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6화 > 136. 응? 응? 응?
돼지회장이 컴백했다.
그런데 뭐 어쩌라고?
따져보니 호들갑 떨 일이 아니었다.
[매니저] 어플이 가동 중이니 있어도 돼지가 오든, 돼지 아빠가 오든 무용지물이다.
철벽같은 안티 프로그램에 채팅 자체가 되지 않을 테니, 어그로 끌리지 않게 적당히 무시하면 끝이다.
여기까지 사고의 끈이 닿았을 때다.
웅웅! 웅웅!
책상에서 울리는 소원이의 토끼 귀 달린 핸드폰.
누가 걸었는지 알기 쉽게 떠있는 이름은 <돼지새끼>였다.
그간 날선 공방에 정면으로 맞섰는지 차단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면 법적 문제가 걸렸다던가.
어쨌든 돼지회장이 예상을 벗어나 우회해버렸다.
채팅창이 먹통이니 전화통화로 막고라를 신청해온다.
“소원아….”
“…….”
때가 아니라고 도리도리 목을 돌리며 소원이에게 침착한 곁눈질을 보낸다.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는 협상가처럼 상대를 진정시키듯 손을 위에서 아래로 흔든다.
“기다려 봐. 일단 방송에 집중하자.”
띡!
라고 했을 땐 소원이가 이미 전화를 받았다.
사막보다 메마른 표정으로 귀에 가져다 댄다.
“그, 그럼 적어도 방송 마이크에 소리 안 들어가게 해!”
“뭐야 돈가스새끼야!”
참언을 들었을 터인데 아주 대놓고 육두문자를 날렸다.
방금 못 들었던 시청자들을 배려해서인지 아주 시원스런 목청으로 내지른다.
삑!
거기에 꿀릴 것 없다는 듯, 동네방네 들어라 스피커폰으로 해두는 호방함.
‘어째 내 주변에는 막 나가는 여자들이 많은 것 같지….’
지끈거리는 미간을 누르는 사이, 심기 거스르는 목소리가 겹친다.
『요나… 요나짱이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뭘 어떻게 이래 등신아.”
『날 배신했으면서 사죄도 없이 다시 방송을 켜? 사과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면 봐주겠다고 했는데, 요나는 끝끝내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네?』
“시발… 사람 말을 좀 해. 꿀꿀대지 말고.”
치가 떨리는지 본래 성격을 넘어서 다른 인격이 나온다.
그간 당한 수모가 얼마나 컸으면 단순 통화만으로도 벌써 이를 간다.
욕설 섞인 뜨거운 공방전과 침통해지는 돼지회장 목소리.
『옆은 누구야? 나 없는 사이 도대체 누굴 부른 거야?』
“스토커 돼지가 신경 쓸 일이 아닐 텐데?”
『그래 요나짱… 그간 내가 못 살게 굴어서 섭섭했구나』
빠직!
만화였으면 쥐고 있던 휴대폰이 부서졌을 거다.
“섭섭…? 니 새끼가 그, 그, 그딴 만행을 벌이고 고작 섭섭─”
『요나짱, 그래봤자 다들 알고 있다고?』
말꼬투리를 자르고 “크흐흐흐.” 조소한다.
한나라 망탁조의 동탁도 아니고 주지육림을 누리는 영주의 웃음소리다.
『요나가 아무리 발악해도 과거가 없어지지 않아. 그렇게 도피해봤자 결국 나한테 돌아오게 돼 있어. 요나… 요나는 평생 내 꺼라구』
“…….”
역겨운 꿀꿀대는 소리.
또 한 번 소원이의 연약한 억제기가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부들부들부들…
마음껏 지껄이자 분하고 원통한지 책상다리 아래에 주먹과 허벅다리가 떨린다.
꽉 베어 문 입술에선 피가 나올 지경이다.
거기에 손을 포개준다.
나도 철없이 저지른 과오가 있기에 소원이가 겪어온 고충을 다 헤아리진 못해도 적어도 분한 마음만큼은 공감한다 이른다.
“소원아….”
“못 참겠어…. 못 참겠어 선우야…!”
“일단 방송부터 끄자. 저 돼지는 내가 해결할 테니, 다시 안정을 찾고 생각하자. 응?”
“싫어!”
“조금만 참아. 그래도 뒷정리를 해야─”
색으로 따졌을 때, 선화가 알기 쉬운 푸른빛 불꽃이라면 소원이는 뭘까.
미나가 조금 옅은 주홍빛. 연수는 자유로운 하늘색. 유나는 머리색대로 핑크빛에 한정아는 남색 정도가 되겠다.
사랑이는 심장을 형상화한 붉은 하트, 그 위에 엄마는 흰색 정도 되겠다.
소원이는 보라색이다.
보랏빛으로 흔들리는 혼돈.
멘탈이 나갔을 땐 오밤중 성냥 들고 뛰쳐나간 아이처럼 그야말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쭈웁♥
가령 본인 생방송 도중에 나한테 키스한다는 행위 같은 걸 말이다.
“우웁?!”
“추웁… 쭈웁! 추릅추릅… 쪽♥”
기습키스에 당황해 목을 뒤로 뺐으나 소원이는 그 간극을 온몸을 던져 메꿨다.
다 내던지고 부드러운 살결을 한껏 내 몸에 비비면서 진득하게 키스를 즐겼다.
방송에는 딜레이가 있기 때문에 잠깐 뒤에 돼지가 반응한다.
『요, 요, 요요요나짱 무슨 짓이야?!』
─저 인성 글러먹은 나쁜 돈가스돼지 쉙... 어?
─어?
─????
─사촌오빠랑... 어?
떨어지자 보이는 격하게 동요하는 돼지와 채팅창.
거기에 나도 격하게 동참한다.
‘생방 중에 무슨 짓이야?!’
“못 참겠어… 선우 테라피로 힐링이 필요해♥”
‘미쳤어?! 지금 시청자들 다 보고 있다고!’
“상관없어…. 이제 다 필요 없어. 역시 나에겐 선우만 있으면 돼.”
‘그런 의미가 아니라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좀 봐!’
“우웅… 돼지새끼가 더럽게 자꾸 자기 거라고 하잖아… 나는 선우꺼 아니었어? 선우는 열 받지 않아? 응?”
눈치껏 목소리를 낮춰도 다 새어나가는 볼륨.
상황이 대차게 꼬였다.
아니, 꼬인 게 아니라 그냥 밥상머리 국 쏟고 밥 쏟고 대환장 파티다.
밥숟갈만 들면 먹을 수 있는 깔끔한 한상차림이 돼지 한 마리 난입으로 엎어지고 만다.
‘냉정해… 냉정해져라 채선우…!’
허나 냉정하게 돌아오면 타개할 수는 아직 존재한다.
막장이 됐지만 해킹툴을 이용해 자료들을 지우고 조작하면 어떻게든… 어떻게든………
……어떻게든 막아서 뭐하냐?
‘아니, 야발. 기다려봐. 내가 왜 이렇게까지 억누르고 있어?’
스트레스 수치가 팍 튄다.
화딱지 나서 더는 못 참겠다.
최근 주변에 일어나는 변화들.
그 불안정한 변화들을 진화시키려 소방원처럼 동분서주했다.
마음껏 좆 놀린 업보라 생각하고 기꺼이 발바닥에 땀나도록 달렸다.
돌아오는 업보들을 두 팔 벌려 맞이했다.
하지만 안 맞는 옷은 결국 안 맞는 거다.
작은 옷에 아무리 어깨 접어 넣고 조심스레 팔을 끼우도 찢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사람에겐 자기 적성에 맞는 활동이 있다.
계획보단 무대포.
피지배보단 지배.
원래 이렇지 않았다.
다만 그간 어플 활동으로 성격이 개조된 건지 알뜰살뜰 쌓아나가는 통제보단 무작정 앞뒤 안 가리고 저지르는 활동이 알맞다.
있잖아… 나도 상황 막장 안 만들려고 나름 노력했다고!
노력해도 불길이 사그라지지 않으면 어떡해야 하는가.
그 불길 속에서 함께 훌라댄스 추고 놀면 된다.
“아 몰라. 입보지 열어.”
“하읍?!”
품에 안긴 에스트로겐 덩어리를 먹는다.
탱탱한 혓바닥에 부드러운 가슴살코기들을 맛본다.
“츄웁…♥ 쪼옥… 쪽… 선우야…♥ 선우야♥”
쑤욱♥
그리고 냅다 손가락을 쑤셔 박는다.
와서 참고 참아왔던 소원이 도톰한 조갯살을 확인한다.
발정난 암캐년이 벌써부터 내 아기씨 받을 준비를 마쳐 미끌미끌했다.
“푸하! 하아, 하아…!”
“시발. 당장 옷 벗고 침대 올라가. 지금부터 소원이 맛집 보지 따먹을 거니까.”
“응♥”
소원이가 잔뜩 흥분해서 뛰쳐나간 사이, 떨어뜨리고 간 소원이 핸드폰을 주웠다.
캠을 침대가 잘 보이도록 세팅한 뒤, 핸드폰에 얼굴을 가깝게 가져간다.
“돼지야 잘 봐라. 이제 이 좆집이 누구건지 보여줄게.”
『너, 너 누구야 이 새끼야! 지금 생방송 중이라고! 미쳤어?!』
“하아… 실좆 파묻히게 지방만 득실득실 껴서는. 잘 봐. 여자는 이렇게 먹는 거야.”
특별 서비스로 핸드폰과 함께 걸어간다.
툭, 소원이 얼굴 옆에 던져두고 번쩍 팔을 들어 옷가지를 벗는다.
바로 나체가 돼서 커다랗게 솟은 육봉을 가져다 갔다.
“선우의 큰 자지…♥”
강인한 수컷냄새가 발정난 토끼를 매료시킨다.
소원이의 귀가 쫑긋거린다.
“얼른, 얼른 줘! 소원이 준비됐어♥”
“어허. 아직 이르지. 평소에 해주던 자지응원 츄츄를 안 해줬잖아?”
“아…♥”
나체로 침대에서 보지 벌리고 있던 소원이가 입맛을 다신다.
그 탱탱한 핑크빛 혓바닥에 자지를 가져가자 소원이가 애인을 다루듯 포근하게 감싼다.
성은을 베풀 쿠퍼액 가득 찬 불알을 애지중지 만져주고, 간드러지게 속삭인다.
“오늘도 소원이를 위해 잔뜩 수고해주세요, 듬직한 자지님♥”
그대로 좆 끝에 키스한다.
킁킁 테스토스테론 향을 맡으며 기둥마저 훑어준다.
암컷답게 좆집으로서 맹세를 한다.
우수한 수컷 앞에서, 파렴치하게 국부에서 물줄기 한 방울 떨어뜨리며 굵은 자지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쮸봅♥
“하앗♥”
“하… 시발.”
침대에 올라가 넣자마자 환영인사로 꽉꽉 조여주는 명기 조임.
역시 이게 적성에 맞다.
샌님처럼 하나하나 재고 사는 것보단 액셀을 꾹 밟는 이 스릴이 좋다.
애초에 이토록 촉촉한 맛집 보지가 기다리는데 참아주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
얼른 자지 먹여주세요~ 노래를 부리는데 참아주는 게 실례다.
삐걱삐걱삐걱삐걱♥
“호오오오오옷♥”
따라서 언제나 성심성의껏 흔들어줘야 한다♥
평소대로 찔러주자마자 입가를 올리고 행복하게 웃는 소원이.
시트는 애액범벅으로 둥근 원을 그리며 금세 젖어버린다.
저렴한 공주님 침대는 간신히 두 사람 무게를 견디며 버틴다.
주인님이 무사히 떡방아를 맛볼 수 있게 버텨준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야방도 아니고, 무려 갱생시키려던 방송에서 벌어진 실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