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토미의 태그술사-5화 (5/57)

〈 5화 〉 내 히로인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

* * *

아침까지 에리나에게 미친 듯이 짜여내 졌다.

내가 기억하는 건 다섯 번까지고 몇 번이나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솔직히 기분은 아주 좋았지만 첫 경험이다 보니 주도권을 뺏겨서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오후까지 늘어지게 잔 다음 든든한 식사로 단백질 보충을 받았다.

이제 정산타임인가?

"모험가, 아니 강단백님 감사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느껴봤어요."

에리나가 조금 감격한 듯이 내게 감사를 표했다.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좋았어요."

성욕은 강했지만 수줍음이 많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그녀.

태그로 그걸 해결해버리니 맘껏 날뛸 수가 있었고 계속 버텨낸 내 아랫도리 덕에 그녀는 충분히 만족한듯했다.

"보수는 제가 약속했던 10골드에 추가로 10골드 더해서 20골드를 드릴게요."

화끈하게 두 배로 주시는 에리나.

역시 귀족은 좋다.

"10 골드는 제가 사적으로 드리는 거고 이 증표를 가져가시면 길드에서 퀘스트 완료 보수를 줄 거에요."

헤르메스의 부츠가 그려진 증표를 건네는 그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물어볼 게 있습니다."

"네. 물어보세요."

"제가 이곳의 화폐가치를 모르는데, 20골드면 어떤 물건을 살 수 있죠?"

"20골드면 마을의 여관에 한 달 정도는 머무를 수 있는 액수에요."

여관에 한 달이라. 당분간 숙식 걱정은 없겠군.

"고맙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려는 찰나 그녀가 내 팔을 잡는다.

"잠깐만요. 혹시 나중에도 시간이 된다면 꼭 찾아와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어요."

귀족부인께서 이 정도로 매달리는 걸 보면 태그의 성능은 확실하구만.

"알겠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또 오도록 하겠습니다."

섹스에 대한 경험치를 쌓기 전에는 엄두가 안 나지만 최대한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저택의 대문까지 메이드 레룬이 따라왔다.

"안녕히 가세요, 모험가님!"

"또 봐요. 귀여운 메이드님."

귀엽게 인사를 해주는 메이드 레룬의 배웅을 받으며 저택에서 빠져나왔다.

내가 귀엽다고 해준 탓에 얼굴을 붉히고 있는 게 재밌었다.

자 이제 뭘 해볼까?

우선은 숙소를 구해놓고 모험가 길드에 보상을 받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하루 묵으시는데 70실버입니다. 일주일에는 4골드에요."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여관으로 왔다. 일주일로 하면 꽤 저렴해지는군.

"우선 일주일 쉬다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셔서 가장 안 쪽방입니다.

열쇠를 받고 안내받은 방으로 가본다.

꽤 커 보이는 침대에 적당히 가구도 있고 내부도 썩 괜찮아 보인다.

'뽑기 운은 나쁘지 않군.'

잠시 침대에 누워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이세계에 온지 이제 이틀째.

뭘하고 살아야 할까?

물론 히토미에서나 보던 하렘을 여기서 이루고 싶다.

하지만 무지성으로 태그를 남발해가며 섹스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우선 모험을 하며 이세계에 대해 더 파악하고 동료를 늘려가는 게 좋지 않을까?

동료라는 이름의 하렘구성원이 되겠지만. 흐흐.

하루동안 질펀한 섹스를 했다.

혹시 변한 점이 있나 상태 창을 열어본다.

[강단백]

[나이 : 25]

[키 : 177 체중 : 67 성기 : 21cm ]

[성별 : 남]

[능력치 : 힘 : C 민첩 : B 체력 : D 지능 : A+ 카리스마 : SS ]

[능력 : 히토미 마스터

히토미에 존재하는 태그를 외치면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어 나타난다.]

[변경점 : 힘 경험치 +10 민첩 경험치 +5 체력 경험치 +20 ]

저번에는 없었던 변경점이라는 부분이 생겼다. 마지막에 켰을 때와 달라진 점을 알려주는 듯 하다.

상당히 체력을 소모하고 힘도 썼던 탓인지 주로 그쪽 관련 경험치를 얻었다.

하지만 랭크의 상승은 없는 걸 보니 하룻밤 정도로는 쉽게 크지 못하는군.

현재 내 몸은 체력이 크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에리나같은 요물을 상대하려면 더 체력을 키울 필요성을 느꼈다.

하렘마스터가 되려면 정력은 더 키워야 하고말고.

사실 첫날은 여유가 없어서 능력치에 대해 잘 살펴보지 못했는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한다.

[힘 : 일상생활과 움직임에 요구되는 힘부터 전투와 섹스에 사용되는 힘까지 신체를 활용한 모든 행동에 적용되는 능력]

그렇군. 힘이 좋으면 전투나 섹스에도 영향이 있군. 무조건 키워야 하겠어.

[민첩 : 원하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속도와 반응속도에 연관이 있는 능력. 궁술의 숙련도와 높은 연관이 있으며 마법의 캐스팅 시간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속도에 연관된 능력치인가. 궁술에 마법의 캐스팅까지 줄여준다니 흥미롭군. 매력있는 능력치임은 틀림없다.

현실의 나는 게임을 할 때 암살자나 도적캐릭터를 좋아해서 민첩을 많이 찍곤 했지.

[체력 : 신체의 지구력 그리고 저항력까지 신체 능력을 제대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능력.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생명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체력은 국력. 게임할때도 체력은 기본이었지. 저항력까지 영향이 있다라.

체력이 D등급인 게 좀 마음에 걸린다. 빠르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지능 : 특정 상황에 대한 판단력과 판단의 속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능력. 마법의 강함에도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능지가 처참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A+라. 현실의 나도 꽤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고 자신 있었는데 반영이 된 걸까.

그리고 내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마법의 세기에도 영향이 있다니 높아서 나쁠 건 없지.

[카리스마 :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 타인에게 쉽게 호감을 얻으며 남을 설득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수의 군중을 통솔할 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매력과 리더십이라고 이해하면 편할까? 이 수치가 매우 높은 건 아주 다행이다.

현실에서는 아싸였던 나였기에 매력이 높기를 마음속 깊이 바랐을지도 모르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태까지 만났던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적이었던 것도 카리스마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ASY 난이도의 인생일지도 모르겠군.'

능력치에 대한 분석은 어느 정도 마쳤다. 히토미 마스터에 대한 이해도만 더 높이면 좋을 거 같은데.

아직은 해가 지지 않은 시각. 계획대로 더 늦기 전에 길드로 향한다.

****

여관에서 길드는 그리 멀지 않았다.

멀리서 부터 눈에 띄는 헤르메스의 부츠가 그려져 있는 간판.

조금 발걸음을 서둘러서 길드 안으로 들어간다.

"어서 오세요. 헤르메스 길드입니다."

특유의 차가운 말투. 시롬이 인사를 했다.

말도 안 되는 가슴에 또 시선을 뺏길뻔했지만 애써 눈을 돌린다.

"퀘스트 보상을 받으러 왔습니다."

시롬에게 증표를 건네며 말했다.

"에리나 부인의 퀘스트를 완료한 건가요? 이럴 수가."

제대로 놀라는 표정을 보여주는 시롬. 표정변화가 있는 사람이었구나.

"자신 있다고 했었잖아요. 한다면 하는 남자입니다."

"대단하시네요.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었는데."

감탄하면서 퀘스트 완료 보상을 건네는 그녀.

주머니에 담긴 10골드.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묵직함이다.

손에 올려놓은 주머니를 던졌다 잡았다 하면서 퀘스트 게시판을 둘러본다.

'이세계에 기껏 왔으니 몬스터도 잡아보고 싶은데 말이지."

퀘스트 게시판 중 토벌게시판 쪽을 살펴본다.

거대레드웜 사냥, 오우거 사냥, 오크 무리 토벌 등등 다양한 퀘스트들이 보인다.

지금 내 전투력에 대해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많이 낮을 거라 예상되는 상황.

가장 난이도 낮은 쪽을 살펴본다.

[필요 모험등급 : F 고블린 사냥

최근 마을 주변에 시끄러운 고블린들이 자주 출몰해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변에 있는 고블린들을 처치하고 그 증거로 고블린의 마석을 10개 이상 가져오시면 보상을 드립니다.

보상 : 마석10개당 1골드]

고블린이라면 판타지 세계에서 가장 약한 편에 들어가는 몬스터.

잡으려 시도해보고 안 되면 충분히 도망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저없이 이 퀘스트를 진행하기로 한다

퀘스트 용지조차 따로 없는 간단한 퀘스트.

현재 전투력도 측정할 겸 저녁 먹기 전에 바로 해보는 게 좋겠다.

"그럼 또 오겠습니다."

"네. 안녕히가세요. 모험가님."

처음 만났을 때보다 한결 부드러운 눈빛으로 인사를 해주는 시롬.

길드를 나서고 바로 무기점으로 간다.

번화가 한 가운데 길드가 자리 잡고 있었기에 주변에 상점이 많아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어서오십시오~ 노른 무기점입니다."

흰 수염이 맛깔나게 어울리시는 중년의 아저씨가 날 반긴다.

"안녕하세요. 초보 모험가가 쓸만한 무기좀 추천해주세요."

"초보 모험가라 근력에는 자신이 있으십니까?'

"근력은 보통 정도입니다."

"보통은 단검을 추천해 드리지만 숏소드도 괜찮습니다. 리치가 조금 더 길어 사용하기 편합니다."

확실히 단검은 짧아서 오히려 위험할거 같단 생각이 든다. 숏소드를 구매하자.

날길이가 대략 70~90cm정도로 보이는 다양한 숏소드들을 보여주는 주인장.

그 중 가운데에 있는 걸 고른다.

중간정도의 길이에 자루도 잡기 편해 보인다.

"허허무난한걸 고르셨군요. 가격은 3골드 20실버 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3골드 20실버라. 당장은 전 재산의 20%에 육박하는 큰 액수지만 미련없이 구매한다.

돈을 벌 자신은 있었다. 여차하면 에리나한테 찾아가면 되니까.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주인장과 인사를 하고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서 마을 밖으로 나선다.

랜턴도 없는 상황이니 어두워지면 아무래도 몬스터 상대하기가 버겁겠지.

****

길가에는 몬스터가 보이지 않아 처음 이세계에 도착했던 숲 쪽으로 이동했다.

한참동안 아무것도 보이지않아서 실망하고 있는 찰나 비명이 들렀다.

"꺄아아아악­!"

여자 목소리다. 나도 놀랐지만 우선 소리가 들린 쪽으로 달린다.

전속력으로 숲 속 안쪽을 향해 한참을 뛰었다.

도착한곳에는 뾰족한 귀를 가진 금발의 여자가 고블린들에게 둘러 쌓여있었다.

"무슨일이죠?"

"도,도와주세요. 갑자기 고블린들이 너무 많이 튀어나와서 놀랐어요."

갑작스럽게 맞이하게 된 실전.

'후우.'

긴장되지만 심호흡을 하고 바로 고블린들에게 달려든다.

어릴때 육 개월 동안 검도를 배운 적이 있다. 짧은 경험이지만 기다란걸 휘두르는 데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다.

바로 정면에 있는 고블린을 향해서 숏소드를 휘둘렀다.

"꾸에에엑."

괴성을 지르며 나가떨어지는 고블린.

뭐지? 생각보다 쉽다. 고블린은 정말 약하구나.

내가 한 마리를 처리하자 나머지 고블린 6마리도 나를 쳐다봤고 내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생긴 나는 겁내지 않고 검을 마구 휘둘렀다.

"꾸엑, 꾸에에에엑!"

정돈되지 않은 검의 움직임이었지만 차례대로 쓰러져나가는 고블린들.

쉽다. 뭐야 나 완전 초보자는 아닌 거잖아.

의기양양해진다.

마지막 남은 한 마리에 목을 베어버리고 그녀에게 묻는다.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어디 다친 데 없어요?"

로보트같은 말투가 돼버렸지만 나름대로 멋져 보일 상황이다.

"네. 크게 다친 곳은 없 뒤! 뒤를 보세요!"

자신감에 차서 방심한 사이 내 뒤에서 몬스터가 도끼를 휘둘렀다.

"크윽?."

순간적으로 최대한 피했지만 왼쪽 어깨가 베여서 피가 흘러나온다.

심장이 격렬하게 뛴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한다.

홉고블린 이었다. 고블린보다 훨씬 덩치가 컸고 강해 보였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달려들기에는 승산이 없어 보인다.'

최대한 머리를 굴려본다.

별다른 능력이 없는 나에게 떠오른 방법은 역시 히토미 마스터.

몬스터에게 히토미 태그를 사용한다?

이거 가능한 건가? 하지만 고민할 틈이 더는 없었다.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