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화 > 122. 댁 와이프가 몰래 만나자더라?
『어이, 대접해준다는 보지가 점점 내려가잖아. 더 높게 들어』
『죄송, 죄송해요… 벌써 4번째라…♥』
『자기만 즐겨놓고 이러기야? 허리 힘쓰는 건 내가 다 해줬잖아. 변변찮은 보지에서 즙만 줄줄 흘리면 안 되지.』
짝! 짝! 짝!
거칠게 볼기를 때리는 소리.
화면으로 보이는 하얀 엉덩이가 붉어질 정도로 거칠게 다룬다.
『하앙♥ 죄송해요. 죄송해요. 귀빈 대접도 못 해드리는 변변찮은 보지라 죄송해요♥』
그런데도 바보 같이 실실 웃는 여자.
땀범벅이 된 몸뚱이로 그에게 아양을 떤다.
화면 속 여자… 내 아내는 어느덧 완벽하게 그의 노리개가 되어있었다.
섹스할 때 합도 잘 맞추고 안아주는 남성의 색에 맞춰 잘 길들여졌다.
그의 취향에 맞춰 철저하게 저자세로 기었다.
『아잉… 그만 봐주세요, 금사자님…♥』
그런데도 그를 볼 때마다 눈에서 떨어지는 꿀을 담는다면 컵이 넘칠 것이다.
아내는 언제나 나를 위해서라고 방패를 올리나, 오랜 부부사이에 진심을 구분하는 건 귀를 후비는 것보다 쉽다.
탁탁탁!
“하아, 하아…!”
허나 괜찮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 내 수음이 멈추지 않으니까.
녹화시간만 3시간이 넘어가는 남녀의 짐승 같은 현장에 빠져든다.
『뭐, 좀 오래 하긴 했으니까 잠깐 쉬어가기로 할까?』
벌컥!
“!”
화면 속에서 말을 끝맺자마자 냅다 방문에서 나오는 남성.
방송에서 금사자라고 불리는 그가 거실로 나온다.
하지만 오늘은 방송에서처럼 탈은 쓰지 않고 있다.
그저 한 명의 건장한 사내로 초대받았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아… 얼마든지.”
말만 전하고 부엌의 냉장고로 성큼성큼 다가간다.
타인의 집을 나체로 큼직한 성기까지 내놓고 당당하게 활보한다.
거실 식탁에서 이어폰을 끼고 노트북을 보던 나는 멍하니 목격한다.
병으로 된 오렌지주스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그를.
입가로 조금 흘렀으나 개의치 않았다.
“꺼억~! 후우.”
그야말로 민가로 내려온 산짐승 한 마리.
쾅!
시원하게 트림까지 내뱉곤 다시 방문으로 돌아간다.
반이 남은 오렌지주스와 함께 방문을 잠근다.
굳이 화면을 볼 필요도 없이 문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봐, 마실 것 좀 가져왔어』
『아… 고마워요.』
『아니 그게 아니지.』
『예?』
『입 벌려. 내 입으로 주는 대로 마셔야지.』
『아…♥』
착착… 쪼옥- 추웁추웁♥
촉촉한 물소리와 함께 혀가 섞이는 소리.
『자, 몸소 에너지도 보충해줬겠다. 바로 가볼까?』
『하아… 하아… 네헤…♥』
『그럼 얼른 이쪽 벽 짚고 서봐』
『아, 거긴……』
『빨리 해. 기다리느라 자지가 잔뜩 부어올랐잖아』
『하, 할게요. 그렇게 팔 당기지 말고…… 아… 아앙♥ 앙♥』
덜컹♥ 덜컹♥ 덜컹♥
정면에서 보이는 안방 문이 덜컹거린다.
굳이 모니터를 볼 필요도 없이 소리만으로도 어떤 격렬한 행위를 하는지 보인다.
그의 넘치는 에너지가 방안을 넘어 집안에 진동한다.
“하아… 하아…”
찌익! 찍! 찍!
사정했다.
머릿속에서 아내가 근육질 금사자에게 거칠게 먹히는 상황이 그려지자 싸버렸다.
자위도 필요 없이 팬티 속이 흥건해졌다.
덜컹덜컹덜컹♥
『오호오오오옷! 선우 씨, 선우 씨잇…♥』
나는 쌌지만, 둘은 여전히 즐기고 있다.
한 집안이지만 남편인 나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즐긴다.
내가 짜냈지만 정말이지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
화장대에서 톡톡 파운데이션을 누르며 화장을 하는 아내.
“지현아 수고 많았어.”
“네?”
“전에 나 때문에 힘써줬잖아. 늘 고마워.”
“후후, 일일이 고맙다고 안 해도 된다니까요. 괜찮아요♡”
부쩍 얼굴에 여유가 피어난다.
최근에는 이런 음담패설을 해도 웃어서 넘길 줄 안다.
쪽.
그런 아내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춰준다.
화장품 맛이 난다.
백승호와 그의 아내 성지현.
둘은 금사자 채선우를 끌어들여 특수한 플레이를 즐기고 있다.
흔히 NTR이라 불리는 아내가 다른 남성과 동침시키는 플레이를 셋의 동의하에 즐기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인 백승호가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느라 아내가 끌려오는 분위기였지만 어느새 그런 기색은 사라졌다.
절대 입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백승호가 관점에선 성지현도 한껏 즐기고 있다.
젊은 남성과 노는, 최고와 즐기는 하루를 만끽하고 있다.
“그런데 연달아서 만난다니, 괜찮겠어?”
사흘 전에 집안에서 즐긴 불륜섹스.
그런데 벌써 또 만나기로 예약을 잡았다.
아내 말을 빌리자면 금사자가 원해서 먼저 요청했다고 한다.
“그야… 언제나 그쪽이 우리에게 맞춰줬잖아요. 그날 스케줄도 없다고 하고, 부탁까지 하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아내는 곤란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기색으로 콧김을 쉰다.
그 뒤에 바쁘게 거울에 대고 열심히 마스카라를 올린다.
최대한 오늘 만나는 상대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곡선으로 속눈썹을 깜빡여 재차 확인한다.
“어음…… 그렇겠네.”
아내가 파트너를 잘 만나준다면 나야 편하긴 하다.
하지만 뭐랄까… 몇 번 만남을 가지다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하기도 하다.
아무래도 하루하루 달라지는 괴리감 탓인 것 같다.
“그나저나 당신, 요즘 부쩍 꾸미는 시간이 기네.”
“네? 그런가요?”
본인은 모를지 모르나, 한 달 전에 사진과 비교하면 아내는 90도 정도 변한 사람일 것이다.
화장은 갈수록 젊어 보이는 화장을 택하고 있고, 스타일은 과감해지고 있다.
본래 내 취향에 맞던 고풍스러움 멋은 어느덧 사라졌다.
평소 살갗을 내놓는 것에 몹시 경계를 했는데, 지금은 아직 칼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어떻게든 노출도를 올리려고 하고 있다.
몇 가지 조목조목 지목했으나 아내는 호호 웃으면서 넘긴다.
“후후, 저도 나이가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입어봐야죠.”
여성 특유의 고혹적인 웃음.
그와 몸을 섞더니 능청스러움마저 생겼다.
“그만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전에 옷도 어울렸고….”
“음… 지금은 시간 없으니까 나중에 하죠. 나가는 시간 다 돼서.”
“어어, 그러지. 그리고 오늘은… 배달음식을 먹어야겠지?”
아내가 변한 사실은 집안에서도 여실히 들어난다.
냉정하게 말해서 집이 더러워졌다.
빨래거리가 산더미고 설거지는 이틀이나 밀려있다.
원래 성실하고 꼼꼼하던 아내에게 이런 역사는 없었다.
세간에서 전업주부에 대해서 왈가왈부 말이 많기에 손가락질 받기 싫다며, 집안일은 로봇이 한 것처럼 항시 청결하게 유지했다.
허나 요즘따라 집안일보다는 헬스를 알아보기 시작하고, 네일아트숍이나 미용실을 들리는 일이 잦아졌다.
1인칭으로 보는 본인은 몰라도 옆에서 보는 이쪽은 그 변화가 가감 없이 보인다.
지적에 앙 다무는 붉은 입술.
“최근에 좀 바빠서… 나중에 할게요.”
간결한 문장 속에 분명한 짜증이 느껴진다.
아내를 자극시킬 의도는 아니라 서둘러 위로한다.
내 인생의 낙이 사라질까 손짓발짓으로 기분을 풀어서 그와 만날 준비를 마치게 한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나마 나가면서 세탁소라도 들리는지 한 손에는 쇼핑백이 들려있는 아내.
“잘 다녀와. 오늘도 부탁할게.”
“네, 당신을 위해서 좋은 영상 많이 남길 테니, 기대해주세요♡”
현관문을 나갈 땐 외출에 신이 난 소녀처럼 나에게 웃어줬다.
거기에 뒤에는 자주 강조하는 말까지 덧붙여서.
‘나를 위해서.’
혼자 남은 집에서 속으로 곱씹는다.
물론, 시작은 나를 위해서 했다.
하지만 요즘 하는 걸 보면 딱히 나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화면에서 보이는 진심어린 표정변화는 숨길 수가 없다.
“뭐, 내가 끌어들였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나를 자극하는 그 강렬한 소스를 얻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눈감아주도록 한다.
불안한 생각따윈 오늘 그가 틀어주는 방송을 보며 묻어버리고 한다.
이 행위 자체가 위험하다는 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더구나 성실한 아내가 아무리 잠자리가 좋아도 그것만으로 마음까지 넘어가진 않는다.
전부 성욕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렇게 백승호는 골치 아픈 일들을 그럴 듯한 말로 묻어버렸다.
이윽고 하루 뒤.
“제발 받아라 제발!”
방송은 켜지지 않았다.
같은 말로 집을 나간 아내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때문에 백승호는 밤새 안절부절 못했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경찰에 신고까지 가려던 순간이었다.
띠띠띠띡… 띠로리♬
“……왔어요.”
다행히 아내는 점심이 되기 전에 들어왔다.
도어락을 열고 피곤한 기색으로 비틀거리며 집안에 발을 들였다.
“지, 지현아! 왜, 왜 이제 온 거야?! 연락은 또 왜 안 받고? 방송은 어떻게 된 거야?”
“죄송해요. 지금 피곤하니까 자면 안 될까요?”
“만나긴 한 거야? 무슨 문제나 사고가 생긴 거야?”
“아니에요… 정말 괜찮으니까. 잠 좀 잘게요.”
귀찮다는 듯이 대충 대답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옷을 입은 채 깊은 잠에 빠졌다.
아내가 돌아와도 풀리지 않는 하룻밤의 수수께끼.
이 미스터리를 풀어줄 사람은 한 사람이 더 있었다.
<금사자>
010-XXXX-XXXX
휴대폰에 저장된 금사자의 전화번호.
이것도 하룻밤 내내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신호가 갔다.
『여보세요?』
“아… 금사자님, 통화 가능하십니까?
『아~ 넵. 얼마든지요. 데이트 끝났으니 됐죠 뭐』
“예? 데, 데이트요? 무슨 말씀하시는 건지…….”
『응? 지현이… 아, 실수. 아내 분이 말씀 안 했나요? 이상하다. 허락 받았다고 했는데』
“……”
휴대폰을 잡는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시작하자마자 의문에 의문이 덧씌워진다.
일단 데이트라는 단어에 머릿속이 더 복잡하게 돌아간다.
거기에 아내 이름을 자연스럽게 불렀다는 점 또한 강하게 울린다.
허나 평정심을 유지한다.
최대한 일처럼 접근한다.
“……제가 듣기로는 오늘은 금사자님이 부탁해서 하는 특별 분량이라고 들었는데요.”
『네? 제가 부탁요?』
난생 처음 듣는다는 톤.
그러다 뭔가 아니다 싶었는지 이윽고,
『아~ 맞습니다. 그랬죠. 어디 보자… 영상은 완벽하게 다 남기지 못했지만 사진까지 첨부해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됐죠?』
급하게 노선을 바꾼다.
누가 봐도 수상쩍은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내를 감싸주려고 뒤늦게 말을 붙인 건지, 내막은 모르겠으나 남녀의 밀회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전에 했던 컨셉 플레이가 아니라, 진심으로 나를 배제하려했던 시도가 보인다.
웅웅웅!
휴대폰이 진동.
메시지들이 대량으로 도착했다는 신호가 물리적으로 느껴진다.
계약대로라면 모든 행위는 내가 보는 앞에서 해야 했다.
아내와 접촉할 땐 내가 보는 화면에서나 곁에서 해야 했다.
하지만 카톡에 보이는 영상 몇 개와 사진들은 그 규칙들을 간단히 어겼다.
“교복? 어째서 교복…?”
분명 캐주얼 복장으로 입고 나간 아내였는데, 왠지 교복을 입고 있었다.
교복을 입고 그와 고기집에서 착 붙어서 찍은 사진.
취했는지 짧은 치마 밑에 허벅지를 쓰다듬어도 웃는 아내의 사진.
심야 길거리에서 과감하게 와이셔츠 안에 손을 넣고 빅토리 사인을 보내며 금사자와 키스하는 사진.
거기에 첨부되는 영상 썸네일은 시작부터 살색이 가득하다.
아내의 폭력적인 살색들이.
“…….”
계약은 물 건너갔다.
전부 내가 안 보이는 곳에서 아내와 놀아났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이곳에는 여태껏 맛봤던 소스 중 최고의 감미료가 담겨있을 거라고 직감한다.
덜덜덜… 꾹!
그가 보내준, 아내가 감추려했던, 영상을 재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