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화 > 155. IF) 자유로운 영혼들 - 햄스터편
<금사자'z>
이제 이곳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인생을 돌아보니 여태껏 오만했다.
솔직해지자면… 얼굴 좀 믿고 까불었다.
예쁘면 누구든 꿀 빨 수 있다던 인터넷방송 여캠시장.
이곳에 뛰어들었다가 몇 년이나 죽을 썼다.
그렇게 헛손질의 연속이었는데, 방송 쉬면서 탱자탱자 나태의 시간마저 보냈기에 이제 내가 갈 장소는 이곳이었다.
하지만 뭐… 지하수용소로 끌려간다는 그런 뉘앙스는 아니다.
야한 컨텐츠 천지지만, 지갑이 텅텅 비어 몸을 판다는 뉘앙스가 아니다.
나름 철저한 조사로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뛰어드는 거다.
매일 가입자가 상승하고 있고 가파른 수직 곡선으로 오르는, 덕분에 돈이 넘쳐흐른다는 이 커다란 흐름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그래, 기왕하는 거면 이곳에서 넘버원이 되겠다.
젖과 꿀이 흐른다는 이 땅에서 못 가져서 한이 됐던 돈을 왕창 긁어주겠다 이거다.
……그랬는데.
“왜 그러시죠?”
“아… 아니요! 별 것 아니에요….”
금사자.
<금사자'z>를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사장님.
어디 바닥에서 굴러먹던 하꼬가 온다는데 사장님이 나와서 대면해준 건 영광이나… 솔직히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키 큰 신장과 큰 몸집.
가꾼 근육 덕에 곰 같은 체형이… 과장 좀 보태면 이 남자 앞에 서면 월식이 일어날 것 같다.
인상이 험상궂진 않으나, 체형을 보는 것만으로도 근육이 굳는다.
염소는 위기상황에 근육이 경직된다는데 내 상황이 딱 그런 것 같다.
“기재는 체크표 친 곳에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파트너십 체결 완료입니다.”
“네, 넵!”
대답을 요란하게 했으나 동공은 여전히 흔들린다.
볼펜 잡던 손도 공명해서 지렁이가 지나온 흔적을 남기자, 측면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정이 안 된다면 커피라도 한잔 드릴까요?”
다행히 이 넓은 공간 안에는 단둘이 아니었다.
그의 비서… 무태안경에 몹시 똑 부러져 보이는 여성이 함께 있었다.
“아… 아니요. 괜찮아요.”
누군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이, 그것도 같은 동성이 있다는 점이 안정감을 더해주나, 그녀의 차림새는 앞에 사장님보다 더 신경 쓰인다.
고개만 내리면 속옷이 보일 정도로 극도로 짧은 정장치마.
꽉 끼는 블라우스에 망사스타킹까지.
라인을 강조하는 과감한 차림새라고 해야 할지… 사실 그냥 의류를 걸치고만 있는 거다.
조금만 벗기면 바로 속살이 드러날 위험한 라인을 자랑한다.
‘과감하네….’
역시 플랫폼이 플랫폼이라 그런지 만만치가 않다.
이 꼬락서니만 봐도 사장과 비서와 무슨 스캔들이 있다고 소문내도 쉽게 믿을 것 같다.
어쨌든 호랑이 굴에 직접 들어온 건 나니까, 경계심을 곤두세우며 마저 볼펜을 놀린다.
마침 사장님도 나한테 눈길을 주기보단 계속 옆을 힐끔대며 신경 쓰인다는 듯이 확인했기에 이때 신속하게 나아간다.
그렇게 속도를 붙였다가─ 어떤 조항이 하나 걸려서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저…… 저기요, 사장님?”
“예? 아… 예예. 말씀하세요.”
“저… 개인적으로 싫다는 뜻은 아닌데요. 하나 여쭈어봐도 될까요?”
“뭐든 부담 없이 말하세요.”
“파트너십 제안은 감사하지만 저… 여기에 기재된 금사자 1회 이용권이라는 거 말이에요.”
금사자 1회 이용권.
그건 무려 금사자 사장을 호출할 수 있는 이용권이다.
하꼬라도 이슈가 될 수 있으니 고마운 제도지만… 개인적으로 살짝 부담스럽다.
너무나 노골적인 그런 신호라는 게 강하다.
“이 해택이라는 것이 쓸지 안 쓸지 선택할 수가─”
쾅!
“히익!?”
“으… 못 참겠다.”
금사자가 커다란 주먹을 내려치곤, 벌떡 일어선다.
설마 싶을 때, 큰 덩치를 뽐내며 사장님 책상 너머에 앉은 나를 덮치러 오지─ 않는다.
“정아야, 입 벌려.”
“아, 네.”
“에… 에?”
뜬금없이 왜 급발진인가 싶었는데 대뜸 좌석에 일어서서 자기 비서에게로 걸어간다.
그리고 한마디 명령만 내리자, 비서는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작은 입을 벌렸다.
쭈웁쭈웁♥ 츄릅… 쪼옥♥ 쪽쪽♥
“어…… 어어?!”
남녀가 안기며 나는 몹시 음탕한 소리.
잠깐 눈앞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둘 사이에는 너무나 당연한 듯이 행동하지만 제삼자인 나에겐 생소하다 못해 무슨 일인가 싶다.
보는 사람도 있는데, 소문 같은 것이 나도 상관없다는 신호인지 감행한다.
버젓이 손ㄴ미이 있는데, 둘만이 있는 모텔 공간처럼 행동한다.
거기에 비서의 상사인 금사자는 거침없는 스킨십 자세를 취한다.
“아♥ 으응…♥”
꾸욱─ 꾸욱♥
무려 비서의 성기를 주무른다.
여성의 소중한 부분을… 마치 자신의 물건을 다루듯이 매만진다.
투박하고 큰 손으로 거침없이 음기를 탐한다.
곧이어 둘 사이를 잇는 기다란 침이 끊어져서야 쪽쪽소리가 그치고, 대화가 이어진다.
“하아… 하아…♥ 좋았습니다, 사장님♥”
“다시 말해봐. 임신한지 얼마나 됐다고 했지?”
“네, 그때… 파혼할 때 하와이 갔다온 날짜로 계산하면 이제 79일쯤 됩니다.”
“!?”
비명을 지르려다가 입을 막혀서 삼킨다.
“그럼 뱃속에 있는 거 내 자식 맞지? 혹시나 그 약혼자 놈 씨앗은 아니지? 응?”
“물론, 사장님 아이입니다. 벌써 반년이나 관계를 이어간 남자는 사장님뿐이니 확신합니다♥”
넋이 나간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배가 아주 조금은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배가 아니었나보다.
“좋아… 존나 좋아….”
“♥”
슥슥♥
비서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금사자는 더욱 부드럽게 변한다.
비서의 배를 어루만지면서 자신의 여자를 혀를 길게 빼물어 뺨을 핥는다.
…코앞에서 펼쳐지는 막장드라마 쇼가 지나치게 흥미롭다.
“그럼 안정기까지 거의 왔으니 보지팡팡 좀 쳐줘도 되지? 응?”
“병원에서는 조금 더 기다리라고 했지만, 사장님이 원하시면 언제든…♥”
“당연히 조절하면서 할 거라고. 내 아이니까. 순산까지 돕는 것뿐이라니까.”
“그렇다면♥”
능숙한 손놀림으로 곧바로 치마의 옆태 자크를 내린다.
슥, 하고 중력에 의해 치마가 떨어지자 허리까지 오는 망상스타킹 아래에, 여성의 검은 속옷과 예쁜 각선미가 드러난다.
참고로 검은 속옷은…… 무려 가운데가 뚫려 있다.
하트로 뚫려있는 그곳은, 기본적인 기능을 하는 속옷은 아님이 분명했다.
“시발… 진짜 못 참게 하네.”
“♥”
찌익!
금사자는 거기에 흥분해 망사의 가랑이 부분을 찢었다.
그리고 무릎 꿇고 앉아 여성의 음부에 거침없이 입을 박는다.
쭈우우우웁♥
“으음… 사장… 사장니임♥”
비서의 표정은 금세 변한다.
저런 옷차림으로 나를 마주할 때도, 수치심이 없나 싶을 정도로 딱딱했는데 곁에 남성이 덮치자마자 누그러진다.
사랑에 빠진 한명의 여자 얼굴로 변한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오홋! 하앙♥ 아아앙♥ 흐흥…♥”
게걸스럽게 물고 빨던 전희의 단계가 지나자 당연하듯이 섹스까지 이어진다.
나를 앉혀두고 두 남녀는 자신들만의 세계로 빠진다.
커다랗다 못해 거대한… 영상으로 봤지만 말도 안 되는 성기를 내놓고 떡을 치기 시작했다.
장소가 마땅치 않았으나 금사자의 커다란 체구 덕에 장소는 상관없었다.
여성을 가뿐하게 등 뒤에서 안고, 허벅다리를 꽉 붙잡아 지탱해준다.
여자를 그야말로 물건처럼 다룬다.
“좋아요! 좋아요… 사장니임♥”
그렇게 물건처럼 다뤄지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비서.
눈웃음을 잔뜩 머금고 기울이면서 수치심 없이 교성을 내지른다.
“……아.”
“……♥”
행위를 할 때, 슬쩍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러자 자신의 보스 얼굴을 당겨서 측면으로 키스를 나눈다.
마치 자랑하듯이 둘 사이의 애정을 과시한다.
거기에는 행복 밖에는 없었다.
‘굉장해….’
섹스를 안 해본 처녀는 아니다.
하지만… 이 힘 넘치는 광경은 처음이다.
여태껏 남자친구가 해왔던 행위를 소꿉장난으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
…주륵♥
직접 목격하니 영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멍하니 자신감 넘치는 수컷의 행동에 주목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해 손가락을 가랑이 사이로 가져간다.
저것이야말로 암컷들을 이끌어주는 진정한 숫사자였다.
팡♥ 팡♥ 팡♥
“호옷…!”
“안정기만 제대로 되면 알지? 순산할 수 있도록 제대로 쑤실 거야.”
“하앙♥ 알겠습니다아♥”
“그리고 출산해도 아이는 계속 갖게 할 거니까, 조리원만 다녀오면 둘째 도전하는 거다?”
“네♥ 기쁘게 기다리겠습니다♥”
“후… 그나저나 이 맛있는 좆집에 귀두만 담그니 존나게 감질맛나네!”
뻑뻑뻑뻑뻑뻑뻑뻑♥
“오옷♥ 호오오오오오옷!”
다리를 활짝 펼치도록 꽉 잡고, 성난 성기를 문지른다.
임신한 몸을 걱정해서인지 끝까지 가지 않고, 힘 조절로 적당하게 머물기만 한다.
그 때문인지 둘만의 시간은 여기까지였다.
“하아… 하아…♥”
관계가 끝나자 비서는 다시 치마를 입는다.
그녀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있고, 치마 가랑이 사이에는… 하얀색 물줄기가 하나 흐른다.
이 상태로 아까처럼 옆에서 스탠바이 한다.
허벅다리가 바들바들 떨리지만 기쁜 얼굴로 그의 옆에 선다.
…꿀꺽.
엄청난 일을 봤지만 태연하게 수습하는 둘 사이에는 일상이라는 느낌이었다.
따라서 상상하게 된다.
만약 과연… 상대가 임신한 여성이 아니라면 어떻게까지 하는지가 궁금하게 만든다.
“후, 죄송합니다. 못 볼꼴을 보여주고 말았군요.”
“아…… 아니에요.”
다시 옷을 차려입은 금사자가 사장석에 앉자, 화들짝 가랑이에 손을 뗀다.
중지 손마디에 가득한 물기를 감춘다.
“아까 무슨 말을 하시려다가 그만둔 것 같은데, 할 말이 있나요?”
“아, 그건 저……”
손바닥을 마주잡고 우물쭈물 말꼬리를 길게 늘이다가,
“저기….”
“네.”
“금사자 1회 이용권 말인데요…”
“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두 눈을 바닥으로 내리깐 뒤,
“……최대한 빨리 시일에 부를 수 있나요?”
말하고 나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하지만 이런 쇼를 봐서 그런지 충동적이라도 물어보고 싶은, 물어봐야하는 욕망이 생겼다.
금사자가 뭐하는 사람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관람하니 차원이 다르다.
엄청난 힘이 느껴지는 그 몸놀림.
안긴 여자가 자랑하듯이 보여준 그 표정의 의미.
나도 알고 싶어졌다.
앞의 두 사람이 그렇게 만들어버렸다.
부끄사 하기 직전인 내 질문에, 뜸을 들이던 사장님이 씨익 웃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입니다. 지금 예약하시면 두 달 안에는 가능할 겁니다.”
“에…….”
부끄러움을 무릅썼으나 의외의 답변이었다.
두 달이라니… 이런 발칙한 생각을 한 여성이 한둘은 아닌가보다.
어쨌든 대답을 듣자 서둘러 남은 항목을 전부 빼곡히 채워 넣은 다음, 계약서를 제출한다.
하나하나 검토하던 사장님이 나를 보더니 빙긋 웃어 보인다.
“그럼 두 달 뒤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저, 저도 잘 부탁드려요…♥”
겸연쩍게 배시시 웃어보이자 옆에서 끼어드는 비서.
“그럼 귀빈은 제가 입구까지 배웅해드리겠습니다.”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데….”
사양했지만 비서는 옆까지 따라왔다.
그렇게 사장실을 나와, 사무실 입구 문을 열고 나갈 때.
“잠깐 실례합니다.”
“어?”
어쩐지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형용하기 힘든 야릇한 향을 풍기며 둘만 들리도록 귓가로 다가와 속삭인다.
‘첨언하자면 사장님의 서비스가 아무리 좋으셔도 한 번 밖에 안 된답니다♥’
“…….”
메시지를 전한 뒤, 눈웃음을 지으며 단호하게 선을 긋는 비서님.
이건 마치 나는 평생 가능하다는 뉘앙스였다.
경고나 상기시키는 뜻이 아니라, 자랑의 의미가 강했다.
‘그렇게 대단한가….’
물기가 가득한 허벅다리를 잔뜩 좁혔다.
두 달 후가 더 기대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