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킹해서 BJ들과 친해지기!-29화 (29/193)

< 29화 > 29. 금사자TV 채선우(24세/거근임) 큰 거 온다?

나름 BJ와 많은 연관이 있는 관계자(협박범)으로서 잘 나가는 방송은 기준이 정해져 있다.

비주얼과 컨셉, 참신한 아이디어다.

그렇기에 어릴 적 공교육으로 싹 다 죽어버린 창의성을 발휘해본다.

신음 섞인 장고 끝에 중얼거리며 결론을 도출한다.

“그냥 기생충처럼 들러붙어 살까.”

뾰족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자, 여자들에게 돈 받아먹으며 샛서방처럼 살아볼까 도피적인 생각이 든다.

여자에게 빌붙어먹는 기둥서방의 삶.

그야말로 한량 그 자체.

어떻게 보면 최고의 능력일 수 있지만, 아직은 사지 멀쩡하고 기운 팔팔하니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둔다.

“에이 모르겠다!”

짜내도 뾰족한 수가 안 나오니 하던 대로 직접 부딪혀 보기로 한다.

신분을 가린 탈까지 줬으니, 딱 봐도 이 어플이 하게끔 유도한 건 야방이다.

우선 집안을 싹 청소한다.

워낙 좁으니 가구를 옮겨서 폭이 넓게 잘 나오는 구도로 바꿔 세팅한다.

카메라 각도와 어떻게 보이는지 시범방송으로 체크하고, 신분이 들통날 수 있는 물건이 없나 주변정리를 다시 한 번 마친다.

⊙On Air

그렇게, [함께 즐겨요!] 앱을 활성화 시켜 방송을 켠다.

당연히 가면을 쓴 상태다.

참고로 아이디는 잠깐 고민하다가 쓴 가면에 맞춰서 금사자TV라고 대충 붙였다.

방에 내걸 제목은 인방답게 어그로를 끌어야 하니 유행은 좀 지났지만 <큰 거 옵니다>로 설정해둔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세상에 나를 비출 준비다.

시청자 수 0

‘하기야 뭐… 이게 당연하지.’

결연한 의지와 별개로 사자 가면 속에 보이는 잔혹한 인터페이스.

채팅창이 보이는데,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는다.

지금 하는 짓은 스폰서, 아니면 밀어주는 빽조차 없는 맨바닥 헤딩 방송이다.

너도 나도 방송하는 요즘 같은 레드오션에선 간간히 1명, 2명 들어오다가 10명만 채워져도 기적이다.

역시 방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할 때,

시청자 수 4

시청자 수 7

시청자 수 17

어? 입질이 온다?

조금 기다리자 사람들이 속속 들어온다.

5분쯤 넘기니 20명이 좀 더 넘는다.

─[하루하루노잼]: 뭐하는 방송이죠?

─[콩의왕킹콩]: 사자탈 뭐임? 애버랜드인가?

─[야방찍먹전문가]: ? 채팅창 좀 다른데? 저거 뻥튀기TV 방송 아닌가? 뭐지 여기?

─[호잇호잇]: 제목에 큰 거가 뭔데

‘그렇군, 제목과 비주얼에 어그로가 끌렸나.’

반응을 보니 사자탈을 쓴 썸네일 어그로가 좀 먹힌 것 같다.

가면 덕에 카메라 앞에 긴장감은 없다.

다만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하면 나갈 것 같다.

“……여러분.”

─[콩의왕킹콩]: 오 말한다

─[호이호잇]: 의외로 목소리 좋은데?

─[전지전능한놈]: 빨리 말하세요

가면에 정체를 감추기 위한 목소리 필터가 있다.

변성돼서 나온 목소리가 호감을 준 모양이다.

운을 띄우고 무슨 말을 할까 싶다가, 한 번 더 어그로를 끌어본다.

“시청자 100명이 오면 큰 거 발표하겠습니다.”

─[호잇호잇]: 아 뭔 말 하냐고 했더니 ㅋㅋㅋ

─[오나의여친님]: 아ㅡㅡ 언제 올 줄 알고? 못 기다림

─[고을선비]: 방송 초짜 같은데 예의가 없네. 처음부터 줄다리기 하고 인의예지가 없어 에잉!

시발… 잘못 말했나.

채팅창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 같았으나, 시청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세 40명… 74명… 97명.

100명 독파는 10분만 기다리면 됐었다.

역시 이목을 끄는 비주얼과 제목은 중요하다.

─[야방찍먹전문가]: 약속한대로 100명 됐다.

─[하늘천땅지]: 뭐하는 곳 인데요 여기?

─[하루하루노잼]: 100명 되면 큰 거 보여준데요ㅋㅋㅋ

─[고을선비]: 어그로 끌고 할 거 없음 춤춰라 사자야ㅋ

현재 시청자 127명.

‘좋아, 의외로 수탈하게 풀리는 것 같다.’

나는 비장하게 바지춤을 잡는다.

수욱!

거침없이 내려서 하반신을 노출시킨다.

어차피 방송을 한다면 야방으로 갈 거니 화끈하게 보여주기로 한다.

나의 위대한 자주포를.

─[고을선비]: ㅅㅂ 갑자기?

─[이블아이]: 으악 내 눈!

─[야방찍먹전문가]: 와 근데 존나 크다ㅋㅋ

─[핫도그맛있졍]: 크… 큰 거 왔다

─[고을선비]: 발기한 상태임? 아니지? ㅁㅊ

─[발기길이15]: 진짜 말자지가 저거구나

폭발하는 채팅창.

기습적이었지만 19금은 걸어놨으니 정지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벗은 후의 장면이 또 썸네일로 찍혔는지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200명이 넘어선다.

질색하고 나가는 시청자도 분명 있었을 것이나, 시청자는 훨씬 더 늘어났다.

─[하루하루노잼]: 더 커지나요?

─[야방덕후]: 여기가 남자 벗방이냐? 헐레벌떡 들어옴

─[이블아이]: 발기시켜보셈 눈 더럽힌 김에 확인 좀 하자

─[우리강아지고추보자]: 발기해. 짝! 발기해. 짝!

딱 “5분만 보여드리면 믿겠습니까?” 상황이다.

근데 난 진짜 보여드리고 있는 중이고.

좋다.

이왕 깐 물건, 성원대로 성난 상태까지 보여주기로 한다.

눈을 감고 최근에 있었던 메모리를 뒤자다 선화의 잠자리를 떠올린다.

그 부드러운 애기피부를 쓰다듬고 있다고 상상하며 최대한 힘을 내본다.

스슷… 슷!

조금씩 아래에 느낌이 온다.

그때의 꽉 닫힌 핑크빛 보지와 달콤한 교성을 떠올리며 궤도에 올리기 성공한다.

─[야방덕후]: 우와 진짜 더 커짐 ㅋㅋㅋㅋ

─[기뉴]: 저랑 바꾸시죠 ㄷㄷㄷㄷㄷ

─[우리강아지고추보자]: 존나 개무섭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고을선비]: 오늘부터 존경하겠습니다 형님...

아래를 내려보자 훌륭하게 솟아오른 자지.

내가 방송에서 고추를 세울 줄이야.

살다보니 별짓을 다하는구나 싶다.

그래도 노력 덕인지 시청자도 꽤 많이 늘었다. 어느덧 427명.

첫방이라 대부분 호기심에서 나온 유동인구지만 어마어마한 성과다.

시청자도 많아졌겠다, 이 틈에 다음 스탭을 밟는다.

발기한 상태인 우람한 자지를 흔들며 녹화중인 휴대폰으로 다가간다.

─[기뉴]: 머임머임???

─[야방덕후]: ㅅㅂㅅㅂ오지 마!

─[이블아이]: 꺼져 방망이 흔들면서 다가오지 마 괴물아!!!

─[호잇호잇]: 큰 게 온다...

─[우리강아지고추보자]: 와 저 크기면 여자들이 무서워서 도망치는 거 아니냐?

왈가왈부하는 채팅창에 묵직하게 한 마디 뗀다.

“여러분.”

─[우웨에에엑]: ㅔ

─[여자도야방봄]: ㅔ 말하세요 왕좆님

─[발기길이15]: 그 와중에 목소리는 왜 좋아

─[고을선비]: 말하십시오 자지왕이시여

“내일, 더 큰 거 옵니다.”

─[발기길이15]: 더? 고추 더 커짐? 여의봉인가?

─[하루하루노잼]: 뭐 더 보여주시나요?

─[야방덕후]: ㄹㅇ 고추 보니 신용이 가네요. 팔로우 해둘게요.

“기대해주세요.”

─[하루하루노잼]: 기대함!

혼란 속 채팅창이 마구마구 올라왔으나 그대로 녹화종료를 누른다.

제대로 꺼졌나, 한 번 더 확인하고 가면을 벗는다.

“후우.”

가면을 벗자 얼굴이 불그스름 달아오른 열기가 느껴진다.

가면 안이 더운 이유는 아니다.

처음해 본 방송이라 나도 모르게 긴장됐나보다.

또는 예상외의 좋은 반응에 흥분했을 수도 있다.

첫방송에 30분도 안 한 것 같은데, 500명 가까이 봤다.

앱의 힘인가, 아니면 사자가면의 힘인가.

어쨌든 의외의 성공을 거뒀으니 이제 남은 과제는 하나다.

“……내일 뭐하냐?”

분위기 타서 무턱대로 지른 일.

무슨 콘텐츠를 할지, 이제부터 머리 싸매고 고민해봐야 한다.

+++

밥상 냄비에서 모락모락 나오는 김.

‘어떻게 된 소재인지 안개도 안 끼고 통풍까지 잘되네. 횡재했다.’

오늘부터 내 보물 1호가 된 사자가면.

쓰고 생활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목에 버튼식으로 고정하는 장치도 달려있어서 잘 떨어지지 않고, 턱을 벌리면 입까지 자유로워져서 밥 먹는 것도 문제없다.

현재 내일 방송할 아이디어 궁리하다가 머리 터질 것 같아서 한숨 돌리는 중이다.

내일 있을 일은 잠깐 접어두고 가면 쓰고 라면이나 한 젓가락 하는 순간, 옆에 휴대폰이 울린다.

[함께 즐겨요! 알림]

[<금사자TV>가 성인방송 핫클립에 올랐습니다]

*특별 보너스 금액이 주어집니다. 분발해 주십시오.

‘……핫클립에 올라?’

핫클립은 화제의 영상 같은 거다.

반응이 좋긴 하던데, 그렇게 화젯거리가 됐나?

들었던 젓가락 한 입 하고, 폰을 터치해보니 진짜 다시보기 재생 횟수가 늘어있다.

시청자는 500명 쯤 되던 수가, 다시보기 영상으론 32711회 재생 중.

여기에 멈추지 않고 실시간으로 오르고 있다.

아까 방송 끝나자마자 카운트된 것 같다.

거기에 다시보기 조회수가 오를수록 옆에 돼지저금통 애니메이션으로 정산되는 금액 또한 카운트 된다.

지금은 무려,

짧게 올린 영상 수익이…… 88만 3200원?!

30분짜리 남짓한 그 영상이 실시간으로 돈을 부르고 있다.

‘시발… 이거 실화지?’

놀랄 때마다 나오는 잼민이 리액션.

무서울 만큼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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