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 in 여관-20화 (20/352)

〈 20화 〉 19. 큰 개구리 튀김과 동생교육

* * *

하늘에 7개의 달이 모두 떠오른 깊은 밤 러셀이 잠든 방 안으로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안개는 침대 아래서 넘실거리며 천천히 수위가 증가하더니, 결국은 러셀의 얼굴마저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때 러셀의 방문이 조용히 열리며 러셀의 여관에서 제공하는 가운만 입은 두 검은 형체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둘은 침대에 죽은 듯 누운 러셀을 바라보더니 가운을 스르륵 벗었다.

그리고 문이 스르륵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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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태양이 떠오르는 기분 좋은 아침 러셀은 개운하게 잠에서 깨어났다.

어제 목욕을 푹 하고 자서 그런지 피로가 완전히 풀린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꿈속에서 어여쁜 미인과 사랑을 나누기 까지... 혹시라도 나이 먹고 몽정을 한건 아닌지. 손으로 슥 자신의 아랫도리를 만지려 했지만 뭔가 부드러운 게 만져졌다.

뭐지 하면서 손을 더듬으니 말랑말랑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덮고 있는 따듯한 이불도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너무 보드랍고 따듯한 이상한 느낌에 눈을 살짝 뜨자 자신위에서 자신을 이불처럼 감싸고 있는 아우로라의 침을 흘리는 실신한 얼굴이 눈에 보였고, 깜짝 놀라 옆을 보니 바닥에는 에우로라가 나신으로 누워 있었다.

“아... 아니... 하... 인생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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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에 손님으로 있는 절반의 여자에게는 공식 쓰레기 남이면서, 또 다른 절반의 여자들에게는 동경과 환호의 대상이 된 나는 지금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내 잘못은 아니지만... 아니지, 내 잘못 맞구나...”

‘아니 솔직히 나는 이실리엔 한 테만 잘못한거 아닌가?’

‘왜 지들이 저러는 거야?’

아 모르겠다 여자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여자분 들의 심기를 풀어 드리기 위해서 어젯밤에 벨릭이 복귀할 때 잡아온 큰 개구리를 요리하고 있다.

진짜 큰 맘 먹고 튀김 요리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왜? 튀김이냐?’

‘개구리는 당연히 튀김 아니겠나?’

튀김 요리라는 게 생각보다 판타지 세계에서는 하기 힘든 음식이다.

왜냐하면, 이게 불 조절이 힘들거든. 가마솥에 불 팍팍 때면 튀김은 다 타버린다.

아니 기름에 불이 난다.

그러니까 불을 한숨 죽이고 숯만 남았을 때, 잔열로 기름 온도를 잘 조절해서 만들어야 한다.

일단 벨릭이 가져온 개구리 뒷다리 중에 싱싱한 걸 4쪽 정도 준비했다. 무슨 하나가 사람 허벅지만하다. 예전에 내가 잡은 애들은 좀 작은 애들이었나? 개구리가 살이 아주 잘 올라있어서, 맛있을 것 같긴 하다.

일부만 오늘 요리를 위해서 손질하고 나머지는 염장해서 창고에 걸어두었다. 냉장고가 없으니 불편한 점이 많은데 뭐 다 낭만이라고 생각하자.

근데 얘들은 한두 마리만 잡아 오랬더니 뭔 다리를 나무에 꿰어서 열 마리쯤 가져왔다.

단기간에 처리하게에 너무 많아서 빨리 먹지 않으면 상하니. 마을 사람들에게도 다섯 마리를 나누어 줬는데 질겨서 잘 안 드신다고?

그냥 스튜에 넣어서 푹 끓여 드시라고 했다. 요리법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으니 별수 없다.

개구리 고기는 일단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소금과 허브, 후추로 간을 해서 재워둔다.

솥에는 올리브유를 넣고 숯에서 오르는 잔열로 천천히 온도를 올려준다. 솔직히 올리브유는 튀김하기에는 좋은 기름이 아니다. 끓는점이 낮아서 금방 타거든 근데 이쪽에서 가장 구하기 쉽고 저렴한 게 또 이 기름이라서 말이지...

그리고 이 동내에서 좀 귀한 밀가루에 맥주를 넣고 반죽을 해준다.

튀김은 건식이나 습식 두 가지가 있는데 건식은 고기에 튀김가루나 밀가루 바르고 달걀 물에 적셔서 빵가루 입힌 다음 튀기는 것이고.

이렇게 대량으로 튀길 때는 손이 많이 가서 습식이 정답이다. 질척한 밀가루 반죽에 고기를 넣어 튀김옷을 입힌 다음에 기름에 넣어 튀겨내는 것이다.

기름 온도는 튀김반죽을 떨어트려서 얼마나 빨리 올라오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연달아 반죽을 넣자 고소한 냄새가 솟아오른다. 홀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손님들도 무슨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소란을 떨어댄다.

어제 그 난리에도 푹 잠을 주무셨던 애니양은 오늘은 기운을 차리고 일어나 여관 일에 열심이다.

그... 여자들한테 내 청혼 이야기를 들었는지 점심때 조용히 다가와서는 나에게 말했다.

“러셀... 나는 둘째 부인도 크게 상관없으니까 괜찮아”

애니는 가슴이 ‘큰’ 만큼 ‘넓은’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정말 마음이 넓고도 넓구나...’

튀김을 바삭하게 두 번씩 튀겨서 거대한 접시에 산처럼 쌓아서 들고 나가니 홀이 난리가 났다.

“우와! 높은 형님! 이게 뭡니까? 이야! 높은 형님은 음식도 높구나!”

벨릭 이 새끼 내가 높은 엘프에게 청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를 높은 형님이라고 부른다.

‘이 새끼 진짜 날 잡아서 교육해준다!’

튀김에는 맥주가 진리인지라. 어제 고생들도 했고 해서 맥주도 같이 돌렸다.

하지만 마틴도 맥주를 마시려 하기에 바로 뺏어버렸다.

“환자는 음주금지 모르냐?”

“아... 아니 아픈 거랑 맥주랑 무슨 상관이라고... 러셀 큰형님 제발!”

이 동네는 아픈 사람은 술 마시면 안 된다는 거 모르니. 칼 맞고 여관에서 술 퍼먹다 뒤지는 놈도 천지다.

내 여관에서 뒤지는 꼴은 못 보지.

“너 이거 마시면 팔 3달이 아니라 5달은 못쓸 텐데 마실 테면 마시고!”

마틴은 결국 눈물을 삼키며 튀김만 먹기로 했다.

그나저나 우리 아가씨들은 심기가 심히 불편한척하셨지만 맛있는 음식이 들어가니 어쩔 줄 몰라 하며 표정이 풀어진다.

“아 러셀님의 음식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요?

어찌 보면 그 청혼 안 받았기에 우리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거니 나쁘지. 않을지도?”

“아, 그것도 그런데? 근데 이거 왜 이렇게 부드럽지?”

에브리나랑 엠마는 이미 다 넘어왔다.

“그 고기를 자를 때. 근육 결을 가로질러서 손질하면 씹을 때 결대로 갈라져서 좀 더 부드러워지지. 뭐 고기 재울 때도 식초를 약간 가미해서 근육을 풀어주기도 했고”

“역시 러셀님은 요리의 천재?”

“흠... 뭐 나쁘지 않을지도?”

우리 궁수 누님은 아직까지 심기가 불편하시다.

그런데 에우로라 아우로라가 갑자기 이실리엘 이야기를 꺼내서 풀려가던 궁수 누님의 눈매를 더 찌푸리게 한다.

“러셀이여 이 음식은 그 엘프도 못 먹어봤겠지?”

“그.., 그렇지, 음식은 해 준적이 없는 것 같네 너희들이 첫 번째겠지?”

“언니 저희가 러셀의 모든 처음을 먼저 선점해야 합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말이죠!”

“동생아 아주 좋은 생각이구나!”

“야 니들 나한테도 분명 아기씨 나누어 준다고 했다! 평원늑대는 강한 남자의 아기씨 좋아한다! ”

브릴다까지 끼어들어서 갑자기 대화가 난장판이다.!

“아니 님들 쫓겨나고 싶으세요? 앞으로 아기씨니 첫이니... 아무튼 그런 대화 금지다!”

내가 셋을 숙박을 미끼로 협박해 입을 다물게 하자 옆에서 맥주를 처마시며, 튀김을 연신 입으로 처넣던 벨릭 새끼가 브릴다에게 농담을 건넨다.

“야 브릴다! 형님은 임자가 많으니. 나는 어떠냐? 나 정도면 강한남자 아닌가?”

라며 말하며 웃어대자 그걸 듣던 브릴다가 정색을 하면서 말한다.

“벨릭은 너무 머리가 나빠서 안 된다. 멍청한 평원 늑대를 어디나 쓰냐?” 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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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후욱... 형님 한... 한 번만 봐 주십쇼!”

“러, 러셀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 제발...”

지금 내 여관의 홀 한편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 이유는 그랬다!

내가 여자들에게 인간쓰레기가 된 후. 그들의 오해를 풀기 위한 나의 노력의 큰 개구리 튀김은 호응이 좋았지만 리젤다의 분노를 풀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엘프 전문가로 보이는 리젤다는 아무래도 감정이입이 더 심한지. 나에게 아주 쌀쌀 맞게 대했다.

뭐 아우로나 에우로나 브릴다 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쌀쌀한 분위기의 이틀이 지나고 길드에서 추가 병력이 도착했다.

에브리나가 도적들 다 처리한 건 수정구로 전달했는데 뒷수습을 위해서 추가 병력이 도착한 것이다.

거기에 벨릭과 사이가 별로라는 호크라는 놈의 파티가 끼어 있었다.

내 기분도 별로인데, 여관 1층에서 이 새끼들이 만나자마자 주먹질을 해대더니 결국은 카운터랑 의자를 부셔 먹고 말았다.

나는 애초에 폭력을 좋아하지 않기에, 호크 이 새끼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했더니 이 새끼가 한 말이 가관이었다.

“감히 어디 여관 주인 따위가?”

‘와 이 새끼 감히 나의 직업을 비하했어?’

‘분노는 주먹을 부르고 주먹은?’ 실신을 낳는다.

그렇게 나의 분노의 핵 꿀밤을 처맞은 둘은 한동안 기절한 후. 지금은 일어나서는 여관 바닥에 머리를 박고 나 숙달된 조교의 인간 개조를 받고 있었다.

근데 저기서 머리를 박고 있는 호크라는 놈이 더 웃긴 것은, 기절했다 일어나서 나에게 다시 덤벼들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지금 머리에 혹이 두 개나 나고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가 되어있는데 다 자신이 자초한 일이다.

같이 온 호크의 파티 원들은 테이블에 앉아서 내 눈치를 힐끔힐끔 보면서 점심을 먹는 중이다.

넷 다 여자인데, 이 새끼 꽃밭에서 생활하니 감이 없는지. 여자 앞에서 폼 잡으려고 감도 못 잡고 덤벼들기에 좀 더 묵사발을 내줬다.

애초에 은 등급이라면 한 대 처맞으면 무력차이를 느끼는 게 당연한데.

여자들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덤비기에 아주 자근자근 밟아주었다. 싹싹 빌면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나올 때 까지 말이다.

“니들은 인간이 덜된 것 같아서 내가 직접 인간개조를 해주겠다. 알겠나!?”

“어흑...”

“혀... 형님 제발...”

“벨릭아 이 높은 형님은 아우가 잘못된 길로 가는 걸, 가만 두고 볼 수 없구나!”

내가 이놈들에게 협박성 설교를 하고 있자. 테아블 쪽에서 흥 하는 콧방귀 소리와 함께 리젤다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에게 청혼 받고 도망간 사람도 인간 이하 아닌가?”

라는... 머리야... 아니! 내가 알고 그랬냐고?!

엘프 전문가이면서 엘프 보호 운동가(?)를 자처하는 리젤다의 비난을 들으며.

나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이날 호크라는 이 새끼를 눈만 마주쳐도 오줌 지릴 정도로 굴려버렸다.

절대 화풀이 아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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