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흔한 이세계 TS 성인물-22화 (22/53)

〈 22화 〉 4 엘린의 가정사와 앞으로의 계획 4­1 레이나와 인터뷰

* * *

레이나는 방에 나를 데려다 주고 곧바로 나가려고했는데 나는 나가려는 레이나의 치마를 오른손으로 잡으면서 말했다.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레이나는 치마가 잡히자 몸을 돌리고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 뒤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편하게 말씀하셔도 된답니다. 뭐가 궁금하세요?”

“그게….”

뭔가 물어보려고는 했지만 어떤 것부터 물어봐야할지 막막했기 때문에 쉽사리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일단은... 전부 다 궁금한데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어서... 레이나가 아는거 중에 아무거나 얘기해줘요.. 아니 얘기해줘”

레이나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손으로 머리를 만지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일단은 먼저 왜 계속 집으로 부르지않고 따로 살게 하다가 최근에 갑자기 집으로 부른건지 궁금하시겠네요.”

“맞아..”

나는 정보가 전혀 없어 뭐든지 간에 다 궁금했기 때문에 일단 맞장구를 쳐줬다.

“혹시 예전에 돌아가신 아가씨의 아버지로부터 따로 들으신게 있나요?”

“... 없어”

원래 몸의 주인인 진짜 엘이라면 조금 들은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럼 아가씨가 귀족의 자식이었다는 것도 최근에 아셨겠네요..

간단히 말하면 아가씨의 어머니이신 사라 후작부인께서는 아가씨의 아버지와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는데 기사에 준남작이였던 아가씨의 아버지와는 신분차이 때문에 몰래 사귀면서 아가씨의 아버지 혼자 아가씨를 키우고 있었고 사라님이 결혼할 시기가 되자 데릴사위로 러셀 자작님과 결혼하고 따로 자식을 두진 않고 있었는데 최근에 러셀 자작님이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집안에 방해할 사람도 없어졌고 아가씨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혼자 사시는 아가씨를 항상 안타깝게 여기던 차에 아가씨를 집으로 데려와서 후계자로 삼으려고 했답니다.

그래서 저희쪽에서 사람을 보내 아가씨를 모셔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차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다고 소식을 들어서 저희도 많이 놀랐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네요”

레이나의 얘기를 들어보니 이 몸의 원래 주인인 엘은 귀족의 사생아인 줄도 모르고 평범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호출로 인해 이동하던 중 실종을 당한 듯하다. 대충 공작님의 얘기와 이태까지의 상황을 추가로 고려한다면 논리적으로 모순은 없는듯 하다.

다만 그렇다면 왜 알몸으로 숲에 혼자 있었는지 엘의 어머니라는 사람은 노예경매 이후에 바로 찾지 않고 그런 편지를 보낸 건지 공작부인에게 양도된 후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면서 다시 데리고 온건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레이나 고마워 할일이 있다면 가도 괜찮아”

“예 그러면 편히 쉬고 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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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는 인사를 한 뒤 나가버렸고 나는 문이 완전히 닫히고 방주변이 조용해지는 것까지 확인한 다음 창문으로 이동하여 창밖을 쳐다봤는데 이제 다들 간건지 정문에는 마차도 기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혹시 몰라 정문 외에도 살펴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다는걸 알게되서 창문에서 멀어졌고 이번엔 방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이방은 예전에 공작님이 나에게 배정해준 방보다도 훨씬 넓고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후계자(?)에게 주는 방이다 보니 침대나 옷장도 더 크고 그 방에는 없었던 책상하고 화장대, 큰 거울도 있었다.

나는 생각해보니 물에 살짝 비춰지거나 창문같은데 흐릿하게 반사된 모습만 봤었지 제대로 내 모습을 살펴본 적이 없다고 생각되서 거울 앞에서서 내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눈은 머리카락 색인 연한 파란색보다 더 진한 파란색이었고 얼굴은 약간 귀여운 상이었고 막 성인이 된 것처럼 앳되보였다. 아마 나이를 추측하면 20살? 정도인것 같았다. 몸매가 좀 아쉽긴 했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꽤 미인형이었다.

‘와.. 솔직히 어느정도 흐릿하게 봤을 때도 예쁠 것 같긴 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네..’

나는 이정도 외모를 가지고도 이제야 확인한게 너무 아쉬웠고 거울을 쳐다보면서 이 각도 저 각도에서 살펴보고 웃거나 찡그리거나 화내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여자들이 거울보는걸 좋아한다던데 이 얼굴이면 자주 보고싶긴 하겠다.’

문에서 노크소리가 들리자 나는 살짝 당황했다가 “예 들어오세요”라고 대답했고 엘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분이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엘… 정말 어릴적에 보고 오랜만에 보는 구나.. 갑자기 불러서 많이 놀랬지?”

“예…”

나는 갑자기 부른 것 때문에 놀란건 아니지만 긍정했다.

“너를 위해 한다는 것이 이런 비극이 될줄 전혀 몰랐단다.. 나도 어느정도 조사하긴 했지만 정확하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좀더 자세히 알려줄 수 있겠니?”

나는 일단 상황에 맞춰줘야 할 것 같아서 내가 아는 것과 들은 것과 모르지만 추측되는 것을 섞어서 적당히 대답했다.

“일단은 마차안에서 잠들었는데 깨어보니 숲속이었어요.. 고블린이 저를 습격해서 고블린과 함께 이동하던 중 누가 저를 구해줬고 그 사람과 이동하던 중에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헤어진 뒤에 노예상인한테 붙잡혔어요. 노예상인은 저를 노예교육을 시키는 사람에게 저를 넘겼고 노예등록된 다음 노예경매장에서 공작님에게 팔려갔어요”

“그래… 너도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는구나…. 내가 노예경매장에서 너를 꼭 낙찰받았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하구나....”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처음봤을 때도 왠지 이사람을 전에도 봤었던 것 같았는데 예전 노예경매장에서 입찰에 참가했던 3명 중 여자입찰자가 이 사람인 것 같았다. 머리카락 색이나 눈동자 색이 일치하고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거의 틀림없었다.

“저…. 어머니?”

나는 이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망설였지만 일단은 이몸의 주인인 엘의 어머니이니 어머니라고 부르는게 맞을 것 같아 그렇게 불렀다.

“그래.. 엘.. 내가 니 엄마란다.. 흑..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만큼 서로 마음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보자꾸나..”

엘의 어머니는 나를 다시 껴안은 다음 울고 있었는데 진짜 가족이라면 나도 같이 울었겠지만 나는 진짜 엘이 아니었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불편하게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네 입장에선 전혀 처음보는 사람이 엄마라고 해도 솔직히 실감이 나질 않겠구나.. 다 이해한단다…”

엘의 어머니는 내가 어색하게 서있기만 했더니 역시 뭔가 느끼시는게 있었는지 그런말을 하셨다.

나는 여기서 엘이 아니라고 말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엘인척 해야할지 고민이 되고 있었다.

엘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 원래 엘이 어떻게 됐는지 나도 모르는 입장에선 사실상 진짜 딸은 죽었을 거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고 그렇다고 엘인척하면 진짜 딸이 아님에도 딸인척 하면서 속이는 짓이었다.

계속된 고민에도 불구하고 쉽게 한쪽을 고르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좀더 정보를 모을때까지 기다리는 제3의 선택지를 고르기로 했다.

“어머니… 공작님에게 듣기로는 공작님께 잘부탁한다는 편지를 보냈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셨다고 하셨는데 그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엘의 어머니는 약간 흠칫하시다가 말하셨다.

“너가 오해할 만한 상황이라는건 나도 알지만...... 그건 너를 버리려고 한게 아니라 너가 더 잘되길 바래서 결정한 거란다….

내가 경매장에서 너를 낙찰을 받았다면 그 후에 오해를 풀면 되는 거여서 그래도 혼사길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았겠지만 공작님이 낙찰받은 이상 그 후 오해를 풀더라도 처녀가 아니게되서 앞으로 혼사길은 완전히 막히게 되니까…. 데려와서 평생 혼자살게 하느니 노예라도 공작님 후계자의 생모 대우라도 받으면서 살길 바랬단다…

공작님 사정은 워낙 유명해서 대부분의 귀족들이 알고 있었거든.. 근데 부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고 듣는 순간 그게 불가능하게 되어버린 걸 알게 됐고 그럴거면 차라리 평생 혼자살더라도 데려오는게 났다고 생각해서 바꾼거란다.. 그러니까..너를 버린게 아니란다.. 이해해주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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