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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71/93)

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7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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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충격적인 내용이라 실비아는 뭐라 반발하려 했다. 하지만 사내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손에 힘을 가하자 

“앗!”

하는 신음을 내면서 곧 말을 멈췄다. 너무 아파서 도저히 말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조나단은 그녀의 머리를 끌어당겨 자신의 근처로 데려온 뒤 얼굴을 바싹 들이대면서 위협적으로 말했다.

“토달지 마라, 실비아. 넌 내 앞에서는 황후가 아니라 일개 성노예일 뿐이야. 시키는 대로 해라!”

실로 지독한 폄하였다. 아마 실비아를 이렇게 일개 창녀처럼 취급하는 사내는 오직 조나단뿐이리라. 하지만 이미 음란한 매저키스트로 개발된 실비아는 그렇게 취급당하는 데서 불쾌감은커녕 오히려 야릇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실비아는 알몸을 부르르 떨더니 

“예, 주인님.”

하고 고분고분 대답했다. 그 고분고분한 태도에 만족했는지 조나단은 실비아에게 침실 바닥에 엎드리라고 한 후 뒤에서 그녀를 찔러줬다. 암캐처럼 엎드린 자세로 실비아는 황홀한 비명을 질러댔다.

조나단과 실비아가 한창 섹스 중인 시간, 이셀라는 자신의 침실에서 커다란 유리창에 비치는 밤하늘을 구경 중이었다. 

검은 비단 위에 보석을 잔뜩 흩뿌려놓은 듯한 밤하늘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러나 이셀라는 그 환상적인 미조차 지금 이셀라의 시야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멍하니 허공만 응시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무도회가 끝난 뒤 샤를이 침실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이셀라는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서 거절했다. 지금 너무 심란해서 혼자 있고만 싶었다. 

아까 이셀라는 결혼 후 처음으로 외간남자에게 입술을 내줬다. 심지어 젖가슴까지 침범당했다. 왕비라는 신분으로서나 남편 샤를을 깊이 사랑하는 개인적인 이유로나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 상대는 다름 아닌 펜트 제국의 황제 조나단이었다! 이셀라는 실로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그러니 심란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다. 조나단은 그녀의 몸을 마치 자기 것인냥 유린하고 갔으며, 마지막에도 의미심장한 시선을 던졌다. 그가 그녀를 왕비가 아닌, 단지 여자로 여기면서 육체를 노리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런데 그녀가 그걸 막기 위해 쓸 방법이 없었다. 아까도 느꼈지만, 육체적인 힘으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 아마 그 자리에서 조나단이 이셀라를 강간하려 했어도 그녀는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이를까? 그건 정말로 선택하기 힘들었다. 이셀라만큼이나 샤를도 그녀를 뜨겁게 사랑한다. 자기 아내를 조나단이 넘봤다는 걸 알면, 그는 분노로 이성이 날아갈 것이다. 

두 나라의 우호 모드가 단번에 망가지는 것은 물론 잘못하면, 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었다. 아무리 고민해 봐도 그것은 선택하기 힘든 수였다.

특히 이셀라를 더 혼란스럽게 하는 건 자신의 반응이었다. 무도회에서 춤을 출 때부터 조나단의 카리스마에 눌려 꼼짝 못했었는데, 입술을 뺏기고, 젖가슴과 엉덩이를 내준 후의 반응은 더 파격적이었다. 

실컷 그녀를 능욕한 사내가 사라진 뒤 이셀라는 그 능욕에 대해 분노하긴 커녕 오히려 약간의 아쉬움을 담아 사내의 당당한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놀랍게도 남편이 아닌 외간남자에게 당하면서도 이셀라의 육체는 그 진한 디프 키스와 격렬한 애무에서 뭐라 표현하기 힘든 쾌감을 느낀 것이었다. 

스스로도 깜짝 놀랐지만, 분명한 사실이었다. 고급 드레스 안에 숨겨진 그녀의 젖꼭지는 빳빳하게 솟아올라 있었으며, 보지는 촉촉하게 젖은 상태였다.

떠나간 뒤에도 사내가 남긴 강렬한 인상은 그녀의 육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셀라는 자신도 모르게 자위를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느라 고생해야 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답은 없었다. 이셀라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고민하면서도 조나단을 떠올리자 그녀의 젖가슴은 또 다시 크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육체를 노리는 사내의 발톱, 그 날카롭고 사나운 발톱에게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지 이셀라는 점점 자신감이 옅어지고 있었다.

다음 날은 조찬 후에 양국의 황실과 왕실 식구들이 함께 모여서 승마를 즐기는 모임이 있었다. 조나단과 샤를은 물론 실비아와 이셀라도 승마복으로 갈아입고, 말에 올랐다. 

유럽 귀족 사회에서 승마는 기본 덕목이다. 승마를 익히지 못하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사람, 그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또한 승마는 무도회와 함께 중요한 사교의 장이기도 했다. 때문에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다들 승마를 익히곤 했다.

실비아와 이셀라는 오랜만에 드레스를 벗고, 승마바지를 입었다. 하지만 치마가 아닌 바지더라도 그녀들의 눈부신 몸매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일부러 몸에 딱 맞는 스타일의 바지를 입은 탓에 그녀들의 미끈한 다리와 쫙 올라붙은, 통통한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돼 시녀들이 감탄사를 자아냈다.

승마 자체는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숙녀들이 같이 하기에 조나단과 샤를도 별로 속도를 내지 않고 맞춰줬다. 시원한 바람에 펄럭이는 실비아의 은발머리와 이셀라의 붉은색 머리칼은 환상적인 미를 자아냈다. 

이셀라도 어제의 다소 꺼림칙했던 기억을 잊고, 넓은 평원 위를 달리면서 즐겼다. 다만 가끔 조나단이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볼 때마다 자신의 옷 속까지 사내가 꿰뚫어보는 느낌에 굴곡진 육체를 부르르 떨었다.

승마가 끝나고 궁전 앞에 말이 멈췄다. 그런데 샤를은 갑자기 속이 안 좋아져서 먼저 들어갔다. 그래서 자신의 아내인 실비아를 말에서 내려준 조나단이 샤를 대신 기사도를 발휘하러 이셀라에게 다가갔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당당한 체구의 사내를 보면서 이셀라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말 위에 탄 채로 사내가 내민 손을 잡으면서 사춘기 소녀처럼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나 곧 이셀라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곳은 어제의 휴게실과 달리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다. 비록 남편 샤를은 없지만, 하인, 하녀 등 여러 사람들이 주위에 있었으며, 조나단의 아내인 실비아도 바로 옆에 있었다. 

설마 아무리 조나단이 뻔뻔하다고는 해도 이런 곳에서 수작을 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실비아는 곧 자신이 조나단을 과소평가했음을 깨닫게 된다.

조나단의 손을 꼭 잡은 채 이셀라는 천천히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에게 감사를 표한 뒤 자리를 뜨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조나단의 손이 이셀라의 두 다리 사이로 확 뻗어왔다. 앗! 하는 사이 조나단의 손은 이셀라의 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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