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킹해서 BJ들과 친해지기!-66화 (66/193)

< 66화 > 66. 금사자TV) -정의구현- 인방계의 가물치, BJ어깡(장지운) 심판

<금사자TV>

⊙On Air

“자 여러분, 근처 시내로 나왔는데요. 오늘은 어느 방향으로 가볼까요? 추천 받겠습니다.”

─음산한 뒷골목 직행 ㄱㄱ

─전처럼 날라리들 헌팅 ㄱㄱㄱ

─학생 양아치는 어떰? 방송 정지당하나?

─오늘은 각잡고 유부녀 꼬셔봅시다

전에 그 날라리들 탓인지 채팅창에 기대치가 좀 더 올라갔다.

도네로 전에 그 금발 두 명의 초청 요청까지 왔으나, 내가 거절한다.

“여러분 차근차근 합시다….

저 저번에 걔들한테 시달리느라 죽는 줄 알았다고요.”

─그거 보는 재미임ㅋㅋㅋㅋ

─ㄹㅇㅋㅋ

─참교육 시켜주시고 약한 소리 하시네~

오늘도 열심히 돈을 벌기 위해 나왔다.

솔직히 다시보기 조회수 덕분에 앉아서도 돈이 들어오지만 일을 벌려놨으니 엔진이 멈추면 안 된다.

엄청난 월세 부담, 좀 더 다양한 콘텐츠 구상, 평생 1일 1닭을 위해서 오늘도 달린다.

셀카봉을 앞세우고 시청자들에게 주절주절 떠들며 지나가는 찰나, 어깨에 뭐가 부딪친다.

“아!”

굵은 남자의 목소리.

짧은 탄성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남자가 앞으로 넘어지려 하다가, 근처의 도움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다.

나를 홱 돌아보는데, 저쪽 또한 셀카봉을 들고 있었고, 옆에는 여자를 끼고 있었다.

평균보다 조금 작은 키,

각진 얼굴에 푸석푸석한 피부가 단단한 돌멩이와 곰보빵을 합쳐놓은 인상이다.

배에는 꽤 굵직한 튜브가 끼어져 있다.

한마디로 짧고 굵다.

더구나 레몬빛 형광색 체육복 바지에 메이커 슬리퍼, 딱 달라붙는 셔츠.

가을도 다 끝나 가는데 춥지도 않나 싶다.

전체적으로 양아치 느낌인데, 언밸런스하게 옆에 여자는 모델인가 싶은 키가 큰 여성을 끼고 있다.

대낮에 어울리지 않는 과감한 짧은 원피스 차림이다.

셀카봉에 꽂힌 자신을 비추는 스마트폰이 방송을 촬영하는 건가 싶다.

“야, 제대로 안 보고 다니냐?!”

“예?”

“새끼가 뭐야? 너도 방송하냐? 시발 요즘에는 개나소나 다 방송하고 다니네. 참나.”

잠깐. 그럼 너도 개소가 되잖아?

초면에 다짜고짜 욕지거리를 받으니 어리둥절하다.

그래도 먼저 말을 걸어줬으니 받아준다.

“그럼 그쪽도 방송하는 중인가요?”

“시발 눈깔에 먹물은 장식이냐?”

습관처럼 밴 욕과 함께 조소를 날린 뒤,

“그런데 너는 광대냐? 시내 한복판에서 탈을 왜 쓰고 다녀 병신새끼.”

욕이 수돗물처럼 아주 콸콸 새어져 나온다.

몰칸가 싶을 정도로 가감 없는 욕설이 나온다.

방송에서 저래도 되나 싶다.

저 사람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겠으나, 척 봐도 지나친 허세 하나는 보인다.

여자 옆에 끼고 목에 빳빳하게 힘을 주니 보는 내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아ㅅㅂ 저거 BJ어깡 아님?

─야발 눈 버렸네 ㅡㅡ

─토 나오는 ㅅㄲ인데 한 대 쳐버리죠 합의금 펀딩해드림ㄱㄱ

채팅창에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유명한 사람인가 싶다.

걸어온 시비에 어쩔까 싶었는데, 욕설남 옆에 여자가 말린다.

“오빠아~ 그만하고 노래나 부르러 가요.”

“아 놔봐. 저 새끼가 시비를 걸잖아.”

치매있냐?

“에이, 합방 시간 별로 안 남았잖아요. 그냥 무시하고 갈 길 가요.”

“아씨…. 저런 개뼈다귀는 손 좀 봐줘야하는데.”

욕설남은 짧은 잔디 머리를 벅벅 긁다가 여자의 만류에 못 이기는 척 돌아선다.

“너 운 좋은 줄 알아라.”

척,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끝까지 똥폼을 잡다가 여자와 껴안고 멀리 사라지는 욕설남.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머리가 그야말로 띵했다.

콱 차 끌고 와서 뒤에서 밀어버릴까 충동이 끓는다.

‘후우… 참자, 참아.’

그러나 방송 중이니 참기로 한다.

─아 죽빵 한 대 날리시지

─저 ㅅㄲ 인성 터진 거 여전하네 왜 아직 방송하나 싶다

─거 같이 맞욕좀 하지 그랬어요

─쫄보셨네ㅋ

채팅창이 불타자 중재한다.

“자자, 우리한테 중요한 건 저런 꼬마돌 닮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잖아요? 여자 꼬시는 시간 아까운데 저딴 똥차에 시간 끌려서 뭐합니까.”

─아 그렇네ㅋㅋ

─ㄹㅇㅋㅋ

─ㄹㅇㅋㅋ

─허세충한테 버린 눈 정화하러 가죠 ㄱㄱ

가볍게 다시 논점을 맞춘 뒤, 내 갈 길을 간다.

‘흐음.’

사실 방금 욕설남보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 하나 생겼다.

중간에 눈치챘는데, 핸드폰에 낯선 어플의 알람이 하나 왔었다.

전에 받았었지만 나조차 까먹고 있던 어플.

당장 열람하고 싶었으나, 방송 중이니 일이 끝나면 나중에 차근차근 확인하도록 한다.

*

성공적으로 헌팅방송으로 마치고 돌아온 집안.

샤워를 마치고 나와 냉장고에 맥주캔을 따면서 확인해본다.

예전에 한정아와 첫 번째 잠자리를 가진 후, 추가된 어플이 있다.

바로 [정의구현] 어플.

[정의구현]

-인터넷방송계에 부도덕한 무법자들을 해치울 때가 왔습니다.

-이 어플로 인한 사냥활동은 어떤 수익금도 생기지 않지만 [금사자TV]에 대한 명성이 오를 수 있습니다.

-타켓의 프로필과 악행은 이곳에 기록되고, [블랫마켓]과 연동돼 약점과 신상정보 또한 알 수 있습니다.

*본 어플은 불시에 활성화되며, 선택적으로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온전히 당신의 자유입니다.

다시 설명을 읽으니 생각났다.

초창기에는 나더러 협박이나 시키고 다녔으면서 이제 와서 정의구현이라니, 어처구니없어서 기억한다.

한량신은 다 고마운데, 고약한 네이밍센스와 변덕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설명을 읽어보니 미션을 받는 건 선택이고,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화 속 히어로의 빌런사냥처럼 사회에 봉사하는 활동인가?

“음……….”

비음을 끌면서 고민한다.

일단 받아드릴지 안 받아드릴지는 타켓을 확인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BJ어깡]

[본명: 장지운] [나이: 30세]

[직업: 고수위전문BJ, 관종]

[여자친구: 없음] [전화번호: (10만원으로 해금)]

[설명: 빠른 노안으로 인해 아저씨된 외모로 젊은 여자들과 논다는, 코믹하고 야시시한 콘셉으로 뜬 BJ]

[약점이자 비밀: (1만원으로 해금)]

여기까지가 블랙마켓에 뜨는 기본적인 프로필이다.

밑에는 정의구현 타겟이 돼서 추가로 뜬다.

[정의구현]

[타겟: BJ어깡]

[정보 : 상위권 BJ에 위치했으며 겉으로는 못 뜨는 BJ들을 위해 호방하게 합방을 해준다.

다만, 실상은 권력을 이용한 성착취로 이어진다.

메이저 플랫폼에서 선정적인 방송으로 신고를 많이 받았으나 3번 정지를 당하고도 같은 플랫폼에서 방송중이다]

[저지른 악행들: 신입BJ들 지속적인 성착취, 몰래 찍은 사진으로 협박 후 갈취, 본인 방송에 많이 노출시켜주는 대신 지속적인 금전납부 요구, 이 모든 일을 저지르고 뒤통수치기 등]

마지막으로 영정사진처럼 검은 띠가 둘러진 사진이 떡하니 박혀있다.

낮에 봤던 그 욕설남 사진이 말이다.

대충 감은 왔지만 타겟은 역시 이 망나니놈이었다.

어째 인상부터 더럽다 싶었다.

“이야… 근데 진짜 더러운 놈이었네.”

조목조목 집어보니 거의 범법자 수준이다.

실제로 증거를 토대로 신고하면 죄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방송 정지만 당하고 형사처벌을 안 받았을까?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사진을 클릭한다.

이 영정사진이 미션을 받아드리는 버튼이었다.

[<인방의 가물치 처리> 받아드리시겠습니까?]

[Yes / No]

바로 Yes를 누른다.

한량신의 변덕이 심하지만, 아마 이런 어플이 등장한 발단은 지난 과오에 대한 대가가 아닌가 싶다

수입은 없으나 자그마한 속죄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사회에 공헌하기로 한다.

***

“오, 오빠 이렇게까진 안 하기로 했잖아요!”

“시끄러워! 떠들면 사람 오니까 주둥이 닫고 있어!”

어두운 노래방 안.

휴대폰 카메라도 꺼졌겠다, 슬슬 행동을 개시한다.

따라온 신입 여자BJ를 소파에 눕히고 덮친다.

허벅지를 간신히 가리는 짧은 원피스라 조금 재끼고 팬티만 내리면 금방이다.

그곳에 자기의 톡 튀어나온 물건을 추잡하게 문댄다.

BJ어깡, 본명 장지운은 늘 해왔던 코스를 감행한다.

일단 방송이 켜졌을 땐 젊고 예쁜 여자와 룸살롱에서나 허용될 법한 아슬아슬한 일을 저지른다.

슬쩍 가슴을 만지고, 허벅지를 마찰을 가한다. 함께 노래 부르면서 화면에 안 보이도록 발기된 자지를 손에 쥐어준다.

그렇게 실컷 즐기고 난 후에, 덮쳐버린다.

단순한 코스다.

‘시발 만지기만 해서 뭐해, 떡까지 쳐야 제맛이지.’

방송이 꺼지면 늘상 저질러왔던 일이기에 거리낌 없다.

업계에서도 암암리에 소문이 퍼졌지만, 다들 막지 못한다.

왜냐하면,

“놔! 놓으라고…!”

“야, 좀 가만히 있어. 뜨고 싶잖아? 계속 밑바닥에서 구를래?”

“…….”

“다 알고 왔잖아? 얌전히 있으면 나중에 더 불러줄 테니까 발버둥치지 말자.”

자신이 가진 힘으로 여자들을 굴복시킨 뒤, 회유하기 때문이다.

인터넷방송 업계는 신입BJ들에게 레드오션이 된지가 오래다.

아무리 예쁘더라도 참신한 아이디어, 백이나 인맥, 지지기반이 없으면 뜨기가 힘들다.

오늘 불려온 신입BJ 또한, 이런 통보는 받지 않았지만 내심 알고는 있었다.

이런 역겨운 새끼인줄 말이다.

찔꺽찔꺽찔꺽!

“후, 시발 역시 이 맛에 방송하지!”

“…….”

잔디머리 아래에 육수를 줄줄 흘리며 여자를 덮치는 남자.

소파에 깔린 여자는 치욕을 견디듯이 입술을 물었다.

멋대로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돌리는 못생긴 남성의 면상을 보지 않기 위해 얼굴을 가렸다.

찌익!

“하아, 시원하다.”

다행히 행위는 오래가지 않아 5분이면 끝이 났다.

당연히 전혀 건조한 질내에는 어떠한 느낌이 안 왔고, 증오심과 수치심만이 남을 뿐이다.

그야말로 강간이었다.

장지운은 다 쓴 콘돔을 여자의 허벅지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둔다.

“얌전히 대줬으니 다음에도 불러줄게. 콘돔은 정리해둬라.”

“……네.”

“아, 꼰질러 봤자 안 되는 거 알지? 오빠 정지돼도 플랫폼 사장님이랑 잘 아는 사이거든. 금방 풀리니까 잘 판단해. 증거가 있거나 돈 많으면 해보던지.”

“…….”

이미 마음이 꺾인 여자에게까지 쎈척을 더한다.

이런 일을 지난 2년간 저지르고도 말짱했으니, 그야말로 허세가 온몸을 지배했다.

이윽고 바지춤을 채우고 노래방 방을 먼저 나간다.

충분히 즐겼으니 여자에겐 볼일 없다.

카운트에 가서 일과의 마무리를 한다.

껄렁한 피어싱이 잔뜩 박힌 알바생이 장지운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형님 잘 즐기셨습니까?”

“어, CCTV는 평소대로 알지?”

“옙. 싹 지우고 편집한 자료만 따로 폰으로 보내두겠습니다.”

“그래, 잘 알아먹네.”

언제나 그렇듯 오만원권을 하나 뽑아 건넨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알바생은 냉큼 가져간다.

이것 또한 늘 해오던 코스다.

그리고 보통은 여기서 대화가 끝이 나지만, 알바생은 한마디 더 덧붙인다.

“아, 그리고 보니 갤러리랑 인터넷 게시판에 형님 방송 이야기로 시끄럽던데요.”

“음? 왜?”

장지운에게 화제가 된다는 건 좋은 거다.

구설수든 논란이든 관심을 받으면 돈이 되니까.

허나 오늘 데려온 여자는 예쁘긴 해도 재미는 없는 년이라 화제가 될 정도였나 싶었다.

“그 왜, 금사자TV라고 사자탈 쓴 왕대물이 방송하는 성인방송 있거든요? 걔랑 오늘 낮에 마주치셨다고 하던데.”

“금사자…?”

그리고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뭐야, 뭐 유명한 놈이야?”

“야방이라 메이저 플랫폼에선 방송 안 하지만, 성인방송에서는 탑으로 뛰어오른 놈이에요. 등장하자마자 떠서 벌이도 짭짭할 걸요?”

“그런 멍청한 탈이나 쓰는 병신이?”

코웃음을 쳤으나, 휴대폰으로 확인해보니 정말 보는 사람이 많았다.

짬밥으로 업계에 오래 종사했으니 대충 값어치가 나온다.

유료영상의 다시보기 조회수와 팔로우로 대충 환산해본다.

장부를 까기 전에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이 정도면 분명 본인보다 훨씬 많이 버는 수준이다.

“방송에서 여자 따먹고 돈을 번다고? 완전 상도덕 없는 개새끼네?”

질투심에 일단 막무가내로 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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