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흔한 이세계 TS 성인물-43화 (43/53)

〈 43화 〉 6­11 감정의 잔류

* * *

일어나보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몸이 여전히 달아오른듯 했지만 다행히 어제만큼 미쳐버릴 정돈까진 아니였다.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을 때는 입이 재갈로 막히고 묶여진 상태였지만 이상하게 지금은 침대위였고 재갈도 책상 위에 있었다.

'저번의 그 정체불명의 사람이 이번에도 왔던걸까..'

몸을 더듬어 보고 질구를 손가락으로 벌려서 확인해 봤더니 애액이 좀 흐르는 것 외에는 딱히 강간당한 흔적이라던가 정액이 사정된 듯한 느낌은 없는 것 같았다.

'그런 것 치고는 자는 중에 건드린 흔적이 없는데…. 으윽..'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더듬어보며 질구를 벌렸던게 문제였는지 사소한 감촉에도 느껴버려서 곤란했지만 다행히 약효가 거의 없어져서 잠시 흠칫한 정도로 끝났다.

휴일 중 하루가 남긴 했지만 내일은 어떻게든 몸을 팔면서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오늘을 맘편히 쉬기는 힘들 것 같았다.

제프리의 도움을 받을까 싶었다가도 이상하게 계속 좋지 않은 일들을 겪은 이상 이제는 의지하기 힘들었다.

물론 어제의 경우엔 내 과실이 컸었지만 그런것도 감안해서 어쨌든 제프리는 걸러야겠다 싶어졌다.

'지금 당장 가기엔 좀 그렇고 밥먹고 약효가 완전히 없어진 다음에 견학이라도 가봐야겠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밥을 먹기위해 카운터로 내려가서 나를 업신여기는 직원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식사 1인분.. 방으로 가져다줘요.. "

"예.."

나를 보자마자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며 마지못해 대답하는 직원에게 주먹이라도 날려주고 싶었지만 겨우 참아내면서 뒤돌아서 올라갔다.

'여기는 직원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거야. 아니면 원래 창녀...대우가 그런거야?..'

스스로 자신을 창녀라고 말하는게 저항감이 있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스스로 판적은 아직 없어도 곧 팔예정이고 성 노동을 대가로 돈을 버는 나는 창녀가 맞았다.

'하… 몰라.. 저년도 짜증나고 미아년은 더 짜증나고 여기 오게 만든 그 신이라는 놈도 개짜증나네.. 다 때려치고 잠적하고 싶어도 이세계 엄마에게 미안해서 그럴수도 없고 진짜… 다 끝내고 권력이라도 생기면 신은 몰라도 나머진 무조건 복수해줄거야… 갑질이고 뭐고 간에 너희들부터 시작한거야'

미아는 몰라도 직원한테 굳이 복수하러 여기까지 올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식으로 상상이라도 해서 짜증나는 상황의 감정조절을 하고 있었다.

직원이 가져온 식사를 다 먹고 창밖을 봤더니 아직은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이세계의 지식이 너무 부족한 나머지 창녀들이 영업을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조차도 모르기때문에 지금부터 나가야할지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지구의 경우엔 낮이든 밤이든 시간별로 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지만 여기에서도 그런건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서랍에 넣어둔 창녀의 꽃을 꺼내서 손으로 만지작 거리다가 일단은 부딪쳐보자는 마음으로 창녀의 꽃을 치마 주머니에 숨겨서 달아둔 다음 여관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문앞에 서자 역시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몸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하는 것에 대한 비참함, 처음에 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 정말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 등 고민이 되었지만 저번에 하루종일 억지로 당했던 일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무거운 발걸음 겨우 옮기며 여관을 나왔다.

힘들게 여관을 빠져나와 거리를 걸으며 뒷골목으로 향하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뛰어와서 나를 붙잡았다.

"혼자 어디가는거야"

뒤돌아 봤더니 윌리였는데 윌리와 직접 대화를 한게 너무 오랫만이어서 어색했지만 참으면서 대답했다.

"..소식도 못들었어요? 내가 어디 가는지 진짜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죠?"

"가지마.."

얘가 이제와서 왜이러는 진 모르겠지만 갑자기 태도가 변해도 저번의 감정이 쉽게 사라지진 않았다.

"바쁘니까 놔주세요. 아니면 지금 돈으로 사려고 하는거에요? 많이 줄거 아니면 사절이네요. 미아가 밤에 잘 해주던거 같은데 미아한테 해달라고 하세요."

"그런거 아니고 미아로는 안돼"

윌리의 진지한 표정과 말때문에 살짝 흔들리기도 했지만 지금 가서 않으면 나중에 더 험한 꼴을 당하기 때문에 거부하면서 말했다.

"돈 못벌면 억지로 강간당하며 벌어야 한다고!! 미아를 못막아서 책임 못질거면 빨리놔!"

내가 짜증내며 소리치자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봤는데 그때 윌리가 나를 껴안으며 말했다.

"내가 책임질게 일단 돌아가자.. 전에도 내가 다 잘못했어 그때 화내서 미안했어.."

윌리의 사과와 그 부드러운 말을 듣자 그 자리에서 차마 윌리를 뿌리치지 못했고 이제까지의 서러움으로 인해 울컥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눈물을 참으며 윌리를 따라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도착한뒤에 나는 약간 울먹거리면서 윌리에게 바로 따졌다.

"어떻게 막을건데.. 나를 어떻게 할건지는 다 미아가 하자는 대로 하기로 했잖아"

"아무리 미아에게 전권이 있다지만 임무에 문제가 되는 것까지 맘대로 하게 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돈은 전에 성당에서 받아둔 보석이 많아서 충분하고 너가 계속 외부로 노출되는 상황은 냉정히 생각하면 임무 달성에도 도움이 안되고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어서 이정도 했으면 내기의 대가론 지나치니까 이제 그만하자고 했어. 아까 회의에서 제프리와 도미닉도 찬성했고. 미아는 찬성하진 않았지만 반대하지도 못했으니까 이제 억지로 할필요없어."

윌리의 말을 듣고 애초에 할필요도 없는 짓을 미아의 질투심과 다른 이들의 방관 때문에 했다는 걸 알게되자 어이가 없으면서 화가났다.

"왜… 그럼.. 진작에 막지 못했는데.."

"미안해.."

"하루종일 강간당하면서 억지로 돈벌어 할 때는 왜 못막아줬는데!"

"..."

"그때 얼마나 아팠는지 니가 알아? 무기력하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강간당하면서 마음이 얼마나 꺾였는지 아냐고.. 흐윽..."

"정말 미안해.."

윌리는 계속해서 내가 부리는 짜증과 화풀이를 받아줬고 속에 있던 걸 어느정도 쏟아내자 나도 마음이 조금은 풀리게 되었다.

"진짜 안해도 되는거지?..."

"아무것도 안해도 괜찮아. 그리고 너가 파티에 있기만 해도 성당에서 물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다 동의한 일이야"

"그럼 임무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데.."

"B24교에 대한 조사는 거의 마쳤어. 총인원이라던가 주의해야할 전력이라던가 반드시 처리해야할 사람 같은거. 아마 며칠 있다가 상단에 끼어서 내부에 잠입한 다음에 핵심 지도자들을 사살하는 방식으로 진행할거야. 내부 구조까지 정확히 알면 좋겠지만 그것까지 아는 사람을 섭외하진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아서 이제는 정보수집은 그만하고 그냥 실행하기로 했어"

"나는 그동안 뭐하고?"

"그냥 여관에서 기다려. 우리가 알아서 할게 혹시 문제가 생겨서 만약 일주일동안 우리가 안돌아오면 근처 성당에서 너를 데리러 오도록 해뒀으니까 그것도 걱정하지 말고 자세한 내용은 이따 회의에서 다시 말할거니까 저녁 먹은 다음에 회의에 같이 가자"

"알았어.."

조금 긴 침묵이 이어지다가 윌리가 말을 걸었다.

"근데 갑자기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

"처음부터 반했어.. 좋아해.. 나랑 사귈래?"

몸이 여자가 된 이상 레즈가 되는 게 아니고서야 언젠가는 남자랑 연애나 결혼을 하는 게 오히려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여자로서 생활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정신적으로도 어느정도 여자로 된 다음에야 하는거지 이렇게 갑작스럽게 고백을 받을거라곤 생각을 못해서 나는 벙찌게 되었다.

딱히 윌리를 좋아하지 않은 건 그렇다치고 지금 얻을 이익과 미래까지 생각해서 얘로 연습을 한번 해봐야하나 생각할 정도로 진지하게 고민해 봤지만 역시 아직은 마음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딱히 너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누구의 마음도 받아줄 수가 없어.."

윌리는 살짝 아쉬워했지만 거절할 걸 알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런가.. 하긴 원칙적으로 성녀는 임무가 끝나기전엔 누구라도 안되겠지… 그럼 대신에 수련상대라도 해줄래?"

'수련상대? 내가 자기 수련에 도움이 되긴 하나? 아.. 도미닉이 예전에 하던 것처럼 마력훈련상대를 말하는걸까… 지금 거절하면 겨우 돌아온 호의가 다시 없어질려나.. 변덕이 심한만큼 거절하면 다시 싫어하겠지?.. 에휴.. 그냥 모르는 사람들에게 파는 대신에 차라리 얘한테 좀 대주는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득이라도 얻는게 더 낫겠다.. '

"내가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해줄게"

그러자 윌리는 굉장히 좋아하면서 말했다.

"그럼 이참에 지금 바로 수련하자!"

수락하자마자 곧바로 나에게 다가온 윌리는 양손으로 나를 간단히 들어서 침대에 옮기기 시작했는데 겉보기에 우락부락한 체격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용사라 그런지 힘은 센 것 같았다.

윌리는 나를 침대에 내려둔 다음 바로 바지를 내렸는데 페니스가 딱딱하게 세워져 있었다. 크기는 뭐 평균보다 조금 작았지만 그것까지 괜찮았다.

하지만 얘가 경험히 없는건지 배려가 부족한건지 애액이 좀 나오도록 전희라도 좀 해주고 삽입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런 것 없이 나를 힘으로 누른 다음 바로 삽입을 시도했다.

다행히 어제 미약 기운이 좀 남아서 많이 아프진 않았지만 솔직히 좀 실망했다.

호감도 ­10이랄까 미아도 그렇게 좋다는 듯 소리 질러대긴 했지만 얘가 지금 하는 거 봐선 아마 연기였을 것 같았다.

매너 없는 윌리때문에 원래 없던 분위기까지 다 깨지고 짜증 나긴 했지만 이미 대주기로 한 이상 윌리의 일방적인 성교에 적당히 소리를 내면서 맞춰주었다.

그러자 윌리는 혼자 헉헉대다가 몇분도 안가서 금방 사정했고 윌리와의 첫 성교는 굉장히 싱겁게 끝나버렸다.

"엘 좋았어?"

'내가 생생한거 보면 모르니.. 좋았겠냐…'

"으..응"

하지만 존나 못한다고 솔직히 말하긴 힘들었다.

"그래.. 다행이다. 다음에 또 하자"

속으론 윌리가 미아로 연습을 하던지 해서 실력 좀 늘려왔으면 싶었지만.. 순진한 표정에다가 누구에게나 초보 시절이 있는거니 이번엔 내가 관대히 넘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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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고 밥을 먹은 다음에 정말 오랜만에 가장 큰 방에서 파티원 모두가 모이게 되었는데 약간 어색한 기운이 감돌다가 제프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틀 후에 엘을 제외한 4명에서 상단으로 위장해서 B24교에 잠입할거야.

엘은 어디가지 말고 여관에서 기다리면 되는데 누가 오더라도 그냥 여관을 지키는 노예인척 하고 있으면 돼.

성당에서 머무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여기의 성당에서도 대부분의 교원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주위를 포위하고 신호를 받은 다음에 같이 습격을 하기로 해서 성당 내부 경비가 허술해져서 거기 머무는 것보다 여관에 신분을 감춘채 숨어있는 게 오히려 더 안전할것 같아서.

우리가 신호를 주는데 실패하면 성당 쪽은 그날 곧바로 퇴각하고 그 뒤에 우리가 따로 연락이 없으면 성당에서 일주일 내로 너를 데리러 가기로 했어. 그 외에 따로 궁금한거 있어?"

"따로 성당에 들러서 얼굴을 보여주거나 할 필요는 없는건가요? 성녀를 보지도 않고 그냥 순순히 협조해 주는 게 좀 의아해서요.."

"대주교님이 통신구를 통해 다른 성당에도 신탁을 전달해 줬고 용사인 윌리의 성검만 봐도 증명은 충분한데다가 임무라 그렇다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라.

원래라면 성녀가 전투에 같이 기여를 해야겠지만 그냥 있어도 상징적인 가치가 있으니까 뭐 너무 걱정안해도 돼.

이런 성녀가 흔치는 않았지만 있기는 했었다나봐.. 다만 이런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기에는 성당에서도 꺼려지니까 구전되어 오는 정도여서 장로님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알아서 대주교님이나 우리도 최근에서야 알았고.. 그리고 이제 존댓말 안해도 될 것 같아.."

그 말을 듣자 나는 애초에 근본적으로 이 수행여행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그럼 애초에 내가 같이 여행할 필요도 없는 거 아니야?"

"그래도 원리주의자들 때문에 표면상 같이 다닌다고 생각되긴 해야하나봐 뭐 나는 종교를 그다지 믿지 않지만.. "

"그거 신성모독이야."

"아무튼.. 뭐 윗분들 사정이 그런거지 최소한 표면상으로 해야할 건 다했다고 해야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그쪽에선 할말이 있게 되니까"

나는 좀 어이가 없어서 황당해 하다가 미아는 어떤 생각인지 싶어 미아를 쳐다봤는데 보는 내가 머쓱할 정도로 무표정이었다. 차라리 미안한 표정이거나 뻔뻔한 표정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저정도로 무표정이니 뭐라 따지기도 힘들었다.

"나머지는 엘이랑은 별로 관계없는 잠입한 상황 관련 내용이라 듣기 지루할 텐데 그냥 방으로 돌아가도 괜찮아 어떻게 할래?"

"그냥 같이 들을게.. 이태까지 혼자 너무 소외된 느낌이라서.."

"그래 알았어"

제프리는 B24교의 주의해야할 실력자들의 이름과 특징을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핵심적으로 살해해야할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날 잠입할 상단은 어떻게 되는지, 언제 흩어지고 언제 다시 합류할건지 서로간에 진행상황을 알리는 방법, 성당 기사들에게 신호를 언제 보낼건지, 잘못되서 퇴각할상황이 어떤 때인지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설명을 했다.

내용이 딱히 재밌지는 않았지만 파티 회의에 같이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어서 참석만으로도 이제는 좀 나아지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설명이 끝난 뒤 각자 방으로 돌아갔고 나는 이제까지의 고생들을 회상하며 괜히 울컥해지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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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자 미아가 내 방에 몇개의 옷을 손에 들고 들어왔다.

"밥은 먹었어?"

나는 당연히 우리 사이에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뻔뻔하게 행동하는 미아가 못마땅해서 째려보면서 쳐다봤지만 미아는 그정도는 괜찮다는듯이 말했다.

"일단 옷을 사왔는데 입어봐."

미아가 가져온 옷은 왠일로 꽤 멀쩡해 보여서 오히려 더 의심이 되었다.

"내가 왜 니가 주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나중에 우리가 못돌아와서 성당에서 사람이 왔을 때 일반인처럼 보이긴 해야할거 아니야.. 그리고 꼭 그게 아니더라도 앞으로 평범하게 같이 다니려면 평상복이 필요할거고.. 아니면 뭐 그 수행복 입으면서 여기 성녀있다고 광고하던지 아니면 그 민망한 옷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던지.."

나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살펴봤더니 확실히 거리에서 돌아다니기 적당하지 않은 옷이라는건 틀림없었다.

"그건 그렇지만.."

마음 같아선 화풀이로 미아에게 받은 옷을 눈앞에서 던지거나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이 민망한 옷을 입고 직접 새옷을 사러 가야 하는 데다가 미아의 태도를 보니 괜히 내가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서 그러기 힘들었다.

"사이즈 맞는지 확인해야하니까 어서"

이제까지의 악연으로인해 미아가 하라는 대로 하긴 싫었지만 저렇게까지 하는 이상 뭔가 태도에 변화가 생기긴 한 것 같아서 마지못해 옷을 건네받긴 했다.

그런 다음 기존의 옷을 벗고 다음 새옷을 입어봤더니 평범한 길이의 라운드 셔츠와 치마였는데 확실히 옷 자체는 이쁘고 사이즈도 괜찮았다.

다만 목부분이 가려지지않아서 위장용 노예목걸이가 기존 옷보다 눈에 띄었다.

"아무리 일반인처럼 입는 거라도 여자가 너무 안꾸미면 그것도 좀 어색해보여 자 이 목걸이도 차봐"

미아는 금색 별모양의 장신구가 달린 목걸이를 줬는데 나는 미아의 친근하게 챙겨주는 듯한 태도에 불편한 감정이 들면서도 일단은 따르기로 했다.

위장용 노예목걸이를 벗어서 미아에게 건낸 다음에 별모양 목걸이를 착용한 다음 거울 앞에서 착용한 모습을 확인해 봤더니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옷 사이즈나 장신구 사이즈가 안맞고 그런건 없지? 다 확인했으면 다음 마을로 가기 전까지는 노예인척을 계속 해야하니까 당분간 이전 옷으로 입고있고 그리고 아마 문제가 없을 거니까 우리 돌아올 때까지만 기다리고 있어."

나는 장신구와 옷을 벗어서 서랍 안에 넣고 기존의 짧은 티셔츠와 치마로 갈아입은 다음에 미아가 돌려주는 노예목걸이를 다시 착용했다.

"혹시 뭐 다른거 필요한거 있으면 내일 되기 전까지 방으로 와서 말해. 그럼 간다"

미아가 나간 뒤 내가 이제까지 미아에게 안좋은 기분이 많았고 당연히 지금와서 좋게 대해준다고 이제까지 쌓인게 풀리진 않았지만 뭔가 미아가 화해를 바라는 듯한 신호를 보내는 듯 해서 일단은 당장 신경질 부리기면서 싸우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나중에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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