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 65 오판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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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긴 했지만 계속 이렇게 멈춰 있을 수는 없어서 우리는 이동하기 시작했다.
침묵이 이어진 채로 계속 걷고 있다가 요의가 느껴지자 나는 주변을 살펴보았고 조금 떨어진 곳에 나무가 보이자 아무생각 없이 평소처럼 그쪽으로 이동하려고 했다.
그때 오랜만에 질내로 돌아온 딜도가 약한 세기로 진동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익숙하면서도 난감한 감각에 흠칫하며 잠깐 멈추게 되었다.
"어디가려고 하는거야?"
"화장실 가고 싶은데…요.."
미아의 물음에 평소처럼 반말을 하려다 뒤에 존댓말을 붙였는데 미아는 살짝 찡그리면서도 봐준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 어떤건데?"
설마 그런 것까지 물어볼 줄은 몰랐지만 대답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작은거..에요.."
"그 정도면 그냥 여기서 빨리 해결해"
이 주변은 평지였기 때문에 갑자기 쪼그리며 소변을 봤다가는 당연히 뒤에서 약간의 거리를 둔 채 호위 중인 제프리와 도미닉이 볼게 뻔했고 윌리도 우리가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 이상함을 느끼고 뒤돌아 본다면 볼 수 있었으므로 그 말은 그냥 보여주면서 해결하라는 말과 같았다.
"그냥 조금만 이동하면 되는데 저기서 해결하면 안될까요?"
"너 때문에 귀찮게 내가 거기까지 같이 이동해야겠니?"
"혼자서 갔다 올게요"
"노예 혼자 보냈다가 주인없는 노예인줄 알고 갑자기 납치라도 당할지 어떻게 알고 그래 그리고 노예가 수치심이란게 어딨다고 그런 걸 따져 시간 아까우니까 빨리 하라고"
나는 앞으로 노예 대우를 받기로 하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동료로 지냈던 그들에게 노예가 되자마자 곧바로 소변을 누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싫었고 조금 지나면 어두워 질 것 같았기 때문에 그때까지만 참기로 했다.
"아주 급한건 아니라서요.. 그러면 나중에 할게요.."
하지만 이러한 내 의도가 들켰는지 미아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벌써부터 꼼수 부리기는.. 그래 참을 수 있으면 참아보던가"
"아읏..!"
미아는 말을 마친 후 곧바로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질내의 딜도를 이전보다 세게 진동시키기 시작했고 나는 진동으로 자극되는 감각에 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윌리와 제프리는 그 소리를 듣고 무슨 이변이 생긴건지 확인하기위해 잠시 쳐다봤지만 나는 곧바로 소리를 참으며 평소처럼 있자 다들 곧바로 외면하고 말았다.
질내에서 진동 중인 딜도는 아래쪽의 신경을 계속 자극 하고 있었는데 딜도의 진동으로 인한 감각 자체도 문제지만 소변을 새지 않게 하기 위해 평소보다도 더 아래쪽에 힘을 주어야 했었고 그 때문에 신경이 더 집중되며 감각이 평소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때문에 걸음걸이는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고 윌리보다 한참을 뒤쳐지자 결국엔 앞에서 있던 윌리가 돌아오면서 한마디 했다.
"빨리 오라고 왜 이렇게 늦는 거야"
그 소리를 듣고 어떻게든 따라잡기 위해 참으며 이동하려고 했는데 미아는 이때가 기회라는 듯이 질내의 딜도의 진동을 최대한 강하게 만들었고 추가적으로 기존에는 진동시키지 않고 있던 클리토리스와 유두 쪽의 부분까지도 한꺼번에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안돼… 하앗.. 으응♡!"
결국 아래쪽에 힘을 유지시키지 못하자 닫혀있던 요도가 열리면서 오줌 줄기가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고 다리와 허벅지, 종아리 쪽으로 오줌과 애액이 흐르는 감각이 느껴지고 있었다.
오줌을 모두 지리고 나자 미아는 진동을 멈춰 주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윌리와 제프리는 정말 정떨어졌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고 미아는 혼자서 살짝 웃고 있었으며 도미닉은 별다른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한동안 고요한 상태가 지속되다 미아가 정적을 깨며 말했다.
"어머 노예라도 소변을 보고 싶으면 허락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보면 돼. 잠시 멈춰줄 여유 정도는 있으니까 알겠니? 뭐 이런식으로 멋지게 보여주는 게 더 좋다면야 말리진 않겠지만"
미아는 이제부터는 이전처럼 화장실을 쓸 수 없으며 앞으로는 허락받은 뒤에 그 자리에서 처리하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었는데 마치 선심쓴다는 듯이 말하는 것과 덤으로 나를 돌려까는 그 얄미운 어법에 속으로 부글거렸지만 나는 속으로 참으면서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 뒤에도 가끔씩 내가 딴곳을 쳐다본다던가 걸음이 늦다던가 등 뭔가 자기 마음에 안들때마다 미아는 진동을 주면서 나의 아래쪽을 자극시키긴 했지만 아까만큼의 충격적인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저녁 쯤에 작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곧바로 마을의 여관에서 방을 2개 잡은 뒤 우리는 여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다들 식사하기 위해 자리에 앉자 나도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그때 미아는 정색하면서 말했다.
"야 너자리는 여기가 아니잖아"
미아는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면서 얼른 일어나라는 듯이 차가운 눈빛을 보냈고 우리 주변의 옆 자리에서도 무슨 노예가 저렇게 버릇이 없는 거지하며 소근대며 쳐다보았기 때문에 나는 얼른 일어나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사실 어떤 자세로 먹어도 생존을 위한 에너지 보충이라는 본질적인 결과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이런 사소한 것까지 노예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자 나도 모르게 약간 서러워졌다. 특히 공작가에 있을 때의 대접과 비교되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그래도 다행인건 여관의 식사가 몇가지 종류의 음식을 대량으로 해두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자리가 바닥인 것과 수저를 주지 않은 것만 빼면 남들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서러웠던 마음이 약간은 나아지고 있었다.
나는 계속된 이동에 허기가 많이 졌고 나도 얼른 식사하기 위해 손으로 음식을 잡아서 입에 넣으려고 했는데 미아가 내 손을 잡고 음식을 내려놓게 한 뒤 뺨을 짝소리가 날정도로 세게 때렸는데 나는 그 얼얼한 감각에 한동안 말을 잃으면서 멍하니 미아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음식을 먹기 전에 허락을 받아야지. 뭐하는 짓이야"
나는 공적가에서는 그런 허락을 받고 먹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지 생각해봤는데 잘생각해보니 공작님과 제인은 나를 상당히 봐주고 있어서 넘어간 것 같았고 아마 평균적인 노예의 대우는 허락을 받는 게 더 일반적일 것 같아서 빠르게 사과하기로 했다.
"죄송합니다… 음식을 먹어도 될까요?.."
"먹어도는 되는데 벌로 손을 쓰지 말고 먹어"
"예.. 감사합니다.."
나는 마음에도 없는 감사를 하면서 바닥에서 손도 쓰지 않은 채 엎드리며 식사를 해야했고 그 불편한 자세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느리게 먹었기 때문에 음식의 대부분을 다 식은 상태로 먹어야 했다.
그렇게 힘든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자 미아는 침대가 2개 있음에도 한쪽 침대에는 자기 짐을 올려두고 다른 침대에는 자기가 앉은 상태로 쉬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관해 물었다가는 또 맞을 것 같았기에 눈치껏 조용히 바닥에 앉았고 미아는 들어온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게 적당히 꼬리쳐야지 아무리 남자를 두고 여자끼리는 전쟁이라지만 최소한의 상도덕은 지켜야하는 거야. 너가 그러지만 않았어도 나도 이렇게까진 안했을 텐데"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짐작을 못했지만 이미 서열정리 당해버린 나로선 그냥 침묵만이 이득일 것 같아 대꾸하지 않았다.
"나갔다 올테니까 그동안 방밖으로 나가지 말고 있어"
그 뒤 미아는 나를 내버려 두고는 방밖으로 나가버렸고 나는 바닥에 앉은 채로 오늘 있었던 일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윌리가 인내심이 바닥난 뒤에 화낸 것, 내기에서 지고 노예 취급을 받기로 한 것, 길에서 참지못하고 오줌을 지린 것, 식당에서 혼난 거랑 뺨맞은 것 등등 생각해보면 서러운 일이 한가득이었다.
나는 그 많은 일들이 단 하루만에 일어난 것과 다시 돌아온 딜도의 감각 때문에 헛웃음이 나왔는데 그 후에 쌓였던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갑자기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참으려고 해봤지만 결국 새어나온 눈물이 한방울씩 바닥에 뚝뚝 떨어졌고 이제는 울음마저 참기힘들어지려고 할 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얼른 눈물을 닦은 뒤에 아무렇지 않은 척 뒤돌아봤다.
뒤를 돌아봤더니 도미닉이 들어왔던 것이었고 나는 들어온 도미닉에게 말했다.
"여긴 왜왔어...요"
호칭을 어떻게 할지 애매했지만 평소 습관을 잘못 들였다가는 괜히 나중에 혼날 일만 늘어날 것 같아서 그냥 존댓말로 하기로 했다.
"둘만 있을 때는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뭐 어차피 이렇게된 마당에 굳이 하겠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 근데 제가 말했죠? 후회하실거라고 그렇게 혼자 울정도로 후회할거면 그냥 제가 하는 말을 듣지 그랬어요"
"...조롱하러 오신거면 그냥 가시죠..피곤하니까.."
나는 도미닉이 한 말이 다 맞는 말이였고 심지어 울고 있던 것까지 눈치챘기 때문에 더 짜증났고 고개를 돌린 후 아에 바닥에 누워버렸다.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닌데 듣는 입장에선 그렇겠네요... 뭐 어쨋든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실수를 통해 배움을 얻는 자에게는 유용한 충고를 드릴려고 왔네요.
실력이 없는데 과분한 역할을 맡게되면 스스로 생각해서 뭐 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잘 아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하라는 대로 하세요. 이로인한 결과가 안좋게 되어도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는 것보다 더 안좋기는 힘들겁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도 대꾸를 하지 않았는데 그러자 도미닉은 한동안은 그 자리를 지키며 가만히 기다리다가 나중에는 누워있는 나에게 천을 덮어주더니 그대로 나가버렸다.
'일이 벌어진 다음에 그런 소리 해봐야..… 하긴 그전에 말해도 안들었겠지만… 하여튼 나는 내기나 도박만하면 성공한 적이 없었어.. 그냥 빨리 임무나 끝내고 집에 가고싶다..
얼마나 이런 생활을 더 해야할까.. 첫번째 시도에 성공하면 2달?...근데 이건 너무 낙관적인가… 임무자체가 얼마나 걸릴지도 전혀 모르니..
근데 혹시 마지막까지 하고도 성공이 안되면 평생해야하는 거아냐?.... 아냐 .. 그래도 후보를 몇가지로 줄였는데 전부 아니긴 힘들거야.. 그래도 마지막까지 가게 되면 정말 오래걸리긴 하겠지만..'
나는 망해버린 지금의 사태에 앞으로의 시나리오를 상상해보았지만 사실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게 좀 우울하긴 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나갔던 미아가 돌아왔고 미아도 긴 이동으로 피곤했는지 더는 나를 괴롭히지 않고 곧바로 침대에 누워서 잠들었다.
다음날이 되자 나는 일어나기 싫어도 억지로 일어나야만 했는데 그 이유는 미아가 알람 대용으로 딜도를 진동시키고 멈춰주지 않았으며 완전히 일어날 때까지 점점 세기를 올렸기 때문이었다.
"이제 일어났어..멈춰줘.. 하아.."
"잠결에 봐주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야 다음부터는 존댓말 똑바로 해야해"
나는 그 말에 갑자기 정신이 확들었고 "네.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했더니 미아는 그제야 진동을 멈춰주었다.
도대체 왜 깨웠나 했더니 미아는 내가 전혀 쓰지도 않은 침대 정리랑, 자신의 짐 정리를 하게 하는 것과 옷입는 거나 화장을 돕게 하는 등 잡다한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일을 다 끝내자 자기는 식사하러 가버렸고 나는 바닥에서 잔 것 때문에 제대로 못잔 것과 억지로 일어난 것으로 인한 두통 때문에 곧바로 내려가진 않고 잠시 쉬면서 속으로 불평했다.
'자기 사적인 일 때문에 자는 사람 깨우고 진짜.. 언젠가 너도 비슷한 취급 당해봐라..'
먼거리를 이동해야 해서 사실상 식사를 거르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나는 피곤함에도 다시 자진 않고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물론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을 까먹을 만큼 멍청하진 않아서 어제와는 다르게 식사 전에 허락을 받고 손을 쓰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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