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렘 in 여관-12화 (12/352)

〈 12화 〉 11. 새 손님과 제품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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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나는 도시로 가고 나서 나흘째 되는 날 해 질 녘에 돌아왔다. 뒤로는 3명의 새로운 손님을 대동하고 말이다. 에브리나가 뭔가를 잔뜩 구매해서 들고 왔기에, 마법 연구를 하겠거니 해서, 가장 조용한 방을 안내해 주었다.

따라온 3인방은 전사 둘 성직자 하나로 이루어진 파티였는데, 라필드의 은 등급 2위 파티라고 했다. 특이하게 여자로만 이루어진 파티였다. 한 명은 흰머리 검은 피부의 커다란 히터 실드를 든 다크엘프였고, 한 명은 창을든 검은 털의 늑대 수인, 한 명은 앞의 다크 엘프와 비슷한 외모의 다크엘프 어둠의 사제였다.

“여신께서 어둠 속에서 당신을 안식으로...”

나는 다크엘프들이 믿는 어둠과 죽음의 여신 교에 의례로 인사를 했다. 다크엘프들이 눈썹을 살짝 움직였다. 다크엘프들은 더럽게 예쁘게 생겼는데 표정이 너무 없다.

“여신께서 어둠 속에서 당신을 안식으로...”

“여관 주인이 여신의 의례라니 놀랍군요. 여신의 종 에우로라와 아우로라가 인사합니다.”

리더로 보이는 히터실드 전사가 자신과 사제를 소개했다. 이름이 비슷한 걸로 보아 자매인가보다.

“이거 또 나 빼고 인사한다. 인간 나는 브렌다야 평원 늑대 부족이다.”

중남부 대평원에는 여러 수인 족들이 살아가는데 늑대, 토끼, 개, 여우, 염소, 양 같은 수인들이 대부분이고, 늑대 수인 부족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평원 늑대 부족이다.

“난 러셀이고 여긴 엘프의 눈물 여관이다. 환영한다.”

내 인사를 받고 검은 귀를 쫑긋거리면서 브렌다가 말한다.

“사냥 끝나고 몇 주 쉴 거라니까 에브리나가 하도 추천을 해서 말이지? 진짜 온수 목욕 되나? 나는 모르겠는데 검은귀쟁이들이 하도 목욕을 하고 싶다고 해서 말이지. 물에 몸 담그는 게 뭐가 좋다는 건지?”

늑대 수인 브렌다는 이해 못 하겠다는 투로 말한다.

늑대 수인들은 아무래도 양쪽 귀랑 머리부터 등 척추를 따라서 꼬리까지 털이 나 있고, 손등 발등에도 털이 있으니. ‘말리는 게 귀찮아 그럴 수도 있구나? 생각하면서 말한다.

“뭐, 취향 차이니까 말이야. 그래도 한번 해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헤에? 그래? 그럼 한번 기대해보겠어!”

브렌다는 유쾌하게 말하고는 뒤에 다크엘프 중에 방패 든 여자를 쳐다본다. 그때서야 그녀가 앞으로 나와 나에게 가격을 물어본다.

“4인실 사용해야 하니 하루에 5 동화 식사는 아침, 저녁에 지정된 시간에 나오고 점심에는 간단한 간식이 제공되고 온수 목욕은 하루 한 번인데, 하고 싶은 시간에 말해주면 준비해줄게 목욕은 셋이 같은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객실에서 너무 떠들거나 다른 손님께 방해되면 쫓아낼 수도 있으니까 주의 해주고, 하루 이용하면 객실은 점심 전에 아무 때나 비워주면 된다. 뭐? 다른 궁금한 점은?”

“괜찮군! 일단 20일 치 먼저 지급하겠다.”

누가 에우로라인지 아우로라인지 모르겠지만, 전사인 다크엘프가 품에서 은화 한 개를 꺼내주기에 받았다.

“그럼 내 여관에 손님이 된 걸 환영해 어, 아우로라?”

“내가 에우로라 사제인 동생이 아우로라다 잘 부탁한다.”

“아, 그래 에우로라 2층에 문에 달무늬가 있는 방을 사용하면 돼. 오늘은 씻고 쉬는 게 좋겠지? 목욕물 준비할 테니까 여급이 부르러 가면 나오라고?”

“알겠다, 고맙다 여관주인”

그렇게 셋에게 방을 알려주고 위층으로 올려 보냈더니. 에브리나가 계단을 내려와서 물었다.

“러셀 리젤다 파티는?”

“아, 어제부터 벨릭 녀석이 좀이 쑤셔서 못살겠는지. 다들 끌고 사냥 갔다. 한 5일쯤 있다가 온다든가?”

“그래? 아니 저번에 같이 가자더니. 내가 너무 늦게 왔나? 알았어! 고마워~!”

“아, 그래. 너도 같이 씻을 건가? 아니면 따로?

“걔들 검은 호수 출신 다크엘프라서, 씻는데 좀 오래 걸릴걸? 걔들한테는 씻는 게 중요하잖아? 나랑 브릴다랑 같이 씻을게. 브릴다랑은 좀 친하거든”

검은 호수 다크엘프들은 검은 호수가 여신의 자궁이고, 자신들이 여신의 자궁인 검은 호수에서 태어났다고 믿는다.

호수에서 씻는다는 것은 여신의 자궁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성스러운 것이다.

그렇기에 목욕을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다크엘프들은 여행이나 이동을 할 때도 물가를 따라서 이동하거나, 물이 많은 지역으로만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근데 북동부에서 이렇게 먼 데까지 와서 활동하다니 좀 신기하긴 했다.

“알겠어. 그럼 그렇게 준비할게. 쉬고 있어.”

그나저나 시제품 테스트 나간 애들은 잘하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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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젤다와 엠마는 벨릭에게 끌려나와, 늪지 입구에 야영 자리를 잡았다.

북부에서 발원한 작은 물길은, 중부를 휘돌아 이곳 남부 늪지대에 이르러서는 큰 강이 되어 흐른다. 이 늪지대와 평원이 만나는 경계에서 수천 갈래 작은 물길이 되어, 늪 안쪽으로 하염없이 흘러 바다에 이르는 것이다.

리젤다와 파티원들이 지금 자리 잡은 곳은 늪지 초입인데, 큰 갈대와 맹그로브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는 곳이다. 원래는 좀 더 안쪽에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는데, 이번에는 깊이 들어갈 것이 아니기에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리젤다는 여관에서 출발하기 전 러셀에게 선물을 두 가지 받았는데. 그걸 사용하려면 맹그로브가 자라는 이곳이 좋았다. 원래는 맹그로브나 갈대가 우거진 이런 곳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 야영지로 적합하지 않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러셀이 알려 준 대로 맹그로브를 칼로 쳐내고 안쪽으로 들어가 넷이 야영할 만한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리젤다는 벨릭을 시켜서, 러셀이 빌려준 해먹이라는 것을 설치했다. 러셀이 여관 앞에 나무에 묶어 설치하고, 자신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무척 신기했다. 저렇게도 잘 수 있다니.

큰 배의 선실이나 동남부 해안가에서 많이 사용한다는데 자신들은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방수 가죽보다 훨씬 가볍고, 진흙 위에 방수 가죽을 깔고 자다가, 올라오는 습기에 놀라 깨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러셀이 준 간이 마름쇠라는 걸 꺼냈다. 갈대의 단단한 밑 부분을 날카롭게 잘라서 간단히 끼워서 만드는 거라는데. 실제로 자신들 앞에서 하나를 즉석에서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벨릭은 손재주가 없었지만, 마틴이 그나마 괜찮게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어서, 제작을 담당하게 되었다. 지금도 마틴은 해먹에 앉아 단검으로 마름쇠를 만드는 중이었다.

“이걸 만들어서 칼로 쳐내고. 들어온 입구 쪽에 뿌려두면, 불침번 없이 쉴 수 있다는 거지?”

벨릭이 다시 확인하듯 물었다.

“그래요! 그 리자드맨이나 여기 자주 돌아다니는 프로그맨들은 맨발이라서, 이런 거에 쉽게 찔린다고 하더라고 말씀하셨죠. 러셀님이 말이죠!”

엠마는 양손을 맞잡고는 러셀이 무슨 소녀가 우러러보는 기사인 것처럼. 감상에 빠진 표정으로 말했다.

“러셀형님은 무슨 등급이었을까?”

벨릭이 말하자. 엠마가 무슨 불경한 내용을 들은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히 백금등급 아니겠어요? 저도 수도원에서 교육받을 때 러셀님이 물리셨다는 에키젤은, 대 수림 심부에만 서식한다고 배웠거든요. 거긴 금 등급도 힘들걸요?”

북부출신 하급 귀족이었던, 리젤다도 나름 동감하는 투로 말했다.

“합리적인 생각이긴 하다.”

“그럼 나도 뭐 좀 가르쳐 달라고 해볼까? 형님은 잘 가르쳐 주실 것 같은데?”

이 세계는 지식은 힘이자 돈이었다. 무엇을 한 가지 배우려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고, 그것이 만족스럽게 전달되지 못하더라도. 배우는 쪽에서는 항의도 할 수 없는, 그런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러셀은 자기가 가진 비결을, 아무 대가 없이 알려주기도 하니. 벨릭이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아마 대가를 받지는 않을 것 같지만... 너는 배울 게 없을 걸?”

“아니 왜? 내가 어때서!”

리젤다의 말에 벨릭이 항의하듯 외쳤다.

“그런 게 아니야. 검사나 전사의 몸이 아니었어. 분명 그건...”

“뭐? 리젤다 너 어떻게 형님 몸을... 설마?”

“꺄악! 언니 벌써? 언니 알려주세요! 첫! 첫!”

“아! 아니다! 그게 아니다!”

“얌전한 고양이수인 생선요리에 먼저 손댄다더니!”

“아! 아니야! 아니라고!”

리젤다는 야영 중인지라 크게 소리도 못 지르고, 새빨개진 얼굴로 맹렬히 항의했다.

리젤다는 첫 만남에서 러셀의 팔에 잠깐 팔짱을 꼈었다. 그때 리젤다는 오른팔과 왼팔의 근육의 차이를 확연히 느꼈다. 왼팔 오른팔을 같이 수련하는 검사나 전사의 특성상, 이렇게 한쪽 팔이 차이 날 정도로 수련해야 하는 건 자신과 같은 궁수뿐이다.

그렇기에 그런 사실을 말한 것인데, 파티 원들이 이상한 쪽으로 오해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리젤다의 억울한 외침이 조용히 대 습지로 흘러갔다.

한참의 소동 후 넷은 러셀에게 구매한, “전투식량”이라는 것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저번에 먹었던 것보다 활동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든 것이라는데, 고기랑 지방의 비율이 좀 높았다. 하지만 적당한 채소가 섞여 있어 나쁘지 않았다.

두 개 1 동화 하루 식량에 1 동화라면 하루 식사로 괜찮은 가격이다. 식료품 가격에 비해 비싸지만 식당이나 여관에서 먹는 식사보다 훌륭하니. 모험가가 아까워할 가격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 더욱더 좋았다.

가죽에 쌓여있어 방수가 되니, 대 늪지에서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말이다.

넷은 뜨거운 죽을 후후 불어 몸을 따듯하게 하고, 해먹에서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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