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킹해서 BJ들과 친해지기!-1화 (1/193)

< 1화 > 1. BJ한정 특종헌터

게임화면 속 중세갑옷을 입은 캐릭터가 최종보스전 입구에 도달한다.

“자~ 드,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막판 보스를 잡으러 가볼까요.”

─[롤리롤리땅땅]: 이제야 왔네

─[이름이 어떻게 ㅗㅜㅑ]: 남들 7시간 안에 깨는 게임 15시간 걸린 거 실화?

─[코박죽하앜하앜]: 이거 님 실력으로 절대 원트 못함ㄹㅇㅋㅋ

─[BJ요나완전좋아]: 원트에 잡으면 10만원빵 미션 걸어드림

비관적인 채팅창만 올라가자 진행하는 게임 겸 여캠BJ가 귀엽게 볼을 부풀린다.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저 이래봬도 문명왕 3트만에 잡은 여자입니다?”

─[이름이 어떻게 ㅗㅜㅑ]: 2년 전에 했던 게임 언제까지 우려먹는거 ㄷㄷ

─[초코소보루빵]: 하도 우려대서 방송 안 본 사람도 외워버림 ㅋㅋㅋ

─[BJ요나완전좋아]: 오늘 안에 깨기나 하세요…

이때, 빵파레 효과음이 들리면서 BJ의 얼굴이 보이는 송출화면 아래에 미션이 걸린다.

제목은 <보스 원트에 클리어>

미션이 올라오자마자 안전자산이라며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돈을 더한다. 이렇게 모인 돈이 금세 30만원이 훌쩍 넘는다.

사실 엄청 유명한 BJ는 아니지만 얼굴이 반반하고, 여자가 다양한 게임을 하는 게임방송은 잘 없기에 충성도 높은 콘크리트가 많다.

“여러분 정말 괜찮겠어요? 여러분의 피 같은 돈, 이거 제가 다 꿀꺽합니다?”

─[BJ요나완전좋아]: ㄱㅊㄱㅊ

“좋았어, 그럼 선수입장~”

근거 없는 자신감을 뽐내며 최종보스가 기다리고 있는 안개 속으로 들어간다.

─[피곧츄]: 이제 시작인가

─[초코소보루빵]: 과연 ㅋㅋ

미션이 걸린 탓인지 처음 트라이 치고는 컨트롤이 괜찮았다.

물약을 마시면서 요리조리 잘 치고 빠진다. 그러나 얼마 못가 보스가 내려찍는 일격에 껌처럼 찍! 짓눌린다.

화면이 암전되면서 로딩. 마을로 돌아간다.

“…….”

탕!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있다가 쥐고 있던 패드를 던져버리는 BJ.

“와 씨발! 이거 뭐야? 여태껏 피통만 올렸는데 왜 한방에 죽어요?”

─[초코소보루빵]: 역시 죽네 ㅋㅋㅋㅋㅋ

─[인방덕후]: 님 즉사기 맞으심 ㅋㅋㅋㅋ

─[zzzzzz]: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살이는하루살이]: 그 와중에 욕 찰지네 ㅋㅋㅋㅋ

“완전 얼탱이 없네. 똥겜 아니야 이거. 아 증말…”

샐쭉해져 있다가 다시 허리를 굽혀 주섬주섬 패드를 줍는다.

게임패드를 던진 건 다소 방송을 위한 연출이었지만 날아간 미션은 진심으로 아쉬운지 표정이 좋지 않다.

이대로 2트, 3트. 트라이 횟수가 훌쩍 두 자리수를 넘더니 간신히 48트만에 최종보스 공략에 성공한다.

실패할 때마다 신경질 적으로 긁던 헝클어진 머리로 벌떡 일어서는 BJ.

“깼다! 오늘 안에… 아, 12시 넘었네. 아, 아무튼 3시간 안에 깼어요 여러분!”

─[zzzzzz]: ㅊㅊㅊㅊㅊㅊㅊㅊ

─[잠방헌터]: 자다가 비명 질러서 뭔가 했네

─[BJ요나완전좋아]: 장하다 요나 ㅠ

─[인방덕후]: 솔직히 5시간은 더 걸릴 줄;; 암튼 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

“와… 완전 불태웠어. 몇 시간이나 앉아있다보니 엉덩이가 아프네.”

엉거주춤 일어서서 허리를 두드리자 예쁘게 잘 빠진 하반신이 보인다.

위에는 니트를 입은 홈웨어였지만 캠으로 잘 보이지 않던 아래는 가볍게 돌핀팬츠만 걸치고 있었다.

예쁜 허벅다리가 작은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자 채팅창이 ㅗㅜㅑ로 도배된다.

“아! 흠흠흠.”

자세를 고쳐 잡은 BJ가 채팅창에 도배를 보자 급하게 화면을 위로 올린다.

우연이 벌어진 짧은 해프닝…을 가장하지만 이런 방송을 많이 보다보니 깨달았다. 이건 전부 영약한 상술이다.

노리는 목표는 아마,

[미션 성공!] <보스 원트에 클리어>!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47만 5천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BJ에게 적립된다.

이미 48번이나 꼬라박았는데 미션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뜬다.

여기에 더해서 짜여진 것 같은 대본을 읊는 BJ

“어? 나 실패했는데? 이거 잘못 누르신 거 아니에요?”

─[BJ요나완전좋아]: 받아주세요. 오늘 열심히 한 수고비임ㅋ

“아니… 회장님이 그렇게 말해도 이거 다른 분들 돈도 섞여서.”

─[치즈온더트랩]: ㄱㅊㄱㅊ

─[롤리롤리땅땅]: ㅇㅇ 나도 돈 걸었는데 불만 없음

─[피곧휴]: 오늘 방송 꿀잼 ㅋㅋㅋㅋ

“아…… 그래도 좀 그런데….”

─[피곧휴]: 아 괜찮다니까! 받아둬!

채팅창에 퍼지는 훈훈한 물결.

공영 방송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걸로 몰아가자 마지못해 여캠BJ도 못 이기는 척 받아드린다.

그 대신인지 이대로 방종 안 하고 노래 한 곡 뽑고 마무리하겠다며 마이크를 잡는다.

허나 음치박치인 탓에 장애물달리기에서 우당탕탕 허들을 다 쓰러뜨리고 달리는 노래가 끝나서야 마무리 짓는다.

“자 충분히 즐기셨나죠? 이제 전 가보겠습니다.”

─[음악천재요나]: 완전 디바! 가수하셔도 될 듯?

─[피곧휴]: 방금 노래 부른 거 맞음? 누가 책 읽던데

─[초코소보루빵]: 조공을 진혼곡으로 답하는 클라스 ㄷㄷ

“자자, 다들 시끄럽고, 이만 갑니다! 안녕~”

─[BJ요나완전좋아]: 빠이~ 나중에 또 봐!

뚝.

그대로 방송이 종료된다.

다른 추천채널이 팜업되자 집게로 콧대를 꾹꾹 누른 뒤에 꺼버린다.

드디어 끝났네. 노잼방송.

게임방송은 그날 고르는 게임 종류에 따라 언제 끝날지 잘 모르는 단점이 있다.

평소 방종 시간에 맞춰서 대기했는데 4시간이나 더 연장됐다. 종합게임BJ인데 게임을 더럽게 못하는 것 같다.

그럼 이제부터 작업 시작해볼까.

휴대폰 속 검게 변한 화면을 꾸욱 터치한다.

이제부터 보여줄 기술은 세상에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스킬이다.

꼼꼼하게 지문검증 하듯이 10초 넘도록 오랫동안 지문을 대고 있자 꾸물꾸물 물결치는 글자들이 올라온다.

[-알림-]

[BJ요나의 캠코더를 해킹하시겠습니까?]

[Yes / No]

당연히 Yes.

선택을 마치자마자 팟, 하고 화면이 전환된다.

“아~ 진짜 열라 피곤하네.”

방금까지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던 여자의 방.

분명 방종을 했음에도 내 화면에선 또렷하게 그녀의 모습이 또렷이 비친다. 옷자락이 따라 올려와 배꼽이 보이도록 무방비하게 기지개를 펴는 그녀의 모습이.

컴퓨터 전원을 껐으니 당연히 누군가에게 송출되고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

“씨발… 방송 시간 좀 줄이던가 해야지. 돈 벌다가 허리 휘어서 요양원 가겠네.”

장기방송 때문에 불만이 많은지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던 BJ는 곧이어 터덕터덕 천근만근한 몸을 이끌고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진다.

틱, 하며 어딘가의 불빛이 켜지더니 쏴아아… 울리는 샤워기 소리.

조금 기다려보자 수건 하나로 덜렁 몸을 가린 나체의 여자가 거실로 나온다.

조금 더 있으니 수건이 치부를 가리는 역할에서 벗어난다. 머리에 얹어서 물기를 털어내느라 군침 도는 전라를 드러낸다.

와 씨발… 우유통 장난 아니네.

해킹툴 도촬로 많은 여캠방은 관음해봤으나 이건 수준급이었다

돌핀팬츠 입은 허벅다리를 봤을 때부터 예상은 됐으나 베스트 5에 들만큼 잘빠진 몸매였다. 가슴도 예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까워라… 이런 몸이면 그냥 여캠방 해서 돈을 벌지. 나체사진으로 협박할 마음은 없지만 일단 저장은 해둘까? 아, 이미 동영상 녹화중인가 ㅋ.

꽤 진귀한 구경을 했으나 내가 원하는 영상은 단순한 딸감이 아니다.

목적은 대놓고 협박해 몰아붙일 수 있는 강한 무기가 될 소재. 요즘 세상에 겨우 나체사진으로 협박했다간 뼈도 못 추린다.

그러나 흐뭇한 나체쇼를 이후로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가볍게 옷을 걸치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캔 꺼내오더니 따고 마시기. 캠코더 시아 내에 간신히 들어오는 침대에 걸터앉아 뒹굴거리면서 타블렛PC로 뭔가를 뒤적거리기.

이대로 변변한 협박거리가 안 생기면 치질이 걸릴 것만 같다. 부디 오늘은 성과가 있으면 좋겠는데….

딩동!

때마침 울리는 초인종소리.

가벼운 홈웨어로 현관으로 마중나간 BJ요나는 어떤 남자와 함께 돌아왔다.

특종 떴나!?

긴 인고의 시간 끝에 마침내 건졌나 싶어 엉덩이 붙이고 있던 게이밍 의자를 확 당긴다.

휴대폰으로 너머의 화면으로 그 남자를 뚫어져라 바라보니… 다소 의아하다.

남의 얼굴을 평가할 얼굴은 아니지만 분명 못난이었다. 펑퍼짐한 체형의 안경잡이에 체크무늬 남방셔츠는 패션 따윈 관심 없다는 사실이 연실이 드러난다.

남친…은 아닌 것 같은데?

정보가 부족해 대화에 집중한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

“뭘요. 이게 다~ 회장님이 잘 관리해준 덕분이죠.”

“어휴, 다들 왜 게임 못한다고 난리인지… 아니, 다들 못하는 방송 보러온 거 아니야?”

“그러니까요~ 툭하면 꽥꽥대서 시끄럽다니까요.”

“그나마 미션비 벌어가서 충당은 됐으니 망정이지.”

“전부 회장님이 바람잡아주신 덕이에요. 아, 식사는 하셨어요?”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오히려 BJ요나 쪽이 싹싹하게 굽신대는 걸 보아 모종의 갑과 을 관계로 추정된다.

돈 주고 만나는 관계인가? 가만, 회장이라면… 방송 중에 어떤 닉네임을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

아, 하면서 무언가 감이 오기 시작할 때 회장이라는 놈이 급발진한다.

다짜고짜 BJ와 입술을 겹친다.

BJ요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으나 애써 발버둥치며 빠져나가진 않았다.

“미, 미안 갑작스러웠지? 더 참을 수 없어서.”

“아, 아뇨.”

“괜찮아? 그럼… 계속할게.”

혼자 잔뜩 흥분한 덩치남

입술 아래의 목덜미를 지나 가슴 부근을 물고 빨기 시작한다.

발정난 돼지가 떠오르도록 추잡하게 추행하는데 BJ요나는 눈 질끈 감고 참는다.

이윽고 비매너 손이 엉덩이에 착륙하는 것도 모자라 여성의 음부까지 서슴없이 넣자 그제서 덩치남의 머리를 가볍게 콩 쥐어박는다.

“아, 아으 정말! 그런 건 침대에서 하라니까요.”

“미, 미안. 요나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지금 당장해도 되겠지? 난 준비됐는데 요나도 할 준비됐어?”

“……네.”

입으로는 웃지만 눈으로 욕하는 얼굴이 이 화면에는 훤히 보였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뒤에 놓인 침대로 옮겨간다.

그리고 나는 이 대목에 비명을 지른다.

아오 진짜! 침대는 캠코더 전체에 보이게 설치하라고!

안타깝게도 침대는 화면에서 1/4토막 잘린 상태다.

그것도 위치가 아래쪽이라 여BJ의 가벼운 홈웨어와 체크무늬 남방이 겸치면서 얇은 속옷을 포함한 옷더미들이 바닥에 쌓이는 장면만 포착된다.

누운건지 몸을 겹친 건지, 두 사람의 종아리 아래는 나오지만 그 이상은 보이지 않는다. 딱 유료결제하시겠습니까? 물어볼 타이밍이다.

바스락바스락 시트가 살결에 스치는 소리와 음성만으로 파악해야 했다.

“요나! 요나 좋아해! 요나도 내가 좋지? 응? 내가 좋지?”

“예… 좋아요.”

“자, 얼른 콘돔 끼고 요나의 예쁜 보지 써줄게.”

“…….”

“……오, 오오옷! 요나! 들어갔어! 요나도 느껴져? 또 다시 요나랑 하나가 됐어!”

“아…… 으음………… 아아….”

들썩들썩들썩 춤추기 시작하는 침대 위.

덩치가 실시간 생중계를 하다보니 시각은 다소 아쉬워도 청각만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안경 낀 덩치남과 수준 높은 외모의 BJ. 미녀와 야수라는 것이 이런 건가? 하필 침대 테두리에 베일이 깔린, 공주님 침대라 배덕감이 더 강하다.

제발 같이 좀 보자 두 손 모으고 기도하자 음성이 흘러나온다.

“요, 요나. 뒤로 돌아볼래?”

“예, 예?”

“나… 나 요나랑 뒤로 하는 것도 해보고 싶었거든. 한 번만! 한 번만 어떻게 안 될까?”

“…….”

그 음성이 지나가고 바스락바스락 하얀 다리가 사라지더니 반대로 우윳빛 상체가 나타난다.

예쁘장한 얼굴과 고운 머리카락, 특히 중력으로 쭉 늘어진 탄력 있는 가슴.

뻑뻑뻑뻑뻑뻑!

이 아름다운 라인이 살 섞이는 야한소리가 울릴 때마다 사정없이 흔들린다.

팡팡팡 살결이 부딪힐 때마다 진동하는 침대와 그것을 버텨내는 얇은 두 팔.

“흐윽! …읍! 윽! 아앗!”

또 하나 꼴리는 포인트 중 하나는 BJ요나 그 자체였다.

아무리 봐도 덩치남에게 억지로 대주는 티가 팍팍 나고, 그걸 억지로 견디는 모습.

입술을 꽉 깨물며 고상한 얼굴을 반쯤 시트 위에 묻는다. 강요돼서 성접대 하는 업소 여자를 보는 것 같다.

화면이 반 이상 짤렸지만 오히려 그것이 상상을 자극한다.

“오오옵! 온다! 신호 온다! 요나도 갈 것 같지?”

“…….”

“요나 쌀게! 요나짱 예쁜 보지 속에 쌀게!”

덩치남이 사정을 앞두고 개구리처럼 위에 올라탄다.

본능대로 여성을 꽉 붙잡는다. 그 덕에 화면에도 출현한 부덕한 육신이 위로 올라타는 장면이 들어온다.

이로써 특종은 확실히 잡았다.

“그럼 난 갈게. 요나, 다음 방송도 힘내자.”

개운한 표정의 체크무늬 덩치남은 옷을 주섬주섬 입고 사라졌고, 침대 위에는 BJ요나가 남았다.

끈 잘려나간 인형처럼 한동안 누워있더니 슬슬 어그적어그적 일어서 침대 끄트머리에 나체로 앉는다.

“……씨발새끼. 개새끼 돼지새끼 진짜….”

몸을 억지로 대준 뒤의 현자타임인지 육두문자를 날리면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훌쩍훌쩍 대는 소리가 가엾게 들린다.

미안하지만 진짜 욕 나올 전개는 지금부턴데….

도촬은 여기까지.

충분한 자료를 모았으니 이제 실행만 남았다. 오늘은 꿀잠을 잘 수 있겠구나 싶다.

다음 날, 나는 어느 아파트에 방문해 초인종을 누른다.

인터폰이 없어서 안쪽에서 외침이 들려온다.

『누구세요?』

“택배입니다.”

『아, 현관문 앞에 두고 가주세요!』

“아~ 요즘 아파트에 택배 훔쳐가는 도둑이 많아서요. 댁에 계시면 직접수령이 원칙이라 어떻게 안 될까요?”

『아…… 네!』

빙고.

안에서 얄상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살포시 문을 여는 여자.

잘못하면 흘러내릴 하얀 끈나시에다가 아래 체육복 반바지도 무방비하게 반쯤 내려가 있다.

그럭저럭의 가벼운 차림인데도 외모 덕인지 스타일이 있다.

어제 화면 너머로 봤던 그 BJ요나.

척봐도 택배기사가 아닌 내 모습을 보자 몸을 움찔 하더니, 경계한다.

눈빛만 주고받을 만큼만 남겨두고 살살살 문틈을 닫는다.

“저기, 택배는…?”

“잠시만요.”

“……?”

한손에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하고 안면에 들이댄다.

“안에 들어가 봐도 되겠죠?”

가감 없이 재생되는 어제 영상의 하이라이트.

리벤지 포르노처럼 쑤걱쑤걱 살결 섞이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야한만화에 나올 법한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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