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83. 오빠 거기로 가요!
“흐흐흥~♪”
절로 재생되는 콧노래가 참으로 흥겹다.
신사랑이 화장실 거울 앞에서 열심히 치장한다.
아직 새내기 티가 남은 그녀가 이토록 꼼꼼하게 화장을 해보긴 처음이다.
유명한 유튜브에서 배운 그대로 카피한다.
도전할 화장은 조금 어른스러운 화장.
세안 후 토너, 로션, 등으로 베이스 화장을 마치고 선크림을 바른 뒤 색조 메이크업으로 넘어간다.
아이섀도우를 바르고, 아이라인을 그린 뒤, 뷰러로 찝는다. 이 과정을 마친 다음 마스카라를 올린다.
하나하나 귀찮고 겉보기에 소소한 일들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처럼 하나둘 모여 가니, 점점 가공되는 보석들이 육안으로 보인다.
거기에 귀에 반짝이는 작은 링.
일전에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나가서 귀까지 뚫어봤다.
하기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크게 아프진 않았다.
최종적으로 머리카락을 한 번 더 점검한다.
블런트컷으로 숱이 많은 단발머리가 딱 칼같이 정리돼 있다.
처음으로 거울에 대고 가위로 자른 게 아니라, 큰 맘 먹고 비싼 헤어숍을 찾은 비싼 머리다.
이 또한 미묘할 수 있는 변화지만 몹시 마음에 든다.
밑에 패션은 무난하면서 다소 과감한 시도를 했다.
무릎 위까지 올라가는 짧은 치마에 안 그래도 큰 가슴을 강조하는 딱 달라붙는 셔츠, 여기에 코트만 걸칠 예정이다.
오늘의 신사랑은 천하무적.
꼭두새벽에 일어나 준비해온 보람이 있다.
이때, 여성이 이렇게까지 꾸미는 이유를 묻는다면 그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우리 딸, 남자 생겼나봐?”
화장실을 지나가다가 슬며시 훔쳐보는 신사랑의 엄마, 신아영.
문을 몰래 열고 부모님 특유의 놀리는 얼굴로 입을 가린 채 키득키득 웃는다.
“어, 엄마?!”
측면에서 들려온 기습적인 목소리에 놀란 고양이처럼 털이 곤두선다.
기겁했다가, 고개를 다시 천천히 거울로 돌리고 입을 삐죽 내민다.
“엄마, 노크…….”
“미안미안. 우리 딸이 너무 귀여워서.”
이제 다 자라서 화장까지 하는 딸이 대견스럽다는 듯이 천진난만하게 웃는다.
“지금 나가는 거야?”
“응. 오늘은 버스출근이라 일찍 나가.”
“그럼 방향이 다르니까 같이 나가봤자네.”
“그래, 엄마 먼저 출근할게.”
다정하게 손을 흔들고 그대로 지나간다.
그러나 다시 뒤로 돌아서더니 걱정스러운 엄마의 얼굴이 비춰진다.
“저기, 딸.”
“응?”
“어떤 남자 만나는지는 모르지만…… 피임은 꼭 알지?”
“아, 알아! 당연히 알지!”
부모자식 간에 겸연쩍은 주제지만 신사랑은 제대로 답한다.
신사랑 집안에서 이 주제는 꽤 민감하다.
민감한 정도가 아니라 꼭 지켜야할 철칙이다.
특히 모친 쪽에 크게 연관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신사랑은 즉답했으나 엄마를 보니 재차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른다.
“그런데… 나보다 엄마한테 좀 더 신경 써줘.”
“응? 나?”
“나 말고, 엄마도 다른 사람 만날 때 됐잖아. 직장 일만 전념하지 말고 직장동료나… 다른 남자들 자주 만나고 다녀.”
“애는, 이 나이에 무슨 주책이야.”
고약한 농담을 들은 듯, 손사래를 치는 신아영.
허나 신사랑은 진심이었다.
신사랑의 눈에 엄마는 여전히 아름답다.
아니 누가 봐도 한창이다.
신아영은 3년… 연말을 감안해서 2년만 지나면 40대로 접어든다.
하지만 눈 밑에 피곤한 기미나 미용실에서 머리만 깔끔하게 정리해도 바로 인상이 바뀔 거다.
유전자는 어디 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등학교 때부터 빠짐없이 권해왔다.
다른 남자 만나도 자기는 불만 없다고. 뒤늦은 재혼을 한다고 해도 말리지 않겠다고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엄마는 바람과 달리 계속해서 기회를 찼다.
제발 하나라도 주워 담았으면 좋을 기회들을 외면했다.
이유와 심정은 이해가지만 보는 입장에서 안타까웠다.
엄마가 자신을 위해서 얼마나 인생을 소비했는지 알기에 조금이라도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아무튼 엄마는 갈게. 재밌게 놀아 딸.”
“어, 으응….”
엄마는 그렇게 먼저 현관문을 나선다.
“에휴….”
적막이 흐르자, 엄마가 또 걱정돼 한숨을 쉰다.
그러나 당장 해결될 주제가 아니니 넘긴다.
다시 꼼꼼하게 거울을 훑어본다.
삐친 머리칼 한 올이라도 없는지 살핀 뒤,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확인한다.
오늘이 약속이 맞는지 재차 확인해본다.
채선우 오빠♥ 「사랑아 내일 점심에 학교로 가면 되지?」
「네, 네! 전에 그곳으로 와주시면 돼요!」
채선우 오빠♥ 「ㅇㅋ알겠어」
“으아… 어떡해어떡해….”
간단한 활자들 배열한 문자 메시지.
단지 그뿐인데도 볼 때마다 두근거려서 참지 못하겠다.
스마트폰에 대고 뽀뽀라도 하고 싶다.
금방 립을 발려서 하면 안 되지만.
벌써 오빠와 4번째 데이트.
그런데도 언제나 처음 같다.
아니, 만나면 만날수록 더 좋아진다.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지금만큼은 자신을 위해서 즐기기로 한다.
*
“저기… 책 들어줄까?”
“사, 사랑아 학교생활하면서 불편한 점 있으면 언제든 말해.”
“늦었지만 동아리 들래? 어차피 자리 많이 비고, 곧 휴강이니까 겨울동안 놀러 다닐 건데.”
이럴 걱정은 좀 됐다.
오늘따라 과도하게 스윗한 동기와 선배들.
강의를 마치자마자 노골적으로 신사랑에게 들러붙는다.
신사랑은 신입 때부터 선배들에게 엄청난 대시를 받았다.
하지만 전부 퇴짜를 놨다.
일단 신사랑은 장학금 때문에 새내기부터 빡세게 공부했어야 했다.
여기에 알바까지 뛰어야했기에 고등학교 때보다 더 바빴다.
거기에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
사내들의 구애는 외골수인 그녀에게 성가시기만 했다.
그랬기에 노메이크업에 수수한 차림새로 학교를 오갔다.
사실 마지막 줄은 이건 돈이 없던 이유가 컸지만.
아무튼 그랬던 신사랑이, 어느 날 선녀의 날개옷을 입고 등장하자 홀려버린다.
사내들은 이 날개옷이 마치 자신을 위해 입고 나왔다고 주장하듯, 너도 나도 침을 바르려고 애쓴다.
“죄송해요… 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
채선우와의 약속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떼어놓으려고 복도를 잰걸음으로 걷는다.
하지만 뒤따르는 남자들은 그 걸음에 맞춰 빠르게 붙는다.
“그, 그럼 오빠가 차 태워줄게. 이번에 신형으로 멋진 거 뽑았거든!”
“야, 구라치지 마. 중고차로 샀잖아.”
“시발 중고차에는 신형이 없냐?”
“아, 나도 들었어. 그거 강에 빠지고 반파됐던 차라고 소문 쫙 퍼졌더라. 사랑아 이 새끼 차 타려거든 물귀신 조심해라.”
“아 이 개새끼가─”
“사랑아!”
귀찮은 늑대들에게 쫓기는 사이, 반대편 복도에서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목소리.
혹시? 라는 예감에 고개를 들었으나… 아니었다.
채선우와 비슷한 키에 대다수 여자들이 좋아하도록 반반하고 달콤하게 생긴 남자.
칠전팔기 끈질긴 대학 선배 강태준이 걸어오고 있었다.
다가오자마자 슬쩍 닿을락 말락 어깨를 건다.
“다들 미안, 사랑이는 지금부터 나랑 예약이 있거든.”
“저기… 태준 오빠, 저 진짜 약속이─”
“그럼 실례할게.”
“““…….”””
대놓고 신사랑을 채가자 꿀 먹은 듯, 가만히 서서 바라보기만 하는 다른 수컷들.
강태준은 캠퍼스 내에서 내뿜는 오우라가 있다.
워낙 겉보기가 반반하고 시끄러운 스캔들 끼고 다니는데다 실제로 주변에 여자들이 많아서 많은 남자들이 그의 앞에서 초라해진다.
어쩌다보니 귀찮은 무리를 몰아내준 강태준.
하지만 신사랑은 전혀 고맙지 않다.
이 인간이 제일 귀찮은 늑대니까.
거기다 멋대로 자기 여자처럼 구는 이 남친 코스프레가 이젠 부담스럽다 못해 역하다.
팍!
함께 공학관에서 나오자마자 손길에서 벗어난다.
거칠게 뿌리치느라 갈색 코트가 흐트러져서 깃을 가다듬는다.
신사랑이 노골적으로 적의를 표하자 가짜 남친행세를 하던 강태준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오빠… 죄송한데, 이런 일 그만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만두라니, 뭘?”
“치근덕대는 일요…. 오빠 좋으신 분인 거 알지만 이런다고 마음이 변하진 않아요.”
“이야 말이 심하네, 치근덕댄다니. 그냥 같이 놀자는 거야. 사랑이가 워낙 주변에 못 어울리고 쌀쌀맞으니까.”
“불필요한 배려에요.”
이번 기회에 딱 잘라서 말하는 신사랑.
그만큼 강태준에게 질렸고, 이런 모습 그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후우……”
일이 안 풀린다는 듯 긴 한숨.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던 강태준은 이윽고,
“……저번에 그 새끼야?”
“예…?”
“그 새끼 때문이냐고.”
순간 바뀌는 안면.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을 꺼낸다.
영화감독이 본다면 바로 스릴러영화에 캐스팅될 소름끼치는 표정이다.
덜컥, 하고 신사랑의 여린 심장이 내려앉는다.
그리고 보니 주변에 사람이 없다.
남자들 따돌리느라 뒷문으로 나왔고, 그 남자들은 강태준이 몰아냈다.
단둘이다.
위기감을 느낀 신사랑이 뒷걸음질을 치니, 강태준이 빠르게 접근한다.
더는 도망치지 못하도록 어깨를 꽉 붙잡는다.
“왜 도망쳐?”
“무서워요 오빠….”
“사랑이가 이상한 말을 해서 그렇지. 그 새끼는 그냥 아는 사이잖아 응?”
“놓으세요! 소리 지를 거예요.”
“지르려면 질러.”
퉤, 바닥에 침을 뱉곤,
“씨발 내가 비굴하게 빌빌거리며 따라다녔을 때는 남자에 일절 관심 없는 척하다가, 돈 좀 바른 놈 나타나니까 바로 태세전환이냐?”
“아… 아팟!”
“그럼 말해. 그냥 아는 오빠지? 그렇지? 응!?”
손아귀에 가해지는 힘과 다가오는 일그러진 욕망.
점점 과격해진다.
떨리는 다리에 힘이 빠지고,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야, 뭐하냐?”
팍!
강태준 옆구리가 발에 차인다.
옆에 다가온 기척을 아예 못 느낀 강태준은 깡통이 찌그러지듯 굽혀졌다가 세 발자국 날아간 뒤에 쓰러진다.
“푸헉! 컥! 컥! 커어억…!”
내장에 타격이 가서 순간 숨이 멈췄는지 숨을 고른다.
발에 차인 벌레처럼 부들부들 엎어졌으나 다행히 옆구리를 움켜잡으며 침을 질질 흘리는 증상 외에는 없다.
또 한 번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나타나준 왕자님.
“서, 선우 오빠!”
그 정체는 두말할 것 없이 채선우다.
“어 사랑아. 전화를 안 받아서 찾아다녔어.”
“아……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보이네. 그런데 쟤는 뭐야?”
“일단 대학교… 선배에요.”
대화를 주고받으며 슬쩍 선우 오빠 곁으로 다가가 붙는다.
듬직한 그의 옆에 선다.
이제 안심이 된다.
옆구리를 붙잡고 비틀비틀 일어선 강태준이 채선우에게 삿대질을 한다.
“씨발… 씨발 너 뭐야? 학교에 카메라 다 도는 거 몰라? 넌 뒤졌어!”
“왜 뒤져?”
“다짜고짜 사람을 패?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다! 딱 기다려!”
“진짜? 어서 해봐.”
“……뭐?”
채선우의 당당한 태도에 김 빠지는 반응.
“신고하면 니가 사랑이 덮치는 장면부터 설명해야 할 텐데, 해보게?”
“더, 더더덮치긴 뭘 덮쳐 미친놈아! 얘기 좀 하던 것뿐이라고!”
“글쎄. 과연 사랑이는 그렇게 생각할까?”
선우 오빠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 손을 걸었다.
우리 둘의 친분을 과시하듯이 친근하게 붙는다.
…아♥
그런데 워낙 신장차이가 좀 나다보니 그 듬직한 손이… 내 가슴에 얹어진다.
선우 오빠가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다소 부끄러운 위치에 손길이 닿는다.
강태준도 비매너손을 봐버렸는지 움찔, 떨더니 그 손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야… 야, 너 대체 손이 어디에……?”
“어? 아…… 이런. 어째 말랑말랑하다 싶었네.”
우연찮은 실수였다는 듯이 장난스럽게 뒤통수를 긁는 채선우.
“근데 이게 딱히 문제는 없지, 사랑아?”
이름을 부르면서 씨익 나를 돌아본다.
선우 오빠는 다시 팔을 걸어서 가슴에 손을 올렸다.
과감하게 딱 붙는 셔츠 위를 잡고, 튕겨서 장난스럽게 모핑까지 일으킨다.
“오, 오빠아…!”
“왜, 이미 많이 만져봤잖아.”
“그래도 여기선….”
“응? 진짜 문제 있어?”
긴박한 상황에서 채선우의 뜬금없는 희롱.
물컹물컹♥
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손길이다.
데이트 후 자신을 감싸주던, 언제나 200%만족시켜주는 큰 손바닥이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이젠 가슴만 만져도 느낌이 온다.
그와 함께한 잠자리가 떠오른다.
대답을 안 하면 위험해질 예감에 서둘러 답변한다.
“아뇨… 아무 문제없어요 오빠…♥”
신사랑은 자신도 모르게 침대 위에서 할 때처럼 달콤한 교성을 내버렸다.
채선우가 자신의 커다란 젖가슴을 어떻게하든 마음껏 내준다.
도리어 관계를 과시하려는 그를 따라, 곁에 꼬옥 붙어 살랑거리는 몸짓을 보인다.
“사랑이는 진짜 내가 좋은가보네.”
“♥”
선우 오빠는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더 노골적으로 치댄다.
이 육안으로 보이는 흑심이 사랑의 크기를 확인시켜주는 것 같아 좋다.
언제나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 주고, 나를 거뜬히 감싸주는 이 듬직함.
문란해 보이지만 좋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키스까지 해서 그냥 강태준에게 다 보여주기로 한다.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하웁… 하아…! 추웁추웁… 선우, 선우 오빠…♥”
“…….”
옆구리가 아픈 것도 잊은 채, 턱을 벌리고 둘을 보는 강태준.
싸우다 말고 뜬금 애정 행각을 보이니 표정이 가관이다.
혼이 빠져나갔다.
과시하는 진득한 키스는 1분 이상 지속됐고, 끝날 때는 서로의 타액이 길게 늘어지며 입술이 떨어진다.
둘은 더 돈독하게 살갗을 맞대고 있다.
“자, 봤지? 문제없다네?”
“너희들 대체…….”
“그럼 간다. 우린 바쁘니까 신고할 거면 신고해.”
전의를 상실해 바닥에 주저앉는 강태준.
언제나 순박한 소녀 같던 신사랑의 변모한 태도를 보자 큰 충격을 먹었다.
이만하면 왜 들러붙지 말라 했는지 알아먹었을 거다.
신사랑은 더는 뒤도 안 보고 채선우 곁에 붙어 따라간다.
사람들의 시선이 있으니 젖 주무르던 어깨에서 내려와 다정하게 허리를 감아주는 채선우.
계산한 건지 몰라도 전부 잘 풀렸다.
*
“그럼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돌아가자 오빠가 그렇게 서두를 뗀다.
선택지를 주자 고민이 된다.
가고 싶은 곳은 산더미지만… 오늘은 새로운 곳보다 늘 가던 익숙한 곳이 가고 싶다.
당장 몸이 원하는 곳이 하나 있다.
“저… 오빠,”
“어어, 부담없이 말해.”
“오늘은 바로 모텔가도 될까요…?”
“……? 아직 해도 안 떨어졌는데 바로 모텔부터 가자고?”
“밖에서 데이트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허벅다리를 꽉 닫고 비빈다.
스위치가 들어와 버렸다.
또 한 번 기가 막힌 타이밍에 와준 선우 오빠에게 또 한 번 심장이 두근댄다.
스스로도 성욕이 강할 줄 몰랐지만… 본능 같은 것이 발동했다고 변명해본다.
멋진 수컷과 함께하는 스킨십이 고프다.
어서 함께 잠자리를 가지고 싶어졌다.
꽁냥꽁냥 노는 것도 즐겁지만, 오늘은 아무도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 그와 함께 있고 싶다.
천박한 표현으로, 끈적끈적하게 얽혀있고 싶다.
스윽스윽♥
선우 오빠가 내 허벅지를 문지른다.
아저씨의 성추행 같은 장면인데, 좋아하는 사람이 해주니 그냥 진한 스킨십으로 느껴진다.
“사랑이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야해졌어?”
“야하면… 별론가요?”
“아니? 완전 땡큐지.”
“……♥”
즉답하고 가볍게 뺨에 뽀뽀.
오빠도 스위치가 올라갔는지 멈추지 않는다.
차 안이더라도 주차장이라는 공공장소에서 허벅지 안쪽까지 타고 오는 음란한 손짓.
“아이참… 안 돼요. 모텔에 가서…….”
“조금만. 사랑이 꼴리는 허벅지 조금만 만지고 출발할게.”
“오빠… 변태…….”
“변태는 별로야?”
“완전 좋아요♥”
“아으, 진짜….”
주거니 받거니.
닭살커플이 따로 없다.
쪽♥ 쭙쭙!
다가와서 내 목을 훑어 가볍게 전희를 주는 선우 오빠.
빨리… 내 그곳을 쓰다듬는 이 묵중한 손으로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