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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해서 BJ들과 친해지기!-12화 (12/193)

< 12화 > 12. SNS스타, 대학교 여신 윤미나(24세/걸레임) 남친있음♡

윤미나의 인생은 한마디로 꽃길이었다.

잘사는 형편은 아니었으나 그녀의 단정하고 청아한 외모는 어딜 가든 호평이었다.

고작 중학교부터 호감을 얻어 보려는 남자들이 꼬여서 헤벌쭉 댔고, 숙제부터 용돈까지 조공. 언제나 두 팔 걷고 뛰어줬기에 남자 귀한 줄 몰랐다.

이 경험이 그녀를 거만하게 만들었고, 지나친 핑거프린센스 행동을 유발시켜 무능해졌다.

이때, 윤미나를 시기한 주변 여자들은 그녀를 나사 빠진 공주님이라고 놀리기 시작했다.

윤미나는 동성의 꼴사나운 질투라 무시했지만 내심 분했다,

이미지체인지를 노리면서 스스로를 증명하듯, 공부를 시작했다.

꽃다운 고등학교 시작부터 독이 바짝 오른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을 따낼 때 성적을 상위권으로 마쳤다.

그렇게 그녀는 타고난 미모에다가 이제 머리도 좋다는 평으로 여신 이미지를 쟁취했다.

당연히 주변의 시기와 질투는 더 심해졌다.

윤미나는 그걸 훈장으로 여겼다.

비겁하게 뒷담화나 했으면서 자기보다 못한 대학교를 간, 자기보다 공부도 못하고 못생긴 범재들을 떠올릴 때마다 속으로 한 방 먹였다고, 언제나 싱글벙글 좋아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이후로도 꽃길은 맞았지만, 주식그래프로 치자면 가로로 누워버려서 성장이 멈췄다.

대학교 가서 자유를 맛본 그녀는 또다시 풀어져서 주변 남자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남자들은 어딜 가든 기꺼이 그녀를 위해 헌신해줬고, 부를 때마다 강아지처럼 따라왔다.

대학생이 된 윤미나는 단 한 번도 두꺼운 전공서적을 자기 힘으로 든 경험이 없다.

타고난 미모로 흔하게 올린 셀카에 SNS는 인기가 폭발했고, 팔로우가 마구 증가할 땐 광고와 모델 제의가 마구 쏟아졌다.

실제로 대형매장의 옷 광고도 찍고, 메이저 기획사에 제의까지 들어왔다.

그러나 진짜 딱 여기까지.

온그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달콤한 기회들이 주어졌지만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뜬 적이 없다.

왜냐면 그녀는 노력하기가 싫었다.

무명 주제에 작은 광고를 찍다가도 스태프들에게 신경질 내기 다반사에, SNS에는 머리 텅텅 빈 글을 작성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언제나 뽀얀 배경에 청순한 이미지를 판매하면서 인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외모와 화젯거리 외에는 뚜렷한 장점이 없었다.

일이 안 풀리는 스트레스에 고급교육도 받아봤지만 자주 빼먹었다.

여태껏 노래, 연기, 말솜씨. 어느 하나 뚜렷하게 발전하지 못했다.

그래도 비주얼이 좋으니 키워보자는 기획사는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그녀의 겉으로는 착한 척, 속으론 졸렬하기 그지없는, 겉잡을 수 없는 성격에 결국 포기했다.

예쁘면 스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타의 자리는 하나라 전국의 예쁜 미인들과 경쟁해야한다.

단순히 예쁜 년이라면 인성 좋고 다재다능한 예쁜 년이 잘 나간다.

얼굴만 예뻐서는 남자 잡아다가 뜯어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나쁜 거는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전략을 바꿨다.

자신이 뜨는 전략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대신 잘생기고 잘 나가는, 소위 젊은 나이에 스포츠카 몰고 다니는 능력 있는 남자와 연을 맺었다.

그러나 돈 많고 잘난 놈들은 영리했다.

얼굴 믿는 윤미나 같은 여자들은 워낙 많이 봤기에 잡힐 듯 안 잡히게 먹고 버리거나, 오래 가나 싶더라도 자신을 성공의 발판이나 지갑취급하는 윤미나의 추악한 내면을 보고 도망쳤다.

절망한 윤미나에게 대학교 졸업이 다가오자 입학 당시와 달리 가치가 하루하루 떨어졌다.

전멸적인 학점은 물론이요, 연예계는 길이 막혔고, 취업 스트레스로 절박한 나머지 눈이 떨어지고 떨어지다가 이정수까지 간다.

외모는 그럭저럭 볼만하지만 목적은 빵빵한 집안에 얻을 혜택.

또한, 여기저기 차이다 보니 이 놈 정도는 내가 컨트롤이 될 것 같기에 이쯤에서 타협했다.

지금은 남친이 된 이정수와 단둘이 호프집에 있다.

어느덧 불러둔 친구들이 다 떠나서, 단 둘이 허전한 6인석을 메우고 있다.

이정수가 술 한 잔 마시고 허세를 뽐낸다.

“새끼가 갈 거면 그냥 가지. 찌질하게 분위기 다 망치고 가네.”

지 친구 욕이었다.

“난 속 편해져서 오히려 좋아.”

솔직히 윤미나에겐 이정수 친구들 중에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하나 있었다.

시작부터 판을 흔들어서 파투난 게 오히려 행운이다.

“그러니까 나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분위기만 망치고 뭐야.”

“야, 너랑 내가 잘못했냐? 잘못한 건 옛날 일로 좀 놀렸다고 급발진한 채선우지.”

“……뭐어.”

“고백도 그 새끼가 병신처럼 고백해서 벌어진 사건이잖아.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지 주제도 모르고… 아, 다 됐다! 기분 더러운 이야기는 끝.”

이정수는 엉덩이를 한 칸 당겨 윤미나와 더 가깝게 살을 붙인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분위기나 잡아볼까?”

어깨를 감싼 이정수의 팔이 연체동물마냥 슬그머니 가슴 쪽으로 내려온다.

겨드랑이를 타고 뒤로 침투하자 팔목을 붙잡아 사전 차단한다.

‘시발 싸구려 호프집에서 뭔 분위기야 씹새가.’

창녀취급하는 그 몸짓이 몹시 불쾌해서 꽉 손목에 자국이 남도록 쥐어버린다.

팔을 뺀 이정수가 호호 불면서 헐리웃액션을 한다.

“사, 사람 잡네. 너무 비싸게 구는 거 아니야…?”

“너야말로 술집에서 여친 젖이나 주무르고 싶냐?”

“그야 뭐… 우리 사귄지 벌써 두 달 반이나 넘었는데, 잘 놀지 못했잖아. 저번에 여행갈 때 빼고.”

“짜증나니까 여행 이야기 언급하라고 했지. 그것 때문에 집에서 얼마나 혼났는데.”

“……미안.”

하도 보채서 1박 2일 해외여행에서 한 번 해줬더니 그 후로 이 모양이다.

‘어휴, 남자새끼들은 다 왜 이런지.’

솔직히 이정수라는 인간 자체 매력 자체가 떨어져서 성가시다.

이런 식이면 좋은 집안이고 뭐고 헤어지는 게 답이 아닐까 망설여진다.

“에이! (벌컥벌컥)”

뜻대로 안 풀려서 짜증나는지 술 한 잔 마시는 이정수.

어차피 시작 빼고 술자리 분위기는 팍 식어버렸다. 윤미나는 이 무료한 틈에 휴대폰에 SNS관리나 한다.

‘……문자가 하나 왔네?’

메시지 도착 12분 전.

모르는 사람의 전화번호였지만 사진이 포함돼 클릭한다.

‘#[email protected]%$&!!!’

그 사진을 보자마자 다급하게 휴대폰을 반대편으로 덮어버린다.

정수리가 따뜻해지며 온세상이 멀어지는 것 같은, 핏기가 싹 빠지는 느낌을 받는다.

“…야아~ 여친님아~ 그러지 말고, 좀 솔직해지자.”

“…….”

“벌써 한지도 한 달이나 지났으니까… 응? 내가 서비스 잔뜩 해줄게… 근처에 모텔도 많으니까─”

“야이 병신아 좀 닥쳐!”

자리에 벌떡 일어서 소리쳤다.

있어선 안 될 사진에 의해 예민해져 고함치고 말았다.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부터, 서빙하는 알바까지. 모든 시선이 일제히 꽂힌다.

“아 됐어… 나 갈래.”

머리가 혼란스러웠지만 이건 오히려 빠져나갈 기회였다.

괜히 화난 척 연기한다.

삐진 여친 연기. 오디션에서 못 보여주지 못한 인생연기를 선보인다.

“아… 화났어?”

“몰라. 볼일 생겼으니 나중에 봐.”

“야, 야! 미안하다니까. 야! 미안하다고! 야!!!”

“연락하지 마.”

매달리는 이정수를 무시하고 백을 들어서 빠르게 호프집을 나온다.

폰을 확인해보니 아래에 짧은 글이 있다.

「되찾고 싶으면 △△모텔 203호」

***

사진을 입수한 뒤, 근처 모텔을 잡고 기다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윤미나가 왔다.

문을 열어주자 이미 최악을 염두했는지 질려있는 낯빛.

더구나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거기에 혼란까지 더한다.

“왔어?”

반갑게 맞이해주자 말을 마구 더듬는다.

“왜, 왜왜… 대체 너가……”

“응? 뭐라고?”

“아니야.”

“그래, 들어와서 말해.”

씨익 입꼬리를 올리면서 권하자 본인도 자초지종을 듣고 싶은지 서둘러 들어온다.

백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감정적 동요에 흥분했는지 룸서비스 생수통을 따서 원샷.

외투는 대충 의자 위에 벗어둔다.

“일단 이거 어떻게 된─ 뭐, 뭐해! 뭐하는 거야!?”

나는 이 틈을 타 옷과 속옷을 깔끔하게 벗어뒀다.

덕분에 청순했다고 착각해왔던 이미지가 빠르게 무너진다.

“일단 좀 서비스를 받으면서 이야기하자고.”

“십새가 미쳤어!? 크, 크기는 또 왜 이래…? 야야야야 오지 마. 저리 안 꺼져?!”

욕이 참 찰지다.

술집에서 썼던 가증스런 가면이 너무나도 빠르게 벗겨진다.

“자, 고분고분하게 가자고.”

“오, 오지 마. 죽인다!?”

“괜한 저항은 시간만 끌려. 충고해두는데 얼른 내 지시대로 따라와주면 별 탈 없이 끝날 걸.”

“…내가 미쳤어? 너 진짜 신고해버릴 거야!”

백에서 꺼낸 핸드폰으로 112를 눌러버리려고 하자, 진정시킨다.

“타이머 걸어 놨어.”

“……?

타이머라는 단어가 나오자 찌푸려지는 미간.

무슨 의미인지 곱씹는 모양이나, 뇌가 안 돌아가는 모양이라 핸드폰을 꺼내서 구체적인 설명을 단다.

“너한테 보낸 그 사진이 뿌려지는 타이머야. 2시간 후에는 니 남친 이정수에게, 거기에 추가해 3시간 후에는 니 부모님한테 가게 설정해놨다고.”

“야이!!? 이 미친 개씹새끼가!”

일단 발끈했다가, 뭔가 이상한지 갸우뚱 턱을 기울인다.

“야… 니가 우리 부모님 전화번호 알 리가 없잖아? 구라칠래?”

“구라?”

“혀, 협박범 새끼가 어디서 사진 주워 와서 구라까지 치네.”

“글쎄……”

극적 연출을 위해 괜히 말을 끌다가,

“010-6XXX-XXXX.”

“!!!”

“이게 부친이고, 앞자리 떼서 2XXX-XXXX이 모친분 번호 아니야?”

“…….”

순간 허세구나, 떠봤다가 전번 두 개를 읊자 완전 넋이 나간다.

전화번호를 알고, 해킹툴을 쓰면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는 인적 사항이다.

망연자실한 표정 그 자체인 윤미나.

완전 제압에 성공하자 나체로 다가가서 어깨를 감싼다.

겸사겸사 복슬복슬한 촉감의 니트에 튀어나온 젖도 주무른다.

“그러니까 소용없대도. 서로 무탈하게 가자고.”

“대체 어떻게….”

“이야기는 차차 나눠. 놀면서도 이야기는 나눌 수 있으니까.”

“……뭘 원하는데? 이, 일단 그 타이머라는 거 빨리 꺼.”

“싫은데?”

“그럼 시간 지나기가 전에 빨리 말해!”

정말 간 떨리는지 벌벌 떨면서 소리친다.

가슴에 붙은 내 손을 떼내면서 치욕적으로 몸을 감싼다.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걸 인지했는지 이제야 협조적으로 나와 준다.

“일단 뭐,”

고분고분해진 암컷의 어깨를 감싸고 이동한다. 걸음은 침대 앞에서 멈춘다.

그대로 침대에 걸터앉아서 불끈 세워진 기둥으로 윤미나에게 명했다.

“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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