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 107. 여우산책♥
“이봐, 어서 따라오라고.”
“기, 기다려. 여기 주변이 너무 깜깜해서….”
“연수 입장에선 깜깜해서 다행 아니야?”
“……♥”
앞서가는 그가 목줄을 느슨하게 당긴다.
우리 둘을 연결하는 이 목줄처럼 주도권을 홀랑 내줘버린 나는, 그의 명령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현재 바바리코트에 양말스타킹, 그리고 하이힐만 신은 상태.
코트 안에는 그야말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
이 알량한 코트의 끈만 풀어버리면 바로 드러난다.
무방비한 속살들이.
행여나 누군가에게 들키면 끝장난다는 리스크에 다리가 바들바들 떨린다.
그나마 외각이라 관리가 성실한 공원이 아닌지 어두워서 다행이다.
또각… 또각….
채선우의 인도를 받으며 주춤주춤 공원산책을 시작하는 하연수.
아무리 노출증 있는 하연수라도 이런 미친 짓거리를 실전으로 옮기긴 힘들다.
전국에 얼굴이 팔린 샐럽으로써 이런 과감한 행위는 하기 쉽지 않다.
믿는 근거는 단 하나.
목줄을 끄는 상대가 채선우니까.
단지 채선우니까 온몸을 맡길 수 있다.
“자, 이쯤이면 됐으려나?”
어두운 공원의 중심부.
새벽을 달려가는 시간이라 깜빡이는 가로등 외에 기척 하나 없는 장소에서 채선우가 중얼거린다.
마치 큰 이벤트를 준비한 말투다.
또 무슨 말을 할까 바짝 긴장하니, 굵은 손가락 마디로 잔디밭을 가리킨다.
“자, 깔끔하게 비우고 시작하자고.”
“……비워? 뭐, 뭐를?”
“뭐긴. 바들바들 떠는 거 보니 신호가 온 거 아니야?”
다가와 귓가에 속삭인다.
“방광에서 신호 안 와?”
“……!”
간접적이었으나, 쭉 찢어진 입꼬리에서 전하는 뜻은 간단했다.
여기서 볼일을 보란 소리다.
이 개방된, 우리를 비추는 가로등까지 있는 장소에서 일을 보라는 의미다.
두근두근두근♥
가슴 속이 미친 듯이 쿵광거린다.
내 입장에선 처음하는 플레이라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심장이 내려갈 듯 철렁거리는데 다짜고짜 더 엄청난 행위를 요구했다.
흥분과 동시에 겁이 난다.
“저, 저기… 그건……”
“어허. 우리 여우 주인 말 들어야지.”
연결된 가죽 끈을 당긴다.
우리 둘을 연결하는 목줄은 두 걸음 이상 떨어지면 팽팽해지는 길이다.
외관은 검은 가죽으로 거칠어 보이지만 안쪽에는 부드러운 천이 덧대져 있다.
그렇기에 당겨도 쓰리거나 따갑지 않다.
그의 세심한 배려가 꼼꼼한 곳까지 묻어있다.
오직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해왔다♥
“그, 그럼…♥”
그렇기에 그 기대에 보답한다.
그의 요구대로 하이힐로 잔디를 파헤쳐 들어간다.
“으읏….”
코트를 입은 채로 바닥에 깔고 앉자 주름에 의해 치부가 고스란히 노출된다.
입고 있다는 의미가 없을 만큼 하반신이 과감하게 노출된다.
“자~ 스마일.”
이런 상황에 채선우는 꼼꼼하게 스마트폰으로 촬영까지 한다.
쑥스럽게 얼굴을 가리는 하연수를 동영상 촬영으로 끈질기게 추적한다.
“부끄러워 자기야….”
“이봐, 볼 장 다 본 사이에 왜 그래. 빠구리 치기 전에 혓바닥으로 보지까지 닦아준 사이잖아.”
“정말…♥”
그 야릇한 말을 듣자 일리가 있어 스르륵 손을 내린다.
휴대폰 렌즈에 달아오른 얼굴과 가느다랗게 쭉 찢어진 음란한 눈꼬리를 전부 내비친다.
장난식으로 V자 표시도 보여본다.
쪼륵, 쪼르르르…
“흐읏…! 흐으음…♥”
그리고 방뇨를 시작한다.
사랑하는 서방님이 촬영하는 앞에서, 치부를 훤히 노출한 채 수치스러운 모습을 전부 다 보인다.
아랫배에 따뜻한 기운과 압도적인 해방감이 느껴진다.
“이야… 꼴리는 딸깜이 하나 더 생겼네.”
“♥”
추잡스럽게 남근을 주물럭거리며 감상하는 그.
야외에서 저지르는 난잡한 행위가 서로의 육안을 만족시킨다.
“지… 진짜 그렇게까지 하게…?”
“물론, 주인으로서 의무를 다해야지.”
“저기… 가로등 아래라 진짜 보이면…”
“그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겠지.”
“으읏…♥”
채선우가 가로등 아래에 하연수를 세우고 코트 속으로 파고든다.
물티슈로 닦은 음부를 핥는다.
주인으로서 재차 청결하게 닦아줘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거리로 야외에서 보빨을 시작한다.
들켰다간 사장될 위험천만한 행위를 공원 중간에서 아주 대놓고 한다.
“쭈웁… 쭙쭙. 쪽♥”
“흐으응… 흐읏!”
“아 존나 달아… 연수가 물총처럼 오줌 싸는 모습 봐서 그런지 존나 맛있어…”
“아잉… 진짜아…♥”
음란한 말로 유린하는 그 때문에 더 흥분된다.
슬슬 야외라는 것도 잊고 진심으로 시동이 걸린다.
두 팔 걷고 봉사해주는 서방님에게 골반을 흔들며 암컷처럼 유혹한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시발 내 전용 보지 따먹는다…!”
“앙♥ 아앙♥”
결국 진심이 되어버린다.
못 참고 바지를 내린 서방님이 목줄을 꽉 잡고 후배위에서 허리를 돌린다.
야외에서 진심이 된 성인남녀가 그저 본능에 맡기고 살을 섞는다.
“흐읏! 자기야, 이거 위험햇!”
“위험하다면서 자지는 왜 꿀떡꿀떡 삼켜!”
“그야 자기 꺼니까…♥”
“빨리 끝나고 싶으면 연수의 명품보지나 조여!”
“아앙, 앙♥ 정마알…♥”
공원에 철썩철썩 울리는 살 섞이는 소리.
아무리 단지 수가 별로 없는 외딴 공원이라고 해도 개념을 놓는 행위였다.
그대로 하늘이 도왔는지 기적적으로 주변에 사람은 없었다.
또는 서로에게 감각을 집중하느라 그저 주변 경계 따윈 잊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은 그저 흥분되는 야외섹스를 만끽한다.
“오옷, 싼다! 내 전용 보지에 싼다!”
“호옷, 호오오오오오옷♥”
불컥, 하고 밀려오는 그의 따뜻한 정액들.
정말 나를 임신시킬 기세로 기세 좋게 밀어 넣는다.
그의 강인한 유전자들이 내 안을 가득 채운다.
우리들 몸에서 김이 서릴 정도로 강렬한 사랑을 나눈다.
“하아… 하아아…♥”
“후우, 여우 산책시키려다가 교배까지 시켜버리겠네.”
“하아… 하앗…!”
“체력 괜찮아? 야외에 하이힐이라 힘들었어?”
걱정해주는 척, 다가와서 지친 내 입술을 겹치는 그.
혀와 침을 섞으며 내게 필요한 산소를 더 앗아간다.
행위가 끝났음에도 나의 모든 것들을 빼앗고 맛본다.
언제나 끈덕지고 진한 스킨십에 중독되게 만든다♥
위험한 야외섹스를 저지른 뒤, 우리는 장소를 이동했다.
이 시간에 아무도 안 쓰는 공중화장실이다.
섹스 후 볼일이 마렵다면서 찾아왔다.
“……정말. 나는 수치스럽게 야외에서 일 보게 만들었으면서, 자기는 공중화장실 쓰는 거야?”
“어쩔 수 없잖아. 연수는 지금 여우고, 나는 인간인 걸.”
“그럼 여우를 덮친 자기는 짐승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나야 워낙 수비범위가 넓으니까.”
능청스럽게 대꾸하고 남자화장실로 들어간다.
휘이이잉…
파트너가 잠깐 자리를 비우자, 찬바람에 옆구리가 시리다.
“으…… 아직 좀 쌀쌀하네.”
워낙 흥분상태라 몰랐는데 날이 아직 추웠다.
바닥에 흔들리는 주인 잃은 목줄을 바바리코트 안에 넣고, 으슬으슬 떨리는 몸을 비빈다.
“……그래서 그 씹새끼 존나 나대길래 전에 오질나게 패줌”
“시발, 또 구라칠래?”
“아 진짜라고. 너 전에 그 새끼 전에 응급실에 간 소식─ 어?”
“아…?!”
야심한 공원, 어딘가에서 웅성웅성 목소리가 들려온다 싶더니 두 남자가 등장했다.
몹시 당황했다.
아까처럼 관계를 맺는 중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존재 자체가 위협이 됐다.
두 사람 다 교복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었으나 보통의 고등학생으로 보이진 않았다.
검은 패딩을 걸치고 건들건들한 스텝과 껄렁껄렁한 말투.
척 봐도 위협적인 그들과 눈이 마주쳐버렸다.
“뭐야?”
웃으면서 다가오는 학생 불량배 둘.
주춤, 뒤로 물러섰으나 금세 둘러싸이고 만다.
여우가 하이에나가 둘에게 몰린다.
“어이구 누나, 어디 가는 길이세요?”
“아니 나는……”
“길 잃으신 거 같은데, 대로변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괜찮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까─”
“이 밤에 공중화장실에서 누굴 기다려요ㅋㅋ”
얄팍한 웃음소리와 함께 손목을 붙잡혔다.
직접적인 접촉에 놀랐지만 거칠게 뺄 순 없었다.
코트 끈으로만 몸을 감춘 상태라서 거칠게 몸부림치다간 들킬지 모른다.
“이거 놔.”
“이 시간은 위험하다구요. 저희가 안전하게 안내해드릴게요.”
“필요 없으니까 놓으라고!”
“휘유~ 몸매가 아주 좋으시네. …응? 근데 목에 뭐야.”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경계태세를 강화한다.
“놔.”
위협을 주기 위해 안면에 표정을 싹 바꾼다.
어중간한 말투는 그들에게 장작을 던져줄 뿐이었다.
“콧물 질질 짠 더러운 손으로 함부로 만지지 마. 애새끼들아.”
“……씹년이?”
“시발, 좀 친절하게 나가려 했는데 안 되겠네.”
공기가 험악하게 뒤틀린다.
좀 강하게 나가자 바로 태도가 돌변한다.
괜한 자극해버렸는지 손목을 붙잡은 불량배 말고도 뒤에서도 덮치려고 다가온다.
나도 운동을 했고, 체격차이가 크지 않았아도 여자와 남자의 기본적인 완력차이는 엄청나다.
호신술을 배운 것도 아니고, 둘을 상대할 순 없다.
그야말로 위기다.
“야.”
낮게 깔리는 목소리.
볼일 보고 나온 채선우가 불량배 둘에게 툭 던진다.
“뭐야? ………어?”
둘은 또 뭔가 싶어서 바로 돌아봤으나… 덩치가 있었다.
큰 키와 지속적인 운동으로 가꾼 몸.
그저 불량스러운 행세를 하던 둘과는 달랐다.
허세로 무장한 고딩이 감당하기에는 물리적인 체격차이가 엄청났다.
“그거 안 놔?”
“…….”
사자의 경고에 내 손목을 잡던 하이에나는 오기를 부린다.
땀이 배어나오는 손으로 먹고 싶은 뼈다귀를 포기하지 못해서 버텨본다.
짝!
그러나 쓸데없는 저항이었다.
경고에 이어 바로 싸대기가 날아갔고, 불량배1은 천지가 뒤바뀌는 맛을 봤다.
일순간 다리가 꺾여서 하마터면 땅에 고꾸라질 뻔했다.
어안이 벙벙해 채선우를 노려봤으나, 사자는 그보다 험상궂게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단 한 방으로 맛본 무력의 차이에 절로 눈을 깔게 된다.
“가라.”
“………………네.”
물리치료를 받은 후에 떠나간다.
감히 남의 먹잇감에 손을 댄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잔뜩 긴장한 하연수가 가슴에 손을 얹는다.
불량배 둘이 어둠 속으로 물러나고도 치솟는 심박수가 멈추지 않았다.
“요즘 애새끼들은 겁대가리도 없네….”
채선우가 손목을 풀면서 파트너 곁으로 다가온다.
“연수야 괜찮아? 다친 곳 없어?”
“…괜찮아.”
“미안.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애새끼들이 올 줄 몰랐네…. 많이 놀랐을 거니까 일단 여기까지 하자.”
“………응.”
서방님의 에스코트 받으면서 차까지 돌아간다.
가면서도 놀란 나를 달래주려고 어깨를 꽉 안아준다.
진심으로 내 안위가 걱정됐는지 계속해서 쓸어준다.
탁!
“자 그럼 돌아가 볼까.”
차의 문을 닫고 곧장 시동을 거는 서방님.
“잠깐.”
이때, 내가 손을 뻗어 멈춘다.
스윽♥
이어서 그 팔뚝을 당겨, 듬직한 손을 내 다리사이에 끼운다.
손을 굵은 허벅지 사이에 비비게 한다.
천천히, 음미하듯 음순을 훑게 한다.
이 큼직한 손으로 나를 만족시켜주길 원한다.
“……잠깐. 지금 하자고?”
“하아… 하아…! 빨리… 빨리 넣어줘…♥”
내 돌발행동에 조금 당혹스러운 듯 실소하는 서방님.
위기가 지나가도 심박수가 내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더 흥분해버렸다.
이유는 이 남자 때문이다.
멋지게 구해주고, 다가와 안정적으로 끌어안아 줄 때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침대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강인한 수컷의 모습을 보여주자 발정나 버렸다.
“빨리이~♥”
거추장스러운 코트를 치우고 나체로 그를 유혹한다.
자궁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진심으로 그의 우월한 아기씨를 원한다.
당장 느름한 그의 아기를 임신하고 싶어서 조르게 된다.
“나참, 연수가 원한다면 어쩔 수가 없네.”
“♥”
조수석으로 넘어오는 서방님.
우직한 어깨로 시트를 젖히고 나를 덮친다.
언제나 팔팔한 그것으로 내 밑을 비비다가 불쑥 집어넣는다.
“웃샤!”
“흐읏!”
들썩뜰썩♥
차가 천천히 흔들린다.
삐걱삐걱삐걱삐걱♥
얼마 안 가 내 바람에 따라 가속도를 붙여서 맹렬히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