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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2/93)

요녀 헬레나 2부 : 오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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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 제국의 황제 조나단의 친위대 병사들은 조나단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했다. 그리고 매일 밤 베스타 신전의 매음굴에서 환상적인 미녀들을 성노예처럼 다루면서 그 S라인 육체를 마음껏 유린할 수 있는 것도 다 조나단의 성은으로 생각했다.

즉, 그녀들이 친위대 병사들과의 섹스를 즐길수록, 그들에게 능욕당하면서 기뻐할수록 황궁에 대한 조나단의 지배력은 점점 더 막강해진다는 뜻이었다. 

다른 여성들에게는 그런 점이 전혀 상관없었다. 이미 철저하게 음탕한 암캐이자 매저키스트로 길들여진 그녀들, 사회의 가장 최하층 사내들에게도 몸을 팔아본 그녀들은 그저 자신들의 보지를 휘저어줄 페니스만 있으면 만족했다. 사내라면 누구든 상관없었다.

하지만 헬레나 입장에서는 달랐다. 고귀한 여성들을, 펜트 제국 수도 세이렌의 황궁 전체를 타락시키는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그 작업을 주도하는 것은 루시펠의 부하 헬레나여야 했다. 

멤노크의 수하 조나단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것은 곧 여기 세이렌에에서는 루시펠이 멤노크에게 패했다는 뜻이었다. 그런 걸 헬레나가 용납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녀는 무언가 수를 내려다가 조나단에게 먼저 기습당해서 아이리스의 목걸이까지 빼앗겼다. 아이리스의 목걸이가 있는 한, 헬레나의 무력은 최고위급 기사 이상, 멤노크의 세례를 받아 엄청나게 강해진 조나단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그걸 빼앗기면, 그녀는 그저 한 명의 연약하고 가냘픈 여성일 뿐이었다. 헬레나는 이제 그녀를 탐하는 남성 모두에게 언제든 무방비하게 약탈당하는 신세가 됐다. 예전처럼 쓸모없어진 사내를 처분하긴 커녕 저항조차 불가능해졌다.

“그, 그게, 주인님............ 천녀도 최선을 다했어요. 다만..........”

헬레나는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애절하게 변명했다. 사실 단순한 변명은 아니었다. 헬레나 입장에서도 마냥 야단맞기엔 억울한 점이 꽤 많았다. 

우선 그녀와 조나단은 상성이 너무 나빴다. 조나단은 사디스트라 강렬한 카리스마로 여자를 짓눌러 지배하는 게 주특기였다. 반면 헬레나는 매저키스트라 사내에게 복종하는 걸 즐겨 했다. 

특히 강한 사내, 조나단처럼 육체적으로도 강력하고 정신적으로도 모든 여성을 한낱 창녀 취급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사내에게 약했다.

조나단이 그 아이스블루의 눈동자에 경멸감을 가득 담아 헬레나를 쓸어볼 때마다 그녀는 오금이 저리면서 애액을 질질 싸곤 했다. 

정말이지 그녀와 조나단의 상성은 너무 나빴다. 매저키스트인 헬레나는 사디스트 조나단에게 백전백패였다. 언제나 그가 이끄는 대로 끌려 다녔으며, 그에게 순종하면서 그와 섹스하면서 기쁨에 겨워 알몸을 떨었다.

물론 헬레나는 실비아나 세리아처럼 단순한 매저키스트가 아니라 세기의 요녀이기도 했다. 루시펠에게 받은 힘도 있다. 

때문에 웬만한 사내는 거꾸로 그녀를 위해 정액을 짜내는 용도로 써먹다가 폐기처분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내에게 복종하는 척 하면서 오히려 그녀의 매력으로 휘어감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도 있었다. 헬레나에게는 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멤노크의 세례를 받은 조나단에게는 그녀의 매력으로 유혹해 조종하는 게 불가능했다. 거꾸로 그녀가 일방적으로 짓눌리기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아이리스의 목걸이까지 빼앗겨 버렸으니 무력으로 저항할 수단도 없어졌다. 그녀는 한낱 무력한 암캐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름 헬레나는 최선을 다했다. 본래 그녀 마음대로 다루다가 조나단의 성노예가 된 여성들을 슬며시 꼬셔다가 오크에게 바치고는 그걸 이용해 오크 군단이란 무력을 손에 넣었다. 

이어 오크들을 이끌고 사냥 중인 조나단을 습격하게 해 그를 거의 제거할 뻔 했다. 비록 마지막에 조나단이 기지를 발휘해 실패하긴 했지만, 헬레나는 끈질긴 저항으로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다 얻어냈다.

그녀는 조나단으로부터 아이리스의 목걸이를 돌려받았으며, 오스만 제국의 술탄에게 시집가게 되었다. 이제 조나단의 배려로 그녀는 오스만 제국의 황후가 돼 새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나단의 발에 깔린 채로 한낱 암캐 취급을 받던 시절과는 상전벽해로 달라진 처지였다. 비록 조나단을 이긴 건 아니지만, 그에게 패하지도 않았다.

두 남녀는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 싸우기보다 헤어져서 각자 한 나라씩 집어삼키기로 했다. 헬레나 입장에서는 그만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꽤 선전했다고 스스로 자부할 만 했다.

하지만 여전히 헬레나를 향하는 루시펠의 어투는 채찍을 내려치는 듯 했다. 

“닥쳐라, 어리석은 년! 네 년의 무능 때문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아느냐? 조나단, 그놈이 날뛰는 사이 마계 한쪽 구석으로 찌그러들었던 멤노크가 부활했단 말이다!”

루시펠, 멤노크 등 악마들이 인간들을 타락시키려 노력하는 것은 그래야 그들이 타락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였다. 

인간들이 짐승처럼 섹스에 탐닉하고, 천륜을 배신하고, 인의를 저버리고, 나아가 서로 죽일수록 타락과 파멸의 에너지가 일어나 악마들을 더 강하게 만든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권속, 즉 헬레나나 조나단 같은 이들이 인간을 타락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그 타락의 에너지를 그 악마가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헬레나가 인간을 타락시키면 루시펠의 힘이 강해지고, 조나단이 타락시키면 멤노크가 강해진다. 누가 주도하느냐가 이렇게 중요했다. 그래서 루시펠, 멤노크 등 악마들은 저마다 인간계의 자신들의 세례를 받은 권속을 만들어 타락의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펜트 제국의 황궁에서 헬레나가 쫓겨나고, 조나단이 그곳을 장악했으니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이제 펜트 제국 황궁을 타락시키는 주체는 헬레나가 아니라 조나단이 되었으며, 그간 루시펠로 흘러가던 에너지가 이제는 멤노크로 향하게 됐다.

본래 멤노크는 요새 마계에서 루시펠에게 쭉쭉 밀리고 있었다. 한 쪽 구석으로 도망쳐 들어가 루시펠이 뻗은 추격의 손길을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얼마나 엉망으로 밀렸으면, 자신의 권속인 조나단을 만들어 놓고도 여유가 안 나서 그 포텐셜을 직접 발현시켜주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헬레나와 실비아에 대한 분노 때문에 스스로 잠재력을 폭발시킨 조나단이 황궁을 장악하면서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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