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킹해서 BJ들과 친해지기!-3화 (3/193)

< 3화 > 3. 필라테스&요가 강사 하연수(33세/이혼녀♡)

채선우 24세.

외모 성적, 기타 등등 합산했을 때 전체적으로 평범.

그런 나에게 해킹툴…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 어플이 생겨난 건 벌써 3개월 전이다.

의욕이 없어서 자기계발이라는 면목으로 학교를 휴학하고 편의점 알바로 하루하루 때우던 어느 날,

정말 특별할 것 없는 날에 느닷없이 이 어플이 깔렸고, 구체적으로 지령까지 내려줬다.

모 BJ를 추적해서 약점을 캐내라,

스트리머를 협박해서 성관계를 맺어라,

BJ와 컨셉을 잡고 플레이해라.

BJ와 잠자리를 가지는 영상을 합의해서 따내라.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나 싶었지만, 해킹툴의 기능이 진짜라 가능했다.

반반한 여자들과 무료로 성관계를 맺는 것도 모자라 미션에 성공할 때마다 편의점 한 달 노동력을 갈아서 벌 돈을 붙여주니 빠져드는 건 당연지사.

섹스를 즐기면서 돈까지 벌다니, 천국이 따로 없다.

그렇기에 나는 이 어플을 준 존재, 신원미상의 그를 한량신이라 붙이기로 했다.

왜 한량신이냐,

이 어플의 기능은 까놓고 신이 아니면 불가능할 법한 범인간급 능력이고,

능력을 준 그가 나를 유닛으로 내세워 같이 보고 즐기는 방구석 한량 같은 기분이 들어 대충 그렇게 지었다.

오, 왔다.

침대에 누워 킬링타임용 영화를 보다가 해킹툴에 알림음이 뜨자마자 터치해서 확인한다.

[미션 시작!]

[필라테스&요가 강사 하연수(33세/이혼녀)의 약점을 잡아 성관계 맺기]

*보상금 200만원 및 해킹기술이 업데이트 됩니다.

[서브미션 시작!]

[하연수와 요가 체위 3가지를 바꿔가며 섹스하기]

*보상금 50만원이 추가로 주어집니다.

[서브미션2 시작!]

[성관계를 맺을 때 함께 인증샷 찍기]

*보상금 50만원이 추가로 주어집니다.

요가 강사?

타겟은 보통은 BJ의 닉네임이 뜨는데, 이번 미션은 조금 틀렸다.

타이틀만 보면 진짜 어디 강사 같은데, 아이디를 단순하게 학원 이름처럼 지은 건가?

쳐보면 나오겠지 싶어서 각종 플렛폼에 검색해보니 바로 링크가 된다.

국내 유명 플렛폼과 유튜브 채널 <팔라테스&요가 강사 하연수>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정체가 썸네일로 올라온다.

와… 이거 실화냐?

잼민이 유튜브 채널에서나 나올 법한 리액션으로 입을 떡 벌리면서 아무 영상이나 클릭해본다.

『자~ 오늘 배워볼 동작은 나무자세인데요, 초보자가 냉큼 따라하기에는 힘들 수 있지만 따라하다보면 균형을……』

딱 달라붙는 요가복 타이즈와 면적만 조금 넓을 뿐, 스포츠 브라 급의 탱크톱을 입은 여성 강사.

저런 튀는 옷을 입으면 대부분의 젊은 여성들이 아름다운 라인을 뽐낼 수 있지만 이 강사는 그 중에 유별났다.

허리가 개미만하면서 허벅지는 남들보다 배는 굵다. 과장 좀 더하면 허벅지가 보통 여자들 머리만하다.

더불어 이 허벅지를 통제하는 골반은 타고 났는지 저 과하게 튀어나온 선을 예쁘게 S라인으로 승화시킨다.

얼굴 자체는 소두에 화장기가 돌아서 예쁘지만 지우면 아마 평범에서 반반한 정도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하연수는 몸매와 비율이라는 압도적인 차이가 그걸 씹어 먹는다.

댓글에 신뢰가 간다는 호평일색은 다 전부 이런 비주얼 덕이겠다.

더 조사해보니 생방 시청자는 2700~ 3000명 정도에 유튜브 조회수는 평균적으로 오십 만.

“시청자 비율은 남자 3에, 여자 7 정돈가. 이 정도면 한 달에 얼마를 버냐?”

남자들이 필라테스에 열광적으로 반응할 리가 없고, 잘 빠진 여자 몸 구경하려고 들렀다 봐야 한다.

메인타겟은 여성. 그것도 중장년층이 몸매관리하려고 따라 보는 거겠지.

그나저나 이러면 곤란한데.

생방부터 유튜브 편집본까지.

하나하나 살펴보니 골치 아픈 패널티가 있다.

이게 전부 요가학원에서 찍힌 영상들이라는 점이다.

해킹툴을 이용하면 BJ가 화면을 공유하는 캠코더나, 휴대폰, 카메라 등. 렌즈가 달린 전자기기라면 뭐든 훔쳐볼 수 있다.

송출되는 화면만 꾹 누르면 방송 중인 상대의 주소를 캐내고, 실시간 위치파악도 할 수 있는 사기적인 능력.

허나, 학원에 있는 방송장비를 해킹해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녀의 사생활과 밀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협박할 반찬거리는 BJ들의 사생활에서 나오는데, 이처럼 일하는 공간과 사생활이 분리돼 있으면 능력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니 노린다면 이 필라테스 강사 하연수의 핸드폰을 노려야 한다.

그녀의 핸드폰에 직접 터치해서 해킹하지 않는 이상 큰 수확이 없을 거다.

결론적으로 몸소 뛰는 육체적인 접근은 필요불가결이라는 판단이다.

그렇게 결론이 나자 바로 행동에 옮긴다.

평일 오전에 역에서 7정거장이나 떨어진, 유명한 필라테스&요가 학원을 찾는다.

“네, 체험으로 한 달만 접수됐습니다. 채선우 고객님,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지는데 둘 중 어느 쪽으로 등록하시겠어요?”

깔끔하게 타이즈 유니폼을 입은 점원이 웃으면서 물어본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옷을 입은 여성이 데스크 서있었다면 대충 어버버 말하고 도망쳤을 테지만 이제는 그럭저럭 적응됐다.

“시간 때마다 강사님이 다른가요?”

“네, 오전에는 하연수 원장님이 진행하시고, 오후는 한정혁 강사님이 진행하세요.”

뒤에는 아무리 들어도 남자 이름이다.

누가 필라테스를 남자한테 배워…라는 얕은 생각을 했다가, 주 고객들이 여성이라는 점을 뒤늦게 깨닫는다.

“오전반으로 부탁드립니다.”

“네, 오전반으로 등록하셨구요. 체험으로 오셨으니까 옷은 중고로 세탁한 옷을 대여해 드릴게요. 그런데……”

접수원이 말을 끈다.

무슨 문제 있나 싶은데, 둘만 들리도록 소곤댄다.

“혹시 하연수 원장님 유튜브나 방송 보고 오셨나요?”

“아…… 예.”

“그러면 오후반이 어떠세요?”

“네? 왜죠?”

“그게, 원장님 팬이시더라두 원장님이 그… 영상에 볼 때랑 조금 더 달라서. 보고 따라하시는 남성분들이 좀 민망하실 수 있어요. 처음이시면 되도록 오후반을 추천 드리거든요.”

왜 민망해? 여자한테 배워서 그런가? 아니면 몸매 감상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발기할까봐?

가소롭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여자 알몸에 충분한 항체가 쌓여서 자신 있다.

더구나 여기 온 목적이 하연수와 접촉하기 위해서인데, 하연수를 피해간다는 건 어불성설.

“괜찮아요.”

“이대로 오전반 등록 할까요?”

“네.”

“네, 그러면 오전반에 이름 올려둘게요. 지금 바로 남자탈의실에서 옷 갈아입으시고 나오시면 돼요.”

“옙.”

호기롭게 답한다.

그러나 곧이어 접수원이 왜 나를 재차 설득했는지 깨닫는다.

한산한 탈의실에서 환복하고 나와 단상 위에 올라간 필라테스 강사 하연수를 보자마자 얼어붙었다.

영상보다 훨씬 작은 머리에 몸은 또 말도 안 되는 굴곡을 그린다. 허리는 운동을 해서 탄탄해 보였으나 진짜 개미허리가 따로 없다.

조금 다르다더니, 영상보다 훨씬 과장된 몸이다.

“자, 가볍게 몸부터 풀고 시작할게요. 다들 천천히 핫둘, 핫둘 ”

넓은 허벅지를 유연하게 들자 일제히 따라하는 수강생들.

중장년층부터 해서 젊은 층까지. 몸매를 가꾸기 위해 나온 여성 수강생들이 스트레칭 한다.

여기에 동화되기 위해 허둥지둥 따라했으나 하연수의 꼴리는 육신 외에 나를 괴롭히는 복병은 더 있다.

“어머어머, 저것 좀 봐!”

“총각, 물건이 실하네.”

“어휴~ 내가 저걸 10년만 일찍 봤으면 남편이랑 결혼 안 했지.”

압도적으로 많은 중년 여성 비율과 짝 달라붙는 필라테스복.

이 남자 필라테스복, 중고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설계자체가 잘못됐다.

허리에 치마가 둘렸지만 몸동작을 따라 다리를 들 때마다 스판 아래로 형체가 비친다. 내 꼬툭튀가.

압도적인 크기 탓에 맨 뒤에 위치했음에도 주변 중년 여성의 시선을 다 흡수하는 바람에 쪽팔려 죽겠다.

앞에 사기 몸매의 강사 뿐만 아니라 꽤 반반한 젊은 여성도 많아서 힘이 빠지지 않는 게 훨씬 괴롭다.

미친 척하고 실한 물건을 자랑스러워하는 태도로 밀고 나가도 되겠지만 내 철판의 두께가 아직 거기까진 도달 못했다.

마귀에게 둘러싸인 이 지옥 같은 시간이 얼른 흘렀으면 좋겠다고 빈다.

천만다행히 필라테스&요가는 의외로 빡센 운동이라 중간부터는 강사의 페이스를 따라가느라 정신이 분산됐고, 체험은 그렇게 마무리 된다.

오전반 첫수업이 끝나자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단상에서 내려오는 하연수.

이제부터 작업 시작이다.

학원 내부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이온음료수를 두 개 뽑아,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폰을 만지는 하연수에게 다가간다.

“강사님, 이거 하나 드세요.”

“예? 아, 그쪽은…?”

“오늘 등록한 채선우라고 합니다. 필라테스를 실제로 체험해보고 싶어서 등록했는데, 사실 유튜브로 강사님을 먼저 봤네요.”

“네, 저도 봤어요. 오랜만에 찾아온 남자 수강생이라 눈에 띄더라구요. 처음 치고는 잘 따라오시던데요?”

“나름 헬스를 다니고 있어서… 그나저나 팔 아픈데 음료수 안 드실래요?”

“어…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식단은 전부 조절하고 있어서요.”

뇌물을 사양하는 하연수.

그저 이온음료일 뿐인데 단호하다. 저 몸매는 호락호락하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건가.

첫단추부터 꼬이나 이대로 끊길 순 없으니 더 밀어붙여본다.

“저… 근데 강사님.”

“예?”

“제가 정말 열렬한 팬이라서 그런데, 이번 기회에 핸드폰 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타인의 핸드폰을 직접 터치하는 방법 외에 번호를 알아내서 전화를 걸면, 바로 해킹이 가능하다.

그 탓에 노골적인 방법이 나왔으나 세상 어디에나 이런 식으로 치근덕대는 놈은 꼭 있다. 오히려 껄렁거리는 헌팅남A로 위장이 가능하다.

찔러서 되면 좋고, 아니면 손해는 없는 방법.

하연수는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자기 가슴팍에 기울인다.

“…죄송해요. 방송이랑 사생활은 경계 짓고 있어서.”

“아뇨아뇨. 제가 죄송하죠. 이런 곤란한 일 많이 겪으실 텐데.”

“그래도 뭐, 열심히 와주시면 또 모르죠. 6개월 정도 열심히 하시다보면 제 마음도 변할지.”

자연스러운 자본주의 미소.

늑대짓을 뿌리치면서도 상업적 이익을 추구한다. 유명세와 경험 많은 나이 덕인지 관록이 붙어있다.

‘미안하지만 6개월이나 꼬툭튀 복장으로 춤추는 건 사양이야.’

6개월이 아니라 6일 안에 공략하고 싶다. 강사의 몸매를 직관하니 더더욱.

끈덕지게 필라테스에 대해 관심이 많은 수강생처럼 이야기를 끌어낸다.

귀찮게 느껴질 수 있는데 입문 첫날이라 그런지,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요가 동작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하며 자연스럽게 폰을 뺏을 방법을 구상하고 있을 무렵, 하연수가 삐곡삐곡 울리는 폰을 보고 난색한다.

“잠시만요. 휴대폰 배터리가 벌써…”

“배터리요?”

“네. 최근에 말썽인 것 같아요. 아침에 풀로 충전했는데 이상하다… 벌써 바꿀 때가 됐나?”

이거다.

기회가 포착되자 한껏 오버하면서 다가간다.

“그럼 제가 나가는 길에 입구 충전기에 충전시켜둘게요.”

“괜찮아요. 제가 직접 할게요. 몇 걸음 옮기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곧 다음 스케줄이 시작하시잖아요. 점수 조금 따는 걸로 치고. 주세요, 자.”

“아이참 정말 괜찮은데….”

마지못해 넘겨주는 척, 검정색 우주폰을 건넨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경계심이 내려가고 고분고분해지는 태도. 유명하다고 해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젊은 남성이 찝쩍거리는 기분이 영 싫지만은 않은 기분이다.

대형 네임드 치고는 가드가 허술하다.

“……(힐끗).”

게다가 일정 간격마다 얄상한 시선이 내 하반신으로 향한다.

운동 따라하다 나온 꼬툭튀를 봤는지, 치마 안쪽을 궁금해한다.

꺼토미 판타지처럼 큰 대물이라고 무조건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할 순 없으나 호기심은 심어줄 수 있다.

어쩌면 미션에 적힌 억지스런 방법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강사의 휴대폰이라는 루트를 얻었으니 하연수의 휴대폰을 충전시키면서 터치스크린을 꾹 누른다.

[-알림-]

[필라테스&요가 강사 하연수의 휴대폰을 연결해 해킹하시겠습니까?]

[Yes / No]

당연히 Yes.

[-알림-]

[필라테스&요가 강사 하연수의 핸드폰을 해킹했습니다]

[앞으로 하연수의 통화내용과 영상통화나 영상을 송출할 때 출력되는 화면 등이 공유됩니다.]

[본 기능은 미션을 클리어 하실 때마다 자동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이것으로 활로는 뚫렸다.

주먹을 불끈 쥔다.

허나 첫날에 올린 수확에 비해 남은 기간은 형편없었다.

벌써 사흘째 깜깜무소식.

통화내용을 귀담아 듣다보면 뭐라도 나올까 싶은데, 전부 일적으로 주고받는 대화다.

더구나 소속사라는 거름망을 통해서 듣기 때문에 별다른 자극적인 내용은 없다.

혹시 학원의 소문으로 뭔가 캐낼 수 있을까 끊어둔 필라테스 학원은 꾸준히 출석한다.

하지만 갈 때마다 꼬툭튀의 굴욕.

슬슬 나이든 중년 아주머니들이 뭘 사주면서 나를 꼬드기고 있기에 죽을 맛이다.

성과가 안 나니 지쳐서 침대 위에 누워서 만화나 보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린다.

[-알림-]

[필라테스&요가 강사 하연수가 뻥튀기TV에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간에 방송을?

벌써 새벽 1시를 향해 달려가는 시간.

야밤에 채조라도 보여주나 싶어 바로 클릭했더니,

“자아~ 요망한 여우TV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화려한 무도회용 가면을 쓴 여성.

얼굴을 반 가린 여성이 넓은 집안을 배경으로 호피색 얇은 비키니 하나 입고 서있다.

순간 누군가 싶었는데, 골반과 허벅지의 폭력적인 라인은 그 사람, 하연수 밖에 없다.

‘대형 유튜버가 대놓고 성인 방송을 한다고?!’

순간 그렇게 착각했으나, 오른쪽 위에 뜨는 배너는 성인방송 전문 플랫폼 뻥튀기TV.

하연수가 원래 활동하는 메이저 플랫폼이 아니다.

서둘러 해킹툴이 아니라 뻥튀기TV 앱을 켠다.

검색창으로 여우TV라고 치니 꽤 높은 랭킹에 위치해 있다. 현재 시청자 수는 271명

최초 입장할 때 입장료가 부과되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아♥ ‘얼른젖가슴보고싶어’님 후원 감사합니다. 닉네임이 노골적이시네. 그렇게 이 안이 궁금하신가요?”

하연수가 입은 비키니 끈을 들추며 보일 듯 말 듯 덜렁덜렁 여우짓을 한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장면이 이거라니, 만약 연기라면 AV배우감이다.

─[섹스자지보지털]: 시간 끌지 말고 얼른 벗어 걸레년아ㅡㅡ

─[좆집은보이면박아야지]: 갈수록 꼴리는 포인트 잘 잡네. 방송 시간 늘려주면 안 됨?

─[겨털밀면실격]: 돈 넣을 테니까 얼른 밑에 털 보여줘

─[꿀벅지핥아먹기]: 와 시발 허벅지 봐라ㄷㄷ 어디 삼? 섹파 안 됨? 제발

아무래도 성인방송이니 채팅도 닉네임도 다소 수위가 높다.

허나 하연수는 이런 혼파망 채팅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정말~ 다들 짓궂으시다니까.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거죠? 제 몸에…♥”

슬쩍 비키니 한쪽을 들춘다.

핑크빛은 아니고 조금은 짙은 건포도 젖꼭지를 비춰주자 채팅이 더욱 날뛴다.

좌측에 떠있는 돼지저금통엔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최소 만원 단위로 쭉쭉 올라간다.

허나 가면을 쓴 하연수는 쌓이는 금액보다도 채팅창 반응에 집중한다.

“자… 그렇게 안을 보고 싶으시니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여태껏 휴대폰을 세워두고 촬영중인 구도였는데 폰을 덜렁 때내더니 자기 얼굴에 가깝게 댄다.

이어서 화면을 90도 세워서 위에서 아래로 관찰하는 구도로 만든다.

훌륭한 볼륨 덕에 꽤 모여진 가슴골과 그 아래의 튼실한 하반신. 몸을 샅샅이 훑는 것처럼 천천히 내려가더니 가슴골을 지나 수영복으로 가려진 보지 앞에 선다.

그러곤 비키니를 살짝 젖혀 밀림만큼 털이 무성한 자신의 보지를 공개한다. 가깝게 확대했다가 천천히 떨어진다.

진짜 내가 여체를 훑는 것 같은, 꼴림의 포인트를 아는 구도.

저절로 아랫도리에 텐트를 쳐진다.

내가 이 정도니 채팅창은 더 난리다.

저 몸매를 보고 있자니 더는 못 참겠는지 각자 자기 취향의 미션을 건다.

─[겨털밀면실격]: 바로 10만원 쏠 테니 5분 동안 알몸 제로투 가능?

“아~ 겨털밀면실격님, 어제 겨털 밀었는데 하필 오늘 오셨네. 알몸은 안 되지만… 위에는 벗고 해드릴게요…♥”

어깨의 쇄골이 움푹 파이며 등 뒤에 어깨끈을 풀고 위쪽 젖가리개를 벗는다.

벗을 때도 수줍게 가슴을 팔로 가렸다가 서서히 떼면서 보여준다.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C컵 수준의 충분한 지방덩어리가 공개된다.

숨통을 트인 가슴을 흔들어 모핑을 서비스해준다.

긴장감을 조였다 푸는 밀당을 할 줄 안다.

“자 지금부터 딱 5분간! 상의 탈의 제로투 갑니다~♥”

가슴과 더불어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넓은 골반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본 직업이 필라테스 강사라 그런지 스무스하게 잘 소화한다. 팔을 올리고 엉덩이를 흔드는 단순 반복적인 춤이지만 그만큼 여성의 매력 포인트라는 하반신을 탐스럽게 비춰준다.

벽시계의 흔들리는 추처럼 좌우로 쫓다가 급하게 전원버튼을 눌러 폰을 꺼버린다.

……내가 돈을 쓰고 싶어지잖아.

위험했다.

약점을 캐내서 돈을 버는 입장이었는데 반대로 여자에게 조공바칠 뻔 했다.

성인방송은 이 맛에 보는 거구나, 하나 깨닫는다.

이윽고 바지 위에 세워진 좆이 진정되자 나른한 현자타임이 온다.

사흘간 눈에 불을 켜고 협박할 반찬거리를 찾고 다녔는데, 호박이 넝쿨째 들어왔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유명 필라테스 강사가 성인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다니… 세상엔 별의 별 년이 다 있구나.

해킹툴이 깔리고 난 후부터 가장 많이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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