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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화 〉 67. 실종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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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이 리젤다를 안아들고 엠마가 재빨리 리젤다를 살폈다. 그사이 에밀이 앞으로 나서며 이실리엘의 행방을 물었다.
“그래서 러셀이랑 이실리엘님은 어떻게 된 건가요 수호자님?
“분노한... 이실리엘님이 ‘후로 에알라 진’을 소환하셨다.”
“후, 후로 에알라 진을 말인가요?”
그런데 거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평원 엘프들이 사람들 사이사이에 끼어 있다가, 갑자기 자기 테이블로 돌아가서는 편안한 자세로 수프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로리엘과 같이 온 수호자들도 난로로가 몸을 말리기 시작했고 말이다.
기사와 용병들은 엘프들의 모습을 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대체 이실리엘이라는 엘프가 뭘 소환 했기에?”
“아니면, 구조를 다들 포기한건가 설마?”
“아니, ‘후로 에알라 진’이 뭔데 왜 그러는데?
기사와 용병을 통틀어 가장 성질 급하고 이 상황이 이해 안 되는 벨릭이 물었다. 벨릭의 성격상 벌서 열두 번은 더 문을 박차고 나가야했지만, 상황과 위치를 알아야 하니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고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 엘프들이 심지어 자기들만 알아듣는 말을 하고 있었다. 벨릭은 치솟아 오르는 짜증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내며 물은 것이었다. 러셀의 훈련이 조금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았다.
“아, 미안하다 인간들의 말로 상급 폭풍의 진이다.”
“아니,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형님 구출하러 안가는 거야? 엘프들은 이실리엘님 구하러 안가? 아니, 이 상황이 나만 이해 안 되냐?”
벨릭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지만 기사들은 뭔가 쭈뼛거리고 있었고, 용병들은 다들 이해를 못하고 벨릭과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있는 힘껏 휘저어 주었다.
종족 간 의사소통이 절실한 순간이었다.
에밀이 인간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나서서 말했다.
“진은 바람의 상급 정령인데, 여러 가지 존재가 있습니다. 음... 그러니까 비 오는 날 폭풍의 진을 불러내셨다는 거는... 이실리엘님이 엄청 화가 나셨다는 거고.. 움... 아! 상급정령이 화나면 대늪지 정도는 싹 없애 버릴 수도 있을 거예요.”
“뭐? 없애버린다고?”
벨릭은 자신이 지금 뭔가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무슨 대늪지가 물웅덩이도 아니고 뭘 한다고?’
“네... 말 그대로 싹 밀어서 바다를 만들던지 호수를 만들던지... 지금은 또 우기라서 구름도, 비도, 바람도 많은 시기니까. 그나저나 여긴 괜찮았으면 좋겠는데...”
에밀의 말투와 얼굴이 정말 걱정된다는 듯이 변했다. 러셀이나 이실리엘이 아니고 마을이...
“엘프들끼리 정령의 단계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는데, 하급 정령은 자연의 신비라고 자연의 신비로운 힘을 모방할 수 있는데 위력이 높진 않아요.”
“중급 정령은 자연의 법칙을 넘어서지는 못하지만, 자연의 법칙 안에서 모든 힘을 사용할 수 있어요. 강한 바람, 떨어지는 폭포의 힘이라든지 뭐 그런 거요.”
“상급 정령은 자연의 법칙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합니다. 갑자기 마른땅에 비가오거나, 산에서 용암이 솟구치거나, 지진이 나거나 뭐 그런 거요.”
“첫째 형수님이 그렇게 세다고?”
“네, 그러니까 좀 쉬고 계시면 늦어도 점심때면 돌아오시지 않을까요?”
에밀의 말이 이어지자 북부에서 온 기사들도 다들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거나 여관 또는 자신의 막사로 잠을 청하러 흩어져 버렸다. 이미 수호자들의 실력을 알고 있는 북부 기사들은, 이실리엘이 직접 나섰다며 수호자들이 그걸 왜 걱정해야 하냐는 모습을 보이자, 저 괴물 같은 엘프들의 대장이 직접 나갔다는데, 그럼 당연히 우리가 뭘 해도 의미는 없지 라는 생각을 하며 흩어진 것이었다.
잠시 후 깨어난 리젤다가 러셀을 구하러 가야한다며 잠시 난리를 피웠지만 에밀의 설명을 듣고는 멍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그... 그게 무슨...”
“상급 정령을 불러내셨다고요?”
“응, 리젤다는 엘프들에 대해서 다 아는 거 아니었어?
에밀의 말에 리젤다는 자신은 엘프들에 대해서 조금(?) 아는 것이지 자세한건 모른다고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저도 정령까지는 잘 몰라서요.”
“걱정 하지 말고 기다리면 늦어도 점심때쯤 올 거라니까요?”
‘아니, 그런데 늪이 없어지면 여관은?’
에밀의 말에도 여관에서 유일하게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리젤다였는데, 에밀의 말에 안심을 얻기보다 한 가지 걱정만 더 생겨버리고 말았다.
리젤다의 걱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기하게도 에밀의 말대로 점심때가 되자 러셀이 이실리엘과 공중을 날아서 여관 앞에 도착했다. 리젤다가 부리나케 달려 나가 러셀의 품에 안겨들었다.
“러셀, 걱정했다고요!”
러셀은 남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품안으로 날아드는 리젤다를 받아 안았다. 걱정했을 리젤다를 생각하니 무척 미안했다.
“미안 리젤다. 문어가 생각보다 힘이 좋더라고, 멀쩡한 다리를 휘감아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
“문어요?”
“응, 저거.”
러셀이 가리킨 곳에는 새빨갛게 익은 문어가 하늘에서부터 내려오고 있었다.
“아마 바다에서 게를 잡아먹으려고 상류로 올라온 것 같아, 문어는 게들을 좋아하거든.”
사람들이 몰려들어 문어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런 거대한 마물이라니. 그걸 이렇게 잡아서 하늘에 띄워 가지고온 이실리엘을 보고, 이실리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생각했다. 앞으로 이실리엘에게 무척이나 조심해야겠다고 말이다.
예쁜 장미꽃의 외모 속에는 가시가 아니라 즉사로 이어지는 독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문어를 구경하는 가운데 이실리엘이 여관 안으로 걸어 들어가다 하복부를 부여잡고 짧게 신음했다.
“읏...”
“이실리엘님 어디가?”
로리엘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이실리엘에게 부상을 입힐 정도의 마물이라니 뱀의 왕 정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설마! 마물에게 부상을? 대체 어떤 능력을 가진 마물 이기었기에!”
리젤다도 이실리엘을 부축했다.
“이실리엘님 괜찮으세요? 다들 빨리 방으로요!”
다들 이실리엘의 부상에 난리가 났는데, 이실리엘은 얼굴을 붉히고는 조금 어색한 걸음으로 여관으로 조심스레 걸어 들어가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부엌에서 나오던 한나 아주머니께서 그 모습을 보시더니 얼굴에 미소를 한껏 머금고는 부리나케 달려오셔서는 이실리엘에게 말했다.
“어머나! 첫째마님 축하드려요!”
“네? 네... 넷...”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마크! 얼른 가서 목욕탕에 물 데우렴.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는 어떤 음식을 해야 할까요? 일단 따듯한 물로 씻으시고 침대에서 쉬고 계셔요. 애니! 애니! 와서 첫째마님 목욕 시중 좀 들고 방으로 모셔다 드리렴. 얘는 어딜 간 거야 대체”
차분하셨던 한나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호들갑을 떨면서 부산하게 명령을 내리셨다.
“이렇게 기쁜 날이! 창고에서 포도주를 한통 꺼내야 할까요? 중부에서는 이런 날 잔치를 하는데 마을에 류트를 칠 줄 아는 사람이 있던가? 아참... 남부에서는 안하던가? 아... 마을 분위기도 있으니까, 오늘은 우리끼리 조촐하게 해야겠네요...”
나는 그런 한나 아주머니의 모습에 왠지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뭔가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꿰고 있는 눈치랄까?
“그나저나 사장님, 정말 잘하셨어요! 그럼요 부인이 있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으면 안 되죠. 우리 그이는 결혼도 전에... 어머! 내가 무슨 말을... 첫째마님, 방을 사장님 방으로 옮겨드려야 할까요? 아참 둘째마님은 그럼 언제?”
러셀은 한나 아주머니의 말에 러셀과 이실리엘, 리젤다가 청혼을 주고받았는데 따로 숙소를 쓰고 있는 게 좀 이해가 안 되셨나보다고 생각했다. 바로 숙소를 옮기려고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한나 아주머니에 말에 리젤다와 로리엘이 어리둥절해하며 다급하게 말했다.
“잔치라뇨? 지금 이렇게 부상을 당해서 오셨는데?”
“그렇다! 무엇인가 착각한 것이 아닌가? 어서 사제를 불러야한다.”
그 말에 한나 아주머니가 입을 가리면서 웃으며 말했다. 니들은 모르지만 나는 다 안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큰 부상이 아닐 텐데... 이실리엘님을 다치게(?) 아니 아프게(?) 한건 분명 러셀 사장님일 텐데... 하긴... 얼마나 아팠을까? 우리 첫째 마님. 그게 처음 찔리면 아프긴 하지...”
“뭐라? 찔렸다고?”
“넷? 찔려요?”
그 말에 로리엘과 리젤다는 더욱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둘은 믿을 수 없는 소리라 생각했다.
‘러셀이 이실리엘을 찔렀다고?’
‘아니 왜? 아니, 러셀이 찔렀다고? ’
둘이 화들짝 놀라며 바라본 이실리엘은 점점더 얼굴만 빨갛에 물들일뿐 아무말이 없었다. 한나 아주머니의 날카로운 지적이었지만 숫처녀 둘은 무슨 말인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내가 어젯밤에 매우 아프게 해버렸기도 했고 찌르기(?)도 했으니 틀린말은 아니었다. 덕분에 정령들 구경도 실컷 했지만 말이다.
“크흠... 컷... 크흠...”
새빨간 이실리엘과 영문 모를 표정의 로리엘, 리젤다를 앞에 두고 러셀은 헛기침만 낼 수밖에 없었다.
이걸 저분들에게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이세계에서도 아줌마들의 19금 대화는 차원을 달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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