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 in 여관-41화 (41/352)

〈 41화 〉 40. 기사의 분노

* * *

파텔 남작령은 남부 대평원에 위치한 영지이지만.

다른 영지들과는 다르게 강이 영지 한쪽 경계를 흐르고 있어 영지 경계를 제외하고는 농업이 힘들고, 불모지가 많아 풍요한 남부에서 비교적 척박한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파텔 남작령이 생존방법으로 선택한 건 목재(??)였다.

남부의 척박한 환경에도 잘 자라는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 작은 묘목으로 시작된 파텔 남작령의 나무들은 파텔 남작 가가 몇 대가 지나자 파텔 숲이 되었고, 파텔 남작령은 목재를 주변으로 판매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파텔가의 노력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느 날 갑자기 파멸이 찾아왔다.

파텔 숲에 불이나 숲 대부분이 잿더미가 되어버린 것이다.

모험가를 가장한 노예상인들이 숲에 숨어 살던 엘프 가족을 납치하기 위해 일을 벌이다가, 횃불을 잘못 관리해 일어난 일이었다.

숲에 불이 나자 성의 기사들 사병들 마을 주민들과 영주 당시 소년이었던 현 파텔 남작까지. 모두 몰려들어 불을 끄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강은 멀었고 우물물은 한정적이었다.

결국은 모두 검댕 이를 뒤집어쓴 채 멍하니 불타는 숲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도 소년 파텔 남작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들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포기했을 때에도 소년 파텔은 강가로 한 번이라도 더 물을 뜨러 가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달렸던 것이었다.

그런데 강가에 도착한 소년 파텔의 귓가에 강가 수풀 속에서 기묘한 소리가 흘러들었다.

뭔가에 가로막힌 비명소리...

수풀을 헤치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자 거기에는 참혹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입에 재갈이 물린 채 처참하게 강간당하고 있는 엘프들을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소년 파텔남작은, 그 모습에 공포나 측은함보다 기묘한 흥분을 느끼고 말았다.

도적들의 아래 깔려 칼로 위협당하며 눈물을 흘리는 엘프의 모습이, 소년 파텔에게 기묘한 흥분을 선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년에 내면에 이 기묘한 흥분이 강렬하게 자리 잡아 버렸다.

숲이 사라진 파텔령은 파멸을 맞이했다. 현 파텔의 아버지인 전 영주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파텔이 영주가 되어 영지를 넘겨받았을 때.

그는 불타는 숲을 배경으로 벌어지던. 소년인 자신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겨진. 그 장면을 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파멸을 맞은 영지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그는 기사와 사병들을 설득해 약탈을 제안했고, 사병과 기사들은 아무도 그것을 반대할 수 없었다. 이미 한 달에 며칠씩 일 년에 몇 달을, 가족들의 굶주림을 지켜보아야만 했었기에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약탈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사병들과 도적 떼로 위장해. 강을 따라 이동하는 모험가나 상인들을 몰래몰래 털기 시작했다.

다른 영지에 속한 마을을 습격하는, 대범한 도적 단으로 거듭나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고, 남부의 그림자 도적 단이라는 악명까지 얻었다.

굶어가던 영지민들은 가장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았음에도, 가족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침묵하고, 그들의 약탈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파텔 남작의 영지는, 도적 떼의 소굴이 되었던 것이다.

파텔남작의 성은 예전의 파텔숲의 성세를 자랑하듯 나무로 이루어진 목성(??)이었는데.

이 나무로 이루어진 성채의 제일 안쪽, 내성 지하에서는 오늘도 엘프 들의 교성과 신음, 비명이 신전 성가대의 합창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제일 안쪽 은밀한 방에서, 현 파텔 남작은 엎드린 알몸의 두 명의 여자 엘프 위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후... 열한 마리의 엘프라니... 아주 기대가 되는 걸, 그 특별하다는 한 마리는 내가 직접 조교 해야겠어 흐흐흐...”

“망가진 년들은 좀 팔아버릴까요? 구매문의는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만?”

행정관으로 보이는 대머리 남자가 파텔남작 옆에서 손을 비비며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돈은 충분하니 망가졌어도 죽지만 않으면, 애들 보고 잘 관리해서 쓰라고 해 아깝잖아?”

“예, 너무 험하게 다루지 못하게 하는데도, 워낙 엘프들이 정신력이 약하여...”

“쯧...”

파텔남작이 이곳에 엘프의 지옥을 만들어 낸 것은, 약탈 중 한 엘프 노예를 발견한 것이 시작이었다.

파텔은 그날 엘프를 성으로 잡아와, 자신이 소년 시절에 보았던 그 장면과 같이, 엘프를 칼로 위협해 무참하게 강간했다.

그리고 그런 엘프의 아름다운 미색과 육체를 이용한, 이상 성욕에 빠진 파텔남작은, 약탈도 잊고 영주 성에 틀어박혀, 몇 날 며칠을 엘프의 육체를 흠뻑 맛보며, 음란한 생활에 빠져들고 말았다.

며칠을 방에서 나오지 않는 영주가 걱정된 하인들이, 영주 방문을 열었을 때.

그들이 발견한 것은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있는 엘프와, 광기에 찬 영주의 얼굴이었다.

인간과는 다르게 체력이 비교적 약한 엘프가, 파텔남작의 성욕을 혼자 다 받아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국 얼마 안 돼 엘프가 처참하게 죽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엘프를 잊지 못한 파텔 남작의 엽기적인 사냥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영지로 들어온 모험가 파티 중에 엘프가 끼어있으면, 습격해 모험가들을 몰살시키고 엘프만 사로잡거나.

다른 영지에 몰래 침입해 엘프 가족이 있는 집을 한밤중에 습격해, 가족을 몰살시키고 여자들만 납치한다든지. 엘프 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엘프 아녀자들을 납치한다든지 말이다.

남부 엘프 들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많은 영지의 엘프들이 파텔남작의 성으로 납치되었으며. 남작의 성지하에서는 엘프들의 지옥이 열리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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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한이 파텔 남작의 성이 보이는 위치에 도착해, 말을 멈춰 세우자. 주변에 동료들이 늘어섰다.

도착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가, 조용히 입을 열어 비장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아니... 나는 내가 북부의 전선에서, 몬스터와 마물과 싸우며, 인간의 문명을 수호하고 있음을 절대로 의심치 않았네...

하지만 저 인세의 지옥을 보니. 나의 맹세와 나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네. 저 안에 있는 것은 어른이나 애나 할 것 없이 악의 씨앗이니. 절대 흔들리지 말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행하세나...”

저 멀리 파텔 남작가의 성채 중앙이, 정령력으로 불타오르는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말을 끝낸 브라한이 말을 달려나가자, 열아홉 명의 기사가 그 뒤를 조용히 따르기 시작했다.

북부의 돌격나팔도 기사들의 구호도 없었다.

조용히 말을 달려 성채로... 성채로... 향할 뿐이었다. 성을 얼마 남기지 않고 성에서 자신들을 발견했는지. 경계의 종이 울리고 목책 문이 조금씩 닫히고 있었지만,

문이 거의 닫히기 직전 브라한과 기사들은 목책 문을 돌파해 성안으로 쏟아져 들어갈 수 있었다.

브라한의 앞에 놀란 병사가 뒷걸음을 쳤다.

놈의 몸에는 정령력이 반짝 거리고 있었다.

“죄인! 사형!”

브라한의 철퇴가 번쩍 들리고 병사의 머리통이 깨져나갔다. 목뼈가 부러져 몸 안으로 박히고 머리에는 뇌수가 터져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병사 둘이 창을 들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놈들의 몸에도 정령력은 어김없이 반짝거리며 빛을 내고 있었다.

“죄인! 사형!”

한 놈은 철퇴를 들어 머리통을 깨고 한 놈은 말의 앞발을 들어 짓밟아 버린다.

그렇게 하나둘씩 머리통을 터트리며 내성 앞으로 진입하자, 바지춤을 끌어올리거나 앞섬을 여미며 병사 몇몇이 헐레벌떡 내성 문으로 달려나왔다.

지금까지보다 강렬한 정령의 기운이 하체를 반짝반짝 거리며 수놓고 있었다.

“죄인! 극형!”

더욱 분노한 브라한의 목소리가 들리고, 브라한이 철퇴를 아래서 위로 올려쳐 그 자리에서 한 놈의 물건을 깨버렸다.

“끄아아아아악!!!”

말에서 내려 비명을 지르는 놈의 머리통을 자신의 철퇴로 내리친다.

한번,,, 두 번,,, 세 번... 철퇴를 내려칠 때마다 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 광경에 다른 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덜덜 떨고 있는데.

브라한의 동료 한 명이 천천히 다가와 놈들의 손 발목을 잘라버리고는 말했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죽어라!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마물들아!”

기사들이 정령의 기운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내성 지하에 들어섰다. 수감자는 대부분 여자 엘프였고 수인도 몇몇 보였다.

감옥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엘프들은 그 상태가 심각했는데. 중앙까지 들어가자 거기서부터는 그 참혹한 광경에 구역질 나는 입을 막아야 했다.

늘어선 감옥 안에는 팔다리 잘린 엘프들이 오물과 구르고 있거나 얼마 전까지 강간당한 엘프들이 다리를 벌리고, 죽어가는 눈으로 테이블에 결박되어 있었다.

목창에 꽂혀 비명을 지르거나 강제로 배가 갈려 아래 죽은 태아가 발치에 던져져 있는 엘프도 있었다.

브라한과 기사들이 치솟아 오르는 분노와 구토감을 참아내며 제일 안쪽 방에 도착하자, 안에서는 외부 사정을 아직도 모르는지 대머리 남자와 영주로 보이는 놈이 각자 테이블에, 여자 엘프 하나씩을 눕혀두고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놈들은 기사들이 안으로 들어온 것도 모르고 신이나 있다가, 곧바로 제압되어 비명을 질러대며 마을 광장으로 끌려나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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