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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4/93)

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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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마법 인형들은 모두 사라졌으며, 호숫가의 진흙 위에는 헬레나 한 명만 널브러져 있었다. 

마치 마법 인형들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헬레나의 나신에는 그들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뚜렷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보지에는 희뿌연 정액이 한가득 뭉글거렸다. 입에서도 숨을 쉴 때마다 정액이 흘러내렸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녀의 젖가슴에도, 날씬한 배에도, 엉덩이에도, 나신 전체가 진흙과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호화로운 금발머리조차 정액으로 맥질돼 그 빛을 잃을 정도였다. 한동안 진흙 바닥 위에 널브러진 채 정신을 못 차리던 헬레나는, 그러나 

“일어나라.”

는 묵직하고 차가운 명령 하나에 바로 반응했다.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힘겹게 몸을 일으키더니 곧 루시펠 앞에 공손하게 무릎을 꿇었다. 그녀를 이꼴로 만든 루시펠에게 손톱만큼의 원망도 없는 듯 충실하고 순종적인 자세였다. 

진정한 영혼의 주인님 앞에서 언제 어떤 상황이든 최대의 예의를 잃지 않는다. 그것이 곧 성노예의 자세였다.

“이제 네 죄를 조금이나마 깨달았느냐?”

얼음처럼 차가운 루시펠의 꾸중에 헬레나는 알몸을 부르르 떨었다. 

“예, 주인님. 진심으로 반성했어요. 정말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흐음.......... 좋아, 그럼 앞으로 네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느냐?”

“예, 우선 오스만 제국의 황궁을, 아니 수도 에디르네 전체를 타락시켜서 주인님께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 드릴게요. 그리고 오스만 제국의 군대를 앞세워 펜트 제국과 조나단을 타도하겠습니다.”

펜트 제국은 엄연히 헬레나의 고국이었다. 또한 조나단은 그녀의 친오빠였다. 아무리 그녀의 주인 루시펠이 조나단의 주인 멤노크와 마계에서 대결 중이라고는 하나 자신의 고국과 친오빠를 너무나도 쉽게 타도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또한 이런 태도는 헬레나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루시펠은 그녀의 육체와 영혼을 온전히 소유하는, 절대적인 주인이었다. 

그를 위해서라면, 그녀의 목숨이라도 기꺼이 바칠진대, 그까짓 조국과 오빠를 제물로 바치는 것은 대단치도 않게 느껴졌다.

루시펠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 네가 해야 할 바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구나.”

칭찬을 듣자 기분이 좋은 듯 헬레나도 루시펠을 올려다 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보지에 뭉글거리는 정액 사이로 새로운 애액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강간을 당했음에도 헬레나는 또 한 번의 섹스를 원하는 듯 했다. 하긴 루시펠과의 섹스는 차원이 달랐다. 그가 내려주는 쾌락은 조나단보다도 한 등급 위였으니 마법 인형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루시펠은 냉정하게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때가 아니다. 후일 네가 목적을 달성했을 때, 내가 진정으로 지상에 강림함으로써 너에게 성은을 내려줄 때가 올 것이다. 목적 달성을 위한 선물도 따로 줄 테니 그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거라.”

말이 끝남과 동시에 루시펠이 손을 흔들었다. 순간, 루시펠의 손에서 시커먼 회오리가 생겨났다. 점점 커진 새카만 회오리가 순식간에 주변 공간을 집어삼켰다.

“헉!”

헬레나는 번쩍 눈을 떴다. 온몸에 식은땀이 가득했다. 잠시 가쁜 숨을 내쉬던 그녀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목에는 분명히 아이리스의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그 외에도 반지, 귀고리, 팔찌 등 여러 악세사리가 그녀의 몸 여기저기서 반짝였다. 

또한 알몸이 아니라 늘 입고 다니는 종류의, 노출이 심하면서도 사치스러운 옷을 챙겨 입은 상태였다. 그랬다. 완전히 평소의 그녀 그대로였다.

헬레나가 자신을 관찰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바로 앞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어마, 헬레나 전하, 괜찮으신가요? 악몽이라도 꾸신 거에요?”

그녀, 백금발과 물빛 눈동자가 특징적인, 헬레나만은 못해도 꽤나 예쁜 용모를 지닌 여성은 바로 소피아였다.

소피아는 본래 체사레의 형수였다가 그에게 범해진 뒤 체사레의 성노예가 됐다. 워낙 색을 밝히는 데다 매저키스트인 그녀는 그런 처지를 비관하긴 커녕 오히려 즐겼다. 언제 어느 때나 사내에게 봉사하면서 그 페니스가 자신의 보지를 찔러 줄 때마다 행복해 했다. 

하지만 체사레가 불의의 죽음을 당한 뒤에는 자신을 능욕해줄 주인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스카피와 비토의 함정에 빠졌다.

늙고 추한 영감 및 흑인 안마사 따위에게 농락당하면서도 소피아는 슬퍼하기보다 오히려 기뻐했다. 그녀는 그들이 시키는 대로 다른 귀한 혈통의 여자들을 함정에 빠뜨리고, 자기 집에 매음굴을 만드는 것까지 도왔다. 

헬레나가 스카피와 비토를 제거한 후에는 심심한 나머지 스스로 사창가가 널려 있는 뒷골목에 가 몸을 팔 만큼 소피아는 섹스에 미친 여자였다. 

사내에게 함부로 대해질수록, 아무나 덮칠 수 있고,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싸구려 창녀로 대해질수록 소피아는 더 기뻐했다. 그녀는 철저한 매저키스트였으니까.

그래서 헬레나가 베스타 신전에 새로 만든 매음굴에도, 이후 조나단이 펜트 제국의 황궁을 휘어잡은 뒤에도 그녀는 쉽게 적응했다. 그녀는 기꺼이 조나단의 성노예가 됐다. 

그러다가 헬레나가 오스만 제국으로 시집가게 됐을 때, 그녀를 수행할 시녀로 뽑힌 것이었다.

제국의 황녀가 다른 제국의 군주에게 시집가는데 혼자 보내는 건 말이 안된다. 

조나단은 무장한 호위병 수백 명이 따라가는 것은 물론 수십 명의 시녀와 하녀도 딸려 보냈다. 헬레나는 그의 라이벌이었지만, 그래도 오스만 제국에 얕보이지 않게 최소한의 배려는 한 것이었다.

소피아는 그중에서도 헬레나가 특별히 자신을 수행할 시녀로 지목했다. 그녀가 소피아를 고른 것은 소피아가 자신의 수족으로 써먹기에 적격이어서였다. 

우선 소피아는 명문가의 귀부인이므로 장차 대제국 오스만 제국의 황후가 될 헬레나의 시녀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러면서 서로가 얼마나 음탕하고 색을 밝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편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헬레나만큼은 아니지만, 미모 역시 어딜 가도 빠지지 않을 만큼 출중했다. 못생긴 시녀를 곁에 두는 것은 헬레나에게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소피아는 헬레나같은 요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순수한 매저키스트이자 세상물정 모르는 귀부인이라 오직 타인 앞에, 특히 사내 앞에 엎드리는 걸 좋아할 뿐, 누군가의 뒤통수를 치거나 음모를 꾸밀 위인이 못됐다. 

그래서 헬레나가 여러모로 믿고 의지하면서 손쉽게 부릴 수 있는 시녀로 소피아를 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조나단도 선선히 그녀의 청을 들어줬다. 이미 수백 명의 성노예를 거느리고 있는 조나단 입장에서는 1명쯤 빼도 별로 아까울 것이 없었다.

그 소피아가 지금 헬레나를 걱정스런 목소리로 부른 것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헬레나는 비로소 주위가 더 확실하게 시야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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