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킹해서 BJ들과 친해지기!-191화 (191/193)

EP.191 에프터 스토리 - 하연수

아내들 중에 연수는 특별하다.

여전히 공중파에 얼굴 비추는 연예인의 신분이다 보니, 이목이 많이 쏠려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내 아내들은 대부분 인방으로 유명했었지만 연수는 여전히 현역에 활발히 활동 중이라 언제든 물어뜯을 기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연수만은 나의 궁궐에서 거주하고 있지 않다.

전에 질려서 다른 곳으로 이주한, 고급아파트에서 딸과 둘이서 거주중이다.

그렇기에 아내들에게 배분된 일주일 중에 가장 애지중지하는 첫 딸애를 보기 위해서라면 기자들의 눈을 피해 연수 아파트에서 하루 묵을 수밖에 없다.

사실 해킹툴이 있어서 들켜도 얼마든 조작할 수 있지만 성가신 일은 되도록 피하기로 한다.

“으음~♥”

넓은 식탁 위에서 퍼지는 간드러지는 탄성.

하이톤에 기교가 가득 첨가된 여성의 목소리가 나긋나긋 퍼진다.

“역시 24년산이 딱 맞다니까.

몸에 스며드는 이 감각은 어쩔 수가 없네.”

샴폐인 잔을 휙휙 돌리며 요염하게 입술을 올리는 그녀.

“아 정말 아름다워…♥

잔에 담긴 황홀한 노을이 마치 우리들의 미래 같지 않아?”

우아하게 기울인 잔과 함께 찡긋☆ 요염한 눈윙크까지 더하는 매력적인 그녀.

“음…”

옆 좌석에서 담담히 지켜보던 나는 살며시 젓가락을 내려둔다.

이윽고 차분하게 태클을 걸 수밖에 없었다.

“유정아 그거 당근 주스잖아.

24년은 유통기한 표기고.”

채유정.

이제 7살 먹은 내 첫 딸내미.

내 건조한 태클에 유정이는 마치 못 들었다는 듯이 잔을 세 바퀴 우아하게 돌린다.

“누가 봐도 와인인데 당신은 벌써 취한 걸까?

벌써부터 시동 걸리면 이쪽이 곤란한데♥”

“아빤 물만 마셨는데 취할 리가 없지.”

“후후, 맨정신이라니♥ 또 전처럼 나 밤새 못 자게 할 생각인 거야?”

“그건 전에 유정이가 보채서 동화책 읽어준 거잖아….”

“흐응~♥ 그렇다면 오늘은 지루하지 않게 어른의 동화책을 부탁해볼까?

둘만이 있는, 깊은 심연의 성에서 벌어지는 공주와 왕자가 왈츠를 추는 그런 동화책♥”

누군가가 쉽게 연상되는 요염한 입꼬리.

첫째 딸은 이렇다.

왠지 이렇게 됐다.

엄마의 특징인 작은 얼굴과 될성부른 미모까지 쏙 닮았는데, 방약무인하게도 남성을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여 요리하는 성격마저 꼭 닮았다.

“……유정아, 옷은 좀 끌어올려 입어.”

“엇?

이런… 나도 모르게 실수했네♥”

이제와 깨달은 척, 어린이 요가복 탱크톱을 끌어올리는 유정이.

상체를 비스듬히 숙인 채, 세월아 내월아 느리게 고쳐 입는다.

품절되기 전에 얼른 보라는 듯이 내구성 좋은 고무줄을 쭉쭉 당긴다.

‘가슴도 없으면서 대체 뭘 어필하는 거지….’

급격하게 퍼지는 두통.

딸애의 아빠를 좋아하는 마음은 기특하다.

여기에 딸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데칼코마니처럼 딱 들어맞지만, 부담스러워 밥숟갈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결국 헛기침 두 번을 더하며 공기를 환기시킨다.

“음음!

저어… 유정아 나중에 실컷 놀아줄 테니까 밥 먹을 땐 얌전히 먹자. 밥상에 우리끼리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래, 나도 있잖니?”

정면에 앉아서 맞장구치면서 끼어드는 목소리.

동시에 본인 딸을 어처구니없는 바라보는 눈빛은 덤이다.

엄마(연수)의 딱딱한 지적에 산통 깨졌다는 듯이 유정이가 “흥!” 복어처럼 볼을 부풀린다.

“자주 못 보니까 이런 거라구.

나는 아빠 얼굴 잘 못 보니까 아빠와 프라이빗한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은 것뿐이야.”

“그럼 다 떠나서 그 괴상한 말투랑 태도부터 고치렴.

애가 아빠만 오면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한다니까….”

“엄마야말로 아빠 만나면 콧소리 잔뜩 올리면서.

나랑 있을 때랑 톤이 전혀 달라!”

“그거야 엄마니까 당연하잖니.

누누이 말하지만 아빠는 엄마꺼라니까♥”

“!?”

슥♥

식탁 아래에서 짜릿한 전류가 흐른다.

슬쩍 눈동자만 내려 아래를 살펴보니, 말랑말랑 예쁜 발등이 아주 정확히 그곳에 날아와 살포시 착지했다.

꾸욱♥

“으음…!”

“♥”

스치듯 주고받는 눈빛.

부부사이의 그윽함과 난처함이 교차한다.

꼼지락♥ 꼼지락♥

이어서 발바닥이 유연하고도 은밀하게 감겨온다.

발바닥임에도 유연함을 이용해 섬세한 터치를 이어나간다.

다리를 하나만 뻗은 동작이라 풋잡은 아니지만 특유의 운동신경으로 아슬아슬 그곳을 훑는 테크닉에 지릴 것만 같다.

“아빠?”

“윽?! 으, 으응?!”

“갑자기 왜 땀을 흘려?”

“아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절대 아무것도 아니지…….”

“훗♥”

“???”

어리둥절한 유정이와 딸애 앞에서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기는 연수.

“…………………쳇!”

유정이는 또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엄마와 아빠 사이에 괴상한 사인을 주고받았다고 생각했는지 홧김에 당근주스가 담긴 샴페인 잔을 원샷한다.

그렇다.

제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엄마의 원조 여우짓은 이겨낼 수가 없다.

***

“정말이지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다니까.”

평소에는 어른인 척, 떼쓸 땐 칭얼거리는 어린이가 되는 유정이를 재우고 돌아온 후.

다가오는 내 발소리에 맞춰 연수가 서두를 뗀다.

소파에서 가볍게 목덜미를 주무르며 나를 기다린다.

“그거야 언급할 가치도 없을 것 같은데.”

“음, 그런가?

하기야 다들 한눈에 알아보니까.”

누굴 닮았냐의 주체는 당연 유정이다.

막 태어난 쌍떡잎부터 닮은 탓에 심하게 조숙한 딸이 염려된다는 의도로 던진 게 아닐까 싶다.

꼬옥♥

“♥”

다가가 세월에 익은 동작으로 어깨를 감는다.

매끄러운 그루브에 연수가 그대로 어깨에 머리를 툭, 떨어뜨렸고 스치는 기분 좋은 샴푸향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기댄다.

말랑말랑한 손을 꼭 잡으며 몸으로만 말한다.

말없이 스킨십을 주고받는 이 시간.

부부가 눈빛만으로 마음이 통해 함께하는 이땐 힐링타임 그 자체다.

회사에 쌓였던 피로가 바스러져 날아간다.

째깍째깍 시계바늘 소리가 몇 바퀴 돌다가 연수가 먼저 포문을 연다.

“음… 있잖아 자기.”

“어.”

“후우… 나도 결국 나이는 못 속이나봐.”

“? 갑자기 왜 약한 소리래?”

덤덤하게 옆을 돌아보자 눈썹을 구슬프게 내리는 연수.

“최근에 말이지, 게스트로 출연하면 뜬금없이 나이를 물어보는 횟수가 잦단 말이야.

역시 슬슬 나이 들어보여서 그런 건가~ 싶어.”

시답잖은 걱정에 “하.” 코웃음을 차며,

“…그거야 연수 나이 밝히면 다들 자빠져서 그런 거잖아.

매일 나이 밝혔다가 세트장 자지러지고, 신체나이 밝히면 두 번 뒤집어지니까.”

실제 나이가 신체나이로 -15살 차감되는 연수.

팔불출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도 연수는 전혀 나이가 들지 않았다.

매일 필라테스와 극단적 식단조절이 결국을 빛을 보게 되는지 도리어 시간을 역행하고 있다.

주름 따위 일절 용서하지 않는다는 듯이 탱탱한 피부가 그걸 증명한다.

나는 화장실거울을 봐도 변한 티가 나는데, 연수만은 뱀파이어마냥 외모 나이를 20대에 고정해 맞췄다.

“그런가?”

“있잖아, 의도적으로 약한 소리 해놓고 주변 기만하는 건 너무하다고….

그러니까 선화가 핏대 세우고 열을 내지.”

“하지만 걔 놀리는 게 내 즐거움인 걸♥”

“참나….”

“♥”

콧소리 잔뜩 내면서 키득키득 품에 숨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으음~♥”

품속에서 신명나게 꼬리가 흔들린다.

꽉 껴안아 내 위에서 정기를 가득 얻어간다.

얼마나 잔뜩 훔쳐야 성에 차는지, 한참이 지나서야 만족스러운 숨결과 함께 떨어진다.

“음~ 좋다, 좋아.

그럼 시간이 이렇게 됐으니 이만 들어가 잘까?”

“? 자다니?”

“그야 슬슬 잘 시간이니─”

“그렇게 쉽게 잘 순 없지.”

꽈악♥

“앗…♥”

거침없이 마누라 보댕이를 꽉 쥔다.

홈웨어로 가볍게 입는 요가팬츠 바지에 나온, 두툼한 보짓살을 움켜쥔다.

할짝♥

이어서 길게 혀를 빼서 어깨라인을 타고 올라가는 목덜미를 핥는다.

아이스크림보다 보드랍고, 와인처럼 잔뜩 농익은 미시의 피부를 쭉쭉 빨며 속삭인다.

“아까 식탁에서 그렇게 애태워두고 어딜 빼려는 거야?”

“으응…♥ 안티 에이징 때문에 잘 자둬야 하는데.”

“그럼 자.

나는 자는 내내 연수 맛있는 좆집에 굶주린 자지 쑥쑥 처박을 거니까.”

“짓궂네♥”

안 된다고 하지만 애무를 한사코 거절하지 않는다.

흥건해지려는 좆집을 중지로 살살 간질이고, 목에 키스마크를 박자 스스로 목을 감아 엉켜온다.

꾹♥ 꾹♥

빨딱 선 좆을 탱탱한 허벅다리에 비빌 때마다 실바늘보다 가늘게 뜬 눈이 웃는다.

기대감에 골반을 떠는 주제에 타협하듯 손가락 하나를 코앞에 내민다.

“하아, 하아… 그럼 딱 한번만♥

한번만 하고 자는 거다?”

“글쎄? 남편의 힘찬 좆질 한번만으로 욕구불만 마누라님이 만족한다면야.”

“……♥”

절대 한번만으로 끝날 거사가 아님을 알면서도 내숭을 떠는 구미호 아내.

이것 또한 모르는 척, 연수가 의도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웃챠!”

“앙♥”

나는 알아도 모르는 척하며, 마누라를 보쌈해 안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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