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108. 여기가 아수라장
아침에 잠깐 방송에 출연해준 미나를 불러 못 다준 정산금을 주기로 했다.
다시보기로 벌어들인 수익금인데, 사실 요즘 시대에 굳이 대면을 하고 돈을 건네줄 필요는 없다.
곡 만나서 받고 싶다며 몸소 찾아온 이유는 간단하다.
찹찹찹찹찹찹찹♥
“아무리 그래도 오자마자 떡쳐달라고 현관문부터 바지를 내리면 쓰나.”
“하앗…! 죄송, 죄송해요… 주인님♥”
“반성하는 거 맞아? 천박한 보지가 자지 먹여줄 때마다 군침을 흘리잖아.”
찌~봅♥
“오옷, 오오옷!”
문란하게 바지를 내리고 T팬티를 젖힌 미나와 떡을 친다.
찾아오자마자 유혹하기에 정 섹스하고 싶으면 성의를 보이라며 천박하게 네 발로 바닥에 기게 만들었다.
개처럼 허리를 들게 시켰다.
“주임니임~♥”
굴욕적인 명령이나 미나는 이제 내게 세울 자존심 따윈 없었다.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그저 암캐처럼 곧이곧대로 수행했다.
명령하자마자 바짝 엎드려 나의 사랑을 갈구했다.
아침댓바람부터 찾아와서 자지를 조르는 암컷.
암컷으로 이쁨 받고 싶은 마음이 기특하긴 하지만 목줄은 어디까지나 내가 쥐고 있다는 걸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대로 채찍까지 사용해서 목줄 당기는 주인님은 나라고 몸에 새긴다.
뒤치기로 쑤시면서 큼직한 손바닥을 꺼내든다.
짝! 짝! 짝! 짝!
“하앗! 하앙…♥ 주인님, 주인니임… 미나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요. 그만해주세요…♥”
움찔움찔♥
……교육 효과가 전혀 없군.
입으론 그만해달라고 하면서 바르르 엉덩이를 떨면서 더 큰 자극을 조르는 미나.
마조 암컷에겐 이제 엉덩이 때리는 형벌은 포상이 돼버렸다.
내 취향에 맞게 행동 교정시킬 때마다 엉덩이를 때렸는데, 이제 즐기는 입장이 돼버렸다.
미나에게 엉덩이 매질은 더 이상 채찍이 아니라 당근이다.
“아앙♥”
“조임 봐라. 보지는 완전히 명품이 다됐네.”
“그야… 주인님이 잘 써주시니까요♥”
“하… 내가 좋아하는 걸레 같은 소리만 하곤!”
“……♥”
짝! 짝!
그나마 때려줄 때마다 열심히 씹을 조이는 성의에 만족한다.
굵은 자지를 만족시켜주려고 필사적으로 정액을 짜내는 보지에 성의가 보인다.
“후우….”
“하아… 하아… 하아…♥”
섹스가 끝나자 격렬한 힘을 견디지 못해 바닥에 쓰러지는 미나.
보지에 불컥불컥 아기씨가 새어나온다.
심어둔 쿠퍼액들을 칠칠치 못하게 흘리며 엎어졌다.
개처럼 엎어져서 받은 거친 뒤치기에 홀딱 반했는지 마룻바닥에 침까지 질질 흘린다.
철컥!
기분 좋은 풍경을 내려다보며 바지의 지퍼를 올리고, 단추를 잠근다.
보통 같으면 이대로 미나를 침대에 던지고 질펀하게 놀았을 것이나, 슬슬 시간이 됐다.
거실에 놓인 시계 분침이 열심히 달려 다음 스케줄이 사이에 1시간 쯤 남은 시간을 알린다.
“기운 차릴 이온음료 좀 챙겨올게.”
돌아서자마자 뒤에서 닿는 물컹한 감촉.
“으으응… 주인니임 더 해줘요~♥”
어느새 일어섰는지 등에 젖통을 비비면서 조른다.
아직 자지에 목말랐는지 아기씨 듬뿍 받은 씹을 비빈다.
“이야~ 미안. 오늘은 약속이 좀 있어서.”
“우응… 그냥 취소해버려요. 오늘은 미나가 주인님이 좋아하는 명품보지로 잔뜩 서비스해드릴게요♥”
몹시 매혹적인 제안.
“안 돼.”
허나 나는 딱 잘라서 거절한다.
“다음 스케줄 준비하려면 슬슬 시간이 촉박해. 미나도 위험하니까 얼른 옷 입어.”
“……걔 만나는 거예요?”
냉정하게 ‘걔’라고 표현하며 드러내는 노골적 적의.
우리 백금발 여왕님, 선화에 대한 비호감을 대놓고 드러낸다.
전에 만난 뒤부터 묘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다.
씨익.
그저 하얀 치아를 보이며 시인한다.
여성의 감인지, 눈치만큼은 백단인 미나는 무슨 의미인지 알아챈다.
“으으으…….”
허나 미나는 막을 수 없다.
미나도 아직까지 이정수를 만나는 입장이기에 내게 왈가왈부할 수 없다.
더구나 우리는 몸까지 약속된 관계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할 말이 없을 거다.
“흥. 주인님 바보.”
하지만 질투가 나는 부분은 어쩔 수가 없는지 투덜거린다.
“그렇게 내가 좋으면 빨리 SNS여신님의 야방출연을 결정하든지.”
“……결정하면 안 만나는 건가요?”
“아니, 그건 힘들겠는데. 따먹을 보지가 줄면 섭섭하지.”
“…………나쁜 주인님.”
완전 토라진 미나가 눈길을 돌린다.
그래도 몸은 떨어지기 싫은지 그대로 안고 있다.
보고있자니 마음은 좀 약해진다.
천천히 돌아 내 전용 씹 안쪽을 솎아주며 암컷을 풀어준다.
“실망하지 마. 미나랑은 제일 많이 놀았다고. 어차피 미나 혼자서 나를 감당하는 건 불가능이잖아?”
“그래도 걔가 온다면 이제부터 걔랑 주인님이랑 여기서……”
“걔랑 나랑 여기서 뭐?”
“…….”
감당 안 되는 질투심에 언급조차 하기 싫은지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이 열 뻗치는 와중에도 떨어지기 싫은 몸이 그녀의 복잡한 심정을 대신한다.
쭈웁♥
“으응…♥”
몸을 붙여 욕심 많은 암컷의 목을 훑어준다.
귀여운 암캐에게 내 마크를 박아 넣는다.
안타깝게도 미나만으로는 나를 만족할 수 없다.
한가득 욕심이 그득그득 생긴 내 여성 편력은 막을 수 없다.
미나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 거미줄에 걸린, 전용 보지들을 놓아줄 마음 따윈 추호도 없다.
부드러운 살을 취하고 뼈까지, 뼈도 사골로 끓여 평생 우려먹을 거다.
“자자, 어차피 계속 만날 사이니까 이쯤하자고.”
“……네.”
과연 잘 길들여진 암컷이라 더 이상은 조르지 않는다.
내게 미움을 받을까봐 더는 선을 넘지 않는다.
틈틈이 여자 따먹고 여친 만날 준비까지 하는 보람찬 시간관리.
어느덧 많은 암컷들을 관리하는 입장이 됐다.
이 암컷들과 앞으로 이뤄질 많은 미래 계획들을 떠올리니 그야말로 흥분된다.
“자, 그럼 버스정류장까지 나갈까.”
바깥까진 마중 나가려고 함께 문을 열었다.
허나 이때의 나는 너무나 오만했다.
여태껏 지구를 다녀간 인간들에겐 수많은 계획이 있었으나 그건 대부분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의외의 변수는 세상에 수없이 널렸다는 걸, 진작 깨달았어야 했다.
활짝!
“아, 선우─”
말이 끊긴 인물은 선화였다.
무슨 조화인지, 약속시간보다 훨씬 이르게 온 선화가 서있었다.
오늘도 예쁘장한 코디에 같이 먹으려고 샀는지 손에 케이크 박스까지 쥐어져 있었다.
툭.
안타깝게 방금 바닥에 떨어졌지만.
아무래도 서프라이즈를 곁들였나보다.
몸을 덮치는 한기와 함께 바람 앞에 촛불 같은 불안한 동공이 흔들린다.
“서, 서서서서선화야……? 이이이이이일찍 왔네…!?”
마찬가지로 확연하게 떨리는 목소리.
앞에 여자친구, 옆에는 방금까지 따먹은 섹파.
배산임수도 아니고 순식간에 완전히 고립됐다.
아침드라마 같은 막장 삼자대면 구도가 만들어지자 손끝이 진동한다.
뒤늦게 떨어졌지만 나와 미나는 의심스럽게 착 달라붙어있었다.
그리고 떨어진 것이 더 실책으로, 말투와 마찬가지로 더 강한 의심을 사버렸다.
하얗게 텅 빈 머리가 몇 번이나 전원을 내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
선화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의 얼굴이었다.
혐오, 형용하기 힘든 짜증, 깊은 빡침.
과자 종합세트처럼 모든 감정이 작은 얼굴 하나에 들어있다.
이윽고 짤막하게 지금 감정을 서술한다.
“이 발정난 똥개새끼가.”
단순 욕설이라면 겸허하게 받아들였을 거다.
하지만 여왕님의 절대영도 아래로 내려간 눈빛은 내 오감을 급속냉각 시켰다.
두근대는 심장도, 생각하는 뇌도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는 느낌이다.
“그게 이건 그러니까아……”
필사적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상황을 정리하면 선화에게 미나는 내 학교 동기.
크리스마스 날 한 번 스치듯 만났을 뿐이다.
불미스러운 장면을 들켰지만 선화는 모든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
물증은 없으니 철판을 깔면 된다.
진로 문제로 상담을 왔다거나, 친한 친구로서 놀러왔다고 적당히 둘러대면 된다.
남녀가 만나는 이유가 단순히 그렇고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마지막 줄은 나에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이 발정난 개새끼… 방송에서 몸 파는 걸로 모자라 이젠 바람까지 펴?”
“그게─”
“내가 방송은 봐주더라도 사적으로 여자 만나는 꼴 보이면 죽인다고 했지?”
“네, 넵 했습죠.”
“심지어 옆에… 그때 크리스마스 그 년이잖아. 친구 년이랑 놀아나? 시발… 일단 둘이서 얘기 좀 하자.”
“그게 이건 그러니까… 잠깐 졸업상담을─”
“뭐.”
“……아니야.”
즉흥적으로 짜낸 시나리오, 흔해 빠진 변명은 나오질 못했다.
아름답고 치명적인 여왕님의 두 눈동자는 거짓말을 분별하는 능력마저 갖췄는지 어설픈 거짓말 따윈 시작부터 맥을 끊어버렸다.
날카로운 은장도로 그야말로 절단을 내버렸다.
그렇게 내 멱살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잠깐.”
그걸 막은 사람은 옆에 있던 미나다.
선화는 감히 즉결처형식에 끼어든 미나를 대놓고 노려봤다.
“그쪽은 나중에 요리해줄 테니까 좀 빠져요.”
텐션이 착 내려간 선화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글쎄요,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그럴 순 없을 것 같은데요?”
“오해…?”
오해라는 단어로 이니시에이팅을 연 미나.
“네, 오해요♥”
그리고 그 말과 대비되게 오히려 붙었다.
선화에게 멱살 붙잡힌 내게, 팔짱을 끼면서 시시덕거렸다.
당연히 선화는 눈에 핏대를 세운다.
“그 손 안 놔─”
“우리, 사실 방송 비즈니스로 연결된 사이거든요.”
“뭐?”
“방금 그쪽이 말하셨잖아요. 사적인 관계는 못 봐줘도 방송은 봐준다고. 사실 우린 방송 비지니스로 만나는 관계거든요.”
“……방송으로 만난다고?”
“네, 궁합이 잘 맞는지 방송에서 조금 진하게 놀아버렸지만…♥”
요염한 눈웃음을 지으며 팔뚝에 가슴을 파묻는다.
이를 보는 선화는 인내심에 한계가 온 것처럼, 마그네슘이 부족한 환자처럼 눈가를 바르르 떤다.
잡힌 멱살에 진득한 살의를 느껴 팔을 빼려고 했지만 미나가 놓아주지 않는다.
미나는 불을 하나 더 질러버렸다.
이게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건지, 맞불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질렀다.
방금 대화만으로 사태를 파악했는지 고묘하게 틈을 노렸다.
그야말로 눈치는 100단이다.
선화에게 성인용 방송하는 건 이미 들킨 사실이다.
내가 여럿의 여자들과 놀아난다는 사실은 선화도 안다.
하지만 흐지부지 넘어갔고, 방송에서 만나는 선이라면 허용해줬다.
내심 탐탁치 않아했지만 프라이드가 강한 선화는 여느 여자들처럼 집착하고 싶지 않아했고, 방송도 안 찾아보고 못 본 척 넘어가려 애썼다.
그런데 그렇게 넉넉하게 열어둔 틈이 오히려 약점이 됐다.
이건 어떻게 보면 자승자박, 관계에 있어 빈틈을 만들어버렸다고 볼 수도 있겠다.
미나는 대화를 가만히 듣다가 이 부분을 제대로 찔렀다.
“……시발, 이게 무슨 개소리야.”
충격적인 소식들의 연속에, 과부하가 걸렸는지 백금발 머리에서 열이 치이익 올라온다.
“그러니까 친구를… 같은 학교 친구를 그런 난잡한 방송에 끼어들게 했다고?”
“어어, 그게… 미나가 수익이 힘들어 보여서. 일종에 스카웃… 일자리창출이랄까.”
“그 말 그대로에요♥”
“일자리창출 같은 소리 하네. 그럼 전에 만났을 때도 이미 방송에서 떡쳤다는 거 아니야…? 이 좆에 뇌가 달린 새끼야.”
“아니 방송에 나온 건 최근 일이라….”
떡은 예전부터 치긴 했지만 방송은 최근에 나온 거라 틀린 말은 아니다.
“맞아요. 선우랑은 방송비지니스로 어쩔 수 없이 해봤는데… 힘이 엄청나더라구요♥”
미나의 능숙한 거짓말.
그야말로 전폭적으로 서포트한다.
아마 이번 기회가 나한테 점수 딸 기회라고 느꼈는지, 아니면 선화에 대한 적대심이 발동했는지 적극적으로 교전한다.
꼬옥♥
게다가 이 와중에도 스킨십까지 이어진다.
상반신 말고 하반신까지 착 달라붙어서 선화의 화를 돋운다.
“……아무리 그래도 사적으로 만나라는 미친소리까진 안 했어.”
“아뇨, 비즈니스라니까요. 오늘도 비지니스로 어쩔 수 없이 만난 거예요. 정산 문제가 있어서. 그쵸~ 주인님♥”
“주인…님…?”
“아 실수. 호호호.”
입을 가리고 실컷 약을 올리는 미나.
누가 봐도 전혀 실수가 아니었다.
분명 지원사격은 맞지만, 의도적 오인사격을 더해 판을 혼란스럽게 가중시킨다.
아무래도 기회를 노리는 것 같다.
이대로 선화와 갈등의 골이 심해져 깨진다면 선화를 띠껍게 생각한 미나에겐 분명히 이익이 될 거니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척 굴지만 은근히 깨지길 바라는 고단수의 방법을 노리고 있다.
“일단 떨어져 이 씹년아.”
“싫은데요?”
결코 섞이지 못하는 물과 기름처럼 노려보는 두 사람.
“저기……… 감기 걸리니까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할까?”
멱살을 잡은 여친과 내 어깨에 착 달라붙는 섹파.
두 사람의 열기는 후끈하나 겨울 칼바람이 매섭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내부회의를 제안한다.
“지금 그런 태평한 말이 나오냐 이 새끼야…?”
“하하하….”
“어머, 남자친구에게 새끼가 뭐에요. 나라면 절대 그렇게 안 부를 건데.”
“넌 빠져 사이버창녀야.”
“흐… 흐응… 사이버창녀라니, 다짜고짜 말이 심하시네.”
눈가를 꿈틀거리며 최대한 여유를 부리는 미나.
선화는 이대로 두 명 다 도륙 내버리고 싶은 얼굴이지만, 두통이 오는지 이마를 눌렀다.
현기증 나는 대량의 정보에 머리가 쉴 시간이 필요한지 자신이 떨어뜨린 케이크를 돌아본다.
“야, 채선우. 떨어뜨린 케이크 가져오고, 넌 개새끼니까 집에 들어올 때 네 발로 기어와.”
“하하… 선화는 이 상황에서도 위트가 있네.”
“위트…? 장난으로 보여?”
“………할게.”
레이저라도 쏠 눈빛을 피한다.
화를 푸려면 적어도 기어 다니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고 판단한다.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처량하게 떨어진 케이크를 줍는다.
마당 돌바닥에 케이크. 충격으로 튀어나와서 뭉개진 조각까지 살살 뗀다.
덩치가 큰 만큼 그 모습이 참으로 볼품없다.
‘괜찮아… 괜찮다, 채선우.’
폭풍같이 지나간 시간에 정신이 혼미하지만 그럼에도 최악은 아니라고 위안한다.
따져보면 언젠가 터질 폭탄이었다.
계단을 헛딛은 것처럼 어쩌다 큰 충격이 왔을 뿐이다.
기회는 온다.
당장 이 순간만 벗어나면 어떻게든 다음 기회는 온다라고 와신상담한다.
빵! 빵!
이때, 시원한 차 경적소리.
최악의 사태가 진정되나 싶나 싶었는데 누군가 끼어들었다.
“자기~♥”
새로 뽑았는지 번쩍번쩍 빛나는 신형 스포츠카. 무려 롤스○이스.
이 추운 날 뚜껑까지 열고 자랑하듯이 끌고 왔다.
이 세상에 나를 자기라고 부르는 사람은 딱 한 명밖에 없다.
스포츠카와 대비되는 평범한 체육복.
사실 저마저도 고가의 명품이겠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연수는 몸 자체가 명품이니까.
아니, 그런데 진짜 그게 문제가 아니고 ‘누나가 왜 거기서 나와?’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지금 이 떨어진 케이크처럼 막장으로 꺼지는 판국에, 더욱 혼란을 가중시킨다.
혼돈의 카오스란 이런 것이다.
“흐음… 서프라이즈 선물 주려고 왔는데, 너무 놀래줬나?”
활기차게 인사를 건넸다가 우리 셋을 보며 어떤 상황인지 대충 짐작했는지 살짝 곤란한 표정.
그러나 이윽고 “그럼 뭐, 어때~”중얼거리면서 살랑살랑 다가온다.
고가의 외제차, 롤○로이스 컨버터블 버전 키를 넘기며 방실방실 웃는다.
“자, 이제 자기 꺼. 전에 나랑 잘 놀아준 선물♥”
“““…….”””
냅다 넘겨주는 말도 안 되는 고가의 선물.
그러나 기쁨의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진짜 울고 싶다.
‘한량신이시여,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내가 뿌린 씨앗이지만 가혹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