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토미의 태그술사-9화 (9/57)

〈 9화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진 않았는데요

* * *

철갑을 두르고 있는 남산 위의 저 아울베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고민할 새도 없이 사납게 달려드는 아울베어.

엄청난 발톱을 세우고 앞발을 날 향해 휘두른다.

슈우욱­

간신히 옆으로 굴러서 피했지만 앞발이 지나가고 들리는 바람 소리에 등골이 서늘하다.

'철갑 덕에 파이어볼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잠깐 고민하는 사이 아울베어가 다시 공격을 하려 했지만, 에린델이 얼굴 쪽으로 화살을 쏴서 아울베어가 주춤했다.

하지만 앞발로 얼굴을 가려서 위력적인 공격은 되지 못했다.

에린델이 벌어준 잠깐의 시간. 그 정도면 충분했다.

"[Tag : plant girl]"

세상에는 다양한 취향이 있었고 그중에는 이종족과의 교미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식물녀 태그 같은건 평소엔 특이 성벽이라고 생각해서 관심 없었지만, 지금은 그 이상한 사람들이 고마웠다.

아울베어가 온몸에 풀을 두른 식물 여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온몸이 초록색이지만 가슴도 크고 골반도 넓어서 아름다운 몸매였다.

크기를 생각하지 않은 탓인지 아울베어의 크기 그대로 거대한 모습이었어도 감상하기에는 오히려 좋았다.

하지만 계속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지.

"파이어 볼(Fireball)"

콰아아앙­! 화르르륵­!

파이어 볼이 굉음을 내며 폭발한후 그대로 식물녀를 불태웠다.

흔적도 없이 타들어 가는 아울베어 였던 것.

성능은 확실했다. 역시 전투는 상성을 이용해야지.

RPG 게임을 수도 없이 한 나에게 속성을 이용한 사냥은 익숙했다.

"강단백, 역시 그 이상한 주문 대단해. 아울베어를 식물로 바꿔버리다니."

"확실히 태그는 무적이야. 이게 있으면 못 잡을게 없겠는데?"

꽤 강한 적을 처치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금세 우울해졌다.

"식물로 바꿔버린 탓에 발톱이 없잖아 제기랄!"

변신 태그의 최대 약점을 발견해버렸다.

****

아울베어의 발톱을 먹지 못한 탓에 한참 동안 의기소침해 있던 나.

그런 나를 보다가 에린델이 제안했다.

"이대로 돌아가기 아쉬우면 혹시 던전에 가볼래?"

"던전?"

"응. 사실 오는 길에 던전이 있었거든."

난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역시 엘프의 감각은 남다른가 보다.

관찰력도 뛰어난 건가.

"좋아. 가자! 이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아쉽지."

"꽤 멀리 왔지만 그래도 마을 주변이니 어려운 던전은 아닐 거야."

에린델을 따라서 온 길 그대로 돌아갔다.

돌아가다 보니 과연, 나뭇가지와 덩굴에 가려져 있는 입구 같은 것이 있었다.

"진짜 던전 입구같은게 있었네. 아깐 왜 못 본 거지."

"사실 이런 던전입구는 인식하지 않는 이상 보이지 않아."

오호라!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서 보인거였군.

덩굴이 생각보다 두껍지 않아서 힘으로 당겨본다.

그렇게 굵은 덩굴이 아닌데 의외로 쉽게 떼어낼 수 없었다.

한 손으론 안 되겠다고 판단. 양손으로 온 힘을 다한다.

"으아아­!"

툭, 투투둑­

몸무게를 실었더니 버티지 못하고 뜯어지는 덩굴.

다만 무게를 실었던 탓에 나도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꺅­!"

들어본 적 없는 귀여운 소리를 내는 에린델.

중심을 잃고 에린델에게 부딪히는 바람에 그녀에게 안긴 꼴이 되었다.

부드럽고 물컹한 감각.

넘어져서 그대로 그녀의 가슴팍에 얼굴이 묻혀있는 상태가 되었다.

뭐야 이녀석 보기보다 가슴이 있잖아라고 생각하는 찰나, 불호령이 떨어졌다.

"빨리 떨어져! 이 변태야­!"

얼굴을 토마토 처럼 새빨갛게 물들이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

귀엽다.

이런 러브코미디같은 전개도 나쁘지 않군.

이세계로 와서 처음 겪는 달콤한 상황에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떨어지지 않고 미소까지 짓는 내 모습에 에린델은 내 팔뚝을 때렸지만, 아프긴커녕 귀엽게 느껴질 뿐이었다.

****

우여곡절 끝에 덩굴을 불로 태우고 던전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상상하던 미로 같은 던전과는 좀 다른, 동굴형식의 던전이었다.

안이 생각보다 매우 어두웠다.

랜턴이 없어서 더 가야 할지 고민했지만 에린델이 1서클 마법인 라이트(Light)를 써서 주변이 밝아졌다.

편리한 마법이다. 나도 나중에 써봐야지.

주변을 경계하면서 천천히 안으로 걸어갔다.

푸드덕­ 푸드더덕­!

갑자기 튀어나온 박쥐 무리 때문에 놀랐다.

유난히 크고 검은 느낌의 박쥐들.

"꺄악­!"

에린델은 나보다 더 놀랐는지 내 팔을 잡고 눈을 감고 있었다.

"에린델, 생각보다 겁쟁이구나?"

"가,갑자기 튀어나와서 그런것 뿐이야!"

하지만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을 더 느낄 새도 없이 뭔가 또 나타났다.

고블린보다는 큰 덩치. 하지만 인간보다는 확실히 작다.

뾰족하고 긴 귀를 가지고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의 몬스터.

'코볼트 인가?'

파이어 볼 한방이면 정리되겠지만, 이곳은 동굴 안이다.

괜히 무너지면 큰일 나기 때문에 검으로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검에 마법을 실어서 공격해 볼 절호의 찬스다.

정신을 집중한다.

아지랑이들이 느껴진다, 그것들을 손에 모은다.

내가 들고 있는 숏소드를 뜨거운 기운이 감싸는 이미지를 상상한다.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떠오른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인챈트 웨폰 : 파이어 (Enchant Weapon : Fire)"

숏소드에 붉은 화염의 기운이 둘러진다.

달려드는 코볼트. 방망이를 수직으로 휘두른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지만, 아울베어에 비하면 느리다.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우측으로 몸을 틀어 피하고 동시에 코볼트의 목을 노린다.

"키에엑!"

공격이 살짝 얕았던 탓인지 목을 전부 베지는 못했지만, 꽤나 깊은 상처.

게다가 털에 불이 옮겨붙어서 코볼트는 괴로워하다 쓰러졌다.

"강단백, 넌 대체."

또 감탄하는 에린델.

"이젠 그만 감탄할 때도 된 거 아냐?"

"그치만 5서클의 인챈트 웨폰까지 사용할 줄 몰랐는걸. 너 대체 뭐야?"

"천재."

"."

수많은 만화, 게임 등에서 보았던 마법을 상상하면 실제로 사용 가능하다니!

상당히 즐거운 일이었고 몹시 흥분되기 시작했다.

되도록 쿨하고 멋진 모험가를 연출하고 싶었기에 에린델에게 티를 내진 않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너무 신나서 좋아 죽을 지경이었다.

히토미 마스터와 마법 능력까지 활용한다면 마왕을 처리하는 것도 꿈은 아닐지도.

다섯마리 정도의 코볼트를 더 처리하고 마석을 주운뒤 계속 동굴 속으로 전진했다.

더 나아가다 보니 도착한 곳은 막다른 길.

동굴의 끝은 막혀있었고 커다란 벽에 이상한 문양이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조금 좋은 일이 생기면 금세 텐션이 올라버리는 게 내 특징.

신나있던 탓에 주의하지 않고 거침없이 벽의 문양을 손으로 짚었다.

"잠깐, 강단백! 그 문양은."

"무슨 문양인 어? 어어!."

문양을 손으로 짚은 순간 벽이 회전했고 난 반대편으로 끌려들어 갔다.

반대편으로 넘어온 순간 갑자기 극심한 졸음이 찾아왔고 난 곧 의식을 잃었다.

****

얼마나 정신을 잃었던 걸까? 흐릿했던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몽롱한 상태였지만 몸에 무게감이 느껴져서 눈을 떴다.

무게감의 정체는 엄청나게 귀여운 핑크머리 여자.

내 몸 위에 앉아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귀여운 얼굴과는 다르게 폭력적인 가슴을 가지고 있어서 그쪽에 시선이 고정됐다.

"누구시죠?"

"적어도 사람하고 말할 땐 가슴이 아니라 눈을 보는 게 어때?"

농염함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목소리. 하지만 내용은 날카로웠다.

"미안합니다. 보통 큰 게 아니라서 저도 모르게."

"아울베어를 죽인 게 너지?"

"네. 그렇긴 한데."

아니라고 발뺌했어야 했나? 그녀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철갑화된 아울베어를 잘도 잡았네. 내가 그거에 얼마나 마력을 쏟은 지 알아?"

아울베어를 철갑화 시켰다니. 대체 무슨 목적으로.

"벌을 받아야겠네! 당신. 잘됐어. 오랜만에 양기도 채울 겸."

그렇게 말하고는 그녀는 내 옷을 벗겼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꼬리가 내 성기를 잡고 아래위로 흔들었다.

꼬리? 사람이 아니었군. 그러고 보니 머리에도 뿔이 달려있었다.

"어머, 예쁘장하게 생겨서 제법 흉악한 걸 가지고 있었네?"

말랑말랑한 꼬리가 내 성기를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훑어대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으윽."

"어때? 음마의 꼬리는 인간 따위의 손 같은 거랑은 비교도 안 되게 기분이 좋다구."

"당신, 서큐버스?"

"응. 너 같은 애들 잡아먹는 맛에 사는 서큐버스야."

대답함과 동시에 입으로 내 귀두를 빨아대는 서큐버스.

성기의 뿌리 부분은 꼬리로 훑어대고 위쪽은 입으로 빨아대니 금세 사정감이 몰려왔다.

쾌감이 상당해서 이대로 몸을 맡기고 싶었지만 계속 당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꼬리를 손으로 잡고 떨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츄웁 귀엽게 저항하려고 하긴, 으응 츄릅 소용없어. 수면 가루에 잔뜩 노출됐기 때문에 우웁 아직 맘대로 못 움직일 거야."

몽롱한 기분은 수면가루 때문이었나.

비웃으면서도 계속 내 걸 빨고 훑어대는 바람에 더는 참기 힘들었다.

신경이 전부 성기에 뺏긴 듯이 멍해져서 싸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상황.

사정감이 극도에 달하기 직전. 귀신같이 멈추는 서큐버스.

"벌써 가려고 하면 안돼. 아깝잖아? 그건 내 안에다 싸달라구."

펠라티오와 꼬리의 움직임을 멈추고 날 쓰러트리는 그녀.

내 위에 올라탄 뒤 손으로 내걸 잡고 질구에 갖다 대기만 했는데 빨려 들어가듯이 삽입된다.

"허윽."

당장이라도 녹아 없어질 듯한 말도 안되는 쾌감이 몰려온다.

이게 서큐버스의 질? 에리나와의 첫 경험도 엄청나게 기분 좋았지만 뭔가 차원이 다른 쾌락이었다.

미끈미끈하면서 따뜻한 질벽. 쥐어짜 내지는 듯한 미친 조임.

도저히 맨정신을 유지할 수 없는 극상의 쾌감이었다.

허리에 모터가 달린 것처럼 위아래로 움직여대는 서큐버스의 허리.

"윽 아아."

더는 참지 못하고 그대로 서큐버스의 질 내에 사정해버렸다.

"어머, 잔뜩 쌌네. 그치만 난 전혀 만족 못 했어. 더 할 수 있지?"

질내사정을 한 상태 그대로 나에게 키스해오는 그녀.

부드러운 키스가 아닌, 잡아먹히는 듯한 키스였다.

입안 곳곳을 서큐버스의 길고 부드러운 혀가 능욕했고 내 발기는 풀릴 일 없이 더 단단해졌다.

"좋아, 훌륭한 자지네. 아까보다 더 커진 거 같아."

맘에 든다는 듯이 다시 키스를 하며 단단해진 내 자지를 더욱 조여대는 서큐버스.

위와 아래를 동시에 다 빨아 먹히는듯한 감각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또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녀의 미끈거리는 질 내에 잔뜩 쌌다.

"크윽 크하아"

평소에 사정할 때와는 다르게 몸 안에 모든 정액이 빨려 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서큐버스와의 섹스는 너무 기분 좋았지만 이대로는 내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이대로는 온몸의 정액이 다 빨려 나가서 죽게 될 거야.'

온몸이 위기를 느끼고 내 정신을 각성시켰다.

하지만 내 생각은 관계 없다는 듯이 또 내 자지를 세우고 허리를 흔들어대는 서큐버스.

이대론 안 된다. 히토미 마스터를 사용하자.

"[tag : shared senses(감각 공유)]"

내가 떠올린 방법은 감각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큰 쾌감이 느껴지니 이걸 서큐버스도 느끼게 한다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거 뭐야 하으읏."

다행히도 반응이 왔다.

서큐버스도 성감이 있을 테니 느끼고 있을 테고, 거기에 내가 느끼는 것 까지 추가되니 엄청난 쾌감일 것이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다른 태그까지 사용한다.

"[tag : cervix penetration(자궁 섹스)]"

자궁 섹스. 일반적인 섹스와는 차원이 다른 오르가슴을 준다고 한다.

이걸 버틸 수 있을까?

서큐버스의 자궁 안까지 내 자지가 삽입된다.

이미 질 내에 삽입 중인데 귀두만 또 다른 질에 넣은듯한 신기한 느낌.

어지러울 정도의 쾌감이다.

"하아아앙­!!"

서큐버스의 교성이 터진다. 그와 동시에 허리도 멈췄다.

아무리 서큐버스여도 엄청난 쾌감들의 중첩에 버티지 못하는 듯 했다.

물론 나도 정신을 다잡기 힘들 정도로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두 번의 사정 덕에 감각이 좀 무뎌진 상태였다.

드디어 잡은 주도권. 수면 가루의 효력도 약해진 듯 하다.

내 위에 있던 서큐버스를 눕히고 정상위로 격렬한 피스톤 질을 시작한다.

이 기회, 놓치지 않고 개처럼 박아주지. 각오해라 서큐버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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