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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렘 in 여관-39화 (39/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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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화 〉 38. 미친 살인광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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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남쪽의 부유층만이 거주하는 이 구역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저택을 고르자면, 당연히 사람들은 마법사 헬론의 저택을 이야기할 것이다.

한때 궁정 마법사였던 그는 이제 은퇴하여 수도의 저택에서 자신의 제자들을 가르치고, 가끔 들어오는 마법 의뢰로 생계를 해결하며 노년의 생활을 편하게 즐기고 있었다.

그런 그의 저택 2층은 제자들의 구역인데 그 2층 가장 깊은 곳 지저분한 방 안에서, 한 남자가 수정구를 꺼내 들어 누군가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었다.몇 번의 시도 끝에 수정구가 연결 되었는지. 밝은 빛을 뿌리기 시작하자 곧 한 남자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흠... 케인 갑자기 무슨 일이지?”

“녜 파텔 남작님 오랜만입니다. ”

“응? 저번 일의 대금은 도착했을 텐데?”

“다름이 아니라 꽤 괜찮은 정보가 있어서 말입니다.”

고위 마법사 헬론의 제자 케인은 빈민가 출신이었다. 그런 그가 늦은 나이에도 마법사 헬론의 제자가 된 것은 어쩌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늦은 나이에 마법사가 되었기에 마법의 성취는 더뎠고, 다른 제자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많은 마법 연구가 필요했다. 결국, 모든 것은 돈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스승이 자신에게 주는 연구비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고민하던 그가 결국 떠올린 것은 빈민가에서 생활할 때 하던 그의 용돈 벌이었다. 그는 빈민가에서 가끔 용돈 벌이로 자신의 위치에서 알 수 있는 정보를 팔아먹곤 했는데, 뭐 그래 봐야 술집에서 용병들에게 주워들은 이야기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고위 마법사의 제자로 주워들을 수 있는 정보는 그때와는 다른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정보 판매가 노예상인들과 연결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서였다.

고위마법사인 자신의 스승의 주된 수입원은 마법 문을 열어주는 것이었고, 마법 문으로 이동하는 손님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사람이기에, 결국 이런 은밀한 손님들은 그 자체가 값진 보물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호오 그래? 자네가 꽤 괜찮다고 할 정도면 기대가 되는 군. 무슨 일인가?”

“엘프 열한마리. 그리고 그중 한 명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모였습니다. 나머지 열마리도 빠지는 외모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만족 하실 겁니다. 용병으로 보이는 놈들이 20명쯤이 붙어있었는데, 등급 패는 확인 못 했지만, 뭐 그 정도야 충분히 처리하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 엘프 년들이! 미색이 뛰어나다고? 마법 문을 이용한 손님일 테니 어쩌면 저 북부의 고위 엘프라는 것일 수도 있겠군! 그것들이 그렇게 아름답다던데...”

“어떠십니까? 더군다나 그년들 남부로 이동한다고 했는데, 아주 좋은 기회지 않습니까? 제가 그들의 마차에 추적석을 붙여두었습니다. 항상 하던 대로 하시면 될 것 같군요. 아 그리고 이번에 잡으면 제가 한번 꼭 방문하죠. 정말 그년들 참을 수 없게 생겼거든요. 크흐흐...”

“흐흐흐, 뭐 일만 잘 풀린다면야 내 열한 마리 다 교육해두고, 팔기 전에 자네 한번 초대 함세 하하하!”

“그럼 일이 끝나면 연락 주시죠. 흐흐”

수정구의 불이 꺼지고 케인은 파텔 남작 가에서의 초대를 상상하니. 참을 수 없어져 급하게 돈을 챙겨 매음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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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리엘이 탄 마차는 수도를 벗어나 인적이 드문 길을 이용해 남부 최남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브라한은 엘프 들의 미색으로 말미암은 쓸데없는 잡음을 피하려고 마을이나 도시에는 거의 들리지 않고, 최대한 평원이나 남부까지 이르는 강을 따라 이동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브라한과 기사들은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강을 따라 이동을 결정했는데, 그것은 식량 때문이었다. 엘프들이 있기에 평소보다 적은 식량을 준비했는데, 평원은 생각보다 사냥할 동물이 적거나 늑대의 수가 많아 평원 이동을 했던 며칠 동안은 계속 늑대를 잡아먹어야 했다.

처음에는 괜찮던 늑대의 맛과 향이 며칠간 계속되자 음식에 까다롭지 않은 북부 기사들조차 질려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기사들의 그런 불만을 해결한 것은 뜻밖에 이실리엘이었다. 기사들의 늑대고기가 질린다는 말을 들었던 건지. 어제 정오 갑자기 이실리엘이 씻고 싶다며 강 쪽으로 이동을 부탁했고, 강에 도착하자 이실리엘의 명을 받은 엘프 들이 물의 정령을 불러내 기름진 물고기를 수십 마리 잡아 올렸던 것이다.

일부는 훈제해 마차에 넣었지만 어제 물고기의 맛을 잊을 수 없던 기사들은 오늘은 아예 강을 따라 이동을 하고 있었다. 늑대에 너무 질리고만 것이었다.

“그러니까 말이지 이실리엘...”

“와 저 강에 새 봐 무척 아름답다...”

“저기 들판에 핀 꽃 좀 봐 좀 꺾어 갈 수 있어? 아 맞다 엘프 들은 꽃 꺾는 거 싫어하나”

“남부는 구름도 예쁜 거 같아, 그렇지 이실리엘?”

한시도 쉬지 않던 벨이 피곤을 느낀 건지 이실리엘의 다리를 베고 잠이 들자, 마차 행렬은 굴러가는 마차 바퀴 소리와 말발굽 소리만을 제외하고는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 기묘한 정적 속에서 첫 번째 마차의 창문에 걸린 커튼이 스르륵 열리더니. 고위 수호자 리더인 로리엘이 머리를 쏙 내밀고는 브라한을 불렀다.

“기사 브라한 잠깐 이리로...”

대수림에는 광대버섯이라는 기묘한 버섯이 존재한다. 먹으면 헛소리를 내뱉다가 3일 만에 죽는다는 그 버섯을 먹은 것처럼. 아무것이나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저 엘프는 첫 사건 이후에도 벨의 눈을 피해서 몇 번 비슷한 질문을 해왔었다.

시달리던 브라한이 일부러 자신을 놀리는 건가 싶어서, 인간 여자의 SS에 XX를 해보았느냐는 그녀의 질문에 발끈해 “해봤다고!” 대답하자 당황해 하기는커녕, 대체 어떤 느낌이냐고 상대방도 좋아했느냐고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며 다시 질문했기에 브라한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었다. 그리고 그 후에는 그녀를 계속 피해왔는데 저렇게 마차에서 부르면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브라한은 저 대수림 광대버섯 먹은 엘프가 오늘은 또 어떤 질문을 할까. 불안과 공포에 떨며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천천히 고삐를 틀어 마차 옆으로 다가갔다.

“그... 왜... 왜 그러십니까? 고위 수호자님.”

“음 어제부터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다. 오늘 야영을 하면 밤중에 습격을 조심해야 할 것 같아서 알려주는 것이다.

“예? 옛? 어... 어째서? 아니 그보다 어... 어떻게?”

브라한의 말에 마차 위에 두 엘프가 웃더니 한 엘프의 어깨에 투명한 몸을 가진 새가 한 마리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의 정령으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거든...”

“그... 습격이 확실합니까? 다른 목적이라든지 동선이 겹칠 염려는?”

“아마도 이걸 따라온 것 같은데?” 라며 로리엘이 브라한에 손에 건넨 것은 새까만 보석이었는데 그걸 보자 브라한이 불같이 분노했다.

“추적석!? 감히! 어떤 놈이!!!”

“저택에서 마법사 중 하나가 붙였는데, 다 죽이고 나올까 했거든? 그런데 벨도 있고 인간 나라의 수도라고 해서, 너무 큰 소동 벌이면 너희가 불편해질까 싶어서 일단 참았는데, 어제부터 뭔가 계속 따라오더라고, 밤에 수호자 두 명이 가서 보고 왔는데 한 80명 정도 된다던데?”

브라한은 로리엘이라는 엘프가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엘프는 성욕을 관장하는 머리와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머리, 두 개의 머리가 있는 생물인가? 더군다나 인간 세계에 처음 나온 엘프라는데 수도라서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해 참았다니. 대체 국왕들은 그럼 무엇을 걱정한 것이지?

브라한은 몇 달간 자신들이 한 고생이, 과연 할 의미가 있는 것이었을까 심각히 고민했다. 그냥 놔뒀어도 자기들끼리 잘하진 않았을까? 막 왕국 하나 작살내고 한다니. 국왕들의 생각은 좀 과한 면이 있어 보이는 것이었다. 무슨 저 엘프 들이 미친 살인광들도 아니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 브라한의 생각이 틀린 것임이, 그날 밤 명백히 드러났다.

저녁을 먹기 전 습격에 대비할 것을 기사들에게 전달하고 추적석을 보여주자 기사들은 맹렬하게 분노했다. 브라한은 다시 되돌아가 마법사의 목을 치자는 기사들을 달래느라 한참을 고생했고, 분노에 찬 스무 명의 기사는 오늘 밤에 습격해 오는 놈들은 내일 아침 새벽 미명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그렇게 모든 기사가 갑옷을 입고 로브를 뒤집어쓰고 분노에 몸을 떨면 대기하고 있는데. 구름에 가려 달도 보이지 않던 한밤중. 갑자기 마차 안과 그 주변에서 자던 엘프 들이 벌떡 일어나거나 마차에서 뛰쳐나왔다.

기사들도 깜짝 놀라 움직이려 하자 로리엘이 조용히 말했다.

“모두 자리에서 대기...”

엘프 절반 정도는 강가 쪽으로 사라지고 절반 정도는 마차 위로 올라 갑자기 강가 수풀 속으로 화살을 쏴대기 시작했는데, 한참을 멍하니 보는데 이상한 점이 느껴졌다.

활을 쏠 때도 그들이 달려 나갈 때도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풀벌레들의 울음소리만이 더욱 선명하게 들릴 뿐이었다.

그러길 잠깐 숲으로 들어갔던 엘프 들이 두 명당 하나씩, 습격한 도적으로 보이는 놈 두 놈을 끌고 나왔다.

그리고 끌려온 두 놈을 모닥불 근처에 던져두더니. 다짜고짜 두 놈의 발목에 화살을 한 발씩 박아 넣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두 놈이 깨어나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지만, 엘프 들은 주변에 둥글게 서서는 돌아가며 아무 말 없이 화살을 놈들의 다리에 박아 넣기 시작했다. 한쪽에 타오르는 장작불의 불빛이 일렁이며 그 빛이 엘프 들을 비추자.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린 엘프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꿀꺽’ 돌아가며 두 놈에게 화살을 쏘아대는 그 광경은 정말 보는 자를 섬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두 놈의 비명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기묘한 정적 속에, 스무 명의 기사는 겸손해진 자세로 그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놈들의 하반신이 고슴도치처럼 변하기 시작하자. 그중에 한 놈이 비명 중에 알고 있는 것을 줄줄이 뱉기 시작했다. 엘프 들이 한마디도 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끄아아악... 제발 제알... 저희는 노예상인들입니다.”

“그 수도 마법사의 제자에게! 그 엘프 열한마리 끄아악! 열한분이 계시다는 말을 듣고 잡으러 온 것인데 끄아악...”

한 놈이 정보를 뱉어대자 엘프들은 그 옆에 놈에게 화살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살이 몇 발 더 꼽힌 그놈이 비명을 지르며 처음 놈보다 더 많은 정보를 뱉기 시작했다.

그리고 브라한은 로리엘의 화살이 이상하게 특정 부분인 놈들의 항문 쪽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느꼈지만, 입을 꾹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커헉 그렇습니다! 저희! 저희는 파텔 파텔남작가의 비밀 상단입니다!”

남부!! 나... 남부에서 제일 큰! 이 종족전문 노예 상단주가 파텔 남작입니다. 그놈이 다 시킨 겁니다! 제발! 그놈... 그! 파텔남작의 집에 엘프 엘프들이 아주 많습니다!

“예! 예! 이렇게 강을 따라 가시다 보면 파텔 남작령이 나옵니다. 저희는 수도 근처에서 대기하던 제발 제발 살려주십시오! 제발... 끄어억...”

“끄아아악”

둘은 급기야는 서로 경쟁하듯 정보를 불어대다. 자신이 15살에 동네 처녀를 어떻게 덮쳤는지. 9살에 엄마 몰래 옆집 누나 목욕하는 걸 훔쳐본 것까지 줄줄 뱉어냈다. 그대쯤 되자 놈들은 인간이 아닌 뭐랄까. 고슴도치 같은 그 무엇인가가 되어있었는데 그때까지 숨이 끊어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제야 마차에서 내린 이실리엘이 브라한을 불렀다.

“브라한...?”

“예... 옛!? 이실리엘님! 기사 브라한 대령했습니다!!!”

브라한은 좀 전보다 훨씬 빠릿빠릿한 모습으로 대답했다.

“파텔 남작령이라고 했던가요? 그리로...”

한마디를 남기고 이실리엘이 다시 마차로 들어갔다.

그제야 브라한은 전율 감에 몸을 떨며 느꼈다.

이것들이 인간이 아님을... 같은 종족이 아닌 인간을 도살함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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