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흔한 이세계 TS 성인물-50화 (50/53)

〈 50화 〉 7­6 하기 싫은 사과

* * *

안으로 들어온 브레드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스스로 이런 자리를 부탁 했을 리 없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예전 니 성격을 생각하면 거부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하긴 하지. 급하긴 급했나 봐 아니면 이제 정신이 드는 건지. 뭐 그렇다고 고작 한번 고개 굽히는 것만으로 너그러히 넘어가 줄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지만."

브레드의 소리를 듣고 있으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지만 감정보단 이성을 따라야 할 때였다.

그렇지만 어떻게 말할까 생각하면서 한번 입을 열었다가도 쉽게 입이 떨어지진 않아서 몇 번이나 말을 하려다 그만두길 반복하자 브레드도 인내심이 없어졌는지 말했다.

"왜 말이 없어 그냥 나갈까?"

".....저… 기.. 죄송..합니다...."

나는 고작 사과한마디였는데도 불구하고 브레드 따위에게 사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속으로 굉장히 분하고 수치스러웠다.

"뭐가 죄송한 건데?"

하지만 브레드는 그 정도로 넘어가지 않고 좀 더 상세하게 물어왔다.

어떻게 말할지 고민하다가 겨우 한마디를 다시 뗐다.

"손님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해서.. 입니다.."

브레드는 헛웃으며 말했다.

"아니지. 스스로는 입이 잘 안 떨어져서 변명만 하는 것 같은데 내가 확실히 알려줄게. 과거에 내가 좀 숙여줬다고 주제도 모르고 건방지게 나를 업신여기며 봉사를 거부한 것을 사과해야지. 그렇지? "

그 말을 듣자 처음에야 몰랐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아니었더라도 떠오른 기억과 감정으로 다시 마주한다면 그 마음이란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제대로 사과할 거면 따라해봐. 저는 더러운 노예창녀면서도 감히 브레드 님께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앞으로는 성심성의껏 제대로 봉사하고 과거에 저지른 무례도 몸으로 갚아나가겠습니다.라고"

"...저는 브레드님이 말하는 엘이 아닙니다.."

"아직도 그런 컨셉인가 뭐 그 엘이 아니라고 쳐도 사과받고 싶으면 따라해 그냥 창녀도 아니고 노예창녀면 하란대로 해야지. 오히려 본인이 아니라면 거부감없이 더 쉽게 사과할 수 있는 거 아냐?"

머릿속에서 따라하면 안된다고 소리치는 것 같았지만 결국 나는 그 말을 그대로 따라할 수 밖에 없었다.

"저는… 더러운 노예창녀면서도 감히 브레드 님께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앞으로는 성심성의껏 제대로 봉사하고… 과거에 저지른 무례도 몸으로 갚아나가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나도 모르게 이를 꽉 물으며 부들거렸는데 브레드는 살짝 만족한 것 같았다.

"부족하지만 뭐 너인걸 감안하면 말은 충분한 것 같고 이제는 몸으로 보여줘야지"

브레드를 간단히 씻겨주고 침대에 올라서서 브레드의 몸을 저번보다 자세히 살펴보니 딱히 살쪄보이진 않았는데 제대로 보니 뱃살이 꽤 나와 있는 편이었다.

딱봐도 평소에 제대로 운동하지 않아서 앞으로 브레드랑 할 때마다 내가 혼자서 주로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자 살짝 찡그려 졌지만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다.

시작은 페니스를 손에 감싼 후 딱딱하게 세우려고 했는데 내가 손대기 전부터 어느 정도는 서있던 상태여서 큰 노력 없이도 벌써 충분히 넣을 만큼 서버렸다.

브레드는 뭐가 그리 좋은지 혼자 실실 웃고 있었는데 직접 듣지 않아도 그 자존심 높던 년이 내 위에서 이짓을 하다니 대충 뭐 그런 생각일 것 같았다.

짧은 생각에 움직임이 멈추자 브레드는 흐름이 끊기기 전에 지시했다.

"자 스스로의 의지로 네 보지를 내 자지에 잘 넣고 위아래로 움직여야할 때 아닌가"

거부감, 굴욕감, 수치심, 분노 등등 오만가지 감정이 들며 눈물이 날 것도 같았지만 지금 숙여두지 않으면 미래가 더 안 좋아질 게 분명했기에 나는 당장의 감정을 외면하고 다리를 벌려 브레드의 자지를 스스로 삽입하고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번 두번 조금씩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애액이 나오며 점점 더 매끄럽게 잘 움직여지고 원치 않는 자극에도 갈수록 흥분되어가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웠다.

신음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입을 다물며 움직이고 있자 평소에는 잘 신경쓰이지도 않았던 살끼리 쓸리고 부딪치며 나는 마찰음 마저 오늘따라 더 크게 느껴지고 있었다.

전혀 움직일 생각 없이 가만히 누워서 웃고 있는 브레드가 얄미웠지만 나중에는 그건 별 생각이 안 들고 갈수록 커져가는 쩍쩍거리는 소리만이 몇 분째 들리고 있었다.

"하아.. 읍.."

아무리 싫은 상대라도 계속해서 성기가 자극되는 감각에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며 신음 소리가 저절로 나와 버렸고 급하게 다시 입을 다물었지만 분위기가 변하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크흐흐. 엘이 내 자지를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군. 겉으로는 싫다는 태도면서도 몸은 그런 것도 아니었나보네."

나는 브레드의 말에 반박하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쩍쩍대는 소리를 생산해대고 있었는데 민망함이 더욱 커지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부끄러워하는 건가 살다 보니 엘이 부끄러워하는 것도 보고 별일이 다 있군 "

차라리 조용하게 있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았지만 한번 얘기가 나오자 브레드는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이럴 거면 예전에 튕기지말고 결혼을 받아들이지 그랬냐 어차피 내 위에서 자지를 조르며 박아대는 것은 변하지 않는데. 생활도 오히려 지금보다 더 나을 테고. 안그러냐!"

"흐읏!."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브레드는 갑자기 내허리를 잡고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기습당한 나는 소리가 새어 버렸다.

브레드는 몇 번 더 빠르게 움직이다 결국 사정해 버렸고 나는 배 속에 채워지는 정액이 느껴지고 있었다.

굴욕적인 사죄봉사는 드디어 끝났고 브레드는 혼자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라도 굽히고 앞으로 잘 봉사하겠다면 부인까진 못해줘도 첩으로 삼아 주마. 돈이야 좀 들겠지만 당장은 아니라도 좀 모으면 못살 것도 아니지. 아버지가 갑자기 은퇴하셔서 상단을 물려주면 뭐 바로 사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정정하시다 말이지."

이러한 말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침묵밖에 없었다.

"아직도 마지막 자존심이 남은 건가. 뭐 나도 아직은 돈을 모아야 하니 돈이 충분해지기 전에 알아서 구걸할 정도로 함락 시켜주마. 아 그리고 사과는 받아 준걸로 칠게. 너치고는 많이 노력한 거 같으니까 말이야. 그렇다고 앞으로 무례를 저질러도 봐주겠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자주 보자고"

브레드는 그대로 나가버렸고 나는 샤워실로 들어가 몸을 씻기 시작했다. 질내에서 흘러나와 다리를 타고 흐르는 정액이 물에 씻겨가는 걸 보면서 이게 지금의 나의 현실이구나 싶어 체념하니 이제는 딱히 서럽지도 않아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랜만에 제시를 찾아가니 오늘은 제시와 시간이 돼서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예전에는 조금 따뜻해 보였던 제시의 눈빛이 약간은 차가운 것 같았다.

"제시 오랜만이에요.."

"그러네."

살짝 주눅 들어서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니 제시가 대답을 해주긴 했다.

제시의 변화된 태도에 짐작 가는 바는 충고를 무시한 것? 아니면 말도 없이 파업한 것? 아마 그런 것 같아서 살짝 미안한 마음을 표하며 말을 걸었다.

"그 미안해요.."

"미안할 게 뭐있어 말이 안통하는 상대에게 기대를 한 내 잘못인데 애초에 그렇게 깊은 관계도 아니었고"

"아.. 그런 게 아니고 다음에는 미리 제시에게 말하고 그럴게요.."

"하아….. 너가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충고해주는 거니까 잘들어.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겉으로 꾸며도 티가 나는 거야.

너가 내 말을 들으면서도 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고 너가 나나 다른 선배들이랑 딱히 친해질 마음이 없고 은근히 너희와는 다르다는 속마음이 있다는 것도 느껴졌어.

다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다른 창관 갈 마음을 먹는다는 건 너는 우리와 앞으로 더 볼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내가 그런 사람과 친해질 이유가 있을까? 어쨌든 다른데 가서는 그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저 다른데 안가요.."

그 말을 듣자 제시는 놀란 듯이 물었다.

"파업을 그 정도로 했는데도 다른데 안 간다고?"

"실장님이 선택의 기회를 줬어요.. 남을건지 갈건지.. 근데 몇 가지 조건을 받아들이고 결국 안 가기로 했어요.."

".... 그래?...."

제시는 혼자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꺼냈다.

"그래서 너는 앞으로 어쩌고 싶은 건데. 너의 진심을 들어야 앞으로 너를 어떻게 대할 건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거든? 말하기 싫은 건 안 해도 되지만 거짓말은 하지 말아주면 좋겠어."

"최소 당분간 다른 창관에 가진 않아요.. 너무 성급했고 지금 상태에선 가봐야 더 안좋아진다는 걸 몸으로 겪었거든요. 사실 외부에 연락하면 여길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거의 희박한 거란 걸 알아요. 그냥 포기하고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미련이 남아요. 이정도면 될까요?"

"음… 근데 진짜 아직도 포기를 못했니?.. 너 아직도 예전 주인님이 다시 사줄거라고 믿는 거야? 원래 버리기 전에 그 정도 립서비스는 다 하는 거야.."

갑자기 예전 주인님이라 길래 공작님이 생각나긴 했지만 내가 믿는 건 그 양반이 아니었다.

"그런 게 아니고 제가 노예된 과정 자체가 좀 복잡해서요… 외부에 제대로 설명하면 풀려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연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예전에 경매장에서 너 봤었는데 그럼 그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