알게뭐야. 외모도 흔하게 생긴 평범한 얼굴이고 말이야.”
자루에 꽉 채운 오만원권 만원권 지폐들을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만석은 다시금 웃음을 크게 터트렸다.
“이 돈으로 마음껏 놀고먹어야지... 여자도 만나고. 크흐흐흐흐흐!”
이만석.
그는 천성이 게으르고 탐욕이 많으며 꼴리는대로 살아가는 남자였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로또가 터지고 말았다.
24세 안나선은 오늘도 여느 때와 똑같이 백화점에 들어서 탈의실에서 복장을 갈아입고 5층 남성복 매장에 출근했다.
몰려오는 하품에 가볍게 기지개를 키고 아침 졸음을 떨쳐내던 안나선은 갑자기 이쪽으로 걸어오는 너덜 한 추리닝 차림의 촌스러운 남자를 보고는 작게 웃음소리를 내었다.
‘패션센스 정말로 꽝이다...’
옷 입는 모습을 본 건데 여자 친구는 고사하고 여자 손 한 번 잡아 보아봤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센스가 꽝이었다.
멀리서 걸어오고 있어 얼굴은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옷 입는 스타일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게 해줘서 고맙네.’
오랜만에 웃으니 그래도 나름 괜찮은 출발이라 할 수가 있었다.
흐트러져 있는 옷을 바로 놔두고 묻어 정장에 묻어 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잠시 주변을 살펴보고는 다시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던 나선은 아까 저 멀리서 걸어오던 촌스런 추리닝 차림의 사내가 남성복 코너 입구에서 기웃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옷 보려고 왔나?’
아무래도 옷을 보러 온 것 같기는 한데 차림으로 봐서는 그렇게 돈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웃음을 준 건 고맙긴 한데.. 첫 손님부터 이러니......’
실망을 하며 고개를 가로졌던 나선은 순간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사내를 보곤 그저 대충 응대해주고 돌려보내자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손...”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던 나선은 순간 그대로 경직되고 말았다.
입고 있는 옷이 너무 촌스러워서 다른 건 신경쓰지 않았는데 조금 어색한 얼굴로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사내의 얼굴은 갸름한 턱선의 날카로운 눈매의 보기드문 호남형의 잘생긴 미남자였다.
어디 그 뿐인가. 키 또한 180은 넘어 보일 정도로 훤칠해 말 그대로 정말로 잘생긴 외모였다.
“저기... 아가씨?”
“네, 네?”
멍 때리며 사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나선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곤 반문을 했다.
하지만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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