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내가 악녀? (7)
내가 악녀? (7)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햇살, 귀를 간지럽히는 새들의 지저귐.
'꼬마 새들아, 제발 그 재잘대는 부리 좀 다물어 줄래? 나 조금 더 자고 싶다...'
하지만,
"일어나세요! 송이님"
절륜 꽃미남, 내 첫째 남편 드니 왕자님의 기운찬 목소리.
'남편님, 나, 모닝 섹스는 무리....지금 성욕 제로다. 조금만 더 자면 안 될까?'
"어서 일어나세요! 날씨가 정말 사랑스러워요!"
'꺄아아아아!! 망할 새들, 부리 닥쳐! 망할 남편, 입 닥쳐! 더 잘래!!'
* * *
"함께 아침 식사해요."
'모닝 섹스는 건너뛰는 거니?'
짐승남의 나라 엘라시아 왕국에서의 하루가 지났다. 알몸으로 이 세계에 환생한 뒤, 한달치 섹스를 농축해서, 그것도 모두 질내사정으로 하루동안 해치웠다.
'아기 낳는 구멍(?)'에 씨를 쏟아부을 생각만 하는 짐승남 남편 둘을 내 걸로 삼고, 겨우 맞이하는 이세계에서의 이튿날 아침.
'겨우 하루가 지났어.'
주위를 들러본다. BBC 역사 드라마 풍의 가구와 인테리어 그리고 소품들.
'개죽음, 3P, 끊임 없는 질내사정, 그리고 잘난 남편 둘...어제는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어.'
목욕탕에서 첫째 남편 드니의 기쁨과 의무의 봉사와 조교를 받던 중, 기억이 끊겼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신 오빠에게 쳬력을 듬뿍 달라고 할 걸.'
* * *
"드니님, 트레이 위에 있는 건 뭔가요?"
"침대 위에서 먹을 수 있게 가지고 왔어요."
눈을 떴지만, 여전히 몸이 무겁다. 드니가 쟁반을 들고 침대 쪽으로 다가온다.
침대 위에서 나른한 몸을 일으켜, 가볍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남쪽 벽에 나 있는 커다란 유리창으로 밝은 아침 햇살이 새어 들어와, 방은 무척 밝다. 열려진 창문 너머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무척 기분이 좋다. 게다가 이렇게 보니 방도 무척 넓다.
'특급 호텔의 스위트룸처럼 멋진 방이야.'
'게다가 이 침대...정말 크네.'
네다섯 명은 충분히 나란히 누울 수 있을 만큼 폭이 넓었다.
'이건 킹사이즈(king size)가 아니라 제왕 사이즈(Emperor Size)야.'
왠만한 특급 호텔 스위트룸은 다 가봤지만, 이런 넓고 큰 침대는 처음이었다.
고개를 숙여, 입고 있는 잠옷을 살펴본다.
하얀색의 평범한 원피스풍의 파자마였다.
'노출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네. 응큼한 나라치고는 의왼데. 실크? 살갗에닿는 촉감이 무척 부드러워.'
'드니도 나랑 같이 잤을까?'
* * *
"어서 먹어요.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아니…괜찮아요."
바구니에 담긴 작은 크로와상과 반으로 자른 오렌지가 2 개, 딸기와 베리가 담긴 접시, 그리고 콘소메와 신선한 주스가 트레이에 담겨 있었다. 홍차가 담긴 티컵에서는 김이 피어 오르고 있다.
"정말 맛있어 보이네요."
어제는 크루통과 크림 포타주를 조금 먹은 게 전부였다. 배가 고파서 그런지 식욕이 돋았다.
"침대에서 먹을래요?"
'침대에서?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테이블에서 먹을게요."
슬슬 침대에서 나오려고 하자, 이번엔 멜빌이 아침이 담긴 트레이를 들고 들어온다.
* * *
내 양 옆에 드니와 멜빌이 앉아,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먹이를 먹이 듯, 음식을 내 입 안으로 나르고 있다.
드니가 크루와상을 콘소메에 적셔 내 입으로 나르자, 옆에 있던 멜빌이 오렌지를 까서 입 안에 넣어준다.
"...내 손으로 먹을 수 있없어."
"송이, 피곤한 아내의 식사 시중을 드는 건 남편의 기쁨이자 의무야."
남자들과 섹스를 한 뒤, 텅빈 침대에서 혼자 깨어나곤 했다.
그럴 땐, 흔히 테이블 위에 수표가 놓여 있거나, 갖고 싶다고 말한 외제차의 키가 놓여 있곤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트레이 위에 신선하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놓여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좀 닭살스럽긴 하지만...신혼이니까...'
멜빌이 신선한 딸기와 베리 -검은색이니까, 블랙베리일까?-를 얹은 크루와상을 내 입으로 가져왔다.
"아~"
오물오물 맛있게 씹어서, 삼키자 이번엔 드니가 콘소메가 가득 담긴 스푼을 입으로 가져온다.
"드니님…감사해요."
"내 기쁨인걸요..(my pleasure)"
"멜빌, 고마워."
드니가 응석(?)을 부린다.
"송이님, 드니라고 부르세요."
"그치만.....왕자님인걸요."
'멜빌과는 은근슬쩍 말을 놨지만, 드니님은 왕자님인데...'
"전 왕자이기 전에, 송이님의 남편이에요. 사실 그동안 좀 서먹서먹했다.요."
'그건 그래.'
"드니님. 정말 말 놔도 돼?"
"응. 나도 앞으로는 송이라고 부를거야."
멜빌이 조금 토라진 얼굴을 한다.
'드니님과 송이가 더 가까워지는 건 싫은데.'
"송이, 내 이름을 불러 줘."
"……드니……"
갑자기 말을 놓는 게 조금 어색했지만, 조심스럽게 '님'자 없이 드니의 이름을 부르자 옆에서 멜빌이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다.
'멜빌...질투하는구나. 쿨한 미소년의 토라진 얼굴...너무 귀여워.'
"내 이름도 불러 줘."
"멜빌, 남편들끼리 질투하는 건 금지되어 있없어."
"싫다. 어서 내 이름도 다정하게 불러달란 말야."
"그만!"
드니가 단호하게 외친다.
"남편끼리는 사이좋게 지내야 돼. 게다가 난 송이의 첫째 남편이야."
"드니님 너무 하세요..."
"멜빌, 신부 앞에서 남편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건 가장 못난 짓이야. 그만 해."
"네에..."
'멜빌이 단단히 토라진 것 같은데. 괜찮을까?'
"드니…나, 더 먹고 싶다. 먹여 줘."
"응. 송이는 먹는 것도 예뻐. 아~"
아침을 끝내자, 남편 둘이 사이좋게 트레이를 들고, 방에서 나간다.
'어제랑 비교하면, 하루의 시작이 좋은데. 오늘 하루는 평화롭게 지나갈까?'
* * *
쏟아지는 햇살을 듬뿍 맞으며, 나는 기분좋게 기지개를 켰다.
"너무 화창한 날씨. 기분 좋없어."
좀 걷고 싶어서, 별채에서 나오자, 정원에 핀 5월의 꽃들이 눈부시게 만개해 있었다.
백합 꽃 향기를 맡고 있자, 등 뒤에서 벨빌의 목소리가 들린다.
'벨빌 혼자네? 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던 내 첫째 남편은 어디 갔을까?'
잠시 멜빌과 정원을 산책을 하며 담소하던 나는, 보라빛 등나무꽃으로 덮인 정액 벤치에 앉았다. 곧 내 옆에 드니가 앉았다.
"멜빌, 드니는?"
멜빌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드니님은 근위기사단의 아침훈련을 둘러보기 위해 왕궁에 가셨없어."
"…멜빌은 가지 않아도 괜찮아?"
"응. 난 괜찮아."
'두 사람 다 기사 아니었어?"
멜빌이 내 어깨에 앉은 나비를 손을 흔들어 쫓는다.
"응. 난 문관이다."
"잘 모르겠없어."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드니님은 궁성기사단의 하나인 근위대의 대장이야."
"기사단은 하나가 아니야?"
"응. 폐하가 계시는 궁성 주위를 경호하는 기사단과 폐하와 직계 왕족과 요인들을 옆에서 보위하는 근위대. 그리고 주요 변방을 지키는 변방 기사단이 있없어."
할 줄기 바람에 실려 향기로운 꽃내음이 주위에 떠돈다.
"꽤 많네."
"엘라시아와 엘라시아의 여자들을 지키기 위해서야."
"꽤 힘들겠없어."
'여자를 지킨다는 건 무슨 말일까?'
"문관은 어떤 일을 하는데?"
"기사단에는 기사단장 외에 부기사단장이 있고, 보급이나 시설유지, 그리고 인원을 유지하거나 보충하는 문관들이 있없어."
"문관은 군인이 아니야?"
"응. 문관은 전투가 아니라 사무를 담당하니까."
"그럼 멜빌은 기사가 아니네?"
멜빌이 고개를 흔든다.
"난 예외야. 방계이긴 하지만 왕족 신분이다."
"이해가 안 돼."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
"엘라시아의 왕족과 귀족 같은 고귀한 신분들은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전장으로 달려가서 피를 흘려야 돼. 그래서 평소엔 문관이지만, 기사처럼 훈련도 해."
'내 둘째 남편, 문무 양쪽에 능하다는 얘기네. 게다가 여자에게 봉사하는 것도 능하고.....'
나는 므훗한 표정으로 멜빌을 쳐다보았다.
"왜?"
"드니 옆에서 도와주지 않아도 돼?"
"응. 난 문관이지 드니님의 부관이나 비서는 아니니까."
'뭔가 수상해.'
"그리고..."
'혹시 나 때문에?'
"이곳 사정도 모르는 아내를 혼자 놔두고 갈 수는 없잖아."
"멜빌, 난 혼자서도 괜찮아."
"안 돼. 아내를 지키는 것 남편의 기쁨이자 의무야. 송이는 아직 남편이 둘밖에 없잖아."
'둘이면 충분해.'
"오후엔 드니님이 돌아와서, 나 대신 송이 너를 지킬거야."
"멜빌, 정말 나 혼자서도 괜찮아."
"힘들어도 조금만 기다려."
'뭘 기다리라는 거니?'
"곧 기사단을 그만둘거야. 그러면 아내 옆에 늘 붙어 있을 수 있으니까."
"그 말은..."
"그래. 송이만을 위한 근위기사가 될거야."
'멜빌, 날 악녀로 만들려는 거니?'
"일 그만두면..."
"내 예쁜 아내와 아이 만들기에 전념할거야."
'그 말은, 일 때려치우고 나랑 하루종일 섹스하겠다는 소리잖니!'
하루종일 섹스를 하고 싶다는 미소년 둘째 남편의 해맑은 미소 앞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 머리 아파...어쩌면, 난 비치가 아닐지도 몰라!!!"
* * *
"유리나비가 송이 널 무척 좋아하네."
"무슨?"
"분수에 얼굴을 비춰 봐."
허리를 숙여 수면 위에 얼굴을 비추자, 옆머리에 유리처럼 투명한 나비가 머리핀처럼 앉아 있다.
"어머, 신기해. 유리처럼 투명한 나비네. 이런 건 처음 봐. 너무 예뻐!"
"아까, 정액에 있을 때도 붙어 있었다. 떼어줄까?"
"으응~ 싫다. 나비가 너무 예뻐."
"하지만 조심해야 돼."
"??"
"유리나비가 다치거나 죽지 않게 조심하라는 소리야."
"응."
"엘라시아에서 유리나비는 행운의 상징이다."
"아~그런거니?"
"하지만, 송이의 윤기나는 에보니빛(ebony) 머리카락에 예쁜 유리 머리핀이 생겼네."
'멜빌 말처럼 정말 무슨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어.'
* * *
"싫어!"
"왜?"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방에 들어가고 싶지 않단 말야."
'방에 들어가면, 곧장 아기만들기 할 거잖아?'
"정원에서 하면, 수줍지 않아?"
"수, 수줍다..."
'수줍어 할까봐 배려해 준거니?'
멜빌이 뒤에서 백허그를 한다.
"송이...."
"멜빌..."
'낭만적인 말...해 줄거지?'
"너랑 하고 싶없어."
'짐승아!! 아아~ 이 나라에 로맨틱이란 말은 없는 거니?'
* * *
"남편은 몇 명이나 거느릴 수 있어?"
응접실 소파에 앉자, 곧 메이드가 들어와, 마카롱과 홍차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여자가 원하는 만큼."
"보통은?"
"서너명. 많아도 7명은 넘지 않는 게 보통이야."
'남편이 일곱명이면 일주일내내 질리지는(?) 않겠네. 어머, 좀 응큼한가.'
"난 드니와 멜빌 두 명도 체력적으로 버거운데."
멜빌이 고개를 끄덕인다.
"늘 송이 옆에 있고 싶다. 하지만 드니님에 비해 신분이 낮은데다 둘째 남편인 내가 그런 사치를 부릴 수는 없어."
멜빌이 조금 풀이 죽은 표정으로 웃는다.
"멜빌..."
"난 조금 떨어져서 드니님과 송이 널 지켜줄게."
'내 둘째 남편, 의외로 마음이 여린걸까?'
멜빌이 내 손을 잡는다.
"난 옆에서 천천히 송이 널 조교할거야."
'달콤한 미소와 낭만적인 말투로 조교라는 말 하지마!'
* * *
"송이....나..."
"날 안고 싶니?"
오랫만에 비치 모드로 돌아가, 돌직구를 날리자, 예쁜 둘째 남편 멜빌의 올리브빛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난다.
'아, 눈부셔!'
"응!"
'후훗. 내 남편, 솔직한 거 하난 정말 마음에 들어.'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날 덮치면 되잖아?"
"여자가 남자를 덮쳤다는 말은 들어 봤지만, 남자가 여자를 덮쳤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그치만, 남편이 요구하면 아내는 거부할 수 없다며?"
"이곳 여자들은 거부하지 않는걸."
"내가 특이한 거네?"
"응. 송이는 너무 조신해. 그래서 귀여워."
'나 비치거든? 좀 놀려줄까?'
"내가 끝까지 거부하면 못하겠네?"
"끝까지 졸라야지."
'남편 버릇 좀 들여볼까?'
"안해~"
"하자~"
"싫어!"
"뭐든 할게~ 제발!!"
'욕망을 솔직히 발산하잖아. 이런 점은 정말 마음에 들어.'
"날 사랑해?"
"응. 많이."
"날 지키기 위해 죽을 수도 있어?"
"아내를 지키기 위해 죽는 건, 남편의 기쁨이자 의무야."
'20명도 넘게 남자에게 안겼지만, 날 위해 죽을 수 있다는 말을 한 사람은 멜빌 네가 처음이야. 초롱초롱한 눈동자. 둘째 남편, 정말 날 위해 죽을 수 있구나."
"날 안아. 안기고 싶없어."
"응. 하고 싶다. 송이를 안고 싶다. 송이의 아이를 잔뜩 갖고 싶어, 너무너무."
멜빌이 세게 꽉 껴안는다. 곧이어 귓가에 뜨거운 욕정어린 숨결이 닿는다.
* * *
침실에 들어서자 마자, 멜빌에게 부드럽게 떠밀려, 침대로 향한 나는 침대 위에서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나 송이다. 오랫만에 비치 기분 좀 낼게. 멜빌.'
"송이, 그런 란제리는 처음 봐...."
알몸으로 왔으면서, 뜬금 없이 왠 란제리? 하루 종일 짐승 같은 절륜 남편들에게 시달리느라 처음엔 몰랐는데, 메이드가 내게 가방을 가져온 거야.
열어보니까, 응큼한 속옷이 잔뜩 들어 있는 거 있지. 사신 오빠, 처보지터 날 이 응큼한 세계로 보낼려고 했나 봐. 여왕님에 대한 마조남의 선물 같은 거겠지.
"싫어?
"이렇게 흥분된 적은 처음이야. 너무 섹시하다...숨 막혀..."
'언제 어디서 알몸이 될 지 모르니까...그래서 내 예쁜 남편들 눈 호강하라고 좀 야한 걸 입어 봤다. 내가 몸매는 좀 되니까.'
'그런데 이곳에 브라는 있는 걸까?'
살갗이 비치는 검정 시스루 브래지어 위로 멜빌의 손을 이끌며 말한다.
"오늘은 얼마든지 음란하게 될 생각이다. 비치가 되 줄게."
"순진한 송이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런데 비치가 뭐야?"
"음란한 여자를 내가 온 세상에서는 '비치'라고 불러."
'정말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순진하다고 생각한 내게 그렇게 달콤한 고문을 한 응큼남인데.'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짜릿한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인다.
멜빌이 꿀꺽 마른침을 삼키고, 브라 사이에 손을 집어 넣고, 세게 가슴을 움켜쥔다.
"으응~ 멜빌~ 너무 세게 쥐면...아파."
"아아~ 송이, 이 이상한 속옷 어떻게 벗겨?"
'후훗. 귀여워. 역시 후크가 달린 브라는 없는 모양이네.'
프론트 후크를 풀자, 컵이 벗겨진다.
곧 가슴 전체에 멜빌의 손바닥이 닿았다.
"아...."
질감과 형태를 확인하 듯, 크고 굵은 손이 젖가슴을 밑에서 위로 쓸어 올린다.
"송이 가슴, 정말 예뻐."
"으응~ 멜빌..."
젖은 혀 끝이 맛을 보 듯 젖꼭지를 쪼고, 굴리더니, 핑크빛 버찌 같은 돌기를 입에 머금는다.
"하아....아아...."
'날 좋아하는 멜빌이 아기처럼 내 돌기를 빨고 있어.'
'날 거쳐간 그 많은 남자들 중에서, 이렇게 다정하게 애무해 준 남자는 처음이야.'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을 애무하는 손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아, 목소리가 쉼 없이 흘러나온다.
가슴을 듬뿍 맛 본 멜빌이 팬티를 끌어내려, 발목에서 빼낸 뒤, 자신도 옷을 벗었다.
'어제는 드니도 멜빌도 옷을 입은 채로 했는데...자신의 멋진 몸을 내게 보여주고 싶은걸까?'
'아이처럼 조르기에, 바로 삽입할 줄 알았는데...'
보지를 헤집고 내 안으로 들어온 건, 멜빌의 손가락이었다.
"아...저, 멜빌....왜...넣지 않아?"
"아직 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젖지 않았없어."
'오늘은 상냥하네. 남편이 되었기 때문일까?'
"내 아이를 낳을 여자니까, 좀 더 소중히 하고 싶다. 송이를 아프게 하지 않을거야."
'예뻐...착하네.'
멜빌의 긴 손가락이 천천히 보지를 풀면서, 조금씩 대담하게 내 안을 자극한다.
작은 꽃잎을 문지르는 자극이 조금씩 쾌감으로 바뀌고, 멜빌의 손가락을 꽉 조이는 게 느껴져 비치 답지 않게 조금 부끄러웠다.
'날 소중히 여기는 게 느껴져. 사랑이 듬뿍 담긴 섹스는 이렇게 다른거야....'
멍하니 멜빌에게 몸을 맡기는 사이, 살틈에 들어와 있지 않은 다른 손이 클리에 닿는가 싶더니, 곧 부드럽게 굴리며 어루만진다.
안에서 손가락이 움직이고, 다른 한 손이 민감한 살구슬을 문지르자 움찔움찔 허리가 떨렸다.
"아!....아아~ 멜빌, 그러면...이상해져..."
'안 돼! 오늘은 비치로 돌아갈 거야. 더 음란해질거야.'
'이번엔 내 차례야.'
지금껏 수위에 몰리기만 했던 나는 공세에 나섰다.
'공수교대!'
이미 힘차게 발기된, 남보다 좀 많이 큰 멜빌의 자지를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감싸자, 멜빌이 나를 더 몰아세운다.
안과 밖의 예민한 곳을 동시에 몰아세우는 자극에, 나는 다시 수세에 몰려 흐느끼며 몸을 돌렸다.
"송이는 클리, 좋아하는구나. 들려? 질척질척한 소리가 나잖아."
"아냐...싫다...부끄러워."
"그럼, 안 쪽이 더 좋아?"
'둘 다 좋아...'
짓궂게 날 놀리면서, 손가락의 움직임이 날카롭고 빨라진다.
"아....아아~ 좋아...더...더 멜빌..."
솔직히 기쁨을 토해내는 음란한 소리를 내지른다.
보지를 들락거리고 클리를 자극하는 쾌감에 머리가 새하얗게 될 때,
"아, 아아!....으....으응...아아, 응! 하아..."
흠뻑 젖어, 가 버린 내 안에서, 멜빌의 손가락이 빠져 나왔다.
올리브빛의 맑은 눈동자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창피해서 고개를 돌리자, 멜빌이 이마에 가볍게 쪽 입을 맞췄다.
"너무 이뻤다.....송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여자는 엘라시아에 없어."
'응. 더 해 줘. 듣고 싶었다. 예쁜 둘째 남편의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들.'
"아기 낳는 구멍이 흠뻑 젖었다. 넣는다. 괜찮지?"
"응....아기 낳는 구멍에 넣어 줘. 내 안에 들어 와...멜빌."
'멜빌이 내 안으로 들어오고 있어.'
손가락과는 전혀 다른, 굵고 뜨거운 멜빌의 욕망을 받아들이며, 나는 기쁨에 온몸을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