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5편
<-- 헬레나를 능욕하는 라인하르트 -->
지금 그녀들은 오스만 제국의 수도 에디르네로 향하는 마차 안에 타고 있었다. 창 밖으로 풍경이 휙휙 지나가는 게 마차가 꽤나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다만 마차 안에 타고 있는 헬레나와 소피아에게는 충격이 별로 크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는 이 마차가 굉장한 고가품인 덕분이었다. 마차는 여자 두 명만 쓰기에는 과할 만큼 매우 호화롭고 넓었다.
게다가 비단 겉모양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마차에 구현된 기술력도 대단히 뛰어나서 달리면서 발생하는 충격이 탑승객에게는 거의 전달되지 않도록, 중간에 차단되는 것이었다.
덕분에 헬레나와 소피아는 꽤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중간에 졸 수도 있을 정도로. 서로 마주앉은 채 수다를 떨던 두 여성은 지치면, 잠시 쉬거나 잠깐 단잠을 취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게 보다 분명히 인식되자 헬레나는 잠시 고개를 흔들었다가 소피아를 향해
“괜찮아요.”
라고 상냥하게 웃으며 말해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방금 전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되짚어 복기해봤다.
그냥 꿈이었을까? 소피아의 말대로 잠깐 악몽을 꾼 걸까? 헬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단순한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했다. 무엇보다 그 꿈 속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얼마간 생각을 가다듬던 헬레나는 곧 상황을 이해했다. 아마도 부활한 멤노크의 세력 덕분에 루시펠이 꽤나 곤란해진 것 같았다. 그래서 지상에 직접 강림하지 못하고, 헬레나의 꿈 속에 나타난 것이었다.
루시펠은 아마도 꿈을 통해 헬레나를 징벌하는 동시에 그녀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 했다. 오스만 제국은 확실하게 장악하라는........
헬레나는 피식 웃었다.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다. 이번에야말로 그녀가 주인님께 최대한 도움이 되리라. 또한 이번에 루시펠로부터 새로운 지원도 받았다. 그 선물을 써먹을 생각에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펜트 제국의 수도 세이렌에서 오스만 제국의 수도 에디르네로 가는 길은 매우 멀었다. 군대가 쉬지 않고 행군해도 보름은 걸리는 거리다.
그런데 연약한 여성 수십 명을 거느리고, 게다가 특히 고귀한 여성 두 명을 조심스럽게 모시면서 가는 여행이니 시간이 더 질질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호위병 사령관은 최소한 두 달 이상은 걸리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헬레나도, 소피아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까짓 여행길이 좀 길어지면, 어떻단 말이냐? 에디르네에 황금을 묻어둔 것도 아니고, 서두를 이유는 전혀 없었다.
헬레나는 매일 밤에는 반드시 고급 여관에 들러서 묵어갈 수 있도록, 아니면 근처 영주의 저택이라도 빌릴 수 있도록 고집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삶에 익숙한 귀부인인 그녀에게 노숙같은 건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필요할 경우에는 낮에 도착한 여관에서 하루 종일 머무는 것도 기꺼이 선택했다.
당연히 피로할 때마다 2~3일씩 쉬었으며, 지역 영주가 환영 파티를 열어주면, 헬레나는 소피아 등 시녀들과 함께 신나게 즐겼다. 경관이 좋은 곳을 발견하면, 여러 날씩 쉬다 가기도 했다.
헬레나의 혼인 행렬은 거북이와도 맞먹을 만큼 느렸다. 한 달이 지나도록 아직 여정의 3분의 1도 채 답파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창 잘 달리던 고급 마차가 갑자기 멈추더니 호위병 사령관 라인하르트 자작이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헬레나와 소피아는 싹싹하게 라인하르트를 맞았다. 라인하르트는 헬레나의 옆, 소피아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여자 둘이 쓰기에는 마차가 너무 넓어서 자리가 남아돌았기에 특별히 누가 비킬 필요도 없이 라인하르트는 쉽게 앉을 수 있었다.
“두 분 모두 여행에 불편함은 없으신지요?”
“전혀요. 라인하르트경 덕분에 쾌적한 여행을 즐기고 있어요.”
“그러게요, 감사드려요, 호호........”
두 절세미녀가 칭찬하니 라인하르트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잠깐 두 미녀를 번갈아 보면서 간단한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엉뚱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헬레나 전하, 소피아 부인, 아무래도 그 부분은 조금 불편하실 듯 한데요?”
“예, 무슨 말씀이세요?”
소피아가 안 그래도 큰 물빛 눈동자를 더 크게 뜨면서 묻자 라인하르트는 느끼한 웃음을 지으면서 소피아의 늘씬한 몸매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러다가 다시 옆으로 시선을 돌려 헬레나의 아름다운 얼굴과 불룩 튀어나온 젖가슴을 바라봤다.
마차 안의 공기가 묘하게 변했다. 라인하르트의 느끼한 시선에 헬레나와 소피아는 피부 위에 뱀이 지나가는 듯 소름이 돋았다.
지금 이 자는 일개 호위병 사령관, 그것도 자작이라는 낮은 계급인 주제에 무려 펜트 제국의 황녀와 그 시녀를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무례하다 못해 당장 처벌받아도 할 말 없는 행위라 할 것이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여전히 소피와 헬레나의 젖가슴께 및 짧은 치마 밑으로 드러난 미끈한 다리를 번갈아가면서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면서 킥킥거리고 웃기까지 했다. 그것은 이미 황녀나 귀부인이 아닌 싸구려 창녀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사내의 너무 강렬한 시선에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움츠리던 소피아는 참다못해 뭐라 말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보다 사내의 행동이 더 빨랐다.
라인하르트가 갑자기 오른손을 들더니 앞으로 쭉 뻗었다. 그의 오른손 둘째손가락이 V자로 깊게 파인 상의 때문에 드러난 젖가슴 위쪽 부분을 꾹 찔렀다.
“아!”
소피아는 고개를 들면서 파르르 떨었다. 여행 동안에는 당연히 베스타 신전의 매음굴을 출입할 일이 없었으며, 이곳에는 조나단도 없었다. 그래서 헬레나도, 소피아도 그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내를 굶었는데, 갑자기 지금 사내의 손길이 뻗어온 것이었다.
너무 오랜만에 사내의 손길이 닿은 탓일까? 소피아는 젖가슴 위쪽을 살짝 찔렸을 뿐임에도 온몸을 파르르 떨면서 그 자리에 딱 굳어졌다.
“후후, 무슨 이야기긴요. 너무 오랫동안 페니스 맛을 못 보셔서 힘들지 않으시냐는 뜻이죠. 뭣하면 제가 좀 도움을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말을 하면서 라인하르트는 계속해서 소피아의 젖가슴을 손가락으로 농락했다. 그의 손가락이 꾹꾹 찌를 때마다 그녀의 팽팽한 젖가슴 살덩어리가 쑥 들어갔다가 다시금 탄력 있게 튀어 올랐다.
이 상상을 뛰어넘는 무례함에도 소피아는 무어라 따지지 못했다. 젖가슴에서 피어오르는 짜릿짜릿한 쾌감이 그녀의 뇌리를 마비시키고, 전신을 밧줄처럼 꽁꽁 묶었다.
소피아는 그저 가쁜 숨만 내쉴 따름이었으며, 그럴 때마다 그녀의 젖가슴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했다. 보다 못한 헬레나가 나섰다.
“라인하르트경, 이게 무슨 짓인가요? 소피아는 단순한 시녀가 아니라 내 친구.......... 앗!”
라인하르트에게 날카롭게 따지려던 헬레나는 그 꾸중의 반도 하기 전에 깜짝 놀란 경호성을 발하면서 날씬한 몸을 부르르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