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 in 여관-65화 (65/352)

〈 65화 〉 64. 이실리엘의 첫날밤 1

* * *

이실리엘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분위기가 더 어색해져 버렸다. 첫날밤을 치르라고 강제로 갇힌 꼴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꿀꺽”

러셀의 침 삼키는 소리가 천둥같이 신혼방(?) 내부에 울려 퍼졌다. 러셀은 자신의 침 삼키는 소리에 이실리엘이 움찔하고 놀래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이런 상황에서 갇혀서 첫날밤을 강제 받는 상황이 되자 자신조차 어색한 것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러셀은 이실리엘을 곁눈질로 슬쩍 보았다. 이실리엘은 부끄러운지 바닥만 보고 있었는데 세계수의 꽃잎으로 만들었다는 푸른색의 투명한 로브를 입고 눈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이 마치 아침이슬 머금은 꽃잎에서 물방울이 한 방울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아 보였다.

한편으로는 그녀가 뒤집어 쓴 로브가 마치 면사포처럼 보여 첫날밤 침대위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신부라고 해도 누구도 의심치 않으리라 생각했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 아니, 엘프였다.

그런 그녀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잠시 지나온 삶을 떠올랐다.

이전의 생의 희생, 이생에서의 양친, 자신의 한쪽다리와 맞바꾼 그녀였다.

그런데 나를 여기에 환생시킨 ‘신’ 이 새끼들은 날 어제 결혼도 하기 전에 문어의 입속에 처넣으려고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여관에서 출발해서 북부로 그리고 세계수까지 긴 여정을 거쳐야 그녀와 결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긴 여정 중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뇌에 번개가 치듯 생각이 들었다.

‘없었다.’

나의 인생을 이렇게 굴려대며 웃고 있을 지도 모르는 ‘신’ 은 분명이 성격이 안 좋은 것이 확실했다.

결혼까지 얼마나 더 사건들이 이어질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이실리엘과 리젤다를 이제는 내 앞에 딱 데려다놓고 줄 듯 말듯 뭔가 약 올리는 기분이랄까?

‘신 새끼의 계획에 이젠 더 어울려주지 않겠어.’

더군다나 밖에는 폭풍의 정령 진이라는 무시무시한 언니가 눈을 부라리고 우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상황까지 만들어준걸 보니 확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부끄럽게 몰래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안전한 기회가 또 있을까?

이실리엘도 굳이 북부까지 가지 않아도 여기에서 결혼? 혼약? 아니 첫날밤을 맞아도 좋다는 듯 말하지 않았던가. 내가 여기서 뺀다고? 혹시라도 북부로 가서 결혼 전에 죽더라도 내가 죽고 긴 시간을 혼자 남겨질 이실리엘을 위해서 분신(?) 이라도 하나 남겨야 하지 않겠나?

극도의 자기위안과 자기합리화에 빠져 허우적대는 러셀이었다.

‘그래! 전생에서는 혼수로도 장만해 가는 커플도 많았는데.’

결심이 서버렸다.

용기를 내기로 했다.

러셀은 이실리엘에게 살며시 다가갔다. 이실리엘이 움찔 놀라지만 물러나진 않았다. 손을 꾸욱 움켜쥐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실리엘도 용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살며시 이실리엘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그녀의 후드를 뒤로 살짝 벗겨내었다. 푸른 꽃잎의 후드가 어깨 뒤로 떨어지자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꽃잎이 벗겨지고 드러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

오른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그녀를 불렀다. 언젠가 영화에서 봤던, 한번쯤 해보고 싶은 장면이었는데 그 상대가 이실리엘이라니. 그녀를 만지는 손끝이 그녀에게 상처라도 낼까싶어 떨려오고 있었다.

“이실리엘?”

그녀가 부끄러움에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옆을 보면서 말한다. 새빨갛게 물든 볼과 하얀 피부가 대조를 이루고 어쩔 줄 모르는 눈빛이 가슴을 뛰게 한다.

“네....넷”

“사랑해.”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면 들을 수나 있을까? 목구멍으로 심장이 거꾸로 올라오는 느낌이랄까? 뛰는 심장의 소리가 양쪽 귀에 한가득 들려온다.

러셀은 그녀의 턱을 잡고 있는 오른손으로 그녀를 당겨 입술을 입 쪽으로 가져왔다.

그녀가 러셀에게 다가올수록 이실리엘의 싱그러운 숲 내음 같은 체향이 물씬 울라와 콧속을 사정없이 지나쳐 러셀의 뇌에 불꽃놀이를 일으켰다.

그런 이실리엘의 체향에 흠뻑 취하려는 듯 숨을 크게 들여 마시고는 그녀의 입술에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이실리엘의 입술이 마치 꿀이라도 바른 양 끈적하게 러셀에 입술에 달라붙었다.

“츄읍... 흐응... 츄르릅...”

그녀의 입술은 정말 신비로웠다. 살며시 붙었다 떨어질 때 마다 자신의 입술로 달라붙는 끈적함이라니.

러셀은 끈적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조금 맛보다가 며칠은 굶은 사람처럼 거칠게 그녀의 입안을 탐하고 말았다. 달콤한 이실리엘의 타액이 느껴지고 그녀의 앙증맞은 혀가 러셀을 조심스럽게 맞이해주었다. 멈추어버린 세상에 러셀과 이실리엘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츄르릅... 꿀꺽...”

러셀과 이실리엘이 키스하는 소리가 엘프의 신혼방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츄릅... 츄르릅...”

러셀은 이실리엘과 키스를 하며 가슴의 매듭을 풀어 그녀의 로브를 조심스레 벗겨내었다.

‘투둑...’

로브가 그녀의 발치로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턱을 잡고 있던 손을 그녀의 뒷머리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녀의 부드러운 금발의 감촉을 손끝으로 느끼며 그녀를 좀 더 끌어당기며 키스를 이어나갔다.

동시에 왼손으로는 이실리엘의 허리를 감아 그녀를 품안에 안아들다. 그녀를 품안에 넣자 러셀과 이실리엘의 사이에 있는 따듯한 공기가 확 뿜어져 올라와 다시금 러셀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혀를 잠시 멈추고 그녀의 향을 깊이 들이마셨다.

황홀했다.

오른손을 그녀의 머리에서 내려 그녀의 옷을 어떻게 벗기는지 찾아보려고 러셀이 여기저기 손을 움찔거리자, 이실리엘이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자신의 가슴 위에 있는 꽃 장식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이실리엘의 옷에 있는 잎사귀와 넝쿨로 된 끈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스르륵 벗겨져 내렸다. 그리고 세계수 꽃잎으로 만든 그녀의 원피스가 그녀의 발치 아래로 툭 하고 떨어졌다.

입술을 떼고 그녀를 보았다. 새하얀 피부와 탐스러운 복숭아 빛 가슴 핑크빛의 앙증맞은 융기까지. 러셀은 목덜미까지 새빨간 이실리엘의 뒷목을 받쳐 그 자리에 부드럽게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흐릿하게 올라오던 체향만으로도 러셀의 머릿속에는 불꽃놀이가 일었는데. 가슴사이에서 올라오는 그녀의 진한 체향은 러셀의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였다.

그녀의 융기를 덥석 입안에 집어넣었다.

“하압...”

이실리엘의 참지 못한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실리엘의 신음은 용사를 위한 찬가라도 되는 양 러셀 용사의 용맹함을 깨워내어, 러셀은 점점 더 용감히 인간이 아닌 아름다움을 탐하기 시작했다.

거칠게 빨아 마시며 또 혀를 굴려가며 러셀은 한참을 양쪽 가슴을 번갈아가며 맛을 보았다.

“그... 하웃... 아, 아기가 먹는 것인데...”

“쪼오옥..”

“하아앙...”

러셀의 거친 애무에 이실리엘이 항변을 해보았지만 러셀은 아랑곳 않고 그녀의 융기를 심미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실리엘의 목소리가 어떤 신호라도 되었는지. 잠시 후 가슴에서 입을 뗀 러셀은 자신의 린넨 셔츠를 훌렁 벗어 뒤로 던져버렸다.

이실리엘의 눈에 러셀의 구리를 부어 만든 갑옷 같은 근육이 들어온다. 눕혀진 이실리엘의 위로 러셀이 키스를 다시 해오자 그 구리 빛 굴곡을 이실리엘은 부드럽게 쓰다듬어 보았다. 강인해 보이면서도 따듯한 체온이 느껴졌다.

이실리엘의 부끄러운 핑크빛 융기를 탐하던 러셀의 얼굴이 점차 점차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실리엘의 동공이 그에 맞춰 점차 점차 커지기 시작하고 러셀이 그녀의 배꼽에 살짝 키스 했을 때는 화살에 맞은 사슴처럼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러셀이 이실리엘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녀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벌리기 시작했다.

“저... 저기 이건 부... 부끄...”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이실리엘이 몸을 비틀며 저항했지만.

얇디얇은 속옷 한 장으로 가려진 그녀의 신비를 감추고 있는 비경 앞에 도착한 러셀이 그녀의 허벅지에 부드럽게 키스하자.

“히익...”

이라는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내며 이실리엘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한쪽 허벅지를 러셀의 큰 손이 꾸욱 덮어주자 러셀의 손에서 느껴지는 기이할 정로도 따듯한 열기에. 부끄러움에 두 눈을 꼭 감고 양손으로 얼굴까지 가리고 있던 이실리엘의 신체에 이해할 수 없는 안도감이 생겨났다.

“츄릅... 쪽... 쪽”

“읏...”

러셀의 애무가 계속되는 가운데, 러셀의 얼굴로 그녀의 비밀의 화원을 감추고 있는 얇디얇은 속옷 한 장 너머에서 기묘한 열기와 향기가 느껴졌다.

그것은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금단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향기였다. 러셀은 납득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느꼈던 그녀의 체향이 러셀의 머릿속에 불꽃놀이를 허락했다면, 지금 흘러나오는 향기는 자신의 뇌에 빅뱅을 허락할 것 이라는 걸.

러셀은 향기에 끌려 한 번도 사람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은 처녀림으로의 모험을 시작했다. 손을 섬세하게 놀려 그녀의 비밀의 화원을 가리고 있는 속옷의 끈을 조심스럽게 당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스으윽... 투둑...”

“그... 그. 러... 러셀 그...”

이실리엘이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지만, 러셀은 멈추지 않고 그녀의 속옷 끈을 다 풀어낸 후 그것을 슬며시 당겨 그녀의 처녀림의 비경을 드러내었다.

백년 넘게 한 번도 그 누구도 허락한 적 없는 전설의 처녀림이 그곳에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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