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93)

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50편

<--  -->

페니스가 서지 않는 늙은이들도 섹스 얘기만 들어도 환장한다고 한다. 저 멀리 동방의 제국에 존재하는 환관들도 종종 여자끼리의 섹스를 보거나 자위도구로 여자의 보지를 찌르면서 즐긴다고 하지 않던가?

성욕은 모든 남성, 아니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었다. 고자도 당연히 성욕이 있다. 그리고 직접 하지 못하니 뒤틀린 성욕이 관음증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셀림도 마찬가지이리라. 지금까지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이지, 일단 성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뜨거운 욕망이 그를 사로잡으리라. 나아가 셀림이 관음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면, 헬레나의 음모가 비로소 궤도 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셀림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는 사이 헬레나와 소피아의 흥분도는 점점 더 올라갔다. 그녀들은 더욱더 높은 소리로 울어대면서 손가락은 더욱더 빠르게 놀렸다. 

마침내 두 미녀는 동시에 절정에 올랐다. 그녀들은 

“아아아악!”

하는 비명을 질러대면서 허리를 활처럼 둥글게 꺾었다. 보지에 손가락이 박힌 채 그녀들의 나신은 더없이 유연하게 뒤로 꺾어졌으며, 그 상태로 파들파들 떨렸다.

이윽고 완전히 힘을 소진한 헬레나와 소피아는 천천히 바닥 위에 무너졌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가쁜 숨을 내쉬면서 나신을 경련했다. 암캐처럼 할딱이는 그녀들의 눈동자는 초점이 풀린 상태였다. 

겨우 정신이 약간 돌아오자 헬레나는 암캐처럼 바닥을 엉금얼금 기어서 술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셀림의 신발을 벗긴 뒤 발가락에 입을 맞추고, 발바닥을 핥으면서 말했다. 

“어떠신가요, 폐하? 즐거우셨나요?”

그녀 못지 않게 붉어진 셀림의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배시시 웃는 헬레나의 얼굴은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 또한 심장이 멎을 만큼 섹시했다.

술탄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고개를 끄떡였다. 

“제법 멋진 유희를 봤구나. 수고했다.”

“호호,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성들끼리의 섹스도 재미있지만, 역시 섹스는 남녀가 해야 제맛이지요. 사내와 여성이 어우러지는 섹스는 훨씬 더 격렬하고 훨씬 더 흥분된답니다.”

“그것이 정말이냐?”

“물론이지요, 폐하. 직접 보셨으니 아실 테지요. 제 말이 다 맞지 않았나요?”

셀림은 고개를 끄떡였다. 확실히 헬레나의 말은 모두 진실이었다. 아름다운 여성의 육체를 보는 것도, 그 멋진 굴곡과 매끄러운 피부를 만지며 느끼는 것도, 그리고 여성끼리 나신을 격하게 율동하면서 뱀처럼 얽히는 섹스도 굉장했다. 

이십 평생에 처음 보는 최고의 유희였다. 그가 따로 움직일 필요가 없기에 병약한 셀림도 즐길 수 있는 유희란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다만 하렘의 금제가 마음에 걸렸다. 하렘은 금남의 구역이다. 술탄 외의 남성은 출입이 엄금돼 있었으며, 발각 즉시 처형 대상이었다. 술탄의 여인들이 다른 남성의 손을 타는 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 굉장히 엄격한 금제였다. 

그러니 남녀의 섹스를 구경하려 해도 어디서 사내를 구한단 말인가? 주변에 미녀는 널려 있지만, 사내는 구할 방도가 없었다.

헬레나는 그런 셀림의 고민을 거울처럼 읽고 있었다. 그녀는 셀림의 발을 자신의 젖가슴에 문질러대면서 활짝 웃었다. 

“호호, 폐하, 무엇을 고민하시는지요? 폐하께서는 전지전능한 존재이자 이 제국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의 주인이십니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권능을 지니고 계시니 그저 명령만 내리시면 그만 아닌가요?”

“무슨 뜻이냐?”

셀림의 의아하다는 듯 묻자 헬레나는 다시금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셀림에게 더 바싹 다가갔다. 셀림은 움찔했으나, 가만히 있었다.

원래 허락 없이 술탄에게 이 정도로 근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처형당할 수도 있는 중죄였다. 하지만 셀림은 헬레나를 내버려뒀다. 오늘 매우 즐겁게 해준 이 황후에게 그는 매우 관대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헬레나는 셀림의 귀에 붉은 입술을 바싹 대고 속삭였다. 셀림의 얼굴이 점차 경악으로 물들었다. 헬레나는 참으로 대담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너, 무슨...........”

셀림은 기가 막혀서 헬레나의 반짝거리는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바라봤다. 이 계집이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지?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는 건가?

그러나 놀라는 셀림과 달리 헬레나의 표정은 지극히 태연했으며, 에메랄드빛 눈동자도 차분했다. 

“어머, 무엇을 놀라시는지요? 이 제국에서 술탄 폐하가 원하신다는데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 있던가요? 명령만 내려주세요. 제가 기꺼이 전달자 역할을 맡을게요.”

셀림은 기가 막혔다. 그만큼 헬레나의 제안은 어처구니없었다. 그러나 무작정 “말도 안된다”고 거절하기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는 오늘 처음으로 “섹스를 본다”는 것의 매력을 맛봤다. 더군다나 더 큰 쾌락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것을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헬레나 말대로 안될 것도 없었다. 하렘의 금제가 아무리 강하다고는 하나 그것은 아랫것들의 이야기였다. 제국에 신과 같이 군림하는 술탄의 의사라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술탄은 법 위에 존재한다. 술탄이 법을 어긴다 해서 누가 그를 비난할 것이며, 대체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셀림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강하게 압박하면, 결국 누구도 그의 명령을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마침내 결심한 셀림은 고개를 끄떡였다.

“좋다, 헬레나, 네 제안을 승인하마. 널 이 행사의 담당자로 임명할 테니 앞으로 내 뜻을 모두에게 전달하고 관련 업무를 전부 맡아 진행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헬레나는 그 자리에 암캐처럼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면서 술탄의 허락에 감사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지극히 사악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는 오스만 제국의 궁정이 그녀의 손아귀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밤이 이슥한 시각이었다. 사방이 어두웠으며, 사위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런데 오스만 제국의 하렘에서 술탄의 처소, 그 깊숙한 곳에 있는 한 거대한 홀만은 대낮처럼 환했다. 

무장한 군사 천 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널찍한 홀의 벽에는 수백 개의 등잔이 걸려 환한 불빛을 발했다. 등잔 안의 기름은 향유를 썼는지 달콤한 향내가 흘렀다.

그런데 그 밝은 공간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실로 해괴망측했다. 그곳에는 수십 명의 남녀가 있었다. 하렘은 금남의 구역이다. 그곳에 수십 명의 남성들이 있다는 것만 해도 어이없는 일이다. 

더 해괴한 것은 그들이 모두 벌거벗은 상태란 점이었다. 단단한 육체는 물론 하복부의 페니스까지 그대로 노출된 상태였다.

여성들은 나체는 아니었지만, 사실 나체나 다름없었다. 그녀들이 걸친 옷가지는 보지를 살짝 가리는 아주 얇은 천 한 조각이 전부였다. 그 천조각조차 팬티처럼 입혀진 것이 아니었다. 

초승달 형태의 황금색 천조각은 단지 허리에 묶여진 가느다란 끈으로 인해 보지 부근에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야 천을 들추기만 해도, 아니 걸으면서 천조각이 살짝 흔들리기만 해도 보지가 훤히 보였다.

그 외의 신외지물이라고는 몸 여기저기 매달려 불빛에 반짝거리는 악세사리들과 높고 날카로운 굽의 하이힐, 그리고 얼굴에 쓴 가면이 전부였다. 

때문에 그녀들의 육체, 가녀린 어깨와 늘씬한 팔다리, 볼록 솟아오른 젖가슴과 잘록한 허리 등은 모두 노출되어 있었다. 

심지어 천조각 뒤로 보름달처럼 둥그스름한 엉덩이도 훤히 보였다. 이래서야 그냥 알몸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단지 형형색색의 가면으로 얼굴을 가려서 신분과 정체만 가려져 있을 뿐이었다. 여성들이 쓴 가면은 저마다 모양과 색깔이 달랐는데, 코부터 눈까지 얼굴 윗부분을 가린다는 점은 공통점이었다.

얼굴 하관, 입술과 턱은 드러났지만, 별 상관없었다. 사람의 인상은 눈매가 좌우한다. 얼굴 윗부분을 가리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의 정체는 충분히 숨길 수 있었다.

비록 여성들의 예쁜 얼굴이 가려져 아쉽기는 해도 드러난, 섹시한 S라인 몸매만으로도 지극히 자극적이었다. 

사내들 역시 하나같이 근육질 육체라 몸매가 탄탄하고 매력적이었다. 멋진 남녀가 벌거벗고 모였다? 

이 야한 장면에서 다들 상상하는 것은 같으리라. 그리고 그런 욕망은 이 자리의 남녀들 모두가 똑같이 느끼는 듯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