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3화 (73/93)

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73편

<-- 이셀라 함락  -->

‘아, 안 돼!’

이셀라는 자궁에서 기묘한 기운이 치솟는 것에 당황했으나,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사내의 손길을 뿌리치는 것조차 못한 채 자신의 가장 소중한 부위가 유린당하는 걸 구경만 해야 했다.

아니, 사실 인정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녀의 육체는 기실 절정에 오르길 원하고 있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쾌락, 그 강렬한 성적 흥분을 원하고 있었다.

결국 이셀라가 망설이는 사이 올 것이 왔다. 격렬한 흥분의 오오라가 그녀의 섹시한 육체를 휘감았다. 이셀라는 입술을 깨물고, 손으로 입을 가려서 간신히 신음성이 터져 나오는 걸 막았지만, 그뿐이었다. 

전율적인 쾌락의 물결이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완벽한 S라인이 파도치듯 일렁였으며, 늘씬한 두 다리는 사내의 손을 꽉 낀 채 세차게 떨렸다. 펑펑 쏟아진 애액은 팬티와 바지를 흠뻑 적시고도 모자라 땅바닥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이셀라는 참으려고 해봤지만, 이미 절정의 마수에 빠진 육체는 제어가 되질 않았다. 아니 거꾸로 정신까지 아득해졌다. 

어찌나 격렬하게 반응했는지 전신에 힘이 쭉 빠졌으며, 시야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마침내 더는 견딜 수 없게 된 이셀라의 몸은 썩은 나무둥치처럼 앞으로 허물어졌다. 사내가 그녀를 받아 안는 게 느껴졌다.

한참 후에야 정신이 든 이셀라는 자신이 사내의 듬직한 품 안에 안겨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내는 그녀의 목과 다리에 팔을 넣은 채 번쩍 든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는 그 사내의 품 안에 길게 누워 있었다.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마, 이셀라가 왜 갑자기 쓰러진 걸까요?”

“아마 승마하면서 좀 무리했나 봐. 피로해서 쓰러진 것 같아.”

“그렇군요. 그래도 마침 폐하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하마터면 땅바닥에 머리를 찧을 뻔했으니까요.”

목소리로 조나단과 실비아란 걸 깨달은 이셀라는 곧 얼굴이 빨개졌다. 자신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꼴을 연출했는지 방금 전의 기억이 떠오른 것이었다.

놀랍게도 이셀라는 백주대낮에 외간남자에게 보지를 애무당했다. 그것도 그냥 바지 위로 만져진 것이 아니라 사내의 손이 자크를 끄르고, 팬티를 젖혀서 마침내 보지 속 깊숙이 사내의 손가락이 침입하기까지 했다.

한 나라의 왕비로서 실로 있을 수 없는 문란한 행태였다. 게다가 상대는 네일린 왕국의 우호국인 펜트 제국의 황제였으며, 심지어 바로 옆에는 그 사내의 아내인 황후 실비아까지 서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그녀는 야설에나 나올 듯한 황당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었다. 이셀라는 부끄러운 나머지 땅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쨌거나 이대로 둘 수는 없으니 내가 안고서 궁전 안쪽으로 데려다줘야겠어.”

“예,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이셀라의 혼란한 심정과 달리 조나단과 실비아는 거침이 없었다.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끝내더니 곧 조나단이 이셀라를 안은 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셀라는 이미 정신을 차린 후였지만, 아직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걸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조나단에게 정신적으로 너무 눌린 나머지 내려달라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다. 

조나단은 이셀라를 안은 채 이동하면서 슬그머니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와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이셀라는 그 손을 뿌리칠 엄두도 나지 않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나마 아까 내려졌던 자크가 다시 올라가 있는 것만 다행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슬그머니 시선을 올린 이셀라는 조나단이 육식동물의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걸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 시선을 내리깔았다. 얼굴이 다시금 뜨거워졌으며, 심장이 콩닥거렸다. 

이미 조나단은 그녀의 육체를 노린다는 걸 명명백백히 드러냈다. 사나운 독수리의 발톱에 걸린 이셀라는 그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조나단의 확실한 마수는 그날 밤 뻗어왔다. 그날 밤에도 성대한 무도회가 열렸다. 이셀라도 정성껏 꾸민 채 참석했다. 

이셀라는 아름답게 화장한 뒤 귀고리, 팔찌, 반지, 목걸이 등 보석 장신구들을 주렁주렁 달았다. 그리고 흰색 드레스를 입은 뒤 드레스와 잘 어울리는 흰색 하이힐을 신었다.

그 드레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색이라 수수해 보였지만, 동시에 의외로 야했다. 상의 부분은 시스루 타입이라 흰색 브래지어와 속살이 은은하게 비쳐 보였으며, 얇은 어깨끈만 달려 있어서 미끈한 두 팔이 시원하게 드러났다. 

또 몸에 쫙 달라붙는 스타일이라 이셀라의 섹시한 S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불룩 튀어나온 젖가슴과 엉덩이, 그 사이의 쑥 들어간 허리는 밸런스가 완벽했다. 

치마 부분은 무릎 아래까지 닿을 만큼 길었지만, 대신 양옆에 허리 근처까지 길게 옆트임이 나 있었다. 때문에 걸을 때마다 흰색 치마가 펄럭이면서 늘씬한 다리는 물론 동그란 엉덩이까지 슬그머니 보였다.

당연히 절세미녀의 은근히 야한 옷차림은 주위 사내들의 눈길을 자석처럼 빨아들였다. 하지만 이셀라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시선은 조나단의 시선이었다. 

조나단의 그녀의 훌륭한 굴곡을 핥듯이 쓸어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럴 때마다 이셀라는 아까 그에게 보지를 유린당하던 기억이 떠올라 움찔했다. 

이상하게 사내의 시선이 닿을 때마다 자꾸만 몸이 근질거린다. 이셀라는 조나단과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포획된 작은 새처럼 가늘게 떨었다.

결국 견디다 못한 이셀라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고 무도회장에서 일찍 빠져나왔다. 더 있다가 조나단이 춤이라도 청해오면 큰일 날 것 같았다. 

실내에 있자니 답답해서 이셀라는 정원으로 나갔다. 또각또각, 그녀의 하이힐이 돌바닥에 부딪혀 청아한 소리를 울렸다.

정신이 어지러운 이셀라는 일부러 시녀들을 모두 물리친 뒤 혼자서 정원 안의 작은 벤치로 향했다. 그 벤치는 주변에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데다 바로 앞에 작은 연못이 있어서 풍광이 무척 아름다웠다. 

그렇기에 이셀라가 쉬고 싶을 때 자주 찾는 곳이었다. 이셀라는 하이힐로 잔디밭 위에 구멍을 내가면서 걸어가 벤치 위에 걸터앉았다.

하늘에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떠 있었다. 은은한 달빛에 비춰진 주변의 풍광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 이셀라의 머릿속에는 그 아름다운 풍광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자꾸만 아까 사내의 손길이, 그녀의 보지를 쿡쿡 찌르던 손가락이 떠오른다. 그리고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절정에 몸부림치던 자신의 모습도.

‘내가 왜 이러지?’

고개를 저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사내가 남긴 흔적은 그가 떠나간 뒤에도 여전히 남아서 그녀의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섹스 경험이 결코 적지 않은 이셀라였으나, 그런 흥분과 쾌감은 처음 느껴봤다. 조나단의 여성을 짓누르는 카리스마와 손기술은 보통이 아니었다. 

이셀라는 그의 위압감에 눌려서 꼼짝 못 했으며, 동시에 그의 스킬에 천상을 나는 듯한 쾌감을 맛봤다. 잊으려 해도 자꾸만 조나단의 강렬한 눈빛이 떠올라 이셀라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였다. 갑자기 그녀 앞의 연못이 일어났다. 진짜로 연못이 일어난다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수면에서 커다란 물기둥이 일었다. 

그리고 물기둥이 가라앉으면서 연못 안에서 사내가, 그것도 벌거벗은 사내가 연못 바깥으로 걸어 나왔다. 그 광경을 본 이셀라의 보랏빛 눈동자가 더없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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