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 나, 쌓여있잖아
* * *
커버보기
"그러니까 성관계를 하면 상대방이 강단백씨에게 호감을 가지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는 거죠?"
붉어진 여신님의 얼굴, 청아한 청록색 눈동자를 굴리며 내게 되물었다.
"아뇨. 호감이 아니라 그냥 완전히 제 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말은 뭐든 듣게 되는 노예요."
단순한 호감 따위로는 내 꿈인 하렘마스터가 될 수 없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반박했다.
"하아 알겠습니다. 섹, 아니 성관계 후에 상대방이 무조건 강단백씨에게 반하게 되면 되는 거죠?"
나에 대한 경멸이 느껴지는 차가운 말투. 짜릿하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모태솔로에 아다인 내가 섹스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필요한 능력은 섹스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능력이다.
"생각해보니 그런 단순한 능력은 재미가 없을 거 같아요. 제가 살던 세계에는 히토미라는 엄청나게 방대한 사이트가 있는데요."
"네."
"거기에는 태그라고 불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있는 상세한 분류가 있습니다."
"그래서요?"
"제가 그 태그를 외치면 실제로 그게 적용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황당한 부탁이다. 아무리 여신이라지만 그런 게 가능할까?
"음 그러니까 어떤 주문을 외치면 그게 이루어지는 마법이네요. 알겠습니다."
"가능한 건가요?!"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태어나서 처음 생각했다. 아니 물론 지금은 죽어있는 상태지만.
"일종의 주문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거 같네요. 그리고 다시 태어나게 되면 외모를 재설정하실 수 있습니다. 하시겠어요?"
그렇게까지 못난 외모가 아니었던 나는 조금만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키와 소중한 부분을 5cm 정도 키워주시고 얼굴은 콧대와 턱선을 조금 더 날카롭게 부탁드립니다."
여신 성형외과의 기술이면 안되는 게 없을 텐데 이 정도면 양심적인 수준이다. 암 그렇고말고.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시는 곳은 현대와는 다른 세계입니다. 사시던 곳과 세계의 이치나 여러 법칙들이 상당히 다를 거예요."
그렇지. 이세계로 가게 되는구나. 오히려 좋다. 평소에 만화로만 접해왔던 그곳으로 갈 수 있다니 너무 설레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럼 바로 보내드릴게요. 혹시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뭔가 의도적으로 나를 빨리 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꿋꿋이 물어보았다.
"여신님이 너무 아름다우신데 혹시 여신님을 또 볼 수 있을까요?"
"제가 환생시켜드린 사람에 한해서 자연사가 아닌 사고사로 죽게 되시면 다시 볼 수는 있지만."
"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할게요."
진심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그런데 아까부터 이 짜릿한 기분은 뭐지?
"아뇨. 꼭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여신님의 경멸, 아니 따뜻한 시선을 느끼고 싶어요."
"하아 할 말은 다 하신 거죠?"
"네.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여신님 꼭 또 만나요!"
"다음 생은 행복하시길. 그럼 안녕히 가세요."
번쩍
엄청난 빛과 함께 몽롱한 기분이 들었고 곧 의식이 사라졌다.
***
부드럽지만 무거운 무언가가 날 짓누르는 느낌에 눈을 떴다.
'뭔가 내 얼굴 위에 이건 엉덩이?'
엉덩이 같은 게 내 얼굴 위에 있다고 느꼈지만 금세 정체를 눈치채고 뿌리쳤다. 눈을 뜬 곳은 숲 속이었고 내 얼굴 위에 있던 건 사슴의 엉덩이였다.
기분이 나빴지만 우선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환생이라고 해서 아기로 태어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잖아?'
몸을 살펴보니 아기는커녕 오히려 여신님에게 요청한 대로 약간 커진 상태였다.
'이건 환생이라기보다 오히려 이세계 전이에 가까운 느낌인데'
여신님이 약속한 능력을 줬는지가 가장 궁금했고 내 상태에 대해 알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상태창 같은 것이 머리 위에 떠올랐다.
[강단백]
[나이 : 25]
[키 : 177 체중 : 67 성기 : 21cm ]
[성별 : 남]
[힘 : C 민첩 : B 체력 : D 지능 : A+ 카리스마 : SS ]
[능력 : 히토미 마스터
히토미에 존재하는 태그를 외치면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어 나타난다]
체력은 왜 이렇게 낮은 건지에 대한 불만, 카리스마는 뭔데 이렇게 높아?
그리고 여섯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히토미 마스터. 분명 히토미의 태그를 외치면 현실화되는 능력이렷다.
당장 실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나 붙잡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우선 숲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불빛이 보이는 쪽으로 걸었다.
선선한 저녁 공기를 느끼며 한참을 걸으니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니 입구에 한 아저씨가 보였다. 경비병이라기에는 친근하고 후덕한 느낌의 아저씨.
아마도 자경단원이겠지.
"어이, 자네 못 보던 얼굴인데 여행자인가?"
"네. 맞습니다. 이 마을은 처음입니다."
사뭇 경계하는 표정이었지만 나와 눈을 마주친 후로는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보아하니 어딘가 귀족자제분 같으신데 혼자 온 건가?"
아무래도 외모가 곱상해진 데다 꽤 좋은 옷을 입고 있어서 수상한 인물로 생각하지 않는듯하다.
여신님 고맙습니다.
"네 일이 있어서 주변에 왔다가 좀 쉬어가려고 합니다."
"최근에 마을 근처에 몬스터들이 많이 출몰하기 시작했네. 더 늦기 전에 어서 들어가게나."
몬스터라. 역시 이곳은 판타지 이세계 물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죄송합니다만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이 마을에 여자를 살 수 있는 곳이 있습니까?"
어쨌든 난 내 능력을 빨리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러기엔 역시 매춘부를 찾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껄껄! 꽤 밝히는 청년이었구먼. 물론 있네. 뒤편에 보이는 큰길을 따라서 쭉 걷다가 좌측으로 한참 가면 보일걸세."
감사함을 표시하며 고개를 숙이고 곧장 빠르게 걷는다. 두근대기 시작한다. 드디어 난 아다를 뗄 수 있는 건가.
아 섹스하고 싶다!
태어나서 가장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창가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야시꾸리한 옷을 입은 예쁜 여자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게 보였다.
"거기 잘생긴 오빠~ 놀다가~"
긴 금발, 다리가 예쁜 여자 그리고 가슴이 큰 여자 등 다양한 여자들이 보였다. 솔직히 정확하게 내 취향인 여자는 보이지 않았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어서 내 능력을 시험하고 싶었다.
가장 눈에 띈 흑발의 웨이브 스타일 여성에게 다가갔다. 절대 가슴이 제일 커서 결정한 건 아니었다.
뭐라 말을 걸어야 할까 망설이던 차에 눈이 마주쳤다.
"어머? 웬일로 이런 젊은 오빠가 온 거지. 놀다 갈 거야?"
나 정도로 젊은 사람은 오랜만에 본다는 듯. 꽤 기분이 좋아 보이는 그녀.
"네. 지금 바로 가능할까요?"
"물론이지 오빠. 이리로 와."
그녀를 따라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은은하게 향초들이 켜져 있고 뭔가 좋은 향기가 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아랫도리가 빳빳해 질 것 같은 묘한 분위기.
카운터처럼 보이는 곳에 도착했고 탐욕스러워 보이는 한 아주머니가 말을 건다.
"총각. 이 애로 할 거야? 한 번 하고 나갈 거면 50 실버고 하룻밤은 1골드야."
아뿔싸. 50 실버. 이곳의 화폐가치는 모른다. 애초에 나한테 돈이 있나?
급하게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 있었다.
아! 여신님 제발. 조금만 넣어주시지.
"아이고 이런, 돈을 숙소에 두고 왔나 보네요. 이따가 다시 오겠습니다."
의아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거유녀와 아주머니를 뒤로하고 쓸쓸하게 가게를 나선다.
'이런 씨발! 아다 떼기 더럽게 힘드네.'
기대가 컸기에 욕지거리가 절로 우러나왔다. 이세계에 와서도 돈 때문에 고생하다니. 그렇다고 돈도 안 내고 함부로 히토미 태그를 써볼 정도로 내 도덕심이 타락하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도 묘하게 현실감각은 떨어지지 않았고 그냥 외국에 온 정도의 느낌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던 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에 대해 궁리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골목길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흑흐흑."
이건 여자아이의 울음소리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서럽게 울고 있어서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갔다. 골목 안쪽에서 쭈그려서 울고 있는 여자애가 보인다.
스무 살이 아직 안됐을까? 꽤 앳돼 보이는 소녀였다.
"저기 괜찮니?"
놀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본다.
"훌쩍 누구세요?"
젖어있는 갈색 눈동자가 나를 향한다. 상당히 순진해 보이는 눈빛.
"지나가던 사람인데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거든. 무슨 일 있어?"
"언니들이 저보고 자꾸 안된다고만 해서 너무 슬펐어요. 저도 생일이 지나서 이제 성인인데."
"어떤 게 안된다고 하는 건데?"
"주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긴 사창가잖아요. 전 고아였는데 언니들이 거둬주셔서 여기서 지내게 됐어요. 이제 성인이 돼서 돈을 벌고 신세 진 것도 갚고 싶은데 자꾸 저보고 안된다고만 해요."
소녀의 고민을 듣고 나니 이해는 갔지만, 오히려 그 언니들 쪽에 더 공감이 갔다.
몸을 파는 일을 하기에는 소녀는 몸집도 크지 않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너무 순수하게 생겨서 이런 일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언니들이 그러는 건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냥 제가 이런 일을 못할 거라고 걱정해서 그런 거에요. 아니에요. 저도 몰래몰래 많이 훔쳐보고 나름대로 연습도 했다고요. 충분히 잘할 수 있어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강한 의욕을 보이는 소녀.
"언니들은 설득해봤어?"
"제가 경험이 없어서 자꾸 언니들이 무시하는 거 같아서 잡화점의 가렌 오빠한테 관계를 가르쳐달라고 했는데 자기는 누님이 취향이라고 거절해서 너무 슬펐어요."
이렇게 귀여운 애를 거절하다니. 가렌. 너 진짜구나.
"내가 도와주고 싶지만 나도 이 마을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도와주고 싶다고요? 그럼 오빠가 나랑 해주세요. 꽤 제 취향으로 잘생겼고"
"뭐?"
"그러니까 나랑 섹스하자고요."
"!"
이렇게 귀여운 소녀랑 할 수 있다니, 나로선 땡큐다. 본인도 원하는 거 같고 괜찮겠지? 나, 쌓여있잖아.
대답을 못 하고 고민하는 사이 소녀가 내 손을 잡아끈다.
"이쪽으로 와요. 이쪽은 사람이 잘 안 오는 곳이에요."
찰랑거리는 긴 갈색 머리가 내 코끝을 스쳤다. 내 손에 느껴지는 소녀의 부드러운 손길.
"웁우웁"
골목길의 구석에 도착하자 다짜고짜 입을 맞추는 소녀.
분명 서툴렀지만 엄청나게 부드러운 입술과 혀가 내 이성을 마비시키기 시작했다. 참을 대로 참고 있던 나는 금세 흥분했다.
정신없이 소녀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한다. 혀를 굴리고 입술을 빤다.
내 움직임에 맞춰 소녀도 받아주려고 혀를 움직였고 능숙하지 않은 그 움직임이 오히려 날 더 자극했다.
"하아, 기분이 이상해요. 오빠."
"나도 못 참겠어. 더 기분 좋게 해줘."
"어떻게요?"
바로 지금이다. 히토미 마스터의 능력을 써볼 기회가 왔다.
머릿속에 태그를 강렬하게 떠올린 후 소녀를 보며 외친다.
"[tag : Blow Job]"
태그를 외친 직후 소녀가 내 바지를 벗기고 이미 발기된 내 성기를 입에 문다.
"츄릅 츕 츄릅."
야한 소리를 내며 열심히 내걸 빨아대는 소녀. 입이 작아서 그런지 입안과 성기가 밀착되어 상당히 기분 좋은 자극이 온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라니 처음 당해보는 펠라티오에 절로 황홀해진다.
"츄웁오빠꺼 너무 커요."
히토미에서 많이 본 대사다. 이걸 실제로 이런 귀여운 애한테 들으니 미친 듯이 꼴리는군. 뇌까지 발기될 것 같다.
열심히 혀까지 굴리며 빨고 있는 소녀를 보니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힘들지 않으면 좀 더 기분 좋게 해줄래?"
"츄우웁츕어떻게요?"
망설임 없이 떠올린다. 블로우잡의 다음 단계라면 역시 그것이겠지.
"[tag : DeepThroat]"
소녀가 그 작은 입을 더 크게 벌리고 내 걸 목 끝 깊숙이까지 넣는다.
"으윽!"
목 끝 깊게 쑤셔 넣어진 내 것이 기도에 닿으며 색다른 조임을 선사한다.
첫 경험인 나에게 너무 강한 자극이었다.
소녀의 좁은 목구멍과 내 성기가 비벼지며 격렬한 사정감이 몰려온다.
"커흑켁우웁."
소녀도 구토 반사 때문인지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꽤 힘들어하고 있었다. 처음인 애한테 너무 하드한 플레이가 아닌가?
약간의 죄책감이 밀려오지만, 쾌감이 너무나 컸기에 멈출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소녀의 머리를 잡고 피스톤 질을 시작한다.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더 깊게 쑤셔 넣는다.
여신님의 성형 덕에 더 커진 귀두가 좁은 목구멍에 걸리면서 미칠듯한 자극이 온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을 만큼 큰 쾌감.
"못 참겠어. 싸, 싼다."
"아헤어효. 싸헤요."
꺽꺽대면서도 싸라는 소녀의 대답.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으으읏!."
자위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많이 사정했다.
엄청난 해방감.
소녀의 작은 입안에 내 정액이 가득 찼다. 잠시 동안 켁켁 대며 힘들어했지만, 꿀꺽 마신 뒤 이내 빙긋 웃으며 내게 묻는다.
"기분 좋았어요? 오빠?"
"응.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았어."
아직 본 게임은 하지 않았는데 상당히 많은 양을 사정했더니 지금은 꽤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너 처음인 것 치곤 재능있는데?"
분명 히토미 마스터의 능력 덕이었겠지만 그래도 칭찬해준다.
"헤헤. 고마워요. 뭔가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 같지만 그만큼 열심히 했어요."
태그는 확실히 강제력이 있는 것 같고 상대방에게는 혼란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아직은 더 연구해볼 필요성이 있겠군.
"사실 섹스는 안 했지만, 지금은 더 할 기분이 들지 않아. 다음에 해도 될까?"
"알겠어요. 저도 목이 아프고 조금 지치네요. 다음에 꼭 해요!"
"그래.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모르네. 난 강단백이라고 해. 넌 이름이 뭐야?"
"강, 단백? 이상한 이름이네요. 저는 카리나 라고 해요."
"카리나? 예쁜 이름이네. 그럼 다음에 보자고."
카리나는 배시시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조금은 서둘러 자리를 뜬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생활을 위해 돈도 벌어야 하고 여러모로 머릿속이 복잡하지만,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히토미 마스터. 이건 진짜 엄청난 능력이다. 이 능력과 함께라면, 내가 본 어떤 망가보다도 죽여주는 하렘마스터가 될 수 있다!
능력에 감탄한 나머지 지나치다 싶을만큼 높은 텐션이 되었다. 누가보면 비웃을만한 경박한 걸음걸이로 숙소를 찾아 번화가로 나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