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건방진 후배에게 마음을 빼앗긴 나
건방진 후배에게 마음을 빼앗긴 나
그리 넓지 않은 어둑한 문서 보관고. 나는 구석에 놓인 책상 위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꺄아, 하지 마. 산호 너, 뭐하는 거야?"
"왜요?"
"너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거니?"
"나랑 세나 선배가 같이 일하는 회사잖아요? 그게 뭐 어때서요?"
"회사 안에서 뭐하는 짓이니?"
"선배 엉덩이를 만지고 있잖아요?"
"여긴 문서고야. 다른 사람이 올지도 모르는데, 응큼한 짓을 하면 어떡해?"
"회사 안이니까, 더 하고 싶은 거에요. 선배."
씨익 웃으며, 같은 부서 후배인 산호의 손이 다시 스커트 위를 어루만지며 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싫어! 하지마. 정말 여기선 안 돼."
나는 가볍게 몸부림치며 저항했지만, 산호는 막무가내였다.
"오늘 문서보관고는 영업시간 끝났어요."
"안 돼. 하지마. 여기선 싫어."
"쉿! 복도에 발걸음 소리가 들려요."
나는 발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숨을 죽였다.
내 두 손은 산호의 넥타이로 구속된 상태였다.
억지로 스타킹을 다리에서 벗겨낸 뒤, 가장 민감한 급소인 클리토리스를 속옷 위에서 꼬집었다.
"꺄아!"
너무 강한 자극에 짜릿한 감각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쉿! 복도에 들려요."
이어서, 산호의 손이 클리를 부드럽게 문지르면서 눌렀다. 짜릿한 자극이 퍼지면서 허리가 욱신거렸다.
"귀여운 클리를 만지니까 정말 기분이 좋은가 보네요. 회사 안에서 이렇게 느끼다니. 선배, 너무 음란한 거 아니에요?"
직장 후배인 산호의 손 끝이 계속해서 클리를 굴리며 자극을 주었다. 도망치려고 해도, 밑에 깔려 강한 힘으로 눌리고 있어서 저항할 수가 없었다.
이윽고 산호의 굵은 손가락이 속옷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보지를 드나들자, 야하고 습한 소리가 문서보관고 안에 울려 퍼졌다.
"그만, 멈춰!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어떡해!..."
"퇴근시간이라 회사에 몇 사람 없어요 선배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 꼰대 부장도 이미 퇴근하고 없어요."
"그래도...여기선 안 돼..하지마."
짓궂은 미소를 띄우며, 산호는 손톱으로 민감한 클리를 긁었다.
"꺄아!"
"쉿! 선배, 다를 퇴근했지만, 그렇게 비명을 지르면 경비원이 올지도 모른다구요."
건방지고 귀여운 후배가 나를 위협했다. 갈색 머리에 귀에 피어싱까지 한 제멋대로의 후배. 잘난 얼굴의 꽃미남이지만, 어쨌든 짓궂고 제멋대로인 산호가 내 위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싫어. 모르겠니? 난 너랑 전혀 하고 싶지 않아. 이러지 마. 알았으면 어서 내 몸 위에서 내려 와."
"정말요? 아닌 것 같은데."
산호의 손가락이 천천히 내 속으로 기어들어 왔다.
"싫어! 넣지 마!"
가장 깊은 곳에서 꿈틀꿈틀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자의 굵은 손가락. 그 무게감에, 무심코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런, 이런. 이렇게 질척질척하게 젖었으면서. 이것 봐요. 내 손가락이 선배의 애액으로 끈적끈적거잖아."
"아, 아니야. 그건..산호 네가 이상한 부분을 만지작거리니까..."
"이상한 부분? 그게 어딘데요? 여기?"
"아아!"
이번에는 엄지 손가락으로 클리를 문지르면서, 굵은 손가락으로 안쪽을 휘저었다. 질 안쪽의 육벽을 뽀드득뽀드득 어루만질 때마다 야릇한 기분이 들면서 쾌감이 느껴졌다.
'어떻게...갈 것 같아!..."
난폭하게 자극되는 클리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피스톤을 반복하고 있는 질 안쪽도 내 마음과는 달리 쾌감을 흡수하려는 듯 산호의 손가락을 따르면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런, 선배 진짜로 야하네."
곧 기분이 좋아지려고 할 때, 산호의 움직임이 멈췄다.
"아...."
곧 갈 것 같았던 나는 당황해서 산호를 올려다보았다. 산호는 정장 바지에서 무섭게 발기된 뜨거운 그것을 꺼내, 나의 체액으로 흠뻑 젖은 그곳에 갖다대었다.
"아, 안 돼. 넣으면..."
내 예상과는 달리, 후배는 페니스를 내 안에 넣지 않고, 끄트머리로 클리를 문지르며 끌어올렸다. 산호의 페니스는 몸의 일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뜨거웠다.
"아! 안 돼 으, 으응~"
"하하..선배 기분 좋은가 보네요. 난 가만히 있는데, 먼저 허리를 들썩이고. 그렇게 좋아요?"
산호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자, 이 다음엔 어떻게 하죠? 가고 싶어요?"
"몰라...산호 넌, 정말 심술궂어!"
수치심에 젖어 뺨을 붉히는 나를 내려다보며, 건방진 후배가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 미소를 쳐다보며, 조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 * *
오늘은 지독하게 힘든 하루였다. 비틀즈의 노래(A hard day's night)처럼 개처럼 일해서(I've been working like a dog.) 집에 가면 통나무처럼 잠이 들 것 같았다. (I should be sleeping like a log)
하지만 노랫가사와 달리 나에겐 반갑게 맞아줄 애인이 없었다.
게다가 개처럼 일하느라 부장이 제출하라고 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들볶임을 당하는 중이었다.
"세나양! 그 자료 어떻게 된거야? 오늘까지 제출하라고 했잖아?"
"죄송해요 부장님. 처리할 일이 갑자기 겹쳐서 시간이 없었어요."
"누가 변명하라고 했어! 이래서 여사원은...흐흠..하여간...내가 이럴 줄 알고 일부러 하루 빨리 제출하라고 한거야. 하루 더 줄테니까, 내일까지는 틀림 없이 자료 제출해 알았어?"
"하지만, 그 자료, 다음 주 회의에서 쓰실 거 아닌가요? 아직 시간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말아? 하라면 하는 거지? 그렇게 잘났으면 네가 부장하던지!"
"....."
"뭘 멍하니 서 있어? 그럴 시간 있으면 빨리 자료나 정리해. 이래서 여사원은..흠흠..어서 가 봐."
부장은 다른 직원이 다 있는 곳에서 벌써 10분 가까이 나를 몰아세웠다. 사무실에 쏴한 분위기가 감돌면서, 내게 시선이 쏠렸다. 친한 몇 명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억울하고 창피해 울고 싶었다. 너무 비참해 눈물이 복받쳤다. 그리고 그때...
"부장님, 필요한 게 이거죠."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산호가 미소를 지었다.
"뭐, 뭐야?!"
산호가 내려놓은 서류뭉치를 부장은 벙찐 얼굴로 쳐다보았다.
"부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자료에요. 회의는 다음 주일텐데, 정말 준비가 철저하시네요 부장님. "
"산호 씨..."
"세나 선배가 거의 다 작성해 놓았거든요. 선배는 완벽주의자라서 99퍼센트 해 놓고도 망설인 모양이네요. 그래서 제가 부장님이 설교하는 동안 나머지 1% 채워넣고 깔끔하게 손을 봤습니다."
"뭐?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래?"
산호는 씨익 웃으며, 과장스러운 몸짓으로 손목시계를 쳐다보았다.
"이런, 5시가 넘었네요. 자, 근무시간 지났으니, 간만에 정시퇴근 좀 하겠습니다."
"뭐, 뭐야?"
산호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세나 선배, 뭐해요? 퇴근해야죠."
"야! 산호 너..."
나는 산호의 팔을 뿌리치며, 그대로 사무실 밖으로 튀쳐나왔다. 그리고 곧장 아무도 없는 문서보관고로 달려갔다. 창피한 감정과 기쁜 감정이 뒤섞여 복잡한 마음이었다.
* * *
"이런 곳에 숨어 있었네요. 숨바꼭질할 나이는 지났잖아요. 선배."
어두컴컴한 문서보관고의 전등을 켜고, 산호가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하아, 하아…시끄러워 바보야! 누가 너보고 도와 달랬어? 그렇게 휘젓고 떠나면 넌 속이 후련하겠지만, 남아 있는 난 지옥이란 말이야."
"네?"
"표정이 왜 그래? 곧 회사 그만둔다며."
"……아, 그거요."
늘 싱글벙글 웃는 얼굴이 갑자기 진지해지면서 날카로운 표정으로 바뀌었다.
"선배하고는 상관 없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산호는 입사 때부터 건방지고 자신감이 넘쳐, 걸핏하면 나에게 대들었다.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미운정이 들 만큼 어느새 친해져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혼자만의 착각이었을까? 내게 상의도 없이 이렇게 회사를 그만둘 줄은 몰랐다.
가슴이 메어졌다. 부장에게 들볶일 때보다 더 가슴이 아팠다.
"뭐, 다음 달까지는 있을거니까, 인수인계는 걱정하지 마세요. 깔끔하게 해 놓고 그만 둘테니."
"속섞이는 후배가 없어져서 속이 다 후련해."
"그것뿐이에요?"
"...아, 아까는 고마웠어."
문서보관고를 나가려는 순간, 산호가 문을 잠궜다.
"뭐, 뭐야? 비켜. 나갈꺼야."
산호가 갑자기 내 두 손을 잡고 머리 위로 치켜올렸다.
"꺄아!"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말하는 게 어때요?"
"뭐?"
"아, 감사의 말 따윈 필요 없으니까, 다른 상을 주세요."
산호는 내 턱을 치켜세우며 억지로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했다.
"아파! 놔!"
"싫어요. 난 선배의 울먹이는 얼굴이 좋거든요. 하지만...나 이외의 남자에게 그런 표정을 짓지는 마세요."
다음 순간, 산호의 입술이 내 입술에 포개졌다. 그리고 거칠게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몸부림치면서, 저항해 보지만, 혀를 세게 빠는 사이,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갔다.
"으..으음..."
거칠게 내 입안에서 혀가 날뛰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 수 밖에 없어."
나는 산호의 사타구니를 향해 무릎을 날렸다. 하지만 예상했다는 듯이 후배는 간단히 피해 버렸다.
"제게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있긴 한거에요?"
산호가 내 겨드랑이에 손을 끼우고, 구석에 놓인 책상에 넘어뜨렸다.
"아야!...놔! 하지마!"
산호는 내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목덜미를 가볍게 깨물면서 내 몸을 눌렀다. 목덜미가 따끔거렸다. 이어, 산호의 손이 블라우스의 버튼을 잡아서 거칠게 풀고, 가슴을 드러내었다.
"세나 선배. 저항하고 싶으면 어디 해 봐요. 아까처럼 도와 줄 누군가가 왔으면 좋겠죠? 아까 내가 그랬듯이 선배를 도와 줄 착한 그 누군가가 나타났으면 좋겠죠?"
브래지어를 걷어올리고, 젖가슴을 큰 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만, 그만둬! 하지 마!"
참았던 눈물이 쏟아지자, 산호가 미소를 지었다.
"세나 선배를 울리는 건 나뿐이에요. 다른 사람이 선배를 울리는 건 용서할 수 없어."
젖가슴을 핥던 산호의 혀가 젖꼭지 쪽으로 다가와, 끈적끈적하게 핥기 시작했다.
먹이를 노리는 육식동물처럼 산호의 눈동자가 차갑게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