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93)

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18편

<--  -->

이렇게 해서 네 남녀는 에디르네 시내에 있는 한 거대한 광장 쪽으로 향했다. 광장 쪽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사람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났다. 어느 새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이 밀집한 상태가 됐다.

헬레나는 주변을 돌아봤지만, 어느새 그녀의 옆에도 뒤에도 구경꾼들로 꽉꽉 들어차서 빠져나갈 수도 없게 됐다. 북적거리는 주변을 보면서 그녀는 감탄했다. 

“와아, 엄청난 인파네요. 그 광대놀이란 거 꽤 인기가 많나 봐요?”

투르구트는 피식 웃었다. 

“이렇게 시내의 오픈된 광장에서 벌어지는 광대놀이는 술탄 폐하께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시민들에게 공짜로 보여주는 겁니다. 드물게 겪는 공짜 유희니 다들 신이 나서 몰려들 수밖에요.”

투그루트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조롱과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 의아함을 느낀 헬레나와 소피아가 바라보자 그는 또 웃었다. 

“제대로 된 무대도 없는 광장에서 공짜로 펼쳐지는 광대놀이니 그 수준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시민들은 그 정도에도 열광하죠. 민중에게 약간의 은혜를 베풀어 술탄에 대한 충성심을 더 높이는 수법이랄까요.”

그는 나라에 의해 엄청나게 착취당하면서도 고작 이런 싸구려 유희 따위에 열광하는 민중을 경멸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게다가 분명 자신의 주군일 터인 술탄에 대한 존경심도 별로 없어 보였다. 

헬레나는 의아함을 느꼈으나, 겉으로 지적하지는 않은 채 그냥 넘어갔다. 이 예니체리 군단장의 태도, 거기서 얻어지는 정보는 분명 앞으로 쓸모가 많을 것이다.

그녀는 일단 눈앞의 구경거리에 열중했다. 확실히 광대놀이는 서양의 서커스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서커스는 사람들이 줄을 잡고 허공을 날아다니면서 쇼를 펼친다. 광대놀이는 대신 허공에 줄을 매놓은 채 거기에 탄 사람이 재주를 부렸다.

줄의 굵기는 발바닥 크기의 채 반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탄력이 너무 좋아서 사람이 밟으면, 아래로 쭉 내려간다. 

가만히 서 있기도 위태로워 보이는 밧줄 위에서 광대는 재주 좋게 훨훨 날아다녔다. 밑으로 힘을 줬다가 허공으로 뛰어오르고, 공중에서 한 바퀴 제비를 돈 뒤 다시 밧줄 위에 훌륭히 착지했다. 

그는 비틀비틀거리면서도 용케 밧줄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춤을 췄다. 가끔 여유 있게 웃으면서 손에 든 부채를 부치기도 했다.

“와아!”

옆에 있는 소피아가 두 손을 맞잡으면서 탄성을 발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감탄의 표정이 가득 떠올랐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헬레나 전하? 저도 서커스는 여러 번 봤지만, 이건 또 색다른 재미가 있네요.”

“그러게요. 꽤 훌륭해요.”

헬레나는 한 손으로 금발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답했다. 그녀도 솔직히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투르구트가 ‘싸구려 유희’라면서 폄하한 것치고는 상당히 재밌었다.

줄 위에서 재주를 부리는 광대 외에도 여러 광대가 나와서 묘기를 부리거나 춤을 췄다. 단막극이 펼쳐지기도 했다. 헬레나와 소피아는 정신없이 그 놀이에 탐닉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헬레나는 문득 자신의 엉덩이 부근이 간질간질해지는 걸 느꼈다. 이 느낌! 분명 누군가가 그녀를 만지는 느낌이었다.

살금살금 엉덩이를 간질이던 사내의 손길이 슬그머니 그녀의 치마를 붙잡고 위로 올리기 시작했다. 헬레나는 흠칫 놀랐다. 지금 그녀가 입고 있는 베이지색 드레스는 무척 노출이 심한 편이라 치마는 엉덩이를 겨우 가릴 정도로 짧았다. 

따라서 사내가 치마를 조금만 걷어 올리면, 즉시 엉덩이가 노출되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헬레나는 살색 팬티스타킹을 신고 있었지만, 그 스타킹은 일반적인 스타킹과 달리 가운데 부분, 본래 보지를 가려야 할 부분이 뻥 뚫려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속옷을 입지 않는 헬레나는 노팬티 차림이었다. 즉, 치마를 끌어올린 사내의 손이 조금만 안으로 침입하면, 즉시 맨살의 보지가 닿게 되는 것이다.

헬레나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곳은 엄연히 광장,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 공간이었다. 그녀는 지금 사방이 트인 바깥에서 하의실종 차림이 될 위험에 처한 것이었다. 

깜짝 놀란 헬레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투르구트였다. 그는 지금 무심한 척 시선을 광대놀이를 향하고 있었지만, 손은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면서 치맛자락을 위로 끌어올리는 중이었다.

헬레나는 다급하게 투르구트를 노려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그는 그녀와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자기 멋대로 손을 놀릴 뿐이었다. 

벌써 스커트가 엉덩이 절반 정도까지 올라갔으며, 사내의 손이 부드러운 팬티스타킹 위로 그녀의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헬레나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절망감에 얼굴만 더 어두워졌다. 역시 공짜 유희라 그런지 광대놀이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엄청나게 많았다. 

이미 그녀의 앞은 물론 좌우로도, 뒤로도 수만 명의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서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헬레나가 마음만 먹으면, 투르구트를 제거하고 이 곤경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헬레나는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꾸미고 있는 음모에 의하면, 아직은 주인님을 바꿀 때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곤란한 점은 이런 상황에서도 헬레나의 음탕한 몸은 달아오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매저키스트였다. 야외에서 노출이라는, 수치스러운 꼴을 당할수록 더 흥분하는 것이다. 

하긴 그러니 속옷을 전혀 입지 않고, 팬티스타킹도 가운데가 뻥 뚫린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이리라. 그녀는 노출을 좋아했다.

그런 점은 투르구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손길에 거침이 없었다. 마침내 헬레나의 베이지색 스커트는 엉덩이 위까지 걷어 올렸다. 그는 스커트 윗부분을 살짝 접어서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았다. 

이제 그녀의 보지까지는 일직선 고속도로였다. 역시나 사내의 손은 그녀의 깊은 엉덩이 골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맨살의 보지에 닿자마자 손가락을 세웠다.

“..........!”

헬레나는 하마터면 신음소리를 낼 뻔 했다. 사내의 가운뎃손가락이 보지 속으로 파고드는 느낌, 그 느낌은 무척이나 강렬했다. 

그녀는 희고 예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 겨우 신음성이 새는 걸 막았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제거하지 못했다.

투르구트는 마음 놓고 여체를 농락했으며, 그럴 때마다 헬레나의 날씬하고 음란한 육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의 손가락이 헬레나의 보지 속을 푹푹 찌를 때마다 굴곡진 여체가 뱀처럼 꿈틀거리고, 맑은 애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헬레나는 섬섬옥수로 입을 막아 신음성이 터져 나오는 건 막았지만,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의 보지가 애액으로 흠뻑 젖은 게 느껴졌으며, 허리가 이리저리 뒤틀렸다. 사내의 손가락이 들락날락할 때마다 온몸에 전류가 튀는 것 같았다.

헬레나는 사내의 손가락의 움직임이라도 막아보려고 늘씬한 다리를 꼭 붙였다. 그녀의 두 다리가 투르구트의 손을 가운데에 꼭 끼고 조였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장년의 나이라고는 하나 단련된 군인인 투르구트는 아직 아이리스의 목걸이의 힘을 쓰지 않은, 즉 연약한 계집에 불과한 헬레나의 저항 따위는 코웃음치면서 무시해 버렸다.

그의 손은 꽉 조이는 여자의 두 다리 사이로도 어떻게든 파고들었다. 결국 헬레나는 보지를 찌르는 사내의 손길을 막지도 못한 채 오히려 스스로 두 다리로 조이느라 자극만 더 강해진 꼴이 되고 말았다. 

“흐읍!”

마침내 그녀는 무너졌다. 헬레나의 입을 막았던 손이 떨어지면서 섹시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미끈한 두 다리는 사내의 손을 꽉 낀 채 파들파들 떨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