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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미의 태그술사-38화 (38/57)

〈 38화 〉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꽃(4)

* * *

"난 남자는 관심이 없어. 여자가 좋 어라?"

머리는 짧았지만, 미형의 얼굴과 봉긋한 가슴이 그녀의 성별을 말해주고 있었다. 여자였나? 피그리티의 목소리가 앳된 소년 같아서 남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래 봬도 암컷인걸? 아무튼, 어때 내 얘기는? 죽는 것보단 낫잖아."

"아깝긴 하네. 뿔 달린 마족에 박아보고 싶긴 했어. 근데 내가 소유되는 건 취향이 아니거든."

"아쉽네. 오랜만에 본 내 스타일 인간이었는데. 그럼, 죽어."

그 말과 동시에 손바닥을 휘두르는 피그리티. 하지만 손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빠르긴 했지만, 충분히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였다. 가볍게 스텝을 뒤로 밟아서 피하려 했다.

­콰앙!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에게 뺨을 맞았고 나는 그대로 날아가서 성벽에 몸이 박혔다.

"커헉."

"강단백!"

뒤에서 소리치는 에린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어지러웠다.

'큭, 분명히 보였는데, 씨발!'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정도의 공격이었는데도 피하지 못한 데에서 오는 분노. 오랜만에 머리에 피가 확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으아아아!"

벽을 박차고 달린다. 꽉 쥔 오른손에는 블랙 미스릴 소드가 들려있다. 마나 블레이드는 여전히 걸려있는 상태.

제대로 벨 수만 있다면 강철도 순두부처럼 베어버릴 수 있다. 하물며 마족의 몸 정도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달리는 가속도를 살려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손에는 아무 느낌도 오지 않았고 거짓말처럼 내 칼질은 허공을 갈랐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연속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종 베기, 횡 베기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검무. 화가 난 상태여서 그런지 이성적으로 상대를 보고 하는 공격은 아니었지만 전부 피하기에는 불가능할 정도의 무차별적 공격이었다.

그러나 피그리티는 단 한대도 유효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가볍게 모든 공격을 피하고 웃었다.

"애쓰는 모습이 귀엽네."

"하아하아, 개같은 소리하지 마."

"어머, 화난 거야? 어쩌지? 그런 모습을 보니 더 가지고 싶은데?"

그녀의 도발에 더욱더 거세게 공격을 했지만, 여전히 한대도 맞출 수 없었다. 마치 피한다는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 처럼.

"개처럼 엎드린 모습은 어떨까? 궁금하네."

그렇게 말하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내 옆으로 다가와 머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꽂았다. 무얼 하는지는 보이는데도 피할 수가 없었다. 보이는데도 몸이 반응하지 않는 느낌에 너무 답답했다.

"엎드려 있는 모습은 나쁘지 않네. 그래도 반항적이기만 하면 재미가 없는데, 순종적인 모습은 못 보겠지? 아프리님한테 데려간다면 모르겠지만. 흐응, 귀찮아."

­슈슈슉

여러 발의 밝게 빛나는 화살이 날아왔다. 피그리티는 황급히 피했다.

"뭐야 평범한 화살이 아니네? 성가신 애가 하나 있구나."

그렇게 말하곤 나를 밟고 뛰어올라 곧장 에린델을 걷어차 버리는 피그리티. 에린델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성벽 아래로 떨어졌다.

"에린델!!!"

에린델이 떨어지고 뒤늦게 온 비렌데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난 곧바로 손짓했다. 나보다는 에린델이 크게 다쳤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비렌데는 내 의도를 눈치챈 건지 성벽아래로 내려갔다.

피그리티는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판단이 섰다. 나는 다급히 바로 태그를 생각했다. 하지만 태그를 입 밖에 내기도 전에 다시 내게 돌아온 피그리티는 나를 밟아버렸다.

"크악!"

"뭐 마법이라도 쓰려고? 발악하는 꼬라지가 귀여워서 죽이긴 아까운데 별수 없나."

"대장님!!"

­콰앙

나를 밟고 있던 피그리티에게 세키돌이 달려 들어와 주먹을 날렸다. 세키돌의 건틀릿은 파괴력이 상당하지만 피그리티의 몸에는 마법적인 장벽 같은 것이 둘러졌고 충격을 입지 않은듯했다.

"깜짝이야. 아플뻔했잖아. 뭐야 이 꼬맹이는? 인간이 아니네? 아까 활쟁이는 엘프던데. 너희 군인 맞아?"

그렇게 말하곤 날 처음 공격했던 특유의 싸대기로 세키돌을 성벽 아래로 날려버렸다. 나보다 훨씬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세키돌이 저런 단순한 공격을 피하지 못하다니 분명 이 싸대기 마니아에겐 뭔가 이상한 능력이 있다.

"물론, 군인 맞지. 핌베르트 왕국의 영웅이 될 몸이라고. 디스펠(Dispel)"

피그리티가 잠깐 방심한 틈을 타 주변의 모든 마법적인 효과를 해제하는 디스펠을 썼다. 그리고는 바로 이어서 내 어깨를 밟고 있던 그녀의 다리를 잡아 집어던지려고 했다.

"어딜."

하지만 내게 다리를 잡히자 뒤로 뛰어서 벗어나 버렸다. 공격은 실패했지만, 몸에 닿을 수 있었다. 역시 내 생각은 적중했다. 뭔가 마법적인 효과가 있었기에 그녀에게 닿을 수 없었다는 것을.

"역시 뭔가 있었군. 디스펠을 하니 바로 닿을 수 있었던 걸 보면 말이야."

"어머, 얼굴만 잘생긴 게 아니라 머리도 똑똑하네? 어쩌지 점점 더 맘에 드는데. 죽이기 아까워."

"죽일 수 있을까? 네 능력은 대충 알아버린 것 같거든."

"흐응, 그래 봐야 디스펠도 의미가 없어. 난 그거보다 적은 마나를 소모하며 주변을 느리게 할 수 있으니까. 네가 인식조차 못 하게 말이지."

"그래? 그건 대단하네. 이젠 의미가 없지만."

거리가 잠시 벌어진 지금. 잠깐의 시간이 있다면 난 질 수 없다.

"[tag : bondage]"

상대를 결박하는 장르. SM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인기가 많은 장르다. 귀갑 묶기에 팔과 다리까지 구속하는 것을 떠올리며 태그를 외쳤다.

"뭐, 뭐야 이건?"

갑자기 나타난 밧줄에 의해 온몸이 묶여버린 피그리티. 손으로 밧줄을 잡아 뜯어보려 하지만 밧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의 꿈과 이상 그리고 욕구가 만들어낸 절대 결계지. 넌 이걸 풀 수 없어."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지? 밧줄 따위가 왜 안풀리는거야!"

가슴은 비렌데에 미치지 못했지만 잘록한 허리에 큰 골반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묶인 그녀의 몸은 확실히 아름다웠고 성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나만 때렸으면 모르겠는데, 내 동료들까지 건드렸으니 곱게는 죽여주지 않겠어. 각오하라고."

평소 같으면 하지 않았을 행위. 하지만 그녀가 적이라는 것. 우리를 먼저 공격했다는 것 때문에 도덕심은 옅어졌다.

"[tag : spanking]"

둔부를 때리는 것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흔한 체벌 중 하나였다. 머리나 가슴을 때리는 것에 비하면 안전하니까. 하지만 세상은 넓고 취향은 다양하다. 맞는 행위 자체에 쾌감을 느끼는 부류들이 있다.

어쩌면 엉덩이를 때리는 건 폭력적인 성행위 중엔 가장 안전하고 훌륭한 행위가 아닐까. 물론 내가 스팽킹을 떠올린 건 피그리티의 안전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냥 저 공격적인 엉덩이를 흠씬 달아오르게 만들고 싶었을 뿐.

­찰싹찰싹

태그를 외치자 무형의 손바닥이 나타나 그녀의 크고 화난 엉덩이에 시뻘건 손자국을 남겼다. 보랏빛 피부의 커다란 엉덩이에 새빨간 자국은 확실히 자극적이었다. 당장이라도 박고 싶을 정도로.

"아악! 아팟! 그런데 조금 좋을지도."

소리를 지른 후에 묘하게 홍조를 띠는 피그리티.

"뭐야? 인간한테 엉덩이나 맞고 좋아하는 개 변태 마족이라니. 실망인데?"

나는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에게 다가가 직접 손으로 엉덩이를 후려쳤다.

­짜악

"악! 아픈데, 왜 좋은 거지 엉덩이를 이렇게 맞아보는 건 처음이야. 때리기만 했었는데."

"S인 줄 인척했지만 알고 보니 M이라는 전개인가. 변태 같은 년."

"아, 아니야 나는 내가 때리는 게 좋다고. 유일하게 귀찮아하지 않는 일인데!"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묘하게 내 가학심을 자극했다. 조금 더 괴롭히고 싶어졌다. 그녀의 엉덩이에 달린 꼬리를 잡았다.

"내가 알기로 마족들은 이 꼬리가 성감대라는데 맞아?"

꼬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 그건 아흣."

반응이 강하게 왔다. 신음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피그리티. 그 모습을 보니 재미있어서 더 강하게 꼬리를 쥐고 아래위로 훑었다.

"하으윽, 그, 그만해!"

묶이기 전에는 세키돌조차 날려버릴 정도로 강한 전투능력을 가진 군단장이었던 그녀를 이렇게 농락할 수 있다니! 나는 강렬한 정복감에 도취했다. 하지만 그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기보다는 강제로 절정을 맞이하게 만들고 싶었다.

[tag : squirting]

한국어로는 분수를 뿜는 행위. 일본어로는 시오후키. 보통 여성의 요도에서 애액 혹은 소변을 뿜는 행위를 말한다.

나는 태그를 사용해 강제로 피그리티에게 분수를 뿜게 만들었다.

"하으으읏! 이거 뭐야아아아아!"

그녀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음부에서 액체를 뿜어냈다. 상당히 굴욕적이라는 얼굴을 했지만 그래도 멈추지 못하고 애액을 뿜는 장면이 상당히 야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장면을 보고 더 흥분했고 내 페니스는 평소보다 더 단단해졌다.

'에로 게임에서나 할 수 있던 마족 따먹기를 실제로 할 수 있다니!'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녀를 머리를 벽에 기대게 하고 뒤로 다가가 질에 바로 내 페니스를 삽입했다.

"하윽, 인간, 자지 주제에 왜 이렇게 크고 굵은 거야!"

내 자지가 들어가자 그녀는 몸을 바르르 떨며 강하게 반응했다. 꼬리와 시오후키 덕에 이미 몸이 달아오른 탓인지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나 또한 피그리티의 질 내부의 특별한 느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질 내부의 돌기가 유독 발달한 느낌이었다. 오돌토돌한 돌기들이 강하게 내 페니스를 자극해서 압박감과 동시에 큰 자극이 느껴졌다.

"큭, 뭐냐고 마족 보지는 원래 이렇게 음란한 건가."

"으읏 내건, 원래 특별하다구, 서큐버스에도 하읏, 안 밀리는 특급 보지야."

그렇게 피그리티의 허리를 잡고 후배위로 강하게 피스톤 운동을 계속했다. 도저히 빼고 싶지 않을 만큼 피그리티의 보지는 느낌이 좋았고 사정감은 금방 몰려왔다.

"개 변태 마족 음란 보지답게 미친 듯이 조여대는군. 안에다 싸겠어."

"하으읏, 아, 안돼 인간의 정액 따위를, 하웃, 받고 싶진 않아!"

"으으읏!"

그녀가 싫다는 소리에도 나는 참지 않고 질 내에 가득 사정했다. 삽입해있던 페니스를 뽑자 진한 정액이 그녀의 질에서 흘러나왔다. 그녀도 절정을 맞이 한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처음엔 따먹을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약간의 현자타임에 빠져있는데, 피그리티는 내게서 멀리 점프 한 뒤 곧장 하늘로 날아올랐다.

'젠장 벌써 10분이 지난 건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에 테스트 했을 때 확인한 히토미 마스터의 능력은 10분 남짓. 어느새 시간이 지나 피그리티의 결박이 풀린 것이었다.

"이, 인간! 이번만은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날 따먹힌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그녀는 내게 또 결박당하는 것이 무서웠는지 순식간에 날아가 멀어졌다. 내게 다가왔을 때 보다도 더 빠른 속도였기에 금방 눈에서 보이지 않았다.

군단장이 어느 정도 위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없애둬야 편했을 것이다. 상당히 성가신 능력과 강한 전투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니. 오늘은 흥분한 탓에 미처 계산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지속시간을 신경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잠시 후 서쪽 성벽의 마물들이 정리되었는지, 리스티앙과 안드레아가 내게 다가왔다.

"십인장! 괜찮나? 어떻게 된 거지?"

"군단장이 왔었습니다. 이길 수 있었는데 아깝게 놓쳤습니다."

내 말을 듣자 리스티앙의 눈이 다람쥐처럼 커졌다.

"뭐라고? 군단장?! 대체 어떻게 혼자서 군단장을 상대한 거지? "

"말했잖습니까? 저는 전생자라고. 누구든지 피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이 있습니다."

"대단하군. 이 공로는 높이 사겠어."

"아직은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전에 지키던 성 근처에 있다던 마족의 게이트를 없앤다면 그때 상을 주시죠."

수비보다는 공격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마물이 소환되는 게이트를 공격해야 마물의 숫자가 줄 것이다.

"게이트를 공격할 생각이군. 우리도 실행했었으나 루시페르가 나타나서 감당할 수 없었어 거기서 마법사도 다 잃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전 뱉은 말은 지키는 편입니다."

나와 리스티앙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안드레아가 한마디 했다.

"그렇게 자신 있다면, 당장 내일 게이트를 공격하는 건 어떤가? 여긴 우리가 수비할 테니."

"이곳의 안전을 확보하고 갈 생각이었습니다만, 수비를 확실히 해주실 수 있다면야 내일 바로 출발하죠."

"그러도록 하게. 할 수 있다면 말이지."

이 부관은 여전히 내가 못 미덥다는 듯이 말했다.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쇼 앤 프루브 해야겠지.

"할 수 있냐의 문제가 아니라 할 겁니다."

안드레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아무튼 성문 앞쪽으로 떨어진 동료를 데려와야 합니다. 밖에 남은 몬스터에 발이 묶였을 텐데."

그렇게 말하고 밖을 쳐다보니 마물들은 이미 후퇴하고 있었다. 불의 장벽 뒤에서 대기하던 몬스터들까지 전부.

"몬스터들이 후퇴하니 성문을 열어서 들어올 수 있게 하겠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리스티앙과 안드레아는 성벽 아래로 내려갔고, 나는 마족의 게이트를 공격할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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