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1화 〉 328. 기억을 되찾기까지 2
* * *
“어, 저기 그게 말이지….”
아내들을 피해 밖으로 나왔더니 다른 아내를 만난 상황, 뭐라고 변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은 가출 시도였으니 말이다.
“어째서 혼자 밖으로 나온 것이지 러셀?”
차갑게 나를 추궁하는 로리엘의 목소리. 몰래 도망쳐 나왔으니 일단 사과해야 했다.
“미, 미안 너, 너무 답답해서 바람을 쐬고 싶었어!”
내가 손을 비비며 사실대로 말하자 무심하게 로리엘이 대꾸했다. 마치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당연하다는 듯 말이다.
“하긴 답답하기도 하겠군. 하지만 혼자는 안된다. 다들 걱정할 테니. 대신 내가 따라가 주겠다.”
동행을 제안하는 로리엘, 뭐 바람을 쐬고 싶었는데 허락을 안 해줘서 가출 시도를 한 것이지, 같이 가준다면 당연히 환영하는바 나는 그녀의 동행을 반기며 대답했다.
“저, 정말? 그래, 나도 아내인 네가 따라가 주면 좋고.”
“아내?!”
뭔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대답하는 로리엘. 혹시나 잘못 말했나 싶어서 되물었다.
분명 발카리아의 레어에서 리젤다가 ‘러셀, 저희 기억 안 나요? 저희 러셀의 아내들이잖아요?’라고들 이야기했으니 전부 다 내 아내라고 생각했는데, 혹시라도 내가 잘못 들었거나 그녀만 아내가 아닐 수도 있으니 말이다.
“로리엘도 내 아내 맞잖아? 아, 아닌가?”
“아! 아니다! 아내 맞다! 그래 아내! 너의 아내 로리엘 그게 나다!”
뭔가 당황한 듯 급하게 대답하는 로리엘, 그녀는 뭔가 말 수 없고 무뚝뚝한 스타일인 것 같았는데, 더군다나 내가 평소에 다정한 말을 별로 안 해줬는지 단둘이 있으니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한 상황.
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 얘를 어떻게 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이 돌아오면 좀 더 다정히 대해줘야겠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아내가 많으니 소홀해지는 아내가 있었던 모양. 공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데, 이렇게 귀여운 아내를 방치하다니.
나는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을 자책하며 그렇게 로리엘과 천천히 산책을 시작했다.
일곱의 달이 반짝이는 아주 밝은 밤. 바람이 불고 풀벌레들이 조용히 우는 그런 밤.
그러나 한참을 걸어도 아무런 말이 없는 로리엘, 둘이 걷기만 하니 뻘쭘해 로리엘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로리엘?”
“왜? 왜 부르냐?”
“로리엘은 왜 다른 아내들처럼 방으로 안 와?”
“뭐, 뭣?”
다른 아내들처럼 왜 순번으로 자러 오지 않는지 물은 것인데, 새빨개진 로리엘이 당황하며 대답했다.
“그, 왜, 왜 그러지? 서, 설마 나랑 아, 아기 만드는 일을 하, 하고 싶은 것이냐?”
묵직한 직구에 당황해 대답했다. 솔직히 하고는 싶었지만, 아무래도 기억이 없으니 뻘쭘하달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냐…?”
내 아니라는 대답에 풀이 확 죽은 로리엘의 얼굴. 나는 급하게 대답을 수정해야 했다.
이럴 때는 눈치 있게 행동해야 하는 것. 아무래도 나보다는 그녀가 더 하고 싶은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아니, 싫다는 게 아니라, 하, 하고 싶긴 한데, 그러니까…”
“저, 정말이냐? 왜! 왜 하고 싶은 거냐?”
갑자기 다그치는 로리엘. 그녀는 뭔가 열기 띤 눈으로 나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물었다.
“아니, 그, 로리엘 귀엽기도 하고, 또 그 뭐냐 내 아내니까 로리엘도 안아주고 싶어서 크흠.”
“그래? 귀엽다? 안아주고 싶다?”
로리엘은 한참 귀엽다 안아주고 싶다는 반복하더니, 갑자기 내 손을 낚아채고는 어디론가 바람처럼 달려가기 시작했다.
목책을 끼고 한참을 달려가자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저 멀리 보이는 물레방앗간.
‘서, 설마?’
설마 저기가 우리의 목적지는 아니겠지 싶었는데, 곧 로리엘의 손에 의해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지푸라기가 가득 쌓인 공간이 나타났다.
고전 명작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왠지 물레방앗간이라는 공간이 에로틱하게 느껴져 분신이 급격하게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근한 지푸라기가 잔뜩 깔린 공간 그 가운데 들어서자마자 로리엘이 나를 향해 말했다.
“자, 해도 된다, 이제.”
“응?”
엉겁결에 대답하자 로리엘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 아기 만드는 일. 하, 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해, 해도 좋다.”
달빛에 비친 그녀의 녹색 머리가 어둠 속에 반짝였다.
생각해보니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로리엘은 30일 동안 나와 한 번도 동침하지 않았고. 내가 몹시 그리웠을 것이라 생각해 그녀를 품에 포근하게 안으며 다독였다.
“미안해 로리엘 내가 신경을 못 써줘서, 기억이 돌아오면 더 잘할게.”
그러자 로리엘이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아니다 그냥 이대로도 괘, 괜찮다.”
무뚝뚝 하지만 배려심 많은 그녀, 나는 조용히 그녀를 품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마치 통나무 조각처럼 끌려오는 로리엘. 긴장했나 싶어 천천히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며 그녀를 품으로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왠지 풀 향기가 나는 로리엘의 품, 품 안에서 떠는 소녀 같은 그녀를 끌어당겨 조용히 입을 맞췄다.
츄릅 츕
그런데 입술을 빨아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로리엘. 그녀는 마치 처녀같이 입을 다물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치 첫키스라도 하는듯한 모습에 나는 웃으며 입술을 살짝 떼고 그녀 귓가에 속삭였다.
“푸흣, 로리엘 키스하려면 입을 열어야지. 키스 처음 하는 것처럼 왜 그래? 너무 오랜만이라 그래?”
내 물음에 움찔 몸을 떤 로리엘은 다급하게 내 입으로 달라붙으며 대답했다.
“그, 그래 너, 너무 오랜만이라서.”
츄릅
그렇게 가르치듯 시작된 그녀와의 키스. 키스하면서 그녀의 옷을 천천히 벗겨냈다. 옷이 한 장씩 벗겨질 때마다 움찔거리는 로리엘의 몸.
마치 이런 일이 처음이라는 듯 로리엘은 새색시처럼 몸을 떨었다.
투둑
벨트가 풀려 지고 그녀의 단검들이 지푸라기 위로 떨어져 내렸다. 윗옷을 벗긴 그녀의 나신을 끌어안으며 어깨와 목덜미에 다정하게 키스하자 그제야 풀어지는 로리엘의 몸.
긴장한 그녀의 몸을 최대한 풀어주며, 목덜미와 가슴을 부드럽게 문지르고 그녀의 복숭아 같은 가슴을 입안에 가득 머금었다.
츕
“아! 러셀….”
내 이름을 신음 섞인 목소리로 불러오는 로리엘.
복숭아 같은 그녀의 가슴을 베어 물며 천천히 그녀를 지푸라기 위로 눕혔는데, 부드러운 지푸라기는 생각보다 몸을 찔러댔다. 인상을 쓰는 로리엘을 다시 일으킬 수밖에 없었고 결국 우리는 서서 사랑을 나눠야 했다.
그녀를 방앗간의 기둥 쪽으로 밀어붙인 후, 다시 그녀의 가슴을 한 모금 머금고 천천히 입술을 움직여 배꼽과 아랫배 그리고 그녀의 수풀에 부드럽게 키스하자 그녀가 몸을 떨며 내 머리를 그녀의 계곡으로 이끌었다.
그러자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
츄르릅
그녀의 뜨거운 계곡을 입으로 머금고 핥고 빨아대자 들려오는 가녀린 로리엘의 신음.
“후아앙! 하으응… 러, 러셀…”
츄르릅 츕
그렇게 한참을 그녀의 몸이 녹여내기 위하여 그녀를 자극했다. 그러자 그녀의 계곡에서 뜨거운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려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곧바로 기둥으로 그녀를 밀어붙이며 나의 분신을 그녀의 몸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흐으응!”
왠지 빡빡하고 저항감이 느껴졌기에 아래를 보니 내 기둥을 타고 흘러내리는 빨간 핏방울.
“엉? 로, 로리엘?”
“흐으응! 왜, 왜 부르는 거지?”
“우리 부부인데 왜 피가?”
내가 당황한 목소리로 로리엘에게 지금 이 상황이 어찌 된 것이냐는 투로 묻자 그녀가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로 내 눈을 마주 보지 못하더니 나를 꼭 끌어안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매우 부끄러운 목소리로.
“우, 우리는 뒤, 뒤로해서 그렇다.”
“응? 뒤로?”
‘뒤치기해도 피가 날리는…? 설마?’
내가 믿을 수 없다는 눈동자로 로리엘을 바라보자 그녀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그래 어, 엉덩이 구멍으로 해, 해서 그렇다.”
툭 투툭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
그것은 내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
전생에도 도도한 여자들은 그곳이 약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평소에는 무뚝뚝 도도한데 내 품에 안겨 부끄러워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걸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철썩철썩
그녀를 코알라같이 안아 들고 허리를 사정없이 튕겨댔다.
“크흡! 로, 로리엘 사, 사랑해.”
“흐아앙! 저, 정말이냐? 나! 나도 정말 사랑한다! 하아앙!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이나 하고 싶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으으으으앙! 흐아아앙! 하으으응!”
남자라면 어찌 이 상황을 참을 수 있단 말인가. 작열하듯 내리 꽂히는 쾌감과 내달리는 흥분감.
츕 츄릅
허리를 튕겨대며 그녀의 혀를 빨며 정신없이 로리엘을 탐했다. 긴장이 풀어진 로리엘은 부드러운 풀같이 나를 휘감았고, 나는 부드럽고도 단단한 그녀의 몸에 흠뻑 취해 거칠게 그녀를 소유했다.
“하윽! 하응! 하앙! 하우웅!”
파하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허리를 움직이자 로리엘이 간절한 얼굴로 말했다.
“뒤, 뒤로도 해, 해도 된다.”
로리엘은 무척이나 뒤로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